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드라마 컴백 전국구 스타로 박신양 넥타이-이동건 보헤미안 패션 대결 제작사 7억원 적자·PPL 부작용 등 문제 노출
#박신양 신드롬
박신양.
박신양은 '유부남도 신드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입증해 보였다. 박신양은 그간 멜로 영화 <편지> <약속> 등을 통해 다수의 여성 팬을 확보해왔지만 팬층이 고르거나 두텁지 않았던 게 사실.
박신양 스스로도 멜로물에 갇혀 갑갑했던 걸까. 그는 <달마야 놀자>를 선택,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믹 영화로 턴 어라운드(Turn-around), 대중적 인기를 회복하는 듯했지만 <4인용 식탁> 참패로 슬럼프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6년 만의 드라마 컴백작 <파리의 연인>으로 '전국구' 스타 반열에 올랐다. <파리의 연인>은 박신양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고 이를 계기로 차기작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불꽃튀는 패션 대결
박신양 이동건의 패션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신양은 패션쇼 무대나 파티에서 선보이는 폭 넓은 넥타이와 허리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가는 양복 상의를 입으며 성공한 남자의 세련미를 보여줬다.
극중 자동차 회사 사장이었던 그는 1회부터 끝까지 자신이 전속 모델인 LG 마에스트로 소속 디자이너가 직접 고안한 20여 벌의 정장과 넥타이를 입고 출연했다.
박신양의 유러피언 헤어스타일은 그의 단골 헤어숍 0809 이종문 원장의 작품. 이 원장은 박신양의 부탁을 받고 지난 3월 유럽에 가 샘플을 수집했고 박신양과 상의 끝에 '기주 스타일'을 선택했다.
한편 이동건은 폭 좁은 넥타이와 캐주얼풍 정장으로 보헤미안 이미지를 이어나갔다. 실제로도 박신양 이동건은 보다 멋있는 패션 스타일을 위해 선의의 신경전을 펼쳤다.
#제작사 적자에 허우적
제작사 캐슬인더스카이 측은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드라마 제작 후 무려 7억 원 가까이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1~3회 방송된 프랑스 현지 로케 촬영으로 4억 원이상 초과 지출한 게 결정적인 적자 이유였다.
이와 관련 제작사 측은 "배우들의 치솟는 출연료와 방송사의 제한된 회당 제작비로는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지 못한다"며 푸념하고 있다.
또한 간접광고와 협찬 고지 위반으로 방송위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받아 PPL에 대한 문제도 노출시켜 아쉬움을 남겼다.
김범석 기자
[비하인드 스토리 3제] "억만금을 줘도 파리는 안가"
#1 파리행 비행기에 재탑승시켜라
연장 방송을 놓고 제작사와 출연진의 보이지 않는 의견 충돌도 있었다. 시청률 40%를 넘자 SBS와 제작사는 4회 연장 방송을 위해 출연자들을 설득했지만 배우들은 "죽어도 못 한다"고 버텨 한때 의견 대립이 팽팽했다.
SBS는 "완성도를 위해 파리를 한 번 더 가자"고 제안했으나 박신양 김정은 등은 "억 만금을 줘도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 안 한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한치도 굽히지 않았다.
#2 O.S.T 갈등설?
애초 <파리의 연인> O.S.T에는 박신양 이동건의 노래가 한 곡씩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성모 김정은의 소속사에서 판권을 확보한 O.S.T 작업 제의에 박신양 이동건은 "사전에 계획이 없었다"는 이유로 정중히 거절했다.
대신 박신양은 극중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불러 뜻밖의 휴대폰 통화 연결음 수입을 챙겼고, 이에 질세라 김정은도 왁스의 <내게 남은 사랑을 다 줄께> 리믹스 버전으로 수입을 얻고 있다.
#3 집단 식중독 걸릴 뻔했다
10회 방송 전 모든 출연진이 집단 식중독에 걸려 제작이 중단될 뻔했다. 극중 박신양 김정은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야외 수영장 신에서 심야 촬영 도중 먹은 도시락이 문제였다.
서울 한 호텔에서 진행된 새벽 촬영 중 한 지인이 일식 도시락 60여 개를 사왔는데 이를 먹은 박신양이 다음날 배탈 설사로 고생한 것. 다행히 이 같은 증세를 보인 사람은 박신양뿐이었다.
김범석 기자
[아듀! 파리의 연인] 전문가가 본 인기비결
대본 심리묘사 탁월
▲ 주철환(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무엇보다 드라마틱한 부분을 잘 살렸다.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을 둘러싼 가족사나 갈등 결과 등은 끝까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리고 신분 상승이라는 소재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아닌가. 박신양처럼 현실에서 보기 힘든 인물도 잘 만들어 냈다. 박신양 김정은이 적역을 맡아 연기를 잘한 게 가장 큰 장점이겠지만, 특히 대본의 심리 묘사가 탁월했다. 대사가 짧지만 농축적이면서 트렌디하고 맛깔스러웠다.
현실이 고달플때 판타지 추구
▲ 김종휘(문화평론가)=사람들은 현실에 희망이 없을 때 판타지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경기도 불황이고 현실이 고달플 때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판타지를 줬다. 그리고 여주인공 김정은 외에 박신양 이동건 등을 모두 비현실적인 단순한 인물로 그린 게 적중한 것 같다. 제작진이 등장인물이 다 살아있는 것보다는 김정은의 힘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전략을 설정한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현실로 돌아온 김정은의 삶이 고달팠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파리의 연인’ · ‘대장금’ 깨고 올 최고 시청률
마지막회 점유율 70.3%…대만 GTV에 12억 수출
'<대장금> 눌렀다.'
SBS TV 주말극 <파리의 연인>(극본 김은숙 강은정, 연출 신우철)이 15일 방송된 최종회가 올해 드라마를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파리의 연인> 20회는 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 집계 결과 56.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이영애가 주연한 MBC TV <대장금>의 최고 시청률 55.5%(이하 TNS미디어리서치)를 넘는 기록.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로는 57.4%로 더 높았다. 2000년 이후로는 <허준>(62.5%), <태조 왕건>(56.6%)에 이어 '톱 3'에 랭크됐다.
또 이날 <파리의 연인>은 점유율 70.3%를 기록, TV를 시청한 가구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파리의 연인>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평균 시청률은 41.5%로 <대장금>(41.6%)보다 0.1%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날 최고 시청률을 보인 <파리의 연인> 마지막회는 알려진 대로,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결말 처리를 고수했다. GD자동차 경영권을 유지하던 박신양이 장기 휴가를 내 파리로 가 미리 파리에 있던 김정은과 재회, 운명적 사랑을 확인한다. 이후 이런 내용의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김정은을 보여줌으로써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이로써 논란이 됐던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액자식 구성' 결말이 신선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드라마는 1~18회까지 방송된 내용이 태영(김정은)의 시나리오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제작진은 시나리오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골격은 유지하되 태영과 기주(박신양)의 결혼을 알리는 신문 기사를 보여주며 시나리오 내용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고육책을 쓰기도 했다.
반면 마지막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애초 대본이 공개됐을 때의 "황당하다"보다는 한결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슨 내용인지 지금 하나도 모르겠습니다"(sipi52)처럼 '헷갈린다'는 반응과 "오히려 묘한 여운이 남는다. (중략) 가슴속에서 영원히 기억될 드라마"(csjaewon)라는 호평도 많았다.
한편 <파리의 연인>은 8월 초 <대장금> 등 국내 드라마를 방송하는 대만 GTV에 <올인>과 비슷한 액수인 약 12억 원에 판권 계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