랜드로바와 나이키
모니카 어르신이 어디 갈 데가 있으니 함께 가보자고 하셨다. 가서 보니 운동화 매장이었다. 매장 안에는 정말 많은 운동화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사이즈를 물어 말씀드리니 꽤 비싼 현금을 주고 운동화를 신어보게 하시더니, 당신도 신어 보니 너무 편하고 좋다며 무릎 아픈 내가 꼭 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감사하기 그지없었으나 평소 운동화를 애용하는 편이 아니라 그냥 모시고 있었다. 그러다 무릎 수술을 하고 불편해진 무릎과 발에 이 운동화를 신어보니 상당히 좋았다. 무엇보다 약해진 발목과 발을 꽉 잡아주어 안정감이 참 좋았다. 그러니 정말 많이 신게되었고, 그러다보니 최근에 바닥 밑창이 조금 헤어졌다. 주변의 몇 군데 수선집을 찾았지만 모두 손절당했다. 그 때까지 그 운동화의 신분도 모르고 그냥 신고 다녔는데, 수리하러 다니던 차에 알게 되었다. 나이키였다. 나도 참 이렇게 둔할 수가. 스스로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운동화 공부를 맹렬하게 했다. 인터넷으로, 눈팅으로, 거리에서, 대중교통 안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신고 다니는지 주의깊게 관찰하였다. 운동화를 참 많이 신고들 다니고 있었다. 나이키 상표도 정말 많았다. 밑창만 헤어졌을 뿐 정들고 편하고 비싸고 무엇보다 멀쩡한 운동화와 헤어질 수가 없어, 나이키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다. 대답은 2년을 넘었으므로 충분히 신었다고 판단되고, 외국 제품이라 국내에서 수리를 해 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비싼 유명 브렌드인데 너무하지 않나요?”라고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이키는 세계 기후 환경을 염두에 두고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 신발도 새로 출시하였다. 그런 약삭빠른 생색 말고 진심으로 환경을 염두에 둔다면 내 운동화나 수리해서 더 사용할 수 있게 조처해주면 좋으련만. 나이키의 관심은 무명의 고객 주머니를 짜내 사업이익을 창출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나보다.
몇 년 전에도 신고 있던 랜드로바 캐쥬얼 단화 바닥 창이 헤져 고객센터로 보내니 3만원을 주고 수선하여 깔끔하게 택배로 보내주어 여태까지 신으며 정말 고마운 마음이었다.
두 신발 회사의 사업 철학, 고객을 대하는 써비스는 랜드로바가 사뭇 탁월하다.
나이키는 일본 제품, 랜드로바는 국산...
이 김에 바램은,우리 신발 기술과 사업 철학들이 더욱 진화하여 세계 최고가 되기를 희망한다.
긴 시간 공부와 투자 끝에 경량 등산화로 새 신발을 사긴 했다. 공부 수고가 깊어 만족도가 높다 신어보니.
그럼에도 고장난 나이키는 아직 보관중이다. 혹시 어디서 수리해주는데가 있을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