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에 대한 오해 1>
감기의 증상에 따른 약에 대한 글을 마치고, 감기약에 대한 오해들을 몇 가지 정리한다.
1. 감기엔 주사가 최고?
감기는 꼭 주사를 맞아야 낫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주사약은 약 성분이 바로 핏속으로 들어가 약효가 빠를 뿐, 먹는 약보다 약효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10월18일 자).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서 놓아주는 주사약은 대개 해열진통제로, 몸이 쑤실 때에 주사를 맞으면 증상이 빨리 가라앉으니까 효과가 좋은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그런 효과는 약을 먹어도 충분히 볼 수 있다. 감기는 꼭 주사를 맞아야 낫는다는 것은 오해이다.
2. 감기엔 항생제가 필수?
예전에 감기에 걸리면 약국에서 속칭 마이신(항생제)을 찾는 사람이 있었다. 물론 의약분업이 시행되는 지금은 마음대로 약국에서 항생제를 살 수 없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으로, 세균 때문에 생긴 염증 질환을 치료할 때 필요한 약이다. 그러나 감기는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병이므로, 단순한 감기에는 항생제가 필요 없다. 필요도 없는 병에 항생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얻어, 나중에 그 세균 때문에 염증이 생겼을 때 항생제가 효과를 못 낼 수도 있다.
다만, 감기가 세균성 폐렴이나 기관지염, 축농증 등 이차적인 세균성 질환으로 진행됐거나, 감기 증상이 7일 이상 계속되거나 38℃ 이상의 고열이 점점 심해질 때,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가슴 통증이 있을 때 등엔 의사의 진단에 따라 항생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항생제가 꼭 필요한데도 적절하게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3. 감기약은 졸려야 한다?
간혹 약을 먹고 무슨 감기약이 졸리지도 않느냐고 따지는 사람이 있다. 감기약이 졸린 것은 코감기약 성분인 항히스타민제 때문이다(11월8일 자). 따라서 항히스타민제가 없는 감기약은 졸리지 않다. 대개 코감기약이나 종합감기약 종류가 졸린 감기약이다.
4. 시럽제는 약효가 약하다?
어른에게 시럽제를 조제해주면 시럽제는 아이들이 먹는 약이니 약효가 약한 거 아니냐며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 어린아이들에게 시럽제를 투여하는 것은 아이들이 알약을 못 먹기 때문이지, 시럽제가 약효가 약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시럽제가 약효가 약하다는 것은 오해이며, 어른이 먹는 시럽제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