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금마케팅(Marketing for Fundraising)1)
1. 모금마케팅의 특성
1) 사회복지기관도 전략적 마케팅을
21세기 사회변화는 비영리조직이 주도할 전망이다. 20세기 산업사회에서 사회를 주도하는 2대 영역은 기업을 주축으로 하는 영리조직부문과 정부부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제3영역으로서의 비영리조직에 대한 관심과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은 산업사회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지만 지나친 물질주의로 인해 환경파괴와 비인간화를 야기 시킴으로 인류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거대 조직화된 정부는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로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의 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 인류의 희망은 비영리조직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비영리조직은 시민단체, 환경단체, 교육기관, 문화예술단체 등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한 다양한 조직들로 구성된다. 그 중에 휴먼서비스를 담당하는 사회복지기관들은 점차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사회의 희망은 상당 부분 민간 사회복지기관들의 행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회복지기관의 사업들이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회복지기관의 지도자들이나 전문인력들이 주어진 과제에 충실할 뿐 사회적 마케팅 기술과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는 마케팅의 시대이다. 마케팅이 공사의 비영리조직을 책임 맡고 있는 최고 경영자의 관심권에 위치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영리조직의 제품과 서비스를 마케팅 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적용되어왔던 도구와 개념 및 모델들이 비영리조직의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미국에서는 1969년에 Kotler와 Levy가 “마케팅이란 이제 더 이상 기업에만 국한되는 기능이 아니다. 마케팅은 비영리 조직에도 유효한 기능이며, 모든 조직은 마케팅 문제를 지니고 있어서 모든 조직이 마케팅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이래 부단한 연구가 있어 왔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들은 홍보, 모금, 프로그램 개발 등과 관련된 비영리 마케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비영리조직 가운데서도 사회복지분야는 그 특성상 경제적인 사고와 관심이 특히 낮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분야 또한 자체의 생존을 위한 경제적인 적응이 절실히 요청되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자원확보가 이루어진 후에야 비로소 보다 효과적인 서비스 기능을 확립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복지기관들이 경제적 생존전략을 확립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사회복지기관의 지도자들이 마케팅시대에 사회변화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사람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자세가 요구된다.
첫째, 조직의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 비영리조직은 기본적으로 사회와 그 성원들에게 선의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데 그 존재의 의미가 있으며, 이는 조직의 사명으로 제시되게 된다. 따라서 조직의 모든 성원들은 이러한 사명을 철저하게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 사명의식을 개발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는 ①기관의 가장 중요한 가치관에 충실할 것, ② 주위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밀하고 신속하게 파악할 것, ③ 우리들이 하는 일에 대한 확신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 등이다.
둘째,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이는 내재화된 사명을 구체적인 성과를 전환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영리부문에서의 경영마인드는 이윤의 창출 정도로 평가되지만 비영리부문에서는 사명에 대한 성취여부로 판정된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의 경영마인드는 조직의 사명과 기능을 분명히 하고, 목표와 목적을 명확히 하며, 우선 순위와 대상영역을 전략적으로 설정하고, 수행의 기준을 정하여, 자기 통제력을 가지고 실행한 후, 결과에 대해 정기적인 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셋째, 유능한 행정력을 배양해야 한다. 사회복지기관은 다른 조직에 비해 조직의 관계성이 복잡하기 때문에 보다 훌륭한 행정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사회의 변화와 조직의 변화추세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은 정보체계개발, 직원훈련 및 잠재력 개발, 자원개발 및 할당 등을 합리적으로 조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사회복지기관의 지도자들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영리마케팅은 사회복지기관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제고하는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에 필자는 본 칼럼을 통해 사회복지기관의 마케팅과 관련된 이슈와 구체적 기술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2) 마케팅 없는 조직은 실탄 없는 소총부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조직 경영의 수단과 목적 양자에 관련이 있다. 영리조직은 돈을 위해 소비자의 욕구충족을 수단으로 삼는 반면에, 사회복지조직은 소비자의 욕구충족을 위해 돈을 중요한 수단의 하나로 삼는다. 사회복지조직에서 돈이 비록 수단에 불과할지라도 돈이 있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정의 확보는 사회복지기관 지도자들의 끊임없는 고민이다.
조직이 재정을 확보하는 방법은 조직의 발전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민간 사회복지조직은 대개 ‘자원봉사의 단계’에서 ‘자선의 단계’와 ‘권리의 단계’를 거쳐, ‘시장경쟁의 단계’로 발전한다. 자원봉사의 단계에서는 선의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자급자족의 방식으로 조직운영비를 확보한다. 즉, 조직 성원들이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기부금을 출연하여 복지사업을 전개한다.
사업이 활성화되고 체계화됨에 따라 조직은 자선의 단계로 진입한다. 이 단계는 소수 자원봉사자의 의욕만으로는 사회복지사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조직 외부의 사람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구걸하는 식으로 간청함으로써 기금을 마련하여 확대된 복지사업을 펼쳐나가게 된다. 그러나 사회복지에 대한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정부의 복지 예산이 확대되면서 민간 사회복지조직들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 의존하게 된다. 최근까지 우리 나라 민간사회복지계는 자선의 시대와 권리의 시대가 공존하는 수준까지 발전해 왔다.
그러나 구걸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 대상자의 인권이나 사회통합에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간조직이 정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방식도 민간의 자율성과 융통성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개선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더구나 탈산업사회의 도래와 함께 서비스 공급주체가 다양화되면서 사회복지 부문에도 시장경쟁의 원리가 도입되고 있다.
탈산업사회의 특징은 정부기관과 민간기관, 영리조직과 비영리조직의 경계가 약화되고 상호 경쟁 또는 파트너십을 이루는 사회이다. 사회복지계와 같이 보호된 시장을 갖고 있었던 분야는 영리조직 혹은 다른 분야의 비영리조직들의 진입으로 기득권을 상실하여 새로운 경쟁 체제가 형성되게 된다. 사회복지조직들도 재정확보를 위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존립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회복지기관의 안정적 재정확보는 사업과 조직의 안정적 운영은 물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을 통한 조직의 궁극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경쟁 단계에서 재정확보 방법은 마케팅이다. 전쟁에서 무기 없는 군대가 승리할 수 없듯이 시장경쟁 체제에서 마케팅 없는 조직은 살아 남을 수 없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는 물론 선진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은 기업에서만 활용되는 이윤극대화 방안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90년대 서구 사회에서는 영리/비영리를 불문하고 무한 경쟁체제가 형성되면서 대학, 병원, 사회복지기관, 문화예술단체를 포함한 비영리조직은 물론 시민운동단체에서도 효과적인 재정관리를 위한 마케팅 개념을 서둘러 도입하게 되었다. 새천년을 맞아 우리 나라에서도 마케팅은 더 이상 기업에만 국한되는 기능이 아니다. 마케팅은 현대 사회 모든 조직에 유효한 기능이며, 사회복지조직도 마케팅적 문제를 지니고 있는 만큼 관리자들은 마케팅을 필수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3) 모금마케팅의 핵심은 가치의 교환
전통적으로 마케팅은 아이디어, 상품, 서비스의 배분과 홍보를 위한 기획 및 실행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충족시키는 교환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마케팅은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체제 속에서 상품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등장한 판매전략이다. 산업혁명 이전에 상품은 주로 주문에 의해 생산되었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 상품의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기본적 욕구보다 많은 양의 상품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에 잉여 생산물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사람들을 자극할 필요가 생기고, 이러한 자극 기술들이 마케팅으로 체계화되었다.
마케팅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오늘날 사람들은 생리적인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중에 학습된 수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즉, 필요(need)에 의해서 물건을 사기보다는 원해서(want) 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원하도록 만든 것은 마케팅 담당자가 무엇인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원하도록 하는 것이 마케팅 담당자들의 주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케팅은 모든 제품에 대해 모든 시장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표적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즉, 마케팅의 목적은 효과적인 시장의 공략을 통해 조직의 생존과 건강한 유지를 돕는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조직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마케팅은 표적으로 삼는 구체적인 대상에게 무엇을 줌으로써 무엇을 되돌려 받는 것을 의미한다. 즉, 마케팅의 중심개념은 ‘교환’(exchange)인 것이다. 영리조직에서는 기업과 고객간에 주로 '물질 또는 서비스'가 교환된다. 기업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 가시적인 것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모금마케팅은 일반 마케팅의 방법론적인 측면을 도입한 것일 뿐 교환의 대상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방법론적으로는 교환을 목표로 하되 교환의 대상은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것보다는 철학적이고 이념적인 것이다. 즉, 사회복지기관의 교환 대상은 후원자와 기관사이에 발생하는 '가치'(value)가 된다. 기관이 추구하는 복지사회 이념을 중심으로 교환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마케팅을 하는 목적이 조직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에서의 마케팅은 기관이 설정한 소명을 교환을 통해 사회와 공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 과정에서 공정한 교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거래가 당사자간의 자유의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즉, 강요된 교환은 불공정한 것이다. 둘째, 마케팅 기관과 고객 모두가 거래로부터 이익을 얻어야 한다. 셋째, 마케팅 기관과 고객 모두가 교환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들은 모금마케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기관과 후원자간에 이루어는 가치의 교환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기부의 자발성으로 이어지는데, 후원자들이 마지못해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의 가치와 이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동의하여 기꺼이 사회에 투자하는 것으로서의 기부행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 영리부문에서 성공적인 마케팅은 기업과 고객이 이익을 얻는 윈(win)-윈의 성과를 얻지만, 사회복지에서는 후원자와 기관, 사회 모두가 이익을 얻는 윈-윈-윈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영리부문의 윈-윈은 실제적으로 양극화를 조장할 수 있지만, 사회복지의 윈-윈-윈은 새로운 윈을 하나 더 추가함으로써 모두에게 희망과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
4) 기업 기부의 유형과 논리
최근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기부 풍토가 급속하게 조성되고 있다. 서구 사회와 비교해서 아직 비교도 안될 정도로 낮은 수준이고 그 의도 또한 순수하지 못한 면이 있지만, 기업의 기부는 자신들의 이미지 개선 뿐 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기부문화를 확대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기부는 크게 8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현금 기부: 기업의 이윤을 현금으로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가장 일반적인 기부형태이다 (2) 후원: 비영리 단체가 특정 이벤트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 것으로 홍보를 통해 후원업체를 알리게 됨으로 기업에게도 이익이 되는 기부 방식이다. (3) 인력 파견: 기업의 전문인력을 비영리 기관에 파견하여 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4) 훈련 지원: 비영리기관 스텝이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대개 일정기간의 인건비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5) 행정적 지원: 기업이 비영리기관의 행정업무를 대행해주는 형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6) 현물지원: 자선 목적의 장비나 물품을 지원하는 경우이다. (7) 자원봉사: 기업의 임직원들이 비영리기관의 사업에 자원봉사자로서 참여하는 것으로 대개 현금기부나 현물지원과 함께 이루어진다. (8) 공동 판촉: 공동으로 상품의 판촉행사를 벌이고 수익금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형태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기부하는 기업들은 목적을 갖는 경우가 많다. 목적이 있다는 것은 순수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순수성 결여는 윤리성 결여를 의미하는 것으로 탈세나 변칙증여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의미하며, 목적을 갖는다는 것은 기부를 통해 기업이 발전 지향적인 변신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기부하는 까닭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 틀은 크게 “책임의 논리”와 “기회의 논리”로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의 기부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은 책임의 논리였다. 즉, 기업이 기부하는 주요 목적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박애적 행위에서 나온다고 보는 관점이다. 특정 목적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기부를 하며, 어떠한 형태의 반대급부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원 목적은 기부자의 사업적 이익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예로 1980년대 엑슨(Exxon) 정유회사의 ‘엑슨교육재단’을 들 수 있다. 그 당시 이 재단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영리기관 후원자였다. 그 재단은 엑슨사의 사업적 이익과는 전혀 관계없는 프로그램에 주로 기부를 하였다. 그러나 1989년 이 회사 유조선 난파로 인한 해양 오염사태가 터졌을 때, 엑슨사의 간부들은 그들이 견지했던 태도를 철저히 후회했다고 한다. 그 회사는 그 동안의 기부를 통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자신들에게 지지나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어떠한 비영리기관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재단을 통한 환경단체와의 관계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줄 파트너를 찾지 못하고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반대로 엑슨의 경쟁사인 아르코(Arco)사는 수년동안 환경단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일이 터졌을 때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고 있었다. 또한 환경단체의 충고와 자문을 받아가면서 장래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부 전략을 실행하고 있었다.
“기회의 논리”는 기부를 통해 상호간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1960년대 후반 등장하기 시작하여 1970년대에는 많은 기업들이 자선적 기부를 통해 또 다른 기회를 갖고자하는 전략적 기부를 하게 되었다.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기부행위에도 도입하여 재정적 효율성과 가시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기부방식을 찾게 된 것이다. 따라서 최근 기업들은 전략적 기부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주어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동시에 사회복지기관의 재원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
5) 모금마케팅은 기부자 철학의 반영
정부는 최근 개인 기부금에 대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개인이 사회복지시설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에 제공하는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현행 ‘연간 소득금액의 5%한도’에서 ‘기부금 전액’으로 확대된다. 또한 학술․종교․문화 등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도 현행 소득금액의 5%에서 10%로 확대된다. 이는 사회복지계의 재원확보 방안에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즉, 민간부문에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세제혜택이 증가하면 기부금을 늘리겠다고 반응하고 있다.
따라서 올 해 민간 사회복지기관들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어떻게 개인 기부자들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회복지기관들이 기부자를 유치할 때 반드시 염두 해야 할 사항은 기부자는 자아(自我)의 일부를 기부금과 함께 보낸다는 사실이다. 즉, 자신의 철학과 가치, 신념을 담아 기부금을 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관이 기부자의 가치와 일치하는 과업들을 대행해준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 기부자는 기관의 대변인인 동시에 영원한 후원투자가가 된다. 만족한 기부자들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반면에 자신의 가치에 비추어 기관의 행태가 불만족스럽고 실망스러울 때는 지역사회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여 기관의 적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부금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부자들의 가치와 철학을 대신 실현해 준다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기부문화가 확산되면 기부자들의 수와 기부금의 액수도 많아지겠지만, 기부자들의 기부행위도 점차 노련해진다. 관심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가치에 맞는 기관들을 선택하는 안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개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또 다른 곳에 기부를 하기 때문에 한 기부자가 여러 곳에 기부하는 경우가 많아 서로 비교가 가능하다. 기부문화 조사를 위한 기부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기관의 성실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와 같이 기부자들이 기관의 활동이 자신의 철학과 맞는지는 기관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알게된다. 따라서 기부자들에게 기관의 활동에 대한 안내서비스를 제공하는 후원자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후원자관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후원자관리 프로그램이 충분히 일찍 시작되지 않으면 거액을 기부할 수 있는 잠재적 기부자를 놓칠 수 있다. 또한 후원자관리는 형평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거액의 기부자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 현재 거액을 기부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기부자들을 실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후원자관리는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후원자관리가 산발적이고, 직원 또는 자원봉사자들이 자주 바뀌게 되면 경험 있는 기부자들은 성의가 없음을 쉽게 간파하게 된다. 비록 다른 감사표시 활동이 계속되고 있더라도 기부자에 대한 서비스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후원자관리의 원칙은 기관의 소명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부자들에게 기관의 소명을 지속적으로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상징물이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금만찬이나 후원자 초대행사, 기념식 등에서 머그컵과 같은 선물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능하다면 더욱 의미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아동시설에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내는 어떤 소아과 의사는 발달장애아동이 그린 그림의 액자를 선물 받아 자신의 진료실 벽에 걸어 놓았다. 자녀의 질병으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그 그림을 그린 아동을 설명하면서 많은 희망을 주었다고 한다. 그 의사를 통해 그림을 선물한 아동시설에의 기부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아픈 사람들에게 그만큼 희망도 늘어났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원봉사자와 기부자에게 적절한 감사표시를 할 수 있는 저렴한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후원자관리는 기관의 소명과 기부자의 가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6) 모금마케팅의 생명은 도덕성
386정치인들의 5․17술판에 이어 시민운동가의 성추행 파문으로 신지도층의 도덕성 문제가 사회의 화두로 등장하였다. 그들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과 분노도 대단하다. 이제 신세대 정치인들과 시민운동가들을 도덕적으로 검증하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제에 시민단체들도 자정의 기회로 삼고, 도덕적으로 재무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시민운동 전체의 도덕성을 불신하거나 매도해서는 안될 일이다.
사생활이 쉽게 노출되는 것은 정보화 사회의 특징이다. 한동안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탤런트 O양이나 가수 B양 사건도 과거 같으면 항간의 소문 정도로 떠돌다 사라졌을 일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개인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최근 사건들도 모두가 e-메일과 관련이 있다. 술판을 처음 목격한 사람이 통신에 글을 띄운 것이 발단이 되었고, 여대생과 통신을 통해 연락하고 만날 장소를 잡고, 또한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그야말로 사이버 공간은 고발과 감시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는 점차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을 희구한다. 따라서 정보화 사회의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는 도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모금마케팅에 있어서도 도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가치와 사명은 사회복지 부문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며, 동시에 모금마케팅 철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금마케팅은 도덕성 시비에 휘말릴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다. 우선 사회복지 기관은 법인의 정관에 명시된 사회에의 헌신이라는 소명과 목적을 공약으로 삼고 있다. 또한 후원자들은 기관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즉, 지역사회의 노약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회복지기관을 존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원봉사자들은 기관의 프로그램 전달과정에 시간을 제공하고 기부금을 내곤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람들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일반 행정비로 사용되기보다는 사람들을 직접 돕는데 사용될 것을 기대한다. 또한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하면 무료 혹은 실비의 요금이 부과되기를 원한다. 나아가서 사회복지기관의 실무자들이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수가 지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희생과 봉사를 기대한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들은 기부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일부가 불가피하게 홍보 및 관리비 등의 행정비로 쓰여야 함과 그 쓰임이 우리 사회를 더불어 사는 사회로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설득시켜야 한다.
결국 사람들은 사회복지 기관의 윤리적 기준과 실천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나 관료적 정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일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사회복지 기관이 재정적 유용이나 남용, 비윤리적 인사나 경영, 기부금에서 행정비용의 과다한 지출,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 실행이나 결과, 개인적 또는 기관의 스캔들 등으로 인해 사회의 기대치를 벗어나게 되면 즉각 강도 높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한 두 기관의 비윤리적 행태가 사회복지 기관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파급효과는 항상 사회복지계 전체에게로 미친다. 기부자들은 주저하게 되고, 모든 기관들은 혐의자가 되어 버린다. 사회복지 기관들은 재원마련이 힘들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따라서 개별 기관 및 소속 임직원들은 자신의 행동이 공동체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사회복지 윤리기준을 준수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 부문을 지배하는 가치와 윤리에 대한 철저한 내재화와 기관에서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사회복지 기관에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복지계에 기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때 사회복지기관은 복지사회를 선도하는 주도적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다.
2. 모금마케팅의 기본원리
1) 구걸 깡통을 치워라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에서 전형적인 기부요청의 태도는 구걸하는 것이다. 대상자의 비참한 상황을 극화시켜 제시하고 동정을 얻어 기부금을 얻어내려고 한다. 즉, 대상자를 구걸 깡통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제 구차한 구걸 깡통은 치워버려야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일시적인 후원금을 얻어낼 수는 있으나 참여자의 장기적인 헌신이나 투자를 유도해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대상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비윤리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나아가서 기부자들로 하여금 사회복지기관은 항상 가난해야한다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그리하여 사회복지시설이 잘 꾸며져 있으면 오히려 실망하거나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회복지기관들이 구걸 깡통에 의존하는 것은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기부 요청자들은 거절에 대한 방어기제로 주저하면서 구걸 깡통을 내민다. 이러한 상황은 아무 대책 없이 선수들을 경기장에 내보내기 때문에 발생한다. 구걸 깡통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모금을 시작하기 전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교육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내용은 기금요청의 기법이나 거절에 대처하는 방법 뿐 만 아니라 기관의 비전과 목표, 기관이 그 동안 해결한 사회문제와 앞으로 들어올 기금을 가지고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 잠재적 기부자들에 대한 정확한 프로필 등을 포함해야 한다. 교육훈련을 마친 사람들이 기부금을 요청할 때 주저함을 떨쳐 버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교기관이 실시하는 전도훈련을 연상하면 된다. 사람들에게 사회복지적 목적을 위해 기부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일종의 전도행위와 같은 것이다.
교육훈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유익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교육 참가자들에게 프로그램을 관찰할 수 있는 시설을 견학하게 하거나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을 초대하여 증언을 듣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후원자들의 후원에 힘입어 변화된 사람들의 체험을 직접 듣고 목격하는 것은 기부캠페인에 참여하는 동기와 사명을 강화시켜준다.
다음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증인의 체험담을 통해 사명감을 고취시키는 것이 사람들의 우뇌를 자극하는 일이라면, 좌뇌를 자극하는 정보제공 과정이 있어야 한다. 정확한 정보는 모금켐페인에 참여하는 직원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신감을 줄 뿐 만 아니라 고취된 사명감을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잠재적 기부자들은 모금과 관련된 사업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없다면 이만큼 실망 스러운 것은 없다. 모금과정에서 정보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풀어나가는 자원이 된다.
정보는 명확하게 제시되고 통계로 문서화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프로그램 자료뿐 아니라 재정 자료도 포함된다. 정보는 다양한 그래프를 통해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제시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정보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특수한 전문용어로 표현되지 않은 접근성이 높은 것이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거절하는 이유에 대한 목록과 각각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미리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사회복지 후원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복지기관의 직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이 우선 사회복지에 대한 가치와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모금캠페인을 위한 교육훈련에서는 이들의 노력이 사회복지기관의 역량강화에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가를 확신시켜야 한다. 교육훈련으로 구걸식 모금 태도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지라도 자신이 맡은 역할의 중요성과 가치를 이해하게 되었다면 이것도 훌륭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 승률보다 등판이 실적을 좌우한다
올 해 박찬호가 20승을 달성할 것인가가 많은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이다. 박찬호의 20승을 결정할 직접적인 변수는 승률과 등판 횟수이다. 그런데 아무리 승률이 높아도 등판 횟수가 많지 않으면 20승 고지는 넘을 수 없다. 반면에 승률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등판 횟수가 많으면 20승 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경영학에서는 이것을 피트 로즈(Pete Rose) 원리라고 부른다. 피트 로즈는 야구역사에 있어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사람이다. 그런데 그 이면에 가장 많은 출전 기록과 아웃 기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하려고 하지 않는다. 즉, 그만큼 많은 출전이 안타 기록을 세울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기업 경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가장 큰 정유회사인 아모코(AMOCO)는 가장 많은 석유를 탐사해내는 회사이다. 그 성공 비결에 대해 회사관계자는 “단지 우리 회사가 더 많은 시추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석유를 시추할 때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좋은 성과는 시추를 많이 한 기업에 돌아올 뿐이다.
이러한 원리는 사회복지기관의 마케팅 전략에도 적용될 수 있다. 사회복지기관들이 기금마련을 위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모금행사를 하고,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하고, 사람들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잠재적 후원자로부터의 응답률을 걱정한다. 확률이 낮다는 이유 때문에 미리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응답률보다는 시도 횟수가 실적을 좌우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경험과 실력도 많은 시도를 해 본 사람에게 축적된다. 그만큼 많은 시도를 해본 기관들은 그에 상응하는 노하우를 갖게된다. 결과적으로 마케팅에 도전을 많이 하는 기관에게 좋은 실적이 돌아가게 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와 기업, 공동모금회 등에서 공익을 위한 다양한 기금들이 마련되고 있다. 과거 일부 기업에서만 프로그램을 공모하여 재정을 지원하던 시절과는 달리 사업계획서 제출을 통해 프로그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금원(funding source)들이 매우 다양해진 것이다. 과거에는 프로그램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밤을 세며 고생하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만 번번히 거절되는 경험으로 낙심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기관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기금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동일 법인의 시설에서 1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지원 받아 진행하는 곳도 있다. 그만큼 지원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미국의 경우 사업계획서가 받아들여지는 확률이 대략 30-50% 정도라고 한다. 이제 우리 나라도 기관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략 20-30%는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금 환경이 좋아질수록 확률도 높아지고 재원확보 실적도 향상될 것이다.
이제 사회복지기관들은 다양한 기금원을 파악하고 가능한 곳에 시도 횟수를 늘려야 한다. 특히 오늘날처럼 복잡해지는 사회에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잠재 후원자를 끌어들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사회복지기관들은 잠재적 후원자를 개발하기 위하여 홍보기술과 안내 활동 즉, 매스컴이나 정기 간행물, 신문, 홍보물 이용의 효과적인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며, 필요하면 방문이나 개별 접촉 등 설득력 있는 활동을 동시 다발적으로 전개하야 한다. 특히 후원자 집단이 세분화, 광역화되면서 매스컴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캠페인과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필요한 재원의 확보, 후원자 및 자원봉사자의 확보, 대중의 이해와 지지를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필수적이다.
한편 기업들의 복지재단 설립이 많아지면서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에서 기업기부금의 비중이 점차 중요한 재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 기부금의 경우 후원을 받기 위해 기업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어야 하며, 프로그램 지원의 경우는 지원영역이 한정되어 있고 상당한 수준의 프로그램 기획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기관마다 프로그램의 기획력이 뛰어난 인재들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결국 사회복지기관 마케팅의 상품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준비된 기획가들의 출전 횟수가 많아질수록 기관의 프로그램 재원은 쌓여갈 것이다.
3) 벤처기업인을 후원투자자로 만들어라
온 나라가 벤처기업 열기에 휩싸여 있다. 이제 우리 사회도 신흥 갑부는 2,30대 젊은 벤처기업인들 중에서 집중적으로 출현될 전망이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는 이들 젊은이들은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돈을 버는 만큼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 같지는 않다. 너무 일찍 찾아온 행운 뒤에는 대개 인생의 무상함과 허무주의,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갑자기 쏟아진 돈을 어떻게 써야할 줄 몰라서 정신과적인 문제를 경험을 하는 벤처기업인도 늘고 있다. 이들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신종 직업도 등장할 정도이다.
그러나 성공한 벤처기업인들에게 가장 훌륭한 파트너이며 치료사는 사회복지기관이다. 그들이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돈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복지계가 그들을 치유하는데 있어 더 이상 구걸하는 식의 행태는 안 된다. 그들을 단순히 적선하는 사람들이 아닌 사회복지에 대한 후원투자자로 만들어야 한다.
투자자는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는 곳에 과감히 투자한다. 특정 기관이나 시설이 하는 일이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고 사회에 중요한 것이라고 판단될 때 사회복지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자를 잡기 위해서 사회복지기관은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기관이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일들이 투자자의 가치에 부합하고 있다는 것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법이 미국의 유명한 가정용 공구회사인 블랙앤데커(Black & Decker)에서 신입 영업사원을 교육시킬 때 활용되었다. 신입사원 교육교재 첫 페이지에는 “사람들이 왜 블랙앤데커 제품의 드릴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있다. 대부분 신입사원들은 “그들이 드릴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이는 틀린 답이었다. 사람들이 블랙앤데커 드릴을 구입하는 이유는 “구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드릴이 필요하다면 타사 제품을 살 수 도 있지만 구멍이 필요할 경우는 구멍을 잘 뚫어주는 블랙앤데커 제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배운 신입사원들은 구멍을 잘 뚫어주기 위해 자사의 제품이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즉,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제품이 훌륭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기관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우리가 수행하는 것에 투자를 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사회의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는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구멍을 잘 뚫어주기 때문에 드릴을 구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회의 욕구를 충족시킬 때 후원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 마케팅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복지 분야에서 자신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성공한 벤처기업가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것은 기부에 대한 압력을 의미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부(富)로부터의 자유와 의미를 제공하는 과정이다. 즉, 그들 속에 내재하고 있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기부를 요청하는 사람들에게도 구차스런 구걸로부터 자유스럽게 해준다.
이러한 과정이 성공적인 성과를 낳기 위해서는 사회복지기관의 내부 마케팅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관의 임직원들이 가치를 철저하게 내재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한 기관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후원투자자의 개발 필요성과 마인드를 갖도록 홍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내부적으로 합의된 기관들은 모든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후원투자자 개발에 더욱 지지적이며 헌신적이 될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기관의 자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후원투자자의 개발은 단순한 사회복지자원의 확대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의 창출에 공헌한 긍지와 자부심이다.
4) 돈 많다고 기부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기관에서 모금행사를 위해 잠재적 기부자들에 대한 목록을 만들 때 대부분 돈 많은 사람들만을 주요 표적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여유가 있어야 사회복지기관에 기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이다. 그러나 실제로 모금을 잘하는 기관의 실무자들은 기부금을 내는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 공동모금회에 기부금을 내는 시민들의 대부분은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이다. 서민들이 어려운 사람들의 심정을 더욱 잘 이해하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민간 모금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사회전체 모금액의 2/3이상이 그다지 부유하다고 할 수 없는 일반 시민들의 주머니로부터 나온다.
미국의 모 재벌 가문의 재단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말에 의하면 재단으로 매주 수십 건의 기부금 요청서가 전달된다고 한다. 그들 대부분은 그 가문의 성공을 칭송하면서 자신들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처절함을 호소하며 재산의 극소수에 불과한 기부금을 보태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부요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돈 많은 사람들이 거액을 기부하여 사회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는 맹목적인 기부요청에 의해 성사되지는 않는다.
기부행위에 있어 돈은 여러 조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하게 되는 데는 최소한 3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사회복지기관 혹은 후원 요청자와의 특별한 ‘관계’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개인적인 관계는 기부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예를 들어, 동창들이 감사의 뜻으로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한다 든가 완치된 환자가 병원에 감사의 후원금을 내는 경우이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잠재적 기부자라고 할 수 있는 기관 이용자나 주민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고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모금 담당자는 사소한 인연도 소홀히 하지 말고 관계를 강화하고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 기부자와의 관계는 기관이 주어진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두 번째 조건은 사회복지기관이 행하고 있는 사업에의 ‘관심’이다. ‘관계’가 기부의 정서적인 조건이라면 ‘관심’은 기부의 지적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정서적인 관계 없이도 사회복지적 소명과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대학을 다녀보지 못한 노인이 평생 모은 돈을 대학에 기부하는 것을 보고 못 배운 한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교육의 가치에 대한 신념과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고아 생활을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후원금을 내는 것은 빈곤문제의 심각성과 아동기 박탈감을 해소시킬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재적 기부자인 일반 시민들에게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세 번째 조건은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할 수 있는 여유 돈이 있는 경우이다. 세 가지 조건 중에서 돈은 충분조건은 될 수 있지만 필요조건은 아니다. 재력이 기부행위의 가장 강력한 동기라면 사회복지기관에서는 간단히 고액 납세자 명단을 입수하여 기부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면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을 사회복지기관의 후원자로 만드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복지를 위해 기부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사회정의와 사회통합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부유한 사람들이 취약계층을 위해 투자하도록 하는 것은 사회복지기관이 담당해야 할 사회적 역할의 하나이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사회복지기관에 기부금을 내는 과정에는 돈보다는 관계와 관심이라는 조건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 또한 기관의 입장에서도 관계와 관심 조건에 개입하여 조정하기가 쉽다. 사회복지기관이 기부자의 재력을 높여줄 수는 없지만 관계를 발전시키고 관심을 고조시킬 수는 있기 때문이다. 기부 행위에 있어 정서적인 조건인 ‘관계’는 강한 동기를 유도할 수 있지만 지속성이 약할 수 있고, 지적인 조건인 ‘관심’은 강도는 약하지만 지속성이 높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에서 기부자의 기부과정에 형성되는 조건과 그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조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5) 용기 있는 자가 기부자를 얻는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취한다’는 논리는 사회복지 마케팅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실제로 사회복지 분야는 전통적으로 ‘영웅’ 문화가 있었다. 슈바이처, 나이팅게일, 헬렌 켈러, 테레사 수녀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을 의인화하는 전통이 존재해왔다. 구조와 기능에 있어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회복지 부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척정신이 필요했고, 개척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나 용기 있는 영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복지 마케팅을 위한 용기는 무사적 용기라기 보다는 사회의 투자를 통해 기관의 지속적인 역할을 확보할 수 있는 자질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회복지 마케팅을 위한 용기 있는 자는 사회복지에 대한 신념, 창의성, 헌신성을 갖춘 사람들이다.
사회복지에 대한 신념은 기관의 중요성 및 그 기관이 수행하는 소명과 서비스 분야에 대한 명확한 이해로부터 나온다. 신념은 기금을 요청할 때 구차한 변명보다는 사회복지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사회복지에 대한 신념과 기관에 대한 긍지는 용기의 기초가 되는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발전한다. 어려운 기부 요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신념에 기초한 용기이다. 신념이 가득한 용기 있는 사람들은 기관의 업적과 기부의 성과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에 대한 신념은 기부문화 조성을 위해 사회복지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첫 번째 자질이다.
두 번째 필요한 자질은 창의성이다. 창의적 문제해결, 창의적 접근방식, 창의적 성과, 이 모두는 사회복지의 용기 있는 지도자들에게 기대되는 것들이다. 창의성은 기회에 대한 예리한 감각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데 앞장서는 용기의 근원이 된다. 이는 특히 제한된 적은 예산으로 큰 성과를 올렸을 때 더욱 빛난다. 이 때 창의성은 후원자들에게 커다란 만족감과 보람을 제공한다.
미국의 한 중증장애아 시설에서는 장애아동들을 탈시설화 시킴과 동시에 미혼모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선정된 미혼모들에게 정신지체 아동들을 재활시키는 교육을 통해 재활기관에 취업시키고, 장애아동들을 사회로 환원시키고자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어 정부가 미혼모와 장애아동에게 이중으로 지급해야 했던 복지비용을 대폭적으로 절감하게 만들었다. 이 사례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민간기관이 정부가 실패를 위해 지출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훨씬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하였다. 이러한 창의적인 발상은 그 기관을 후원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승리와 기쁨을 가져다준다. 창의성은 고정된 틀을 깨는 용기이며, 이것이 성공하면 많은 사람들을 후원투자가로 만들 수 있다.
셋째로, 용기 있는 자는 헌신적인 사람이다. 헌신성이란 사회를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 정신, 열정, 의욕을 의미하며, 이러한 동기를 북돋아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참여도 유도해 낸다. 헌신성은 사회복지의 가치와 소명을 끊임없이 상기함으로써 건강하고 신선하게 유지될 수 있다. 헌신이 가장 강력한 지도자의 자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적어도 신념, 창의성과 결합되면 대담하고 혁신적인 사회복지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 헌신은 구체적으로 기관을 키우고 지원하는 활동으로 나타난다. 즉, 위기 때의 충성심, 기꺼이 요청하려는 자세, 타인을 기관의 소명에 동참시키고자 하는 열정 등에서 나타난다. 모금 과정에서 사회복지인의 헌신성은 잠재적인 후원투자자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기부요청이다.
6) 마중 물을 부어야 펌프 물을 끌어올린다
과거 수도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을 때에는 많은 가정이 펌프 물을 식수로 사용하였다. 그만큼 물이 맑았기 때문에 우물이나 펌프를 통해 식수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펌프를 한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펌프질을 주어도 펌프는 힘이 없어 물을 끌어올리지 못한다. 이때 물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위로부터 물을 부어야 한다. 이를 마중 물이라고 한다. 즉, 물을 많은 양의 물을 얻기 위해 한 바가지의 적은 물을 부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인간 사회에서도 여러모로 적용된다.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도 통일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그 동안 수많은 마중 물을 부어주었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다. 펌프가 한 번 작동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맑은 물을 끌어올리듯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일을 향한 남북교류가 봇물처럼 밀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마중 물의 원리는 모금 캠페인에서도 적용된다. 대부분의 모금 캠페인은 기관 내 식구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사들과 같은 내부 인사로부터 시작해서 기관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로 확장되는 것이다. 액수에 상관없이 주로 이사회가 먼저 기부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것이 모금 캠페인의 마중 물 역할을 한다. 이사회 임원들이 기부를 하면, 기관과 다소라도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기부금을 요청하고, 나중에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기부 요청을 하게 된다.
초기 기부금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기관 특별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최고의 존경을 표하고, 최선의 안내 서비스를 통해 대우해야 한다. 초기 기부자들의 금액이 적고,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거액의 기부금이 들어오게 되면 초기 기부자들을 잊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그들과의 관계는 단절되고, 그들은 더 이상 기관에 기부금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중대한 실수이다. 초기 마중 물 역할을 하는 기부금을 제공한 사람들은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금액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그들의 기여에 합당한 안내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사회복지기관이 후원자들을 투자자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데, 특히 남들이 기부하기를 주저할 때 용기를 발휘해준 초기 기부자들과의 관계를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용기와 기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사용될 수 있다.
첫째는 모금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마친 후 결과보고 회를 할 때, 초기 기부자들의 명단을 발표한다. 그들의 초기 기부로 인해 얼마나 많은 후속 기부금들이 모금되었지를 공개적으로 인지시켜 준다.
둘째, 모금 캠페인과 관련하여 언론들과 인터뷰가 있을 때, 이들 초기 기부자들을 인터뷰대상자로 선정한다. 그들이 처음 기부금을 내기로 결정하게 된 경위와 동기를 순수하게 설명하도록 한다. 그들의 기부 동기와 의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셋째, 모금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관련 인사들을 초청하여 검소한 만찬행사를 마련한다. 이 때 모금한 돈의 수혜를 받는 대상자들을 초청하여 초기 기부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특히 그들이 제공한 기부금이 절대로 헛되게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기 기부자들은 기관의 식구든 아니든 간에 자신의 기부행위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는가를 인식하면서 기관에 대한 영원한 후원투자자로 남게된다. 모금 캠페인을 하는 사람들은 메마른 펌프에 마중 물을 부어 물을 끌어올리는 원리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 물로 활용할 때 끌어올릴 수 있는 물의 양은 무한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7) 작은 정성이 수 억 원의 기부금을 만든다
한 사람의 새로운 후원자를 개발하고 관리하기 위해 사회복지기관의 실무자들은 상당한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후원자로 하여금 참여의 명분과 사회복지대상자에 대한 관심,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후원자 개발과 관리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첫째는 기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잠재적 후원자의 욕구와 동기 등을 고려하여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후원자 관리는 획일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후원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 되어야 한다.
후원자 개발과 관리를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매체는 소식지이다. 실제로 많은 기관에서 소식지는 매우 훌륭한 후원자 개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성공적인 소식지가 되기 위해서는 독자에게 필요한 내용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후원자가 지원한 프로그램의 성과나 기여 등이 제대로 전달되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집단이나 프로그램을 글이나 이미지로 잘 그려내 후원자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비록 소식지가 훌륭한 후원자 개발을 위한 도구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개별적인 성격이 약하다. 따라서 보완적인 방법이 활용되어야 한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면,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들을 선별하여 자료집을 보내는 것이다. 즉, 그 문제를 다루는 신문이나 잡지 기사를 스크랩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상기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어느 기관에서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지역사회로부터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기 위해 담당자는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다룬 신문기사를 스크랩하여 기존의 후원자 및 후원 가능성이 높은 삼십대 지역주민들에게 후원요청 서신을 집중적으로 발송하였다. 이 방법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는데, 담당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후원자들에게 프로그램의 실행을 가능케 해준 감사의 편지를 보냈고, 후에 프로그램의 성과를 소식지를 통해 전달하였다. 이러한 서비스를 받은 후원자들은 매우 감동을 받았고, 함께 의미 있는 일에 동참했다는 성취감을 느껴 기관의 다른 프로그램에도 후원을 하는 지속적 후원투자가가 되었다.
후원자 개발은 예기치 않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언론 매체에서 기관의 행사나 프로그램을 호의적으로 다루어주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 기관에 관심을 갖고 찾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기관 프로그램의 홍보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소 직원의 열의와 헌신에 감동을 받아 기부를 결정하거나, 기관을 방문할 때 혹은 전화할 때 직원들의 친절이 기관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 자원봉사자의 헌신에 감동을 받아 많은 기부를 하는 사례도 있다. 미국의 아동복지서비스 기관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던 어느 여성으로부터 1백만 달러가 넘는 유산을 기증 받았다. 이 여성이 병상에 누워 있던 몇 년 동안 그녀의 이웃이던 기관의 자원봉사자가 자주 찾아와 병문안을 하던 중 우연히 기관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다. 그녀는 기관의 상황과 그 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동들의 실태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어느 날 그녀가 유서를 통해 제공할 기부 금액에 대해 통지했을 때 자원봉사자였던 이웃을 포함하여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전까지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기관에 헌신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연히 발생한 후원관계이다. 이는 직원이나 자원봉사자가 기관을 대표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깨닫게 해준다. 즉, 우리가 보여주는 헌신과 작은 관심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켜 기부로 연결되는 촉매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기관이 부족한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모금이 절박할 때가 많지만, 단지 기부금 접수에만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중요한 후원자 개발 활동에 기꺼이 투자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 절박한 모금 활동과 중요한 개발 활동의 균형을 이루어 내는 것이 기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관건이다.
8) 뜨거운 가슴으로 받고 차분한 머리로 답하라
분단 55년만에 실현된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만남은 처음부터 극적인 감동과 파격적인 충격을 동시에 주었다. 김대중 대통령 일행이 평양 도착했을 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의 트랩 밑까지 직접 나와 마중하는 장면은 예상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예우였다. 그 이후 김정일이 보여준 시종웃음과 여유, 예의바르면서도 자유분방한 몸짓들은 김정일 쇼크라고 할만큼 충격적이었다. 그것이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제스처라 할지라도 그 동안 우리측이 베푼 것에 대한 배려임에 틀림없다. 이제 남쪽이 도와주기로 작정한 것을 확인했다면, 북한도 온 겨레가 갈구하는 평화의 소망에 답을 주어야 한다.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으로 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면, 이제는 차분한 머리로 현실을 직시하고 구체적인 성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기관들도 뜨거운 가슴으로 기부금을 제공하는 후원투자가들에게 무엇인가 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감사표시를 하는 것이다. 감사표시를 할 때는 치밀한 기획력이 요구된다. 뜨거운 가슴으로 시작된 감정은 쉽게 식을 수 있기 때문에 후원투자가들이 갖고 있는 사회에 대한 열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기관들이 차분한 머리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기부자의 기반을 분석하여 4,5단계의 감사표시 수준을 설정한다. 지역사회에 근거해서 처음 모금활동을 펼치는 경우, 기부금 범위를 1,000-5,000원 미만, 5,000-10,000원 미만, 10,000-30,000원 미만, 30,000-50,000원 미만, 50,000원 이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기부 행태가 파악되면, 감사표시의 수준 및 안내서비스 프로그램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부자들의 기부행위가 지속되고 향상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둘째는 기부 수준에 명칭을 부여하여 기억하거나 관리하기 편하도록 한다. 너무 복잡한 것은 피하고, 가능하면 기관의 소명과 연관시켜 정하는 것이 좋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나 성당에서 건축을 위해 거액을 기부한 사람들에게는 ‘천사’라는 칭호를 준다. 아주 많은 액수를 기부한 사람들에게는 ‘대천사’라는 칭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기부금의 액수에 따라 총장 클럽, 학장 클럽, 학과장 클럽 등의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신용카드처럼 플래티넘 후원자, 골드 후원자, 실버 후원자 등의 명칭을 사용한다.
셋째는 각 수준의 혜택을 결정한다. 우선적으로 각 기관은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물품으로 후원하는 경우에도 공제한도 내에서 최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혜택의 수준은 기부금의 규모와 비례하여 증가한다. 특히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경우 직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의 내용을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원 및 그 가족이 기관의 유료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던가, 기관에서 주최하는 음악회나 공연 등에 무료 초대를 하는 것 등이다. 혜택의 수준을 제시하는 경우 그러한 것을 전혀 원치 않는 기부자들의 마음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 넷째는 기부자들이 기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부가 단순한 적선이 아니고 사회에 대한 투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기관이 갖고 있는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대상자나 스탭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는 기부의 가치를 더욱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무형적 혜택은 소속감을 높이고 투자의식을 고취시켜 함께 복지사회를 이루어 간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러한 감사표시는 기관의 편의보다는 기부자의 필요와 희망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기부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형식적인 감사표시가 아니라 기부의 결과로 대상자와 사회가 변화하는 것이다. 이는 정상회담을 끝내고, 그 감격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온 겨레의 마음과 같은 것이다.
9) 기부자는 외롭다
러브바이러스가 사이버 세계를 강타하여 사상 최대의 인터넷 피해를 주었다. 이는 인간이 사랑 앞에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다.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미지의 상대로부터 온 'I Love You'라는 은밀한 메일을 누군들 열어보지 않겠는가? 러브바이러스는 사랑에 대한 환상 속에 살아가는 외로운 인간의 이러한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무서운 파괴력을 보인 것이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희구한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사랑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그것이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불륜이라 할지라도 얄팍한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부패한 관리가 ‘사랑하는 린다...’ 운운하며 엄청난 일을 저지르는 것도, 최강국의 대통령이 흔적을 남기며 부적절한 관계에 빠지는 것도.
그러나 세상에는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부적절한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모두를 기쁘게 해주는 적절하고 숭고한 사랑관계가 훨씬 많다. 그 중에서도 신의 사랑, 부모의 사랑, 스승의 사랑 등은 거룩하기까지 하다. 기부자들의 소외계층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역시 이에 못지 않은 숭고함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러한 아가페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주로 사랑을 주기만 하기 때문에 더욱 외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예술단체에서 이사들과 고액기부자들을 초청하여 감사 만찬을 열었다. 사회의 유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기부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다. 가장 고액의 기부를 한 중견기업의 회장은 계속 듣고만 있다가 마지막으로 “나는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서 기부합니다”라고 말하였다. 의외의 기부동기에 순간적으로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지만, 곧이어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그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는 일화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중요한 기부 동기 중 하나는 소속되고 싶어하는 마음이다. 사람들은 기관의 성공에 소속되고 싶어한다. 자신이 기관의 발전에 참여했다고 느끼기를 원한다. 자신이 투자한 기관의 성공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기부금과 더불어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통해 기관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기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기관의 소명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준 후원자 집단에 속하는 데서 만족을 느낀다. 이러한 맥락에서 후원자는 투자자인 것이다. 후원자는 후원투자자가 되어, 자신의 기부금이 사용되는 방식과 그들이 기관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관들은 모금이라고 하는 긴급한 필요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혹은 기금을 확보하게 되어 안심하고 기쁜 나머지 기부자들의 외로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많은 기관들이 화를 내거나 환멸을 느낀다고 말하는 기부자들을 접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기부의 초기 감정인 충족감과 만족감이 분노와 실망으로 바뀐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태는 대부분 자신들이 기부한 돈의 결과에 대해 기관이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기부에 대해 보람을 느낌 수 없어서 추가적인 기부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기관이 돈 필요할 때에만 연락하는 것에 분개한다.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감정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기관의 사업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다. 기관이 이러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면 적극적인 투자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기부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최소화하는 일은 기관에 달려있다. 후원투자자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애정 있는 안내서비스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업무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에 있어서의 신뢰와 성실함이 요구된다. 물론 기부금의 합목적적인 운용과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안내를 통해 기부금의 원천을 명확히 알리고, 그 성과와 영향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상호 존중에 근거한 기부자-기관의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후원자와의 진정한 관계는 기부금이 제공된 후부터 시작된다. 그들은 성공한 사회복지기관에 소속되기를 원한다. 또한 그러한 기관의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기를 원한다. 효과적으로 관리되는 안내서비스는 기부자의 관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0) 기부자의 사랑도 움직일 수 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그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 사랑의 행태가 유연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남성들에게 종속된 사랑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사랑 독립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에리히 프롬의 개념을 빌리면, 남성에 의한 ‘소유적 사랑’을 탈피하여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존재적 사랑’을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움직이는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움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함께 하는 사랑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러한 사랑은 과거처럼 일방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간에 사랑을 지키기 위한 상당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기부자의 사랑은 숭고하고 헌신적이지만 그것 역시 움직일 수 있다. 기부자의 사랑이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기관의 부단한 관리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기부자를 기관의 파트너로 동참시켜야 한다. 사람들은 기관의 소명을 신뢰하거나 이를 지지하기 때문에 기관에 투자한다. 그들은 지역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과 파트너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관에 후원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파트너십의 경험을 통해서만 그들은 자신의 가치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어떤 기부자가 장애인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경우, 그 기부자에게 프로그램 참관을 권유할 필요가 있다. 참여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기부의 의의와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 도서관에 기부한 어떤 후원 가족은 기금 사용 내역에 대해 제목별로 정리한 연간 세부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도서관을 방문하도록 초대되었고, 가족 장서의 스탬프가 찍힌 책들을 구경할 수 있었으며, 책들이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견학할 수 있었다. 도서관장 이름으로 보내지는 개인적인 기념일 카드, 기타 캠페인 및 활동에 대한 편지가 기부자 안내 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되었다. 그 결과 기부자의 투자 의식이 향상되어, 그 가족은 해마다 계속해서 상당액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
둘째, 기부자가 기부를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선언해도 안내서비스를 계속하여야 한다. 특히 상당액을 기부했거나 상당기간 기부금을 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관심을 계속 기울여야 한다. 기부자의 상황이 일시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이유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거나, 자산이 묶여있어 수입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기부자들과의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기존에 구축된 관계를 존중해야 하고, 그들의 기부금이 감소한 상황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
어떤 기부자는 매년 기관에 상당액을 기부하고 있었는데,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게 되었다. 이 기부자가 상황이 바뀌어서 이전과 같은 수준의 기부금을 제공하지 못하겠다고 기관에 알려 왔다. 기관으로서는 상당한 후원금의 감소를 감수해야 했지만 기부자와의 관계는 변함없이 유지하였다. 3, 4년 후에 기부자의 사업은 크게 성공했고 자녀들은 대학을 졸업했다. 그 후 기관의 모금 캠페인에서 그 기부자는 최고액의 기부금을 쾌히 내놓았다.
셋째, 일회성의 기부금을 낸 사람일지라도 성실하게 안내서비스를 계속하여야 한다. 새로운 기부자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한번 기부한 사람을 영원한 기부자로 만드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떤 사립고등학교에서는 어떤 가족의 할아버지 재산으로 장학재단을 마련한 후에 그 자녀들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 이들이 거액의 기부금 캠페인에 참여할 만큼 지속적인 재원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 가족은 무척 서운해했으며, 기관에 대한 사랑은 움직이고 말았다. 수 년 후 다른 학교 상당한 기부금을 제공한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관들이 기부금을 낼 때만 존경과 감사를 표하거나, 기부자 본인에게만 감사표시를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합의를 통해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가족은 가족성원 모두가 훌륭한 기부자로 간주되어야 하며, 그들에게 지속적인 안내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기부자의 사랑은 관리하기 나름이다. 성실하고 지속적인 안내서비스를 통해 기부자의 사람이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의껏 관리한 사랑이 움직일 때 그것은 인연이 닫지 않는 사랑이다. 미련을 갖지 않아도 좋다.
3. 모금마케팅 전략
1) 기부요청도 때와 장소가 있다
기부를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으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응답이 기부 요청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방송의 ARS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부금을 내는 것을 보아도 기부는 요청이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부요청도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 없는 기부요청은 그만큼 성공률이 낮다.
기부요청이 성공하려면 적절한 사람에 의해, 적절한 예비기부자에게, 적절한 금액을, 적절한 목적으로, 적절한 때에 요청해야 한다. 첫번째 조건은 기부금을 요청할 적절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기관의 임원, 이사, 직원, 자원봉사자, 지역사회 유지나 주민 누구든 잠재적인 적임자이다. 그런데 기부금을 요청할 때는 2명 이상의 팀을 구성하여 방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팀은 이사와 임직원으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예비기부자와의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이사와 프로그램과 행정처리에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이 한 팀을 이루는 것이 가장 환상적이다. 대학의 모금 캠페인에서는 학생들이 팀에 합류하기도 하고, 초․중․고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전화 기부요청 팀에 참여하기도 한다. 사회복지기관에서 대상자를 기금요청에 참여시키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헌신적인 자원봉사자 혹은 기관의 친선대사인 유명인사나 연예인 등을 모금 캠페인에 참여시키면 효과가 높다.
배정된 기부요청 팀이 여러 명으로 구성된다 할지라도 전략을 이끌어 갈 책임자 한 사람이 지정되어야 한다. 책임자는 기부 요청 내용을 조정하고, 약속을 정하고, 기부요청이 성사될 때까지 전 과정을 이끌게 된다.
두 번째 조건은 기꺼이 기부금을 낼 준비가 된 예비기부자이다. 예비기부자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않는다. 그러나 기관의 다양한 홍보와 양육 프로그램을 통해 감동을 받은 사람은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기부 요청을 하지 않을 경우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종교기관에서도 헌금 요청을 많이 받은 신도들이 많은 헌금을 낸다. 사회복지기관은 종교기관 못지 않게 기부금을 요청할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부자가 되도록 양육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조건은 적절한 목적과 목표액이다. 모금하려는 금액을 지정하여 제시하고, 기부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결과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부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비기부자에게 분명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기부금이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예비기부자의 마음속에 심어주게 된다. 기부자가 특정 목적에 국한시키지 않고 기부하기 원하는 경우에도 기부자의 의도가 실현되는 방식을 공식적으로 말해주어야 한다.
특정 목적에 부합하는 기부금이 아닐지라도 특정 프로그램에 기부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적절하게 감사의 뜻을 전하여야 한다. 기부금을 요청할 때는 나중에 기부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방법도 고려하여야 한다. 기부를 했을 때 자신이 한 기부가 알려지기를 원하는지 여부와 어느 정도로 어떻게 알려지기를 바라는지를 파악하여 반영하여야 한다. 그러나 감사의 표시를 전혀 원치 않고, 과분하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다 두어야 한다. 이들은 알려졌을 때 오히려 거부감을 느껴 기관을 멀리하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 조건은 기부 요청의 시점이다. 양육을 한 예비기부자에게 기부 요청이 너무 늦게 이루어지거나 너무 빨리 이루어지면 기관에 대한 관심과 인내심을 잃거나 실망하게 된다. 따라서 기부자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부할 준비가 된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통찰력이 요구된다. 예비기부자가 기관을 돕는 방법을 물어온다면, 기부 방법들을 제시하면서 즉각적으로 기부 요청에 들어가야 한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예비기부자가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관심을 드러내는 어떠한 단서라도 포착하면 때를 놓치지 말고 기부를 권유하여야 한다. 기부자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남의 말을 경청하는 기술과 때를 포착하는 직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예비기부자가 기부금을 낼 준비가 되었다고 직감할 때 신속하게 추진하는 용기이다. 대부분의 기부자는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스스로 기관을 찾아가기보다는 누군가로부터 기부 요청 받기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기부자의 생각과 기부요청자의 권유가 조우하는 순간이 많을수록 복지사회 실현의 토대는 커지는 것이다.
2) "No"의 의미를 잘 파악하라
우리 사회에서는 “No”라는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강한 부정은 긍정을 의미하기도 하고, 여성의 “No”는 긍정이라는 억측을 하기도 한다. “No”가 단순히 부정을 의미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부 요청과정에서 “No”는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모금의 중요한 기술이다.
기부 요청을 받은 사람들은 “예”, “글쎄요”, “아니오” 라는 세 가지 대답 중에 하나를 하게 된다. “예”라는 대답이 나오면 기쁨과 감사를 표시하며 종결하면 된다. 그러나 쉽게 “예”라는 대답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글쎄요”라는 대답만 나와도 다행이다. 대부분의 경우 “글쎄요”는 긍정에 가까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간적 대답이 나오는 경우는 대개 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은 경우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검토 후 연락을 달라’는 소극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함께 검토하기 위해 시간을 정하자’는 식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러면 “글쎄요”의 대부분은 “예”로 바뀐다.
문제는 거액 기부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기부자들이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실망과 배신감을 표출하지 말고 냉철하게 품위를 지켜야 한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도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왜 거절을 하는지 따지고 들면 상대방을 방어적으로 만들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 노련한 모금가는 그 이유를 파악한다.
모금과정에서 사람들의 “No"는 최소한 3가지 이유에서 나온다. 첫째는 금액이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적은 액수도 괜찮다’고 수정 제안을 하면 노련한 모금가라고 할 수 없다. 이는 사회사업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사업은 상업적 협상이나 거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그렇다면 그 금액을 2년에 걸쳐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희가 은행에서 대출 받아 우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겠습니다”라고 제안을 해야 기부가능자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다.
둘째는 시기의 문제이다. 거액을 기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상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경우가 있다. 이때 기부요청자는 "그러면 언제가 좋겠습니까? 내년에 기부하실 수 있도록 저희가 재원 확보 계획을 조절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상당한 부담을 주는 말이지만 그만큼 상대방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셋째는 "No"라는 답변이 정말로 거절을 의미할 수 있다. "저도 당신 기관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프로젝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미 정부에서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더 이상 추가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몇 가지 해결 방법이 있다. 우선, 정부 프로그램과 기관의 프로그램의 차이점을 충분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혹은 기부가능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거절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지속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잠재적 기부자로부터 단호한 거절의 답변을 듣게 되면 실망스럽고 분노를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투자한 시간과 정성을 생각해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물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희가 하는 일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가능하다면 저희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년에 저희가 다시 방문해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해 드릴 수 있을까요?" 이 시점에서 기부요청자를 실망시켰던 사람은 불편해하기 때문에 이렇듯 정중한 퇴장을 반갑게 여길 것이다. 한 해 동안 잠재적 기부자에게 정보를 계속 제공하고, 약속했던 것처럼 다음 만남을 기억해야 한다. 지속적인 후속조치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기부금을 제공받기에 알맞은 시간이나 기회를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3) 기부자들도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점심시간이 되면 삼삼오오 짝을 식당을 찾는 모습이 우리 나라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속도이다.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찾아 혼자 식당에 가기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식당을 가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대부분은 대세에 따라 동일한 음식을 주문한다. 개성보다는 전체 분위기를 살피는 문화가 아직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부 문화에서도 이러한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의 행태를 많이 목격할 수 있다. 자선 연주회나 모금만찬 등에서 사람들이 참석한 사람들의 명부를 읽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누가 그곳에 참석하는가에 따라 가고 안가고를 결정하기도 한다. 또한 테이블에서 옆 사람이 기부금 약정서를 작성하는지 혹은 얼마의 기부금을 내는지에 따라 자신의 기부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같은 행태가 기부의 고상한 동기는 아닐지 모르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기부행위 문화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모금만찬에서 기부자 명단을 제시하면서 참여를 호소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모금한다. 또한 무작위로 테이블을 배치하는 것보다는 친분이 있는 동료들끼리 배치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나아가서 각 테이블마다 기부를 유도하고 먼저 본을 보일 ‘바람잡이’ 자원봉사자(대개는 기관의 이사가 그러한 역할을 함)를 배치하는 것이 많은 기부자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기관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장기적인 기부자로 만드는 것은 나중에 기관의 책임이다. 기관의 철학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부자를 관리하고 개발하는 기부자안내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강요나 아부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행위에 영향을 받아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기부자들은 자신 이외에 누가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궁금해한다. 특히 건물 신축 등을 위해 거액을 모금해야 하는 경우(이를 ‘자본 캠페인’이라고 함), 잠재적 기부자들은 누가 모금행사에 참여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제로 자본 캠페인은 치밀하게 기획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모금이 실패하면 본래의 목적을 실행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기부자들은 자신이 최초의 기부자가 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투자하지 않는 곳에 초기 투자가가 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모험의 연속이다. 학교도, 직장도, 결혼도, 모두가 모험의 연속이다. 어떠한 모험이든 용기가 필요하다. 더구나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일을 위해 모험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곳은 없다. 따라서 초기 후원투자가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것은 기관의 중요한 과제이다. 기부자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가? 기관에 대한 신뢰와 기관이 하는 사업에 대한 확신이다. 기관들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기부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할 때 확신을 줄 수 있다.
기관과 장기적으로 신뢰적 관계를 유지한 기부자에게 먼저 기부하도록 용기를 주어야 한다. 용기 있는 기부자는 자본 캠페인에서 최초의 투자가가 되는 모험을 기꺼이 감수할 것이다. 자신의 기부금이 다른 기부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이바지한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초기 기부자들에게 기부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고무시키기 위해 기부내역을 발표하는 경우 기부자 명단과 기부금 규모를 현재까지 모금된 액수와 함께 제시할 수 있다. 기부내역을 공개한 대부분의 초기 기부자들은 다른 사람들도 동참하기를 바라고, 지역사회의 다른 기부자 및 지도자들과 만나서 기꺼이 기부요청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된 모금 캠페인이야말로 사회복지를 위한 새로운 건물, 설비 또는 기부금에 대한 꿈을 실현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기관들은 사업의 계획과 개발에 있어서 끊임없이 기부자들과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을 공유해야 한다. 모금 캠페인의 성공에 영향을 주는 그들의 역할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4) 기관의 이미지를 창출하라
현대 조직이론에서는 조직관리에 있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화는 그 조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의미한다. 조직문화는 구성원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행동양식을 지배하는 기초적 요소이기 때문에 조직의 생산성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든 조직이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문화는 다른 조직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직문화를 통해 비춰지는 조직의 이미지는 마케팅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제품의 품질을 설명하기보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TV의 음료수 광고에는 음료수의 성분이나 장점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이 날씬한 몸매의 여성을 등장시켜 즐겁게 마시는 장면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그 음료수를 먹으면 화면의 모델처럼 아름답고 날씬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는 상품의 이미지를 창출하여 소비자의 본능이나 기본적 욕구를 자극함으로써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이다.
사회복지기관에서 조직의 강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은 후원자 모집, 클라이언트 확보, 지역사회의 광범위한 지지 등을 얻는데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조직의 이미지는 사람들이 기관 자체 혹은 기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인상, 아이디어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기관들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선 기관의 기존 이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기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기관의 인상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 기존의 인상이 어떻든 간에 이미지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기관의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면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나 이미지 변신이 반드시 조직의 프로그램, 활동, 직원들을 바꾸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지는 사람들의 생각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통해 이미지 제고가 가능하다.
조직의 이미지는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기관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일어나는지 혹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일어나고 있는지를 감지해야 한다. 조직의 이미지와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것은 긍정적이었던 이미지가 추락하는 경우이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기관이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기관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기관이 번성할 때는 프로그램도 늘리고 조직 규모도 확대하였는데, 이미지 추락은 이를 뒷받침할 재원 확보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는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기관의 이미지 추락은 전환기(예를 들어, 장소를 옮기거나 기관장이 바뀌는 경우 등)에 많이 발생한다. 과거에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갖기 쉽기 때문이다. 기관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관계들이 관료화되고, 옛날처럼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전환기에는 과거 관계에 대해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미지가 기관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할지라도 기관의 사명이 왜곡되는 경우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후원자는 늘어나는데, 클라이언트로부터의 이미지는 추락하는 경우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매우 위험한 신호이다. 후원자들의 지지는 결국 클라이언트에 대한 서비스를 잘하고 있다는 믿음에서 오는 것인데, 클라이언트로부터의 외면은 결국 후원자들의 불신을 야기 시킬 것이다.
이미지 제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관의 구성원 모두가 강한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조직의 이념과 가치를 분명히 내재화하여 자부심을 갖고 있을 때, 사람들이 왜 자기 기관의 사업에 참여해야 하고, 왜 사람들이 자기 기관에 후원을 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이는 일종의 자기 계시의 과정이다. 따라서 직원, 자원봉사자, 이용자, 지역주민 모두가 기관으로 인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이미지 창출을 위한 최선의 전략이다.
5)브랜드 파워를 키워라
대부분의 컴퓨터 광고에서 빼놓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 ‘Intel Inside'라는 표시이다. 즉, 인텔 회사의 마이크로칩이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인텔은 컴퓨터의 품질을 보장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 따라서 ’Intel Inside'라는 표시는 소비자 구매력을 높이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민간 사회복지기관에서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면서 고려해야할 사항 중의 하나는 영리부문에서 사람들의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이 주요한 결정요인이지만, 최근 사람들의 구매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브랜드(brand)이다. 사람들은 어떤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특정 브랜드이기 때문에 품질을 신뢰하고 구매하는 것이다. 그만큼 브랜드는 구매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브랜드란 원래 한 제품을 다른 제품과 구분하는 명칭이나 상징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사람들의 구매행위에 브랜드 파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브랜드는 제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즉, 브랜드는 제품의 품위, 제품의 속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와 감정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잘 못 구매하는 심리적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찾게 된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보상까지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 창출을 위해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모양, 색깔 등까지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브랜드는 사람들의 구매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의 시대에 돌입한 민간 사회복지부문에서도 이제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 사회복지기관에서 브랜드란 다른 기관의 서비스와 구분 짓게 해주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기관들은 프로그램의 수월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OO기관이 최고’ 라는 것을 자타가 인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기관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한다. 그러나 어떠한 조직도 그 많은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수행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우리 나라 사회복지기관처럼 재정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수월성을 확보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최고를 만들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전략적으로 최소한 한 두 개의 프로그램은 전국에서 최고의 전문성과 우수성을 자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른 기관에 비해 차별적인 수월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철저하게 기획하고 수행하여 그 성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
‘OO기관은 XX분야에서는 최고다’라는 브랜드 파워는 기관의 홍보를 용이하게 해준다. 한 분야에서 전국적인 수월성이 인정되면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당연히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긍정적인 후광효과가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관에 대한 신뢰를 주게 되어 프로그램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후원자들의 투자심리를 고양시키는 역할을 하게된다. 나아가서 기업재단이나 공동모금회의 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할 경우에도 심사과정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게된다.
사람의 성격이 다양한 것처럼 브랜드에도 특성이 있다. 기업들이 브랜드를 특화 시키는데 고려하는 요소로는 정직성, 참신성, 신뢰성, 세련성, 모험성 등이 있다. 사회복지기관은 기관의 소명과 일치하는 브랜드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서 소비자 욕구에 충실한 브랜드를 창출해야 한다.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브랜드화 시켜야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기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질이다. 사회복지기관의 브랜드 파워는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에서 나온다. 기관마다 최소한 한 개의 프로그램은 전국 최고로 만들어 브랜드 파워를 키워야 한다.
6) 기부시장을 세분화하라
‘대학 캠퍼스에 두 학생이 우연히 같은 브랜드의 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 날부터 그 옷은 그 학교에서 자취를 감춘다고 한다. 탈산업사회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반영한 말이다. 따라서 탈산업사회에서는 특정 사람들의 기호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들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마케팅 전략이 발달하게 되었다.
마케팅에서 시장세분화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욕구가 동일하지 않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즉,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욕구와 기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이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이나 서비스도 개인별로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슷한 소비자 집단을 ‘세분시장(segment)’이라고 한다. 마케팅에서는 모든 제품 또는 서비스와 관련된 시장은 여러 개의 세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시장을 다양한 부문으로 나누어 거기에 적합한 전략으로 마케팅을 하는 작업이‘시장 세분화 (market segmentation)작업ꡑ이다. 그러나 전체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마케팅 활동을 할 것인지 혹은 각 세분시장별로 각각의 마케팅을 할 것인지는 기업이나 사업단위의 판단에 달려있다. 아무리 욕구가 이질적이라 할지라도 각 세분시장의 규모가 사업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에 미달한다면 세분화는 불가능하다.
시장 세분화 작업을 통해 시장은 동질적인 범주에 따라 구분된다. 이와 같은 동질적인 부문을 파악해서 우리 기관이 공략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선택한 시장이 표적시장(target marketing)이다. 기관은 표적시장을 통해 거기에 알맞은 상품을 개발하며 마케팅 기회를 더 잘 발견할 수 있다. 표적시장의 선정을 통해 가장 큰 구매 관심을 지닌 구매자에게 마케팅 노력을 집중시킬 수 있다. 표적시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된 표적시장에서 마케팅활동을 수행하여 이익을 남길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장을 세분화하는 작업에서는 구분되는 변수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어떤 변수들이 소비자의 행동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내주는지 알아야 한다. 이들 소비자 시장의 변수는 크게 지리적 변수, 인구통계학적 변수, 심리적 변수, 행동적 변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지리적 변수는 지역단위, 지역의 크기, 인구 밀도 등으로 구분하여 파악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리적 변수 안에 인구통계학적 변수가 포함될 수 있다. 인구통계학적 변수는 고객의 나이, 성, 가족상황, 소득, 직업, 교육, 종교, 사회계층 등이 될 수 있다. 이들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은 효과적인 시장 공략에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다. 사회복지기관의 후원자 개발에 있어서도 후원자의 소득, 직업, 나이, 종교, 성 등에 따라 후원행위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 후원자들의 인구 사회학적인 특징을 보면 직업상 공무원과 회사원 등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비중이 크고, 교육 수준에 있어서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적으로는 30대와 40대의 기혼 중년층이 중심이고,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인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집단을 표적시장으로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마케팅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심리적 변수는 다른 변수들에 비해 어느 정도 미묘한 점이 있으며 정확히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심리적 변수에는 사람들의 개성, 생활 스타일, 소속감, 관계의 지속성 등이 있다. 예들 들어 자원봉사자나 기부자들이 기관에 시간과 기금을 제공하는 행위는 기관과의 유대감과 친밀감을 형성하게 할 수 있다. 기관에서는 잠재적 후원자들에게 기관에 대한 소속감과 참여 행위의 자부심을 갖게 함으로써 기부행위를 촉진시킬 수 있다. 행동적 변수에는 구매자들이 상품에 대하여 갖고 있는 지식, 태도, 사용반응 등에 기초하여 구분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변수들을 모두 시장 세분화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 변수들은 상품의 내용에 따라 그 중요성을 달리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변수를 사용하면 오히려 과다한 목표와 복잡한 프로그램으로 비효과적인 작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관과 후원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적합한 시장 세분화 전략이 기부시장에서 실적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다.
7) 모금은 마라톤이다.
감격적인 남북 상봉드라마는 한반도 전체를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6․15 공동선언의 첫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산가족 상호방문의 감격은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을 전세계에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제부터는 민족의 한을 푸는 상봉의 물꼬를 더 넓히고 다양화하면서 감격을 이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상봉의 감격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상당한 인내와 노력이 요구된다.
흔히 인생은 마라톤으로 비유한다. 그만큼 인간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통일을 위한 접근도 마라톤적 기법으로 한 발 한 발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모금도 마라톤이다. 모금도 장기적인 실행과정을 통해 성사되어야 한다.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에 기부하기로 결심하는 일은 새로운 세계의 발견과 같은 감격을 동반한다. 이 감격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줄 때 기부가 이루어지는데, 이를 위해서는 모금기관의 기부자 관리를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모금에는 다양한 마라톤 기법이 있다. 추신마라톤(PS-athon), 전화마라톤(Phonathon), 감사마라톤(Thankathon) 등이 그 예이다.
‘추신 마라톤(PS-athon)’이란 모금요청 편지에 추신형식의 메모를 첨부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모금편지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의 한 병원에서는 아동병동을 건립하기 위한 모금운동에 2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하여 3천장에 달하는 편지에 개인적인 메모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인쇄된 편지에는 호소력이 강한 내용을 담고 있었고, 병원과 관련 있는 4명의 저명인사가 서명하고 있었다. 추신 마라톤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은 모금요청 편지의 서두에 "Dear Friend"라는 형식적 인사 대신에 ”Dear(이름 또는 더욱 공손한 인사말)“라는 문구를 손으로 직접 써넣었다. 여기에 접착 메모지(post-it)를 이용하여 추신을 첨가했는데, 추신 내용은 수신인으로 하여금 서명인사들과 함께 훌륭한 사업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간단한 글이 담겨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건물 신축과 관련된 모금에 DM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결과는 대단히 만족스러웠고 병원 측은 견실한 재정적 기반 하에서 아동병동 공사를 지속할 수 있었다.
전화를 통해서도 마라톤적 접근을 할 수 있다. 특히 편지로 기부를 요청했으나 응답이 없는 사람들에게 기부금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 마라톤(Phonathon)’을 실시한다. 대개 대상자와 관련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전화를 통해 기부요청 사실을 확인하고 기부해줄 것을 권면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편지를 통해 기부요청을 받았을 때는 망설이거나 잊고 있던 사람들도 자원봉사자의 전화를 받으면 쾌히 응하는 경우가 많다. 전화를 통한 기부금이 도착하면 적절한 영수증을 동봉한 감사 편지를 보내거나 인사 방문을 할 수 있다. 이는 감사 마라톤으로 연결된다.
‘감사 마라톤(Thankaton)’은 80년대 미국 대학의 모금에서 많이 활용된 방식인데, 기부금이 도착한 즉시 기관의 임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감사의 전화나 편지, 방문 등을 실시하는 것으로 오늘날 기부자 개발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감사 마라톤은 단지 기부자에게 감사하는 것 이상의 목적을 지닌다. 즉, 자원봉사자에게 기부금 요청과 관련이 없는 대화를 기부자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기부자에게 부담 없이 기관의 철학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감사마라톤은 기부금이 도착한 직후 조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금과 관련된 임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조직화해야 한다. 성공적인 감사마라톤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의욕적인 자원봉사자, 전화를 걸 수 있는 적절한 장소, 과거의 기부 경력 및 자원봉사활동 참여와 같은 관련 신상정보와 전화번호가 있는 명단, 그리고 자원봉사자나 직원 에 대한 지도자의 슈퍼비전.
전화를 통한 감사마라톤을 위해서는 중앙 집중적 장소가 효율적이다. 즉, 충분한 수의 전화선이 가설되어 있는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방이 부재중인 경우에는 자동 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겨두어도 좋다. 접촉이 이루어지게 되면 대개 기뻐하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기부자를 방문하는 경우 또 다른 기부 요청인줄 알고 놀랐다가도, 감사 방문인 것을 알고 감격하게 된다. 이러한 감격을 지속시키는 것이 모금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다. 기부자를 방문할 때 그 사람의 개인 정보를 미리 알고 가는 것이 대화를 풀어나가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몇몇 질문들(기부자의 개인적인 취미, 최근 근황, 기부금을 내게 된 경위 등)을 미리 준비해서 기관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속적인 감사마라톤은 기부자를 감동시켜 요청하지도 않은 기부금을 추가로 내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감사마라톤을 통해 잠재적으로 거액의 기부금이나 부동산을 기부할 수 있는 기부자를 초기에 발견할 수도 있다. 마라톤은 최후에 웃는 자가 승리자이다. 최후의 승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8) 15초의 승부 -- 모금 편지
"사랑하는 린다...“로 시작하는 한 통의 연서가 요란스럽게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부패한 관료의 부적절한 행태에 대한 분노로부터 60대의 노령에 연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을 동정하는 여론까지 다양한 반응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부적절한 사랑의 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한 통의 편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다른 데로 쏠리게 만들었다. 로비에 의하여 국가의 기밀이 누설되고 국책사업의 결정이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져 국민의 혈세가 날아 가버린 사건을 기막히게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편지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편지는 잘 쓰고 볼일이다. 적절한 대상에게 적절한 내용과 형식으로 말이다.
모금 과정에서도 편지는 위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편지가 위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모금을 위한 직접우편(DM)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확은 극히 미미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기부요청 편지를 보내 만족스러운 회신을 얻는 비율은 2%미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잘 쓴 편지는 그 위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새로운 기부자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매우 유익한 매체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명단 확보가 관건인데, 우리 나라의 경우 사무직이면서 보수적인 기독교인인 경우가 가장 기부를 많이 하는 층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보수적인 교회의 교인 주소록은 매우 유용한 모금 편지 대상목록이다. 또한 과거에 모금 이벤트에 참여했던 사람, 자원봉사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을 방문이라도 해본 사람 등 복지문제에 최소한의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의 명단을 확보할 수 있다면 매우 훌륭한 자원이 될 것이다.
DM은 후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잠재적 후원자들에 발송함으로써 후원자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가장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 중의 하나이다. DM은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기 보다는 표적시장을 선정하여 지역, 나이, 사회적 지위, 소득 등에 따라 대상자 목록을 확보하여 보낼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DM은 겉봉투, 호소 서신, 첨부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겉봉투는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가지고 속을 뜯어 볼 수 있도록 디자인과 형식에 있어 세심한 고려를 해야 한다. 호소 서신에는 후원자 개발의 목적과 내용이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 가능한 간결한 문장으로 한 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내용에 있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긴급성과 욕구를 제시하고 도움을 통한 문제해결 가능성을 제시하여야 한다. 첨부물은 사진, 관련기사, 지로용지, 기관소개서 등이 포함되는데, 너무 산만하게 여러 가지를 첨부하기보다는 호소력이 강한 사진이나 신문기사를 잘 편집하여 동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는 편지의 내용이다. 사람들이 기부를 요청하는 편지를 받고 내용을 읽는 것은 평균 15초! 따라서 모금 편지는 순간의 승부이다. 모금 편지에는 우선 감동이 있어야 한다. 편지를 뜯는 순간 찡하게 와 닫는 문구나 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그러한 문제에 대해 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지가 설명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떠한 방식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제안하는 것이다.
셋째는 편지의 형식이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가장 효과적인 형식은 짧은 문장, 넓은 여백, 주의를 끄는 산뜻한 표현 및 호소력 있는 메시지가 담긴 편지이다. 사용이 간편한 회신용 카드와 봉투를 반드시 동봉해야 하며, 소책자나 기타 정보를 포함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편지의 형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지를 개인화하는 전략이다. 오늘날과 같은 기술의 시대에 손으로 쓴 친필 편지는 잊혀진 예술이 되어가고 있지만 인쇄된 편지보다 훨씬 친근감을 준다. 모든 편지를 직접 손으로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관장이 한 두 문장이라도 친필로 추가한다면 상당히 매력 있는 편지가 될 것이다. 어느 비영리기관의 회장은 스텝들에게 접착형 메모지를 이용해 수시로 칭찬이나 고마움을 표시했는데, 스텝들이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스텝들은 그 메모를 바인더나 다이어리에 붙혀놓고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었다. 이러한 방식을 모금 편지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인쇄된 편지에 친필의 메모를 붙여 당부나 감사를 표시할 수 있다. 편지를 개인화하는 또 다른 방법 중의 하나는 기부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빠른 우편을 보내는 것이다. 집단적으로 보내는 요금별납 우편보다는 비용이 더 들지만 결과는 이를 충분히 보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편지를 보낸 후의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개인적인 편지의 발송 결과로서 기부금이 도착하면 적절한 감사편지와 영수증을 발송함과 함께 개별적 전화연락을 해서 후속조치를 취한다. 기부금을 받은 후 3,4일 내에 감사편지를 보내야 한다. 기부자가 받을 수 있는 감세 혜택에 대한 내용을 편지나 영수증에 포함시켜야 한다. 나아가서 기부자에게 특별 행사나 공연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기부자들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기관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 지 알고 싶어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고, 얼마나 많은 소외계층들이 혜택을 받았는지 등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 지역사회의 욕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싶어한다. 모금 편지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사회를 위한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잘못된 연서는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지만, 잘 쓴 모금편지 한 통은 사회를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발전, 성공 및 성과물에 투자하고 싶어한다. 사회복지기관이 애처롭거나 딱한 편지를 보내면 동정성 기부금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기부자들의 진정한 투자는 스스로를 문제 해결사로 정립하고 서비스의 성과를 제시해주는 기관에만 이루어진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보낸 편지에 대한 반응은 강력하다. 후원투자자들은 스스로를 기관과 공동으로 소명과 기회를 추구하는 파트너로 느끼게 된다. 그들의 투자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기부금의 갱신 및 업그레이드는 기관을 위한 기초를 형성하게 되는데, 단순한 모금의 단계를 넘어서 진정한 기부투자자 관계 구축 및 개발의 경지로 나아가게 된다.
9) 모금 이벤트는 신나게
모금 방법 중에서 실무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이벤트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쏟은 정성과 시간에 비해서 실제로 모금되는 액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모금 이벤트에서는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거액의 기부금들이 모아졌다. 유명인사를 동원한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치밀한 기획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이벤트는 기부의 특정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특정 기간과 장소에서 사전 계획 하에 특별한 활동을 벌이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벤트는 전달자와 수용자가 현장에서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오감으로 느끼고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입체적으로 경험하고 지각하여 기억이 오래 남는 특징이 있다. 즉, 이벤트는 주최측에는 기부금이 들어오면서 참여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축제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모금 이벤트는 무엇보다도 신나야 한다.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는 축제 기간동안에 $100,000 모금 이벤트를 벌였다. 이 이벤트에는 “총장을 감옥으로”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캠퍼스 한가운데 모의 감옥이 만들어졌다. 그리고는 모금액수에 따라 감옥에 갇히게 될 사람들의 명단이 제시되었다. 대부분의 모금 이벤트에서처럼 모금 목표액의 50%정도는 이미 약정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80,000이 모금되면 학생회 대표가, $90,000이 모금되면 직원 노조위원장이, $100,000이 달성되면 총장이 감옥에 갇힌다는 공고가 학교 이곳 저곳에 붙여졌다. 학생 대표가 모의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캠퍼스의 축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여기 저기서 총장을 감옥으로 보내자는 구호가 외쳐졌고, 그 열기와 함께 목표액은 순식간에 달성되었다. 학생과 직원 대표, 그리고 총장을 함께 감옥에 가두는 카타르시스적 경험을 통해 학교의 구성원들은 혼연일체가 되었다. 그리고 즉석에서 학교 발전 방안에 대한 대화의 시간이 마련되면서 참여한 사람들의 애교심은 더욱 고조되었다.
사회복지기관에서 모금을 위한 이벤트로는 주로 자선음악회, 모금만찬회, 경매, 전시회 등이 행해진다. 이러한 이벤트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봉사자, 창의적인 아이디어, 치밀한 계획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행운도 따라주어야 한다.
사회복지기관의 행사, 특히 모금 행사는 직원들만의 힘으로 치를 수 없다.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도를 해줄 컨설턴트도 있어야 하고, 프로그램 내용의 전문적인 조언을 해주는 전문인력들, 단순 업무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을 사전에 미리 확보해 놓아야 한다. 또한 이벤트를 계획하는 데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행사 내용, 계절, 날짜, 요일, 시간 등에 대한 그 지역사회의 선호도를 사전에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이벤트가 제공되어 한다. 이벤트의 성공은 사람들의 참여도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모금 이벤트에 사람들이 많이 참석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초대 대상자 명단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 동안 기관과 관련을 맺었던 사람들을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해 정리한 목록이 제공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선 골프대회를 하는데 골프를 못치는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보낸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한편 모금 이벤트를 위한 마케팅은 최소한 이벤트 3달 전에는 시작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모금 이벤트의 경우 당일 행사비용을 제외한 금액이 수익금이 되기 때문에 이벤트 전문회사와 합작으로 행사를 준비하여 수익금을 일정 비율로 분배할 수도 있다. 또한 모금 이벤트는 행사 전에 모금 목표액의 50% - 70%정도는 미리 약정을 받은 후에 시작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복잡한 절차들 때문에 이벤트는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목적만으로는 적합한 모금 방법이 아니다. 이벤트를 통해서는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잠재적 후원자와의 관계를 형성하며, 사회복지에 대한 대중교육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여야 한다.
10) 프로포절 작성은 경쟁력 있게
최근 공동모금회, 기업복지재단, 민간기금, 정부 등에서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기금을 지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프로포절 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로포절이란 사회복지기관들이 수행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설명하는 사업제안서를 의미한다. 경쟁력을 높여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기금 배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의 기금주들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서류이다.
사회복지기관의 입장에서 프로포절 제출의 일차적인 목적은 사업수행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호소력 있게 작성된 프로포절은 기관의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재원마련에 커다란 도움을 준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민간 사회복지시설 총예산의 30%가량이 제출한 프로포절의 승인을 통해 얻어지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프로그램 공모 방식이 확대되면서 많은 사회복지시설이나 기관들이 프로포절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기금주가 프로프절을 심사할 때 고려사항으로는 문제의 심각성, 프로그램의 참신성과 효과성, 프로그램 운영의 비용효율성, 기관의 능력과 직원들의 전문성 등이 있다. 또한 프로포절에는 기본적으로 사회복지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어야 하며, 실현가능성, 기관의 준비성, 기록의 신뢰성 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프로포절은 표지, 문제분석, 대상자 선정, 목표설정, 활동 내용, 예산, 평가계획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내용들을 어떻게 제시하는가에 따라 프로포절 심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설에서는 직원들에게 프로포절 작성 요령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1) 표지: 프로포절의 표지는 대개 정해진 양식이 제공되는데, 크게 기관에 관한 부분과 프로그램에 관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관에 관한 부분은 법인의 특성, 연혁, 조직표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이미 정해져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프로포절 작성자들이 소홀히 하기 쉬운 부분인데, 경쟁력 있는 프로포절은 남들이 소홀히 하는 부분에서도 차별화 된 무엇인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는 특히 연혁에 주목해야 한다. 연혁을 작성할 때 신청하는 프로그램 관련된 실적을 강조해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표지의 프로그램에 관한 사항은 프로포절 전체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통해 프로포절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사업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사업 명에는 프로그램의 대상, 목적, 방법이 제시되어야 한다. 대상에는 그 동안 사회복지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사람들이 포함될 필요가 있고, 목적을 통해서는 서비스의 필요성이 강조되어야 하며, 방법에는 프로그램의 적절성과 전문성이 제시되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심사위원들이 사업 명을 통해 전체 프로포절에 대한 감을 잡는 만큼, 작성자들은 사업 명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또한 표지에는 대개 프로포절에 대한 전체 요약 부분이 들어가 있다. 여기서는 문제의 심각성, 프로그램의 필요성 및 기대효과에 대한 내용이 함축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2) 문제분석: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사회문제로부터 출발한다. 문제가 심각할수록 프로그램의 지원 당위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포절 작성자들은 사회현상을 사회문제로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지녀야 한다. 현상을 문제로 제시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문제분석에서는 인간의 이상적인 삶의 질에 기준하여 대상자들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대상자들이 다른 지역 혹은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박탈되어 있는지를 제시할 수 있다면, 제출하는 프로포절의 지원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문제의 원인과 실태가 제대로 파악되어야만 다음 단계인 프로그램의 목표와 대상이 구체화 될 수 있다. 문제분석과 함께 제시할 수 있는 것은 프로그램의 효과성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 프로포절이 지원되었을 때 대상자와 지역사회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것의 사회적 비용효과는 얼마나 될 것인지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대상자 선정: 프로그램 실시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문제가 규명되면, 문제의 규모를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프로그램의 대상은 일반대상(general population)으로부터 위기대상(at-risk population), 표적대상(target population), 클라이언트의 순으로 좁혀가야 한다. 일반대상은 대상집단이 속한 모집단으로 시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 관할구역 내의 일반 사람들을 포함한다. 반면에 위기대상은 일반집단 중에서 문제에 노출되었거나 문제를 겪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다음으로 표적대상은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문제해결의 대상으로 삼는 인구집단을 의미한다. 즉, 시설에서 반드시 서비스를 주어야만 하는 대상이다. 위험집단으로부터 표적집단을 추출할 때는 기준을 정하여 문제의 심각성이 높은 집단을 선정하되, 기관이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경계 내에 있는 사람들로 한정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클라이언트는 제출하는 프로포절에서 제공될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사회복지 프로그램에의 참여는 가능한 클라이언트의 자발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생활시설과 같이 표적집단 전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는 표적집단과 클라이언트 집단이 동일할 수도 있다.
(4) 목표 설정: 프로그램의 대상이 명료화되었으면, 다음 단계는 목표를 설정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 부분은 주로 목적, 목표, 세부목표로 구성된다. 목적(purpose)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하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지향점이다. 목표(goal)는 목적을 보다 구체화하여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지만 여전히 추상적인 용어로 표현된다. 프로포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부목표(objectives)이다. 세부목표는 프로그램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로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는 결국 세부목표의 달성여부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세부목표는 실현 가능하도록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언어로 표현되어야 하며, 또한 프로그램 시행후 목표달성 여부를 평가할 수 있도록 측정 가능한 언어로 표현되어야 한다.
(5) 활동내용: 프로그램의 활동내용은 프로그램의 구조, 담당인력, 일정표 등으로 구성된다. 프로그램의 구조는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수행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세부목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의 내용과 수행을 위한 방법 및 매개물, 스텝과 클라이언트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된다. 프로그램의 담당인력은 슈퍼바이저, 스텝, 자원봉사자들을 모두 포함시키되, 실명으로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담당인력의 경력이나 학력은 프로그램의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일정표는 프로그램의 내용과 수행방법을 진행일정에 따라 재구성한 것으로, 프로그램의 기간, 간격, 소요시간 등을 포함한다.
(6) 예산수립: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예산으로 표현된다. 예산계획은 신청 프로그램의 총예산을 인건비, 관리비, 기자재 및 집기 구입비, 수용비, 사업비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각 항목의 산출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프로그램 예산은 직접경비와 간접경비를 구분해서 제시해야 하는데, 직접경비는 신청 프로그램을 위해서만 직접 현금으로 새롭게 지출되는 경비를 의미하며, 간접경비는 기관의 기존시설이나 인원 중 신청프로그램에 활용될 부분의 비용을 의미한다. 기존인력 및 시설을 활용하는 경우는 이들이 신청 프로그램에 할당되는 비율을 근거로 간접경비를 계산한다. 대부분의 기금들은 직접경비만을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공동모금회의 경우는 신청금액의 20%까지 인건비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간접경비 중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 받는 것이 가능하다. 나머지 간접경비는 자부담으로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자부담을 높이 책정할 경우 프로그램의 총경비가 늘어나 효율성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7) 프로포절의 마지막 부분은 평가계획이다. 과정평가계획은 프로그램 일정표에 설정된 진행과업의 시기별 공정표를 작성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고, 성과평가계획에는 평가지표, 측정도구, 평가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전문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하는 기금일수록 보다 구체적인 평가계획안을 요구한다.
결론적으로 프로포절은 경쟁이다. 따라서 프로포절을 통해 귀 기관에서 제안하는 프로그램이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의 대안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 참여예정자 혹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추천서를 첨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11) 모금 전략의 대전환: 사이버 마케팅
마케팅의 방법과 수단은 사회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사이버 마케팅은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 21세기 마케팅의 원리와 기법을 개편해가고 있다. 비영리부문에서 사이버 마케팅은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베이비붐 시대의 기부자들이 주로 직접우편(DM)을 통해 자신들의 박애심을 표현했다면, 정보화시대 기부자들은 온라인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N세대에게는 인터넷이 기부를 장려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젊은 사람들을 접촉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접근해야 하는데, 그곳이 바로 온라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사용자 집단의 인구특성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기부시장에 대한 조사를 해보면 지금까지 온라인 기부자들은 청년층과 남성이 주를 이루고 있고, 중장년층과 여성들은 여전히 직접우편(DM)과 같은 오프라인 기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자의 연령층이 높아지고 있고, 여성들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빈도도 많아지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고학력․고소득 전문직이 많은 만큼 정기적인 기부자가 될 가능성도 높은 사람들이다.
기부문화가 가장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전체 기부금의 80%가 개인 기부자들로부터 나온다. 즉, 소액 개미군단의 기부가 기부금 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소액 기부자들의 대부분이 온라인 기부자들로 구성될 전망이어서 모금을 위한 사이버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비영리 사이버 마케팅은 영리부문의 전자 상거래가 정착된 다음에 활성화되게 된다. 영리부문에서 전자 상거래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교환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편리하게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개념의 핵심은 교환이다. 이러한 교환이 빠르면 빠를수록 고객의 만족도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모금에서는 기부자의 기부하고자 하는 시점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모금마케팅에서 온라인의 이점은 잠재적 기부자가 기부처를 결정하는 순간 즉각적으로 기부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관의 입장에서는 기부자가 기부할 준비가 되어있을 때 언제든지 기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마케팅의 매력이 있는 것이다.
기부자들이 기부시기를 놓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결재의 복잡성이다. 그런데 전자화폐가 생기고, ID와 신용카드가 연계되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하면서 결재가 쉬워지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의 모금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기부의 경우 기부자의 불안감이 여전히 남는다. 본인이 기부한 금액의 정확성 여부, 정보의 노출 등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기부자의 정보가 기관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정보가 새는 경우가 있고, 실수한 경우 이를 수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은 수신자부담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것이다. 부담 없는 전화를 통해 기관의 직원에게 직접 기부의사를 밝히는 경우 기부자들이 불안감이 훨씬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기관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고, 개인정보의 노출도 방지할 수 있다.
새로운 회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홈페이지가 구축되어야 한다. 홈페이지는 기관의 일과 활동에 관심을 갖고 인터넷을 항해하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데 인터넷 공간은 매우 다양하고,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의 취미나 기호도 매우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훌륭한 홈페이지의 설계가 필요하다.
“요청이 없으면 기부도 없다”는 모금의 격언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시로 요청하되, 등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회원등록양식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부자가 양식을 작성하여 보내면 기관에서는 즉각적으로 관련 자료나 안내 메일을 보내야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새로운 회원 확보보다 기존회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관의 활동과 프로그램, 그리고 기부금의 사용내역에 대한 최근 사항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어야 한다. 회원들의 기관에 대한 친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모금 요청에 응답하는 사례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12) 요청이 없으면 기부도 없다 -- 칼럼을 마치며 --
최근 우리 나라의 경제가 심상치 않다. 제2의 IMF를 염려하는 사람도 있으나, 지금의 경제 상황은 IMF와는 성격이 다르다. 즉, 외환 위기가 아닌 경기침체와 함께 고물가와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우리 경제를 엄습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70년대 중반 서구 복지국가의 위기를 초래했던 상황으로 사회복지계에는 악몽과도 같은 시기였다. 당시 서구 사회에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했던 모든 민간 사회복지시설들은 심각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많은 사회사업가들이 실직을 당했다. 복지국가를 이루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축소되는 복지 위기를 맞게되면 우리의 민간 사회복지계는 서구 복지국가 위기 때보다 훨씬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할 지로 모른다. 이러한 위기가 우리 사회에 닥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서구 복지국가 위기 기를 거울 삼아 사전에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 대책의 하나는 민간 사회복지시설 들이 기금출처를 다원화 해놓는 것이며, 이를 위해 사회복지조직에서도 마케팅 기술이 필요함을 역설해 왔다.
지금 까지 칼럼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구걸식 모금을 타파하자는 것이다. 이제 기부자들을 소외계층에 대한 단순한 동정자로 인식하지 말고, 사회에 대한 투자가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 대상자의 삶이 비참하고 우리 시설이 재정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자들의 후원을 통해 대상자의 삶의 질이 변화되고 있음을 제시함으로써 기부를 투자로 인식하게 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사회복지 대상자들이나 사회복지시설을 동정의 대상이 아닌 투자의 대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기부자들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투자가 사람을 바꾸고 한국 사회의 미래에 희망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 더 당당하게 후원을 요청할 수 있다.
둘째는 사회복지시설과 종사자들은 책임 있는 복지서비스 제공을 통해 기부자들의 투자 만족도를 높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회복지시설들이 조직운영의 투명성, 신뢰성, 책임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실제로 기부를 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기부금 사용의 불투명성을 문제삼고 있다. 기관의 사업이나 활동이 우수하여 신뢰성을 주고, 기부금의 사용에 있어 투명성이 확인되었을 때 기부자의 성취감과 만족도는 극대화된다. 따라서 눈물 짜기 식으로 동정을 구해 기부금을 얻기보다는 사업과 활동의 수월성을 가지고 사람들의 기부를 유인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한번 기부자를 영원한 기부자로 만드는 관리 전략이 중요하다. 새로운 후원자를 확보하는 것보다는 기존 후원자를 잘 관리하는 것이 비용적으로도 훨씬 효율적이다. 실제로 모금 전문가들은 신규 후원자 개발과 기존 후원자 관리의 비율을 20 : 80으로 하라고 권유한다. 기존 후원자 관리에 훨씬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후원자 가운데 20%는 특별 관리를 통해 개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효과적 후원자 관리를 위해서는 후원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여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기부문화의 개발과 선진화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의식전환과 함께 비영리기관의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 모금에 대한 전략적 홍보, 기부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 또한 모금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홍보를 위한 예산도 확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연대의식과 공동체의식이 강화되는 선진복지사회가 건설될 수 있다.
그 동안 칼럼을 읽어주시고 지지와 격려, 조언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새로운 사고와 전략을 통해 사회복지의 고귀한 이념과 가치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통일한국의 복지사회 건설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