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물 쓰듯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물을 가장 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은 물이 그 어떤 음료보다는 값이 싸다. 냉수 한 그릇 정도는 그냥도 얻어먹을
수 있는 인심이 좋은 우리나라다. 그러나 우리는 정녕 물의 귀함을 모르고 사는
민족이기도하다. 독일 주부들은 흐르는 물에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 물을 받아서 쓴다.
우리나라처럼 목욕문화가 발달 된 나라에서 소비되는 물의 양을 상상해보면 아찔하다.
죄책감마저 들 정도로 우리는 물을 낭비하고 있다. 과연 아프리카는 어떤가?
말라위도 아열대 기후라 건기가 7개월이나 되니, 이동안에는 모든 자연들이 움츠리고 있다.
어떤 나무는 아예 죽은 듯 앙상한 가지만 붙어 있다가 우기 때는 다시 살아나서 싹이 트고
울창한 나무들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나도 아직 우기를 못 만났으니 상상이 안 가지만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 결국 나무들도 물로 인해 삶과 죽음이 결정 나는 것이다.
하물며 인간들은 얼마나 물에 의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
내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아침마다 느끼는 희열과 허탈감은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이다.
몇 일째 물이 안 나오는 때는 더 이상 손이 수도꼭지를 향하지 않는다.
더 이상 그 허탈감을 맛보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기대도 하지 않던 때에 물소리가
들리면,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런 짓을 반복하면서 3개월을 지내고 있다.
그래도 나는 물을 길어다주는 수사님댁에 일하는 남자들이나 비키아줌마가 있어서 편하게사는 것이다.
동네 여인들은 물 한통을 길러 몇 시간을 가야 할 때가 있다. 이상하게도 말라위 남편들은
모든 일들을 여자들한테 맡기고 자신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 떠들고 놀기만 한다.
물 한통으로 그 많은 식구가 먹고 마시며 씻어야하니 얼마나 사는 것이 힘들겠는가?
이번에 네분의 후원회원님들과 수원 조원솔대 성당의 특별 봉헌으로 펌프 우물 6개를 카롱가 지역에
팔 수 있어서 다녀왔는데, 정말 놀랍게도 물이 콸콸 잘 쏟아져 나와 모든 이들의 기쁨이 되었다.
말라위 호숫가에 있는 카롱가는 호숫물을 이용해서 수도를 공급해주고 있다.
그러나 많은 지역이 수도공급이 안 되고 있어 주민들이 호숫물을 그냥 마시는데,
그것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함정이라고 한다. 호숫물은 식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물이 파진 것은 동네의 잔치가 되었다. 그들은 춤추며 노래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 했다. 그들에게는 생명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생명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가 당신들에게 주시는 것이라고 덧 붙였더니 Alleluja가 터져 나온다.
아프리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귀한 일은 그들에게 생명을 주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3년 전에 모잠비크에 <사랑의 우물 파주기> 운동을 시작하여 10개의 우물을
판 것을 비롯해 이곳 말라위에도 해마다 지속적으로 5개정도의 우물을 파주고 싶다.
펌프 우물 하나 파는 데는 약 7.000 달러가 소요된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몇 백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고귀한 일에 분명 좋은 후원자님들이 나타나 주시리라
굳게 믿는다.
나의 몸은 감기로 열이 펄펄 나는데, 나는 신나서 그들과 함께 춤을 추었다. 그리고나서 밤새도록 끙끙 앓았다.
첫댓글 * 그 와중에서도 소식 전해주시니...^*^ 우리 몸을 거의 대부분 물로 만드신 하느님의 힘이 함께하심이지요??! 빨리 우기로 접어들기를~~~ " 주님, 제게서 멀리 계시지 마옵소서." [ 시편 22.12a ] 힘내세요... !! 그들과 춤추는 힘.!!! *^^*
대단한 아녜스님 !!!! 여름감기는 정말 힘드는데....그런 중에 우물 때문에 가서 또 우리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그 마음을
주님은 보고 계시고 ...품에 안으셔서 났게 하실 것입니다 좀 쉬서야 겠어요
이런 감기에 걸리셨다니.. 얼른 나으시길 기도드리겟습니다
저도 감기로 지금 열나 아파요.. ㅠㅠㅠ
한 일주일 몸살로 무지 앓았는데
아직도 아파요... 건강하자구요 교수님...
회복하시도록 기도드리겠습니다. 지금 자기전에요...
여호와라파!!
조원솔대성당 사목회장입니다.
우리 성당은 지난 10월10일에 성당을 봉헌하였는데. 성당봉헌을 기념하기 위하여 전신자들이 참여하는 사랑의 저금통
봉헌운동을 전개하여 아녜스교수님이 하시는 사업에 후원하였는데 이 곳 목마른 아프리카에 생명수가 되었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네요. 이 기쁜 소식을 전신자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의 생명수가 그들을 기쁘게 하니, 저도 기쁩니다. 교수님께서 빨리 나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조원솔대 안나입니다.
성당에서 소식은 전해들었지만 아네스님!!! 글을 생생하게 전해 듣는거처럼 읽어보니~~ 작지만 저희의 작은 정성이
이렇게 주님의 이름으로 큰힘이 되었던거군요!!!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맞습니다.... 물은 생명입니다.다시금 느껴 봅니다~ 아네스님!!! 부디 아프지 마시구 건강하세요^^
안나자매님, 고마워요. 지독한 감기가 다 나았어요. 더위에 앓는 감기는 참 힘들었지만 다 견디게해 주시네요.
자매님이 사랑이 많은 분이라 아프리카에도 관심이 많은거에요. 그마음 간직하시고 카페에 자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