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1일(음 1월 3일) 오전 4시에 주문진 소돌의 해당화서낭제가 있었습니다. 동네 남자들 1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해당화서낭은 노천서낭당으로 해당화가 신수로 자라고 있는 세계 유일의 서낭당입니다. 이곳에는 청춘남녀가 바다에 빠져 죽어 해난사고가 잇따르고 고기가 잡히지 않자 마을 처녀를 위해 제의를 시작한 것이 서낭제의 시작입니다. 처녀의 영혼을 제사하자 풍어가 시작되고 해난사고도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처녀의 제의를 하자 봉황이 날아와 제의를 보았는데, 해당화가 나고부터는 봉황이 날아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처음 그곳에 나무가 돋고 꽃이 피자 해씨 처녀와 봉씨 총각의 이름을 따서 해당화라는 꽃명을 붙였다고 합니다. 소돌은 소의 형상이라 소고기는 제의에 쓰지 않고 봉 때신 장닭을 쓴다고 합니다. 서낭제는 10월 1일 정월 3일 일 년에 두 번 행하고 4년마다 풍어제를 이곳에서 행합니다. 다음 풍어제는 2016년 4월에 행합니다. 무당을 불러 굿을 크게 행하지요.
제의의 이모저모를 21일에 가서 사진으로 찍어 왔습니다.
서낭당 입구에 쳐진 금줄입니다. 서낭당은 바닷가에 있는데, 군대 초소가 있어서 군인들이 철조망 문을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4시에 제의를 지내기로 했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4시 20분에 올라갔습니다.
철조망 앞에서 제물을 내려놓고 기다리는 마을 사람들입니다.
드디어 해당화서낭당에 도착했습니다. 앞에 보이는 시멘트로 만든 단이 제단이고 오른쪽 나무가 해당화입니다.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수령이 수백년 된다고 합니다. 강릉시에 보호수로 신청했다고 합니다. 제단은 일제강점기 때 시멘트로 만든 것이라 합니다.
해당화서낭당에서 바라 본 소돌의 아들바위 밤 풍경 입니다. 이처럼 해당화서낭당은 바닷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들바위는 필자의 책 <아들 낳은 이야기>(민속원, 2004)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표지 사진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해당화나무입니다. 해당화서낭당의 신수입니다. 이처럼 노천서낭당입니다. 당집을 지으면 바람에 쓰러지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당집 짓는 것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제물을 제단에 차려놓은 모습입니다. 새벽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부는 탓에 이렇게 비닐을 싼답니다. 가운데 부분에 장닭 세 마리를 올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 분의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처녀총각이 죽은 설화가 있어 삼척의 해신당처럼 인격신을 모시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자연신 세 분을 모시고 있었습니다. 토지신, 성황신, 용왕신입니다.
소돌마을(주문진12리)의 이장이 제관이 되고 구 이장이 절차를 봅니다. 초헌을 하는 장면입니다. 제주는 10일 전에 마을회관에서 직접 담궈서 쓰고 있습니다. 음복할 때 마셨더니 금방 취기가 돌더라고요, 옆에 있던 분의 말씀 "앉은뱅이 술"이라 하더군요. 앉아 마실 때는 취하는 줄 모르는데 이러서면 바로 취하여 쓰러진다고 합니다.
위쪽에서 본 진설장면입니다. 워낙 제단이 넓어서 위쪽에서 제주를 받아 놓았습니다. 제단 주변을 올해 강릉시의 지원을 받아서 정비를 한다고 합니다.
절을 하는 모습입니다. 세 번 절을 합니다. 초헌 아헌 종헌을 하는데, 초헌은 12리 이장, 아헌은 노인회장, 종헌은 6리 이장이 했습니다. 축관은 마을의 노인이 따로 축을 써 와서 독축을 했습니다. 제사가 끝나면 축과 소원을 적은 소원지를 불살랐습니다.
독축하는 장면입니다. 마을사람 모두 무릎을 꿇고 축관이 축을 고하는 동안 있었습니다.
축문내용입니다. 다른 지역의 축과 대동소이합니다. 마을의 재앙을 막고 복을 들여주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철상하는 장면입니다.
아헌하는 장면입니다.
축관이 소지를 올립니다. 소지마다 제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신상과 소원을 담아 올립니다. 대부분 풍어를 기원하는 내용은 빠짐이 없었습니다.
역시 소지를 올리는 장면입니다.
객귀물림을 하는 장면입니다. 제물의 일부를 골고루 뜯어서 바다에 뿌립니다.
제사가 끝나고 음복하는 장면입니다.
마을회관에서 뒤풀이 하는 장면입니다. 이 시간이 대략 오전 5시 40분정도 되었습니다. 제사가 끝나고 6시에 춘천을 향해서 차를 몰았으니까요.
이 축문은 내용은 같은 데 예전의 것입니다. 내용을 정확히 알고 싶어서 축관에게 부탁해서 댁에 들러 사진으로 찍어 왔습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마을표석입니다. 농어촌 우수마을 표지판 아래에 성황당, 소돌해수욕장, 아들바위, 우암진항이라고 써 놓았습니다.
2015년 정월 초 삼일의 해당화서낭제의 전모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가 이를 바탕으로 논문으로 엮어낼 것입니다. 가칭 <해당화서낭설화의 서사원형과 관광자원화 방안>정도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