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번째 비밀 : 두껍다.
모두가 알다시피 에스프레소 커피잔은 두껍다. 심지어 잔도 두껍고, 잔을 잡는 손잡이도 두껍다. 잔의 손잡이에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보완효과라는 절대적 명제가 숨어 있다. 에스프레소 한잔은 30ml로 일반적인 레귤러 커피나 차에 비해 양이 적다. 이 때문에 에스프레소 한 잔이 추출되어 사람이 마시기까지 공기와 접촉하면서 온도가 떨어지는 정도와 속도도 훨씬 빠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조금이나마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잔을 두껍게 만들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고객들이 감수해야 하는 약간의 수고보다 에스프레소 맛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제조자들의 신념이 깃들어 있다.
많은 이들이 에스프레소 잔을 항상 커피 머신의 컵워머에 두고 보관하라고 충고하는 것도 에스프레소에 미칠 온도의 변화를 최소화로 잡기 위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에스프레소에 있어 보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 두번째 비밀 : 바닥에 턱이 있다.
모든 에스프레소 잔을 뒤집어 보면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둘레로 턱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역시 에스프레소가 최대한 외부의 온도로부터 보호되도록 위함이다.
에스프레소를 제공하는 많은 수의 매장들이 잔은 머신 위에 올려두어 보온을 유지하지만 잔 받침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잔이 따뜻하고, 추출된 에스프레소의 온도가 적절하다고 하더라도 잔 받침이 차가우면 아무래도 추출된 에스프레소에 미세하게나마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를 조금이라도 방지하기 위해 턱을 두었다. 턱은 에스프레소 잔 밑부분과 잔 받침을 떨어뜨려 놓음으로써 온도의 유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세번째 비밀 : 안이 둥글다.
에스프레소 잔을 들고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잔 바닥에서부터 끝까지 곡선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찾을 수 있다. 검지손가락으로 안을 쓸어보아도 어디 한 군데 손이 걸리는 곳이 없다.
독창성과 개성을 살리기 위해 각이 진 형태로 만들어진 잔도 있지만, 이들의 경우도 안쪽 면은 예외없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머그잔이나 일반 커피잔의 경우는 바닥과 벽면이 곡선을 이루고 있지 않다. 흔히 이런 상태를 ‘각이 져있다’라고 하는데, 에스프레소 잔의 경우는 각이 없이 달걀 외부와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다 .
물론 여기에도 에스프레소를 위한 원리가 숨겨져 있다. 경력이 많은 바리스타들이 잔을 대고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것을 보면 커피를 바닥에 직접 떨어뜨리지 않고 벽면을 통해 흘러 내려가도록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닥에 바로 추출을 하게 되면 추출시의 압력 때문에 커피가 떨어지면서 튀게 돼 커피의 성분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잔 내부도 곡선 형태를 이루도록 설계하고 있다. 각이 지게 되면 커피가 자연스럽게 바닥까지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닿으면서 약간씩 튀게 된다. 곡선 형태를 이루는 것은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잔 안이 둥근 또 다른 이유는 원활한 청소를 돕기 위해서다. 매장 안에서는 모든 것이 빨리 이뤄지는 특성상 아무래도 각이 지게 되면 각진 부분에 끼어있는 원두 찌꺼기를 미처 닦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면 곡선 형태는 아주 쉽고 빠르게 닦을 수 있다.
■ 네번째 비밀 : 잔 받침에 둥근 홈이 있다.
에스프레소 잔과 세트를 이루는 잔 받침에는 잔의 턱과 정확히 맞는 둥근 홈이 있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에스프레소 잔 밑에는 턱이 있는데, 이를 받침과 함께 사용하다 보니 적지 않은 불편을 초래했다.
고객에게 서빙하기 위해 에스프레소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잔이 미끄러지거나, 이로 인해 커피를 조금씩 흘리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잔 받침에도 잔의 턱과 딱 맞는 흠을 만들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이동 시에도 흔들림이 없이 빠르게 고객에게 에스프레소를 내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첫댓글 세번째가 상콤해요
가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