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우에노 야부소바] 일본 메밀국수의 명가

[다움이]

동경의 우에노역에서 한 오분 정도 시장쪽으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는 유서 깊은 소바의 명가입니다. 오픈한지 백년이 넘었다죠. 메이지 이십오년이면..






외관 만큼 노숙한 분위기의...




갈증에는 오차 한잔이 최고죠.




업소의 자화자찬.

[점주경백]이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주인백]보다는 더 공손한 표현인가요?

 

사진으로 자세히 설명된 메뉴를 보며 골라 봅니다.




주방쪽. 일하는 분들이 다 나이 지긋한 여성분들입니다.  주방 우측에 붙은 나무팻말의 내용은..




북해도산 메밀을 사용한다는 자랑.


우리로 치면 [봉평산 국산메밀 사용]이라고 붙여둔 것 같은..

음식이 나옵니다. 일단 온소바로 여러가지 다양하게 주문해 봤습니다. 일본의 메밀국수는 차가운 냉모밀 밖에 없는 줄 아는 분들이 적잖습니다만 따끈한 온소바도 다양하죠.

새우뎀뿌라 온소바.  햇메밀의 향과 구수한 국물맛이 주금이죠.




한국에는 없는 오리소바.




잘 삶은 오리의 맛과 느끼하지 않은 국물맛이 조화로운.. 오리의 지방은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이라 먹어도 느끼함이 별로 없다는..






앙증맞죠.




아나고 소바




아아............ㅠ..ㅠ




온소바는 주문하면 요렇게 심플하게 나옵니다.




한국에서 테이블 위에 김치와 파 통을 두는 것과 같은 인심은 일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주는 것 이외에 뭐든 추가로 달라고 하면 돈을 받는게 일반적이죠.

 

햇소바이니 햇메밀의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자루소바를 시킵니다. (이때가 10월)




쯔유... 면을 찍는 찍는 간장소스죠. 일본은 한국처럼 면을 소스에 푹 담궈 먹는게 아니라 짜디 짠 쯔유에 면의 아랫도리를 슬쩍 찍었다가 먹어준다는..




맛 봐야죠.

한국과 일본의 메밀이 종자가 다르기는 합니다만 이 집이 워낙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의 메밀취급점들이 몽땅 허접한 것인지 몰라도...

 

이거 너무 맛있습니다..

메밀향이 너무 구수해서 쯔유에 찍지 않고도 우물우물 먹어줄 수 있죠.

면의 찰짐도 과도하지 않게 적당하고 부숴진 껍질들로 까칠한 목 넘김이 예술입니다.

 

정말 슬픈 것이..

일본에나... 또 가을에나 와야 이런 맛을 볼 수 있다는게..;;;

확실히 메밀에 대해서만은 일본이 한국의 몇 수 윕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을 해야죠.

 

각자 시킨 것을 골고루 사이좋게 나눠 먹습니다. 식도락모임의 회원들끼리 먹자관광을 간 보람이 이런데에서 마구 샘솟습니다.




면수(면 삶은 물)도 요렇게 품위있는 용기에 담아냅니다..

면을 찍어 먹던 쯔유가 약간 남은 그릇에 면수를 부어 헹구듯 마셔주면 마무리로 완벽합니다.

 

그런데 한국이나 일본이나 면수는 뜨거워도 김이 거의 안납니다.

한국에서 그러다 입천정이 수도 없이 벗겨졌는데 일본에서도...당했다는..

 

입구에는 관련 상품들을 절찬리에 판매중입니다만..




허걱스레 비싸서 손이 선뜻 가지는 않죠.

하지만 일본에 갈때마다 백화점 식품부에서 적당한 가격의 100% 메밀 소바(건면이지만)와  농축 쯔유는 꼭 사옵니다.

식구들이 한동안 행복해 하기에...

 

2층도 있습니다.






맛있는 만큼 가격도 장난 아니죠?



이런 비싼 소바집이 있는 반면에 극히 저렴하며 기본적인 맛을 갖춘 집들도 적잖은게 일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