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0년 병신년 동안거 해제가 다가왔다. 올 겨울 전국 100여 개 선원에서 2200여 명의 스님이 본래면목을 찾아 나섰다. 해제를 닷새 앞둔 오늘(2월18일)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을 찾았다. 지난겨울 이곳에선 출재가자 130여 명이 방부를 들여 치열하게 정진했다. 해제일이 가까워옴에도 깨달음을 향한 마음은 더 간절한 듯하다. 선방에 가부좌를 튼 수좌들의 얼굴에 결연함이 엿보인다. 지난 90일간 함께 정진하며 납자들을 지도해온 금봉선원장 혜국스님으로부터 수행담을 들었다.
석종사는 신라말 고려초에 창건된 사찰로 당시만 해도 많은 스님들이 정진하던 대가람이었다. 그러나 숭유억불 정책이 시행되던 조선말 충주목사가 전각을 헐어 충주관헌을 지을 정도로 쇄락하다 일제강점기 때 폐사됐다고 한다. 오층석탑만 전해오던 곳을 복원한 이가 금봉선원장 혜국스님이다. 약 25년 전 불사를 시작한 스님은 이곳에 출재가가 함께 정진하는 도량을 조성했다.
이번 동안거 기간에는 상선방에서 30명 스님이 화두를 들었고 재가선방에는 100여 명이 정진했다. 금봉선원 스님들은 하루 12시간 가행정진한다. 새벽2시반에 일어나 새벽3시부터 6시까지 참선하고 다시 오전8시부터 11시까지 좌복에 앉는다. 오전11시 대중이 함께 대웅전에서 사시예불을 올리고 점심공양을 마친 뒤 오후2시부터 5시, 오후6시부터 9시까지 정진하는 게 하루 일과다.
혜국스님은 금봉선원을 찾아오는 수행자들에게 늘 “익은 것은 설게 하고 설은 것은 익게 하자”라고 말한다. 화내고 슬프면 그 감정 때문에 몇 시간 낭비하는 것이 익숙했다면 그런 생각들을 멀리하고, 내 못된 성질머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근본 내 자신을 찾아가는 일은 낯설다면 익숙해지라는 당부다.
스님은 “요즘 사람들은 검색에 익숙해서 처절하게 자기 자신을 참구해서 들어가는 것 자체를 생소하게 여긴다”며 그런 습관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옛 스승들은 자신이 가진 문제의 답을 스스로 찾았는데 요즘엔 컴퓨터로 검색만 하면 답이 나오는 세상이니 현대인들이 내면을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고 스님들도 마찬가지”라고 안타까움을 전하는 스님은 “남이 찾아낸 답은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되지만 참선이나 명상, 사색을 해서 자기 내면을 파고들어 찾아낸 해답은 자기 인생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며 어렵고 힘들더라도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을 찾아내려면 누구보다 치열하게 화두를 들어야 한다. 안거 동안 스님과 재가자들의 수행을 지켜보고 점검해주면서 스님은 요즘 수행자들의 치열함에 옛날 스승에 미치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한다. 혜국스님의 치열한 수행담은 세간에도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스님은 깨달음을 서원하며 세 손가락을 연비하고, 태백산 도솔암에서 2년7개월 동안 생식을 하고 장좌불와를 했다. “옛날 스승들이 수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도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하는 스님은 요즘 스님들에게 부족한 치열함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귀하게 키우던 자식들이 출가하다보니 출가전 자신을 길들여온 문화를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익숙했던 것을 끊어내는 것 또한 선방에서 할 공부임을 강조했다.
함께 공부하는 재가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욕망을 아예 없앨 수는 없다. 욕망에 끄달려 가느냐 욕망을 잘 이끌어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스님은 감정에 이끌려가지 말고 주인이 되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더러운 것이라 말씀하셨다. 스님은 “내 마음은 바꿀 생각 안하고 더럽혀진 적 없는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전도된 생각”이라며 “똥물을 끼얹어도 허공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다”며 결국 마음에 달린 것임을 강조했다. “감정을 일으키는데 치중해서는 과학이 발달하고 학력이 높아지고 부자가 된다고 해도 행복해질 수 없다”며 “결국 내 마음 닦고 수행하는데 시간을 쏟아야만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흙수저라고 한탄하는 청년들, 경색된 남북문제, 총선을 앞두고 혼란스런 정국, ‘헬조선’이라 불리는 한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결국 내 마음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동안거 동안 스님들은 자신의 번뇌망상을 다스리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쉼 없이 수행했다. 90일간의 여정을 마친 스님들은 걸망을 메고 만행길에 오른다. 혜국스님은 “중생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려면 먼저 자신의 번뇌 망상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노력이 바로 안거”라며 “안거기간 동안 스스로를 탁마했던 스님들이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만행길에 오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댓글 공경과 찬탄의 절을 올립니다.
세상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더러운 것! 내 마음 닦는 일에 애써 정진하겠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저렇게 가행정진 할수 있는 불자님들의 모습에 감탄 할 따름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
스스로 공부하여 증명할 일입니다....나무아미타불...()()()....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