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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8월 5일(금)-6일(토) 서울 ->샤모니
8월 4일(목) 저녁 퇴근을 하고 부랴부랴 배낭을 꾸려 아내의 도움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배웅나온 산악회 훤원들과 가족의 환송을 받으며 11명의 대원이 8월 5일(금) 00시 50분 도하행 카타르항공 비행기를 타고 바름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 알프스 원정길에 올랐다.
카타르 도하에서 4시간 가량의 대기를 하고 스위스 제네바공항에 도착하니 현지시간이 오후 2시 30분경이다.
사전 예약된 미니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짐을 싣고 국경을 넘어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지루할 사이도 없이 1시간 20여분만에 프랑스 샤모니 게스트하우스/르 샤모니아드 블랑에 도착하였다.
체크인을 하고 도미토리룸에 침대를 배정받아 짐을 올려 놓고 샤모니 시내로 나와 구름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알프스의 풍광과 예쁘고 아름다운 관광도시 샤모니를 둘러보고 장비도 사고 관광정보사무소와 산악인의 집에 들려 날씨정보와 보험관련 문의를 하고 와인과 치즈를 사서 돌아와 저녁을 해먹고 기분좋은 원정 첫날밤을 보냈다.
샤모니 몽블랑광장
* 2011년 8월 6일(토) 샤모니(1,035m) ->떼떼루스산장(3,167m)
원정의 설레임때문인지 모두 일찌감치 일어나 새벽잠을 설치고 지붕으로 난 창문을 올려다보니 만년설을 덮어 쓴 몽블랑이 그림처럼 걸려있다.
아침을 해먹고 남겨 놓고 갈 짐을 데포하고 숙소에서 제공하는 무료버스승차권을 받아 1번버스를 타고 토요시장으로 북적대는 시내를 빠져나와 케이블카역이 있는 우쉬(1,007m)에서 내렸다.
케이블카를 타고 벨뷔(1,800m)에 도착하니 전망대 식당이 있고 산악자전거 라이딩코스와 작은 산악기차역이 눈에 들어온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TMB(뚜르 드 몽블랑)의 기점이기도 한 벨뷔를 한바퀴 돌았는데 빙하로 이어지는 멋진 트레일과 스키시즌에 중요한 역활을 담당하게 될 col de voza parrion, 탁트인 원하고 그림같은 조망, 스키장 슬로프였을 언덕과 계곡을 가득 채운 야생화가 인상적이었다.
산악열차를 타고 니데글(2,354m)역에 도착하여 곧바로 떼떼루스 산장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2시간 30여분을 올라가니 빙하 건너편에 오늘의 목적지 떼떼루스산장이 보인다.
녹아 내리는 빙하를 트레버스하여 떼떼루스산장(3,167m)에 도착하여 예약확인하고 체크인을 마치고 저녁을 해먹고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새롭게 개축하여 안락한 잠자리를 제공해 준 떼떼루스산장을 예약이 꽉차있어 며칠전에서야 겨우 예약을 확정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떼떼루스 산장 가는 길
* 2011년 8월 7일(일) 떼떼루스산장(3,167m) -> 구떼산장(3,817m)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눈과 바람이 심하여 등반이 어려운 날이다.
정상등반하기에는 불가능한 날씨지만 구떼산장까지는 별문제없을 것으로 보고 출발하여 한동안 가파르게 올라가니 고정로프가 높게 설치되어 있는 트레버스구간이 나온다.
설치된 로프가 너무 높아 비너를 걸고 2명이 한조를 이루어 확보를 하고 건너라고 그림으로 안내가 되어 있는데 하네스도 빼놓고 온 우리팀은 로프를 깔아야 건너 갈 수 있는 상황이라 오도가도 못하고 난감해 있는데 날씨때문에 정상등정을 못하고 철수하는 3명의 독일팀이 반대편에서 60m자일을 설치하고 건너오고 있다.
빙하구간을 건너 온 독일팀에게 자일을 팔라고 사정을 하였더니 자일주인이 하산도중 분실한 디지털카메라를 찾아 구떼산장에 맡겨달라는 조건으로 EUR15(약 25,000원)에 인수를 하여 무사히 빙하구간을 건너 갈 수 있었다.
일기예보대로 심한 바람과 눈구름이 거칠고 가파른 바위능선에 몰아쳐 5시간에 걸친 쉽지않은 운행끝에 구떼산장(3,817m)에 도착하였다.
시즌 중에는 예약이 거의 불가능한 구떼산장에서 비박을 각오하고 올라왔지만 날씨관계로 자리가 있을거라는 생각에 침상을 배정받을 수 있는지를 문의하였더니 성깔사나운 산장관리인이 예약없이 올라왔다고 밖에서 자든지 떼떼루스산장으로 내려가라고 난리를 치는데 바깥 날씨보다 더 매서운 것 같다.
식탁에 앉아 버티고 있으니 예상했던대로 날씨탓에 안 올라온 예약팀이 많은지 침상을 배정해준다.
산장식으로 저녁을 먹고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구떼산장 가는 길
* 2011년 8월 8일(월) 구떼산장(3,817m) -> 샤모니(1,035m)
새벽1시에 일어나니 창밖에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아침식사가 2시와 7시에 있는데 산장측에서 날씨가 너무 좋지 않으니 7시에 식사를 하라고 권한다.
아침까지 잦아들지 않는 바람소리에 귀기울이며 뜬눈으로 지새우고 산장식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눈구름과 심한 바람으로 출발을 못하고 기다리는데 11시가 되어서야 기다리던 일기예보가 나온다.
오늘은 바람이 60km/h이고, 내일은 바람이 30km/h, 모레는 날씨가 좋을 것이라 한다.
어차피 오늘은 정상을 향한 등반이 불가능하고 내일도 어려운 상황이다.
마테호른 등반일정 때문에 내일하루는 어떻게 해보겠지만 모레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 고심끝에 대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장님이 철수를 결정하여 눈보라를 뚫고 하산을 시작하였다.
구떼산장에는 모레까지 기다리겠다는 3명의 독일팀만 남고 모든 팀이 철수를 하였다.
트레버스구간에 도착하여 자일을 픽스하고 안전하게 모두 건너오고 나서 추월하여 왔던 열댓명의 남녀로 구성된 터키팀이 도착하기에 팀리더에게 자일을 놓고 갈테니 사용하고 뒤팀을 위하여 회수하지말고 그대로 두라고 했더니 무척 고맙게 여긴다.
약 5시간에 걸쳐 오후 5시경 니데글역(2,354m)까지 하산을 하였는데 산악기차는 10분전에 출발했고 5시 50분 기차는 취소되어 6시 50분에 출발하는 마지막 산악기차를 기다려야 한다.
벨뷔에서의 케이블카는 산악기차시간에 맞추어 운행이 된다고 하니 뒷쪽 공터에서 라면과 누룽지를 끓여 늦은 점심을 먹고 시간을 보내다가 6시 50분 산악기차를 타고 벨뷔(1,800m)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우쉬(1,007m)에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경이다.
숙소로 돌아가는 1번 버스는 7시 15분에 이미 끊어져서 두정거장을 걸어가서 샤모니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하고 걸어가는데 슈퍼마켓이 나온다.
맥주와 와인을 사서 갈증을 해소하고 나니 이제는 모든 버스가 끊어져서 버스타고 30여분 왔던 거리를 3시간여에 걸쳐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평지를 걸을 때는 아픈 발이 더욱 아파 맥주한잔의 댓가를 톡톡히 치뤘다.
하산길
트레버스구간
* 2011년 5월 9일(화) 샤모니(1,007m) -> 에귀디미디(3,842m) ->제르마트(1,620m)
아침을 해먹고 데포해 놓은 짐을 찾아 다시 짐을 꾸려 맡겨놓고 체크아웃을 하고 10시경이 되어 에귀디미디전망대 관광을 나섰다.
케이블카를 한번 갈아타고 구름을 뚫고 에귀디미디(3,842m)에 올라서니 몽블랑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몽블랑 뒤 따귈로 내려서는 칼날릿지에서 사진도 찍고 건너다 보이는 그랑조라스의 그림같은 모습을 감상하고 몽블랑 정상능선을 돌아보니 오늘같은 날씨면 충분히 정상을 갔을텐데하는 간사한 아쉬움이 든다.
숙소로 돌아와 예약해 놓은 미니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그림같은 풍광을 뒤로하고 3시간여의 운행끝에 마테호른의 관문인 타쉬에 도착하였다.
청정무공해 자연풍광을 유지하기 위하여 제르마트는 전기차만 운행이 가능하고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기차뿐이므로 모든 차량은 타쉬터미널에 주차를 해야된다.
미니버스를 보내고 15분간격으로 운행되는 기차를 타고 20여분을 달려 제르마트에 도착하였다.
1인당 5프랑으로 네고를 하여 짐싣는 공간이 충분한 택시 2대에 분승하여 숙소인 제르마트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였다.
체크인을 마치고 제르마트 시내를 둘러보고 피켈을 렌트(SFR6/day x 3days per person)하고 와인을 사가지고 돌아와 유스호스텔에서 제공하는 만찬과 더불어 폼나는 저녁을 먹었다.
니데글역
* 2011년 8월 10일(수) 제르마트(1,620m) -> 훼른니산장(3,260m)
제르마트 유스호스텔에서 잘 차려진 부페식 아침식사를 하고 남겨놓고 갈 짐을 정리하여 락카에 데포시키고 체크아웃을 마치니 10시가 되었다.
훼른니산장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확인하고 산악구조보험에 관하여 문의를 하니 마테호른 헬기구조를 맡고있는 에어제르마트에 알아보라고 알려준다.
시내 장비점에서 검색을 하여 알려준 전화번호로 에어제르마트에 전화를 하니 시내 반대편 끝에 있는 헬리포트로 오라고 하기에 헬기구조보험에 대하여 문의하니 보험료는 1인당 SFR45/day이며 한국에서 발행한 Health Certificate가 있어야 보험부보가 가능하다고 하여 쉽게 포기하였다.
배낭을 챙겨 제르마트 서남쪽 끝에 위치한 케이블카역으로 가니 한여름 스킹을 즐기려는 스키어와 보더들이 줄을 잇고있다.
푸리역을 지나 슈바르츠제(Schwarzsee) 케이블카역(2,583m)에 도착하니 언덕에는 슈바르츠제 파라다이스 호텔이 있고 바로 아래에는 물고기가 노니는 '검은 호수'라는 별명을 가진 작고 에쁜 연못이 있고 물가에는 오래된 작은 예배당이 있다.
이곳 언덕에서 바라보는 몬테로사 산군과 마테호른, 여기서 흘러 내려온 빙하들이 알프스의 진면목이 이런 것임을 보여주고 구석구석 뻗어있는 트레일과 작고 예쁜 야생화들이 마음을 빼앗는다.
두어시간 비탈길을 따라 오르면 훼른니산장(3,260m)에 닿게되는데 이곳이 마테호른 등반의 베이스캠프 역활을 하는 곳이며 스위스 산악회소유이며 훼른니릉 기슭에 위치해있고 잠자리는 50개소, 6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영업을 하며 사전에 2박 예약을 하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마테호른의 늠름한 모습은 더욱 위압적이며 건너다 보이는 몬테로사 산군이 빙하위에 그림처럼 펼쳐져있어 마음을 들띄운다.
구조헬기가 바쁘게 날아다니며 구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산장뒤 공터에서 라면을 끓여 늦은 점심을 먹고 3시가 되기를 기다려 체크인을 마치고 4시 기상, 4시 30분 이후 등반 시작하라는 주의를 듣고 짐을 풀었다.
햇반으로 저녁을 먹고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여 내일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좋은 예감을 가지며 10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에귀디미디에서 바라본 그랑조라스
에귀디미디에서 바라본 몽블랑
제르마트에서 바라본 마테호른 - 가운데 날카로운 능선이 등반선인 회른리릉이다
* 2011년 8월 11일(목) - 12일(금) 훼른니 산장(3,260m) -마테호른(4,477m)-훼른니 산장(3,260m)
4시 기상하여 햇반을 덥혀 아침을 먹고 화장실을 가면서 하늘을 보니 날씨가 아주 좋다.
헬멧과 하네스, 이중화를 착용하고 2명씩 조를 이루어 3팀이 5시경 렌턴을 켜고 출발하였다.
함께 조를 이룬 상철이가 수통을 놓고 왔는데 다행히 첫피치에서 발견하여 전달받고 전체팀 중에서 가장 늦게 출발하여 앞선 불빛들은 멀리 사라져갔는데 희미한 바위길은 여러갈래로 나누어져 있어 헛심쓰는 쓸데없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날이 밝아 길찾기가 수월해질 즈음 경사는 더욱 가파라지며 마테호른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중간이후 부터는 바위벽에 눈이 쌓여있어 크램폰을 착용하고 운행을 하였는데 동상으로 잘라낸 발에 아직 통증이 있어 운행이 시원치않기에 상철이를 먼저 보내고 뒤따라오는 문석이와 철구형 조와 함께 운행을 하게 되었고 가파른 바위벽을 기어 올라 9시 30분경 솔베이 대피소(4,003m)에 도착하였다.
잠시후 삼섭이와 김정근씨가 도착하여 물한잔 마시고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동아줄이 걸려있는 가파른 바위구간과 위험천만한 설벽구간이 삼각형 마테호른 위쪽에 여럿 위치해 있어 아차하면 1,000m 아래 빙하까지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저려온다.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설벽구간에서 정상찍고 하강하는 상철이을 만났는데 피켈이 들어있는 배낭을 떨어뜨리고 정상으로 가는 철구형을 보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60m자일을 넘겨주고 크라임다운한다.
스위스 정상 표시인 청동상을 지나 13시 30분경 마테호른(4,477m) 정상에 올라서니 알프스 일원의 장쾌한 조망이 발아래 그림처럼 펼쳐지며 더이상 오를 곳이 없다.
이태리쪽에서 눈구름이 몰려와 서둘러 정상 사진을 찍고 바로 하산을 시작했는데 마테호른은 등반보다 하산이 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이제부터가 걱정이다.
아무래도 함께 하강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크라임 다운을 하면 피켈없이는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순서를 정하여 함께 하강하였다.
5명이 같은 줄로 하강을 하다보니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되어 솔베이 대피소(4,003m)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되었다.
솔베이 대피소에는 이미 10여명이 자리를 잡고있어 대피소에서 비박을 하기도 어렵고 9시까지는 날이 훤하니까 2시간만에 바위절벽구간을 끝내면 그 아래는 1시간정도 랜턴켜고 운행해도 될 것이라 판단하여 의견을 물으니 하산하자고 한다.
훼른니산장에 있는 대장님에게 보고하고 하산을 재촉하는데 하강속도가 너무 느려 얼마 못가 날이 어두워 졌고 어차피 늦었으니 안전하게 하산을 끝내기를 바라며 하강과 크라임다운을 병행하였다.
저 아래 훼른니 산장의 불빛이 보이고 시간은 다음날로 넘어 갔는데 제일 뒤에 하강하여 자일을 사려 앞으로 갔더니 선두에 가던 삼섭이는 앞으로 넘어 갔다고 하고 김정근씨는 아래로 내려갔다고 하면서 철구형과 문석이가 길이 없다며 기다리고 있다.
함께 내려가던 러시아팀을 기다려 뒤따라가려고 했는데 그들도 길을 못찾기에 오른쪽으로 돌아 아래쪽으로 내려갔는데 이태리팀(부자)이 길이 없다며 씩씩거리고 올라 온다.
몇번 길찾기를 시도하다가 시계을 보니 시간은 벌써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고 훼른니 산장까지 고도300m정도가 남아 있는데 어두운 밤 확실하지 않은 무리한 하강을 하는 것 보다 날씨가 그리 춥지않으니 3시간정도 비박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되어 대장님에게 보고하고 방한복을 꺼내입고 작은 공간에 엉덩이를 붙이고 비박모드에 들어갔다.
막상 눈을 붙이니 추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가 없어 일어나 계속 제자리뛰기를 하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5시경이 되자 정상으로 가는 불빛이 줄줄이 이어져 올라오고 러시아팀이 출발하자고 하지만 우리팀은 해가 떠야 출발한다고 미루었다가 7시경이 되어서 대장님에게 보고를 하고 출발하였다.
김정근씨가 추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산을 하는데 구조헬기가 뜨니 억장이 무너진다.
다행히 아래쪽이 확보가 되어 있는 자일에 매달려 빙하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었으며 09시경 훼른니산장에 도착하여 헬기에 구조된 김정근씨를 보니 큰부상이 아니라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28시간의 긴 고행을 마치고 도착한 훼른니산장에서 가을님이 타주는 꿀물로 골깊은 갈증을 단박에 날려버리고 알파미로 허기를 달래고 짐을 꾸려 제르마트로 향했다.
긴 산행으로 아픈 발이 성이 났는지 무척 아파 한발한발 내딪는 것이 고행이었으나 제르마트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여 이중화를 샌달로 갈아신고 제르마트 시내를 뒤져 찾아간 비어팝에서의 '카디널'이라는 메이드 인 스위스 생맥주는 그 맛이 기가 막혔다.
가방과 함께 패스포트까지 날려보낸 철구형의 귀국을 위하여 스위스대사관과 통화하였더니 내일은 근무를 안하니 오늘 오후 5시까지 오라고 하여 서둘러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하고 확인서를 받아 대사관이 있는 베른으로 출발시키고 돌아와 '카디날'의 깊고 오묘한 맛에 흠뻑 취했다.
숙소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사가지고 온 와인과 위스키, 꼬냑으로 김정근씨가 살아있음을, 마테호른을 올랐음을 자축하며 꼭지가 돌아 깊은 잠속으로 쓰러졌다.
솔베이 대피소 직전
정상부 설벽구간
마테호른 정상
하강
클라임다운
* 2011년 8월 13일(토) 제르마트 -> 제네바
아침에 눈을 뜨니 전날 만취가 되어 뻗어 잤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말짱하고 속이 개운하다.
역시 좋은 공기가 건강에 좋기는 좋은가보다고 생각하고 부페식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먹고 원두커피를 한잔하면서 마테호른을 바라보니 정상부에 구름이 걸려있다.
어제 밤 병원에 갔던 삼섭이와 임시여권을 발급받아 온 철구형이 도착해서 제네바로 떠날 수 있게 되었는데 김정근씨도 함께 비행기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
짐을 전부 꺼내 리팩킹을 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전기로 운행되는 빌리지택시를 두대 불러 11시경 정들었던 제르마트 유스호스텔을 출발하여 제르마트역으로 향했다.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인 기차를 타고 타쉬로 향하면서 아름다운 이곳에 스키타러 꼭 다시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쉬에 도착하여 미니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의 여유가 있어 아름다운 작은 마을을 한바퀴 돌았다.
타쉬는 제르마트로 부터 약 5km정도 떨어져 있는데 모든 차량은 이곳까지만 통행이 허락되며 이곳에는 2,000여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마테호른 터미널 타쉬가 있고 캠핑장, 숙발시설과 쇼핑센터등이 있는 그야말로 제르마트의 관문역활을 하는 작은 도시이다.
차량 도착이 늦어져 맥주한잔을 하고 기다려 김정근씨가 입원해 있는 비스프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큰부상이 아니어서 그나마 안심을 하였지만 본인의 희망에 따라 함께 귀국하는 것은 바라보고 있으면 그 속으로 빨려 들어 갈 것같이 예쁜 눈을 가진 담당의사가 위험하다고 반대를 하여 치료및 진단서, 귀국시 앰블란스와 휠체어 서비스를 부탁하고 제네바로 향했다.
아름다운 산아래 흐르는 냇물 위로 마을이 들어서 있고 포도나무 농장이 마을앞을 가득 메운 아름다운 풍광을 연이어 뒤로하고 알프스 빙하가 만들어 낸 거대한 레만호수가 나타나며 그림같은 호수의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제네바에 입성하였다.
눈구름이 날리는 마테호른
* 2011년 8월 13일(토)-14일(일) 제네바
제네바로 들어서니 모두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외지차량들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하다.
드라이버에게 이유를 물으니 'Tribune Geneve'(Geneva Party)라는 축제의 마지막날이라서 많은 외지사람들이 몰려오고 불꽃놀이와 먹을거리가 많다고 즐겨보라고 한다.
U.N.유럽본부를 지나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을 잘 알고있다는 드라이버에게 고향선배이자 고등학교 선배라고 어깨를 으쓱하고 제네바 유스호스텔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던 단장님이 와인을 준비해서 맞아주신다.
체크인을 마치고 와인을 한잔하고 레만호수로 나가 수많은 인파속으로 파묻힌다.
몽블랑다리 앞에서 와인을 한잔하면서 기다리니 드디어 장엄한 불꽃쇼가 펼쳐진다.
밤늦게 숙소로 돌아와 숙소앞 공터에서 원정의 정리를 하면서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였다.
일요일에는 오전동안 관광할 시간의 여유가 있어 레만호수 주변을 돌면서 국제도시 제네바의 운치와 휴일의 여유를 즐기며 거닐다가 맥도널드 햄버거에서 맥주를 한잔하였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들고 기차를 타고 제네바 공항에 도착하여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면서 원정일정이 끝이 났다.
제네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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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긴산행하셨네요?/
괸찬으시죠~?/
멋지세요~`...바쁘시죠?/얼굴뵙기가 힘드네요
언제뚝섬에서 벙개함쳐주세요...감독님~~!!
와~ 힘든 오름 이었네요 ^^;.....!
그래도 건강하게 돌아오셨으니 다행이지요^^
대단하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