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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숲과 문화 학교 원문보기 글쓴이: 숲과사람(강영란)
필요해서가 아니라 겨울철에 쓰일 장작을 미리 마련한 것이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다. 내가 이 산골짜기에 들어와 살면서 이 근처에서 유일하게 사귄 친구가 한 사람 있는데, 그 인연은 나무로 인해 맺어졌다. 잡초가 무성한 묵은밭에 나무를 요즘 사람 같지 않게 진실하고 성실한 그의 인품에 초면인데도 신뢰감이 갔다. ▼ 서로 믿지 못하는 병폐 ▼ 무릇 인간관계란 신의와 예절이 바탕이 되어야 지속된다. 그가 하는 일을 보면 그 그는 농사는 네 식구가 먹을 만큼만 짓고 주로 집짓는 일을 한다. 보일러도 놓고 미장일도 하고 다소 거칠지만 목수일도 잘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나와 함께 구들을 놓기도 했다. 시골에서는 보기 드문 만능인 이런 그가 하루는 나한테 와서 하는 말이, 이 산골에서도 IMF사태를 실감하게
7년 가까이 사귀었으면서도 그날 처음 그의 나이가 마흔 하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는 그날부터 장작 패는 일을 했다. 지난 해 가을 그가 실어다 놓은 통나무를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병폐는 서로 못미더워 하는 일이다. 국민과 정부의 관계도
한 나라의 복지와 경쟁력은 그 사회가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신뢰의 수준에 의해 문화적 공동체는 외부적인 압력이나 규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
그런데 이 내면화된, 다른 말로 하자면 몸에 밴 윤리적 습관과 도덕적 의무감이
냉혹한 국제경쟁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학자들이 말하는 사회적 자본이란, 사람들이 공통의 목적을 위해 단체와 조직
사회적 자본이 낮은 국가는 기업의 규모가 작고 허약하며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외국자본이 들어왔다가도 번거롭고 까다로운 행정절차 때문에 등을 돌린다는 신뢰란 서로 믿고 의지함인데, 그것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기 또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만이 타인을 신뢰할 수 있다. 눈앞에 놓인 몇푼의 이해 때문에 신뢰를 저버린다면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되지 ▼우선 자기에 진실해야▼ 우리 사회가 다시 일어서려면 저마다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기 자신 앞에 그리고 지금은 개인이나 조직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체를 생각할 때다. 개체의 희생이 전체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면, 그 개체는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 이 험난한 시대가 우리 삶을 저울질하고 있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신뢰를 통해 우리들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