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모도 병이 드니 |
나무도 병이 들면, 정자나무라도 (그 밑에서) 쉴 사람이 없구나. 나무가 무성하여 호화롭게 서 있을 때에는 오고가는 이들이 다 쉬더니 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꺾인 후에는 새마저도 앉지 않는구나.
세상에는 어느 때에나 해바라기형 무리들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런 무리들의 욕구는 지극히 개인적이요, 이기적이요, 부도덕하기 때문에 그 욕구 안에는 '변절(變節)'이라는 생리가 뿌리깊게 박혀 있음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런 무리들은 자신의 출세와 이익에 무관한 것들은 언제든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의리나 인간 도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득(得)을 위해 과감히 내팽개치는 인간 이하의 부류들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세상이건 이런 무리들이 들끓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 "죽은 정승이 산 개만 못하다" "정승 댁 개 죽음에는 문상객이 들끓어도, 정작 정승 죽음에는 문상객이 뜸하다."는 말까지 있다. 이렇게 인간의 의리와 도덕조차도 권력과 금력에 파묻히는 세상, 이런 야박한 민심을 개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작자 : 정철 ◁ 성격 : 풍자적 ◁ 제재 : 변절 ◁ 주제 : 인간의 의리와 도덕성 상실된 현실 개탄 |
내 버디 몃치나 하니 |
*고시조 (가)의 '오우가(윤선도)' 참조 |
나뷔야 청산에 가쟈 |
나비야 청산에 가자. 호랑나비야 너도 함께 가자꾸나.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라도 자고 가자.
여기서의 '청산(靑山)'의 이미지는 보통의 푸른 산이나 높은 산이 아니라, 머루와 다래가 그대로 익어가고 세속과 먼 자연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이 몸이 나비가 되어 청산에 들어가 대자연과 일체가 되어서 순간적이나마 인간의 괴로움을 극복하려는 뜻과 세속의 먼지를 훨훨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찾아가는 작자의 밝고, 기쁨에 넘친 마음이 완연히 나타나 있다.
◁ 작자 : 무명씨 ◁ 성격 : 자연친화적 ◁ 제재 : 나비, 청산 ◁ 주제 : 세속을 벗어나 자연에 동화하려는 마음 |
내라 그리거니 |
나도 네가 그립기 그지없는데, 너라고 하여 그립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천 리나 멀리 떨어진 오랑캐 땅에서 얼마나 그립겠는가? 창 밖에서 슬피 울고 있는 저 접동새야 돌아감만 못하다고 하지를 말아라. 나의 안타깝고 그리운 심정을 둘 곳이 없구나!
소현세자(昭顯世子)는 청(淸)으로 끌려간 지 3년 뒤에, 아버지 인조에게 갖방석과 함께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보냈다.
身留異域未歸人(몸은 낯선 땅에 있어 못 가는 신세) ) 家留長安漢水濱(내 집은 서울 장안, 한강 기슭) 月白夜心花落泣(달 밟고 깊은 밤중 꽃잎에 눈물짓고) 靑風地面柳絲新(바람 맑은 연못 위엔 버들잎이 푸른데) 黃鶴嗅起遼西夢(꾀꼬리 울음 소리 고향 꿈을 깨우며) 玄鳥來傳慶會春(제비 찾아와 경회루의 봄을 알리네) 盡日樓臺歌舞地(온종일 누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곳) 不堪回首淚沾巾(고향을 돌아보니 눈물이 쏟아지네 )
인조가 이 시조를 보고 애통해 하며 잠 못 이루고 있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소쩍새의 애절한 피맺힌 울음은 더욱 마음을 산란하게 하여 벽 위에 이 시조를 썼다고 한다.
◁ 작자 : 인조<仁祖 ; 1595∼1649) ◁ 제재 : 접동새, 자식에 대한 그리움 ◁ 주제 : 볼모로 잡혀간 자식을 그리워하는 父情 |
내 마음 버혀 내여 |
(답답하고 안타까운) 이 마음을 베어서 저 달을 만들어 보고 싶구나. 그리하여 멀고 먼 푸른 하늘에 번듯이 떠 있으면서 임금님이 계신 곳을 무릇 인간의 감정에는 희(喜), 노(怒), 애(哀), 락(榮), 애(愛), 오(惡), 욕(欲) 등 칠정(七情)이 있다고 하나 애(愛)는 칠정의 중추이니만큼 사랑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그리움의 정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인간은 그리움 속에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아주 못견디게 그리울 때에는 그 그리움을 시가의 형식을 빌어 표현하게 된다. 그리하여 조선 시대에는 모든 형태의 애정, 즉 친자(親子)간의 은애(恩愛), 남녀간의 연애, 형제간의 우애, 친구간의 신애(信愛), 군신(君臣)간의 충애(忠愛) 등을 시조의 형식을 빌어 표현하였던 것이다.
송강 정철의 작품을 보면 항상 종장 부분에 '님'이 등장하고 있는데 '임금', 구체적으로는 '선조 임금'을 지칭하고 있다. 송강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이 다 여인이 님을 그리는 심정을 통하여 연군(戀君)의 정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인데, 이 시조 또한 같은 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훤하게 비추어 드렸으면 한다.
◁ 작자 : 정철 (1536∼1593) ◁ 성격 : 연군가(戀君歌) ◁ 제재 : 달 ◁ 주제 : 선조 임금에 대한 변함없는 충정(忠情) |
내 셩이 게으르더니 |
*고시조 (가)의 '만흥(윤선도)' 참조 |
내 언제 무신하여 |
내가 언제 신의가 없어서 임을 한 번이라도 속였기에, 달마저 기울어진 한밤중이 되도록 아직도 찾아올 듯한 기척이 전혀 없네.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에 (임의 기척인 줄 속게 되는) 내 마음인들 어찌하리오.
내가 언제 한번이라도 임에 대하여 신의를 지키지 않았기에, 임은 전혀 찾아올 듯한 기미가 없다는 말인가? 기녀(妓女)이기에 갖는 임에 대한 정한, 원망과 자탄의 소리, 밤새워 잠 못 이루는 상사(想思)의 소리이다.
(과신하중만착마) (월침무의야경과) (삽연향지오하여) (원시추풍낙엽다)
<해동소악부(海東小樂府)>
◁ 작자 : 황진이(선조 때) ◁ 성격 : 연정가, 애련(愛戀)의 노래 ◁ 제재 : 연모(戀慕)의 정(情) ◁ 주제 : 임에 대한 그리움 |
내해 됴타 하고 |
내가 하기 좋다 하여 남한테 싫은 일을 하지 말 것이요, 또 남이 한다고 해도 그것이 옳은 일이 아니거든 따라 해서는 아니 된다. 우리는 타고난 성품을 따라서 저마다 생긴 그대로 지내리라.
물시어인(勿施於人)의 교훈을 일깨워 주는 교훈가로, 중장에서는 도(道)를 벗어나 남의 주견에 맹종하는 세태를 나무랐으며, 종장에서 착한 천성을 지키려는 유학자의 면모가 엿보인다. 초장(初章)에서는 자기 정도(自己正道)를 가르쳤고, 중장(中章)에서는 입신유의(立身有義)를, 종장(終章)에 가서는 순천(順天), 순명(順命)의 천리(天理)를 가르치고 있다.
◁ 작자 : 변계량(1369 ∼1430) ◁ 성격 : 교훈가 ◁ 제재 : 의(義) ◁ 주제 : 의(義)에 따라 천성 대로 살려는 의지 |
냇가에 해오라비 |
냇가에 서 있는 백로야! 무슨 일로 서 있느냐? 사심없이 노니는 저 고기를 엿보아서 무엇하려느냐?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다같이 한 물에 살고 있는 입장이니, 아예 잊어버리고 내버려두는 것이 어떻겠는가?
이 시조는 당시 고질적인 당쟁의 폐해로 어지러워진 사회상을 엿보게 하는 노래다. 작자가 몸소 치른 대북파와 소북파 간의 당쟁을, 당쟁이란 말로 직접 표현하지 않고, 백로와 물고기의 관계로 범칭하여 이미지의 대조를 보이면서, 평화를 인간 마음의 근원으로 보고, 이런 약육 강식의 사회 풍습을 불식하여, 같은 겨레로서 화목하게 살기를 바라는 소망이 바로 이 시조의 초점이라 할 수 있다.
◁ 작자 : 신흠(1566∼1628) ◁ 성격 : 풍자시 ◁ 제재 : 당파 싸움 ◁ 주제 : 당쟁을 그치고 화평하기를 바람 |
노래 삼긴 사람 |
노래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 근심과 적정이 많기도 많았구나. 말로 하려 하나 다 못하여 (노래로) 풀었단 말인가! 진실로 풀릴 것이면 나도 불러 보리라.
어지러운 당쟁과 광해군의 난정 속에서 삼공(三公)의 벼슬을 지낸 작자는, 권력이란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체득했을 것이다. 작자는 그런 벼슬을 내던지고 자연으로 돌아와 자연을 사랑하고 술을 마시면서 세속을 떠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 깊은 곳에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었다. 그래서 노래로써 그것을 풀 수 있다면 나도 불러 보겠다고 한 것이다.
◁ 작자 : 신흠(1566∼1628) ◁ 성격 : 영물가(詠物歌) ◁ 제재 : 노래 ◁ 주제 : 노래를 통해 시름을 풀어보고자 함 |
녹초 청강상에 |
벼슬을 그만 두고 녹초 청상강에 내려와 살고 있지만 때로 고개를 들어 북쪽을 향해 우는 뜻은 석양에 해 넘어갔다(임금께서 승하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임금을 그리워하여 우는 것이다.
군신 유의(君臣有義)의 유교 정신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벼슬을 내놓고 고향에 내려가 있을 때 중종(中宗)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립고 슬픈 심정을 읊은 시조이다 벼슬을 놓고 고향으로 내려가 한가로운 신세가 된 것을 '굴레 벗은 말'로 비유하였다. 이 때 임금(중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다시 볼 수 없는 임금님을 그리워하며 울고 있다.
◁ 작자 : 서익(徐益 ; 1542∼1587) ◁ 성격 : 유교적, 군신유의 ◁ 제재 : 중종의 승하 ◁ 주제 : 임금님의 승하 애도 ▶참고 : 중종 관련 시조 ☞ <삼동에 뵈옷 닙고~> |
논밭 갈아 기음 매고 |
논밭 갈아 김매고 베잠방이 대님 쳐 신들메고,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를 벼려 들러 메고, 울창한 산 속에 들어가서, 삭정이 마른 설을 베거니 자르거니 지게에 짊어서 지팡이 받쳐 놓고, 샘을 찾아가서 점심도 다 비우고 곰방대를 톡톡 털어 잎담배 피워 물고 콧노래 졸다가, 석양이 재 넘어갈 때 어깨를 추스르며, 긴 소리 짧은 소리 하며 어이 갈꼬 하더라.
◁ 작자 : 미상(未詳) ◁ 성격 : 한정가 ◁ 제재 : 농사일 ◁ 주제 : 자연 속에서 누리는 한가로운 삶 |
늙으니는 부모 갓고(오륜가) |
<1>
<2>
<3>
<4>
<5>
[1]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삼강오륜의 말)을 들으려므나,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2] 아버님이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없었을 것이다. 이 덕을 갚고자 하니 하늘같이 끝이 없구나.
[3]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4] 남편이 밭 갈러 간 곳에 밥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밥상을 들여 오되 (지아비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남편은) 진실로 고마우신 분이시니 (삼가고 조심해야 할)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5] 늙은이는 부모님과 같고, 어른은 형과 같으니,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 것인가.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
이상의 5수(首)의 시조는 유교 사상(儒敎思想)을 노래하여 무척 유교적 이념이 강하게 드러난 교훈적이고도 도덕적인 설교가 많은 일명(一名) 오륜가(五倫歌)라 하는 것들이다.
[1] 오륜가의 서시(序詩) [2] 부자유친(父子有親) [3] 군신유의(君臣有義) [4] 부부 유별(夫婦有別) [5] 장유유서(長幼有序)
◁ 작자 : 주세붕 ◁ 출전 : <武陵續集(무릉속집)> ◁ 종류 : 연시조 ◁ 성격 : 교훈가 ◁ 제재 : 오륜(五倫) ◁ 주제 : 삼강 오륜 |
님을 미들 것가 |
임을 믿을 것인가? 아마도 믿지 못할 절도 믿지 못할 것은 임이로다. 믿어 온 그 시절도 믿을 바가 못 되는 줄로 알았도다. 믿기야 어려웠지만 임을 믿지 않고 어찌하겠는가?
이 시조는 신(信)과 불신(不信)의 임이기는 하지만 자기로서는 믿을 수 없는 임이기는 하지만 자기로서는 믿음의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여기서의 임이란 , 이성(異性)을 뜻하는 말이다.
◁ 작자 : 이정구(李廷龜 ; 1564∼1635) ◁ 성격 : 사랑가 ◁ 제재 : 임에 대한 믿음 ◁ 주제 : 임을 믿을 수밖에 없음 |
다나 쓰나 이 탁주 |
달거나 쓰거나 입쌀로 만든 술이 좋고, 참대로 테를 두른 질병들이 (탁주를 담기에는) 더욱 좋도다! 얼씨구, 표주박으로 만든 술구기를 술통에 등등 띄워놓고 마시는데, 아이야. 절이김치라도 좋으니, 안주 없다 말고 내어 오너라.
우리의 선민들은 신화 시대로부터 술을 즐겨 왔었다. 그 때는 술을 권모술수의 방편으로 이용하더니, 차차 중국 문학의 영향을 입어 취흥을 중시하고, 망아의 선약(仙藥)으로 즐기기에 이르렀다. 술마시는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에는 달과 꽃과 벗과 풍류가 따랐지마는 과음은 삼가라고 하였다.
◁ 작자 : 채유후( 1599∼1660) ◁ 성격 : 풍류가 ◁ 제재 : 술 ◁ 주제 : 안빈 낙도(安貧樂道) |
당시예 녀던 길흘 |
*고시조 (가)의 '도산십이곡' 참조 |
대 심거 울을 삼고 |
대나무를 심어서 울타리를 삼고 소나무를 가꾸니, 그것이 바로 정자가 되는구나. 흰구름이 덮인 곳에 내가 살고 있다는 걸 그 뉘가 알 수 있겠는가? 다만 뜰 가의 학이 오락가락 하는데, 그것만이 내 벗이로다!
대나무를 울타리로 하고, 소나무를 정자로 삼아, 흰구름 덮인 속에서 뜰 안을 거니는 학(鷄)을 벗으로 하여 산다는 것은, 세속을 떠나 소박한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은일 군자(隱逸君子)의 모습이다. 동양 문학에 있어서 대나무와 소나무는 관습적인 이미지로서 '군자의 덕' 또는 '탈속하는 자연'을 나타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낙락장송, 송림(松林)이 그러하다. 송죽(松竹)과 송백(松柏)은 거의 상징적인 어휘로 쓰이기도 하였다. 이 시조에서도 대나무와 소나무를 등장시킨 이유는, 절개를 지키며 학식을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 지식인의 입장에서, 대나무와 소나무를 심고 속세에 두 번 다시는 발을 들여 놓지 않으리라는 굳은 결의의 표명이다.
◁ 작자 : 김장생(金長生 ; 1548∼1631) ◁ 성격 : 은일적 ◁ 제재 : 대나무, 소나무 ◁ 주제 : 은자로서 고고하게 살고자 함 |
대쵸볼 불근 골에 |
대추가 발갛게 익은 골짜기에 밤까지 익어 뚝뚝 떨어지며, 벼를 벤 그루에 게까지 어쩌 나와 다니는가? 마침 햅쌀로 빚어 놓은 술이 익었는데 체장수가 체를 팔고 돌아가니, 새 체로 술을 걸러서 먹지 않고 어쩌리.
민족적 정서인 '멋'이 잘 표현된 노래로, 아름답고 정겨운 농촌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 속에는 취사귀향(致仕歸鄕)하여 자연에 묻혀 사는 흥취가 흠씬 풍기며 나타난다
◁ 작자 : 황희(1363∼1452) ◁ 성격 : 풍류적, 낭만적, 목가적, 한정가, 자연과 인정(人情)을 노래 ◁ 제재 : 늦가을 농촌 ◁ 주제 : 추수가 끝난 늦가을 농촌의 풍치 있는 생활상 |
더우면 곳피고 |
*고시조 (가)의 '오우가(윤선도)' 참조 |
도산십이곡 |
*고시조 (가)의 '도산십이곡(이황)' 참조 |
동짓달 기나긴 밤을 |
동짓달 긴긴 밤의 한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처럼 따뜻한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어 두었다가, 정든 임이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펼쳐 내어 그 밤이 오래오래 새게 이으리라.
초장 : 홀로 지새우는 긴긴 겨울 밤 중장 : 임에 대한 정성 종장 : 임을 그리는 애타는 마음
◁ 작자 : 황진이(선조 때) ◁ 성격 : 연정가(戀情歌), 애련(愛戀)의 노래, 감상적, 낭만적 ◁ 제재 : 연모(戀慕)의 정 ◁ 주제 : 임을 기다리는 절실한 그리움 |
동풍이 건듯 부니 |
*고시조 (가)의 '어부사시사-춘사 (윤선도)' 참조 |
두류산 양단수를 |
지리산의 명승인 양단수를 지난날 얘기로만 듣고서 이제 와 처음 보니, 복숭아꽃이 떠내려 가는 맑은 냇물에는 산그림자마저 어리어 있구나. 얘야, 무릉도원이 어디냐? (내 생각으로는) 바로 여기가 무릉도원같이 여겨지노라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산 속에 들어가 학문 수업에만 전념한 지은이는, 이 곳 지리산 양단수(兩端水)를 무릉도원(武陵桃源)에 비유하고 있다. 무릉 도원은 동양인들이 동경하는 이상향이다. 또한, 자연 귀의(自然歸依)를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세계, 즉 선경(仙境)인 것이다
◁ 작자 : 조식(1501∼1572) ◁ 성격 : 강호 한정가(江湖閒情歌), 자연과 인정(人情)의 노래 ◁ 제재 : 두류산 양단수 ◁ 주제 : 지리산 양단수의 승경 찬미 |
두터비 파리를 물고 |
두꺼비가 파리한 마리를 물고 두엄 위에 뛰어올라 앉아서,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날랜 흰 송골매 한 마리가 떠 있으므로 가슴이 섬뜩하여지고 철렁 내려앉아 펄적 뛰어 내닫다가 두엄 아래로 나자빠졌구나. 다행스럽게도 몸이 날랜 나였기에 망정이지 동작이 둔한 놈이었다면 다쳐서 몸에 멍이 들 뻔하였다
두꺼비를 의인화하여 약육 강식(弱肉强食)을 풍자한 사설 시조로서, 백성을 못살게 굴던 양반들의 비굴한 태도를 익살스럽게 그리고 있다.
◁ 작자 : 미상(未詳) ◁ 성격 : 풍자시 ◁ 제재 : 두꺼비 ◁ 주제 : 약자에게는 강한 체 뽐내고, 강자 앞에서는 비굴한 양반 계층 풍자 |
달이 두렷하여 |
달이 뚜렷하게 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데 저 달은 오랜 세월을 두고 갖은 풍상에 시달려 왔으므로 떨어질만도 하다마는 지금의 술 취한 나그네를 위해서 술통을 오래도록 비쳐 주고 있구나.
이 시조는 달이 뚜렷한 밤에 술동이를 앞에 놓고 얼큰한 기분으로 달을 희롱하는 풍류를 노래하였다. 옛사람의 유유 자적한 여유와 음풍 농월하는 낙관적인 생활 자세가 전편에 걸쳐 나타나 있다
◁ 작자 : 이덕형(1561∼1613) ◁ 성격 : 풍류적 ◁ 제재 : 달 ◁ 주제 : 안빈 낙도(安貧樂道) |
아바님 날 나흐시고(훈민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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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었다면 이 몸이 살 수 있었을까? 이 하늘 같은 은혜를 어디에다 갚을까?
[3]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 보아라. 누구에게서 태어났기에 그 모양도 같은가?(한 부모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한 젖을 먹고 자라나서 어찌 다른 마음을 먹을 수가 있겠느냐?(한 마음 한 뜻으로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라.)
[4]부모님께서 살아 계실 동안에 섬기는 일을 다하여라. 돌아가신 뒷면 아무리 애닲아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거이다. 평생에 다시 할 수 없는 일은 부모 섬기는 일인가 하노라.
[8]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을 하자꾸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옳지 못하면 말과 소에게 갓이나 고깔을 씌워 놓고 밥이나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11]아, 저 조카여, 밥 없이 어찌할 것인고? 아, 저 아저씨여, 옷 없이 어찌할 것인고? 궂은 일이 있으면 다 말해 주시오. 돌보아드리고자 합니다.
[13]오늘도 날이 다 밝았다. 호미 메고 들로 가자꾸나. 내 논을 다 매거든 네 논도 좀 매어 주마.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뽕을 따다가 누에도 먹여 보자꾸나.
[16]이고 진 저 노인네 짐 풀어서 나를 주시오 나는 젊었으니 돌이라고 무겁겠소. 늙은 것도 서러운데 짐조차 지셔야 되겠소이까.
훈민가(訓民歌)[일명(一名) 경민가(警民歌)]란 선조 13년 (1580년), 작자 나이 45세 때 강원도관찰사로 재직하고 있을 무렵에, 강원도 백성들을 교유(敎諭), 계몽하기 위하여 지은 평시조로 이루어진 16수의 연시조(聯時調)를 말한다. 곧 송강은 관찰사로 있으면서 단순한 명령이나 포고(布告) 따위로 백성들을 다스리기보다는 백성 스스로가 깨달아서 행동하게 하려고 노래를 지어서 널리 불리워지게 한 것이다.
◁ 작자 : 정 철 ◁ 출전 : <송강가사> ◁ 종류 : 연시조(16수) ◁ 성격 : 교훈적, 유교적 ◁ 제재 : 유고의 윤리 도덕 ◁ 주제 : 유교의 윤리 |
아버님 날 나흐시고(오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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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삼강오륜의 말)을 들으려므나,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2] 아버님이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없었을 것이다. 이 덕을 갚고자 하니 하늘같이 끝이 없구나.
[3]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4] 남편이 밭 갈러 간 곳에 밥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밥상을 들여 오되 (지아비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남편은) 진실로 고마우신 분이시니 (삼가고 조심해야 할)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5] 늙은이는 부모님과 같고, 어른은 형과 같으니,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 것인가.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
이상의 5수(首)의 시조는 유교 사상(儒敎思想)을 노래하여 무척 유교적 이념이 강하게 드러난 교훈적이고도 도덕적인 설교가 많은 일명(一名) 오륜가(五倫歌)라 하는 것들이다.
[1] 오륜가의 서시(序詩) [2] 부자유친(父子有親) [3] 군신유의(君臣有義) [4] 부부 유별(夫婦有別) [5] 장유유서(長幼有序)
◁ 작자 : 주세붕 ◁ 출전 : <武陵續集(무릉속집)> ◁ 종류 : 연시조 ◁ 성격 : 교훈가 ◁ 제재 : 오륜(五倫) ◁ 주제 : 삼강 오륜 |
아해야 구럭망태 |
아이야, 구럭과 망태를 거두어라 서산에 해가 걸렸구나. 밤을 지낸 고사리는 벌써 늙지 아니하였으랴. 내가 이 풋나물이 아니면 무엇으로 끼니를 있겠느냐
여기서 고사리는 은자(隱者)의 철학이 생리화되어 관념적으로 음식물을 다루었을 뿐이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고산의 '쓴나물' '보리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서 고사리는 은자(隱者)의 철학이 생리화되어 관념적으로 음식물을 다루었을 뿐이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고산의 '쓴나물' '보리밥'과 같은 역할을 한다. |
어부사시사-춘사(윤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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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앞 개에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는 해가 비친다.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썰물은 거의 나가고 밀물이 밀려온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강촌의 온갖 꽃이 먼 빛이 더욱 좋다.
[3 ] 봄바람이 문득 부니, 물결이 곱게 일어난다. <돛을 달아라, 돛을 달아라. 어야차!> 돛을 달아라 돛을 달아라. 동호(東湖)를 바라보며 서호(西湖)로 가자꾸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타난다.
[4]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들숲인가? 노를저어라, 노를저어라. (배가 쏜살같이 나아가니)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한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 맑고도 깊은 소에서 온갖 고기가 뛰논다.
[7] 꽃다운 풀을 몸소 밟아 보며, 난초와 지초도 뜯어 보자, <배를 세워라, 배를 세워라. > 한 조각 거룻배에다 실어 놓은 것이 무엇인고.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 갈 때에는 안개뿐이고(분이었는데), 올 때에는 밝은 달빛이도다.
[1] 봄철을 노래한 춘사의 첫째 수로, 봄날아침 배 띄울 때의 강촌의 정경을 묘사했다. [3] 춘사의 셋째 수로, 봄바람에 돛을 달고 출범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4] 어부사시사 가운데 봄철을 노래한 춘사의 네째 수로, 출범(出帆) 후 멀리 보이는 강촌(江村)의 아름다운 춘경 (春景)과 깊은 소에 고기가 뛰노는 모양을 그렸다.
[7] 춘사(春詞)의 일곱 번째 수로, 자연 속에 묻혀 물외 한정(物外閑情)의 유유 자적(悠悠自適)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 제재 : [1] 봄날 강촌(江村) [3] 동풍, 물결 [4] 뻐꾸기, 버들숲, 안개 [7] 달 ◁ 주제 : [1] 봄날 아침 출범하는 광경 [3] 출범하여 달리는 흥취 [4] 출항 후 멀리 보이는 강촌의 아름다운 풍경 [7] 고기잡이를 끝내고 귀향하는 흥취
◁ 작자 : 윤선도 ◁ 출전 : <고산유고> ◁ 종류 : 단가 ◁ 성격 : 한정가(閑情歌) ◁ 제재 : 어부(漁父)의 생활 ◁ 주제 : 강호의 한정(閑情). 철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경치와 어부(漁父) 생활의 흥취 |
어부사시사-하사 |
<1>
<2>
<4>
[1] 궂은비가 멈추어 가고 흐르는 시냇물도 맑아 온다.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낚싯대를 둘러메니 (벌써부터 솟구치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흥겨움을 참을 길이 없겠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안개가 자욱한 강과 겹겹이 둘러선 묏부리는 누가 그림으로 그려냈는가?
[2] 연 잎에 밥을 싸 두고 반찬은 장만하지 마라. <닻을 들어라, 닻을 들어라.> 대삿갓을 쓰고 있다. 도롱이를 가져 왔느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무심한 갈매기는 내가 저를 따르는가? 제가 나를 따르는가?
[4] 물결이 흐리다고 발을 씻은들 어떠하리.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오강을 찾아가려 하니 천 년에 걸쳐 굽이치는 오자서의 원한에 찬 노도가 슬프겠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초강으로 가자 하니 혹시나 고기 뱃속에 충혼으로 사라진 굴원(屈原)의 넋을 낚을까 두렵다.
[1] 어부사시사 중 여름을 노래한 하사(夏詞) 의 첫째수로, 여름비 갠 뒤 고기 낚으러 떠날 때의 넘치는 흥과 강촌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했다.
[4] 어부사시사 하사(夏詞)의 넷째 수로, 푸른 강물에 배를 띄우고 오자서(伍子胥)의 원혼( 魂)과 굴원 (屈原)의 충혼(忠魂)을 생각하면서 연군(戀君)에 젖는 정경이다.
◁ 제재 : [1] 시냇물, 낚시대, 안개 긴 산봉우리 [4] 천년노도, 어복충혼 ◁ 주제 : [1] 비 갠 뒤 출범(出帆)의 흥취 [4] 배 위에서 느끼는 우국 충정
◁ 작자 : 윤선도 ◁ 출전 : <고산유고> ◁ 종류 : 단가 ◁ 성격 : 한정가(閑情歌) ◁ 제재 : 어부(漁父)의 생활 ◁ 주제 : 강호의 한정(閑情). 철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경치와 어부(漁父) 생활의 흥취 |
어부사시사-추사 |
<1>
<2>
<4>
<9>
[1] 속세를 벗어난 데서 깨끗한 일로 소일함이 고기잡이의 생환이 아니더냐.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 늙은 고기잡이라고 웃지를 말라, 그림마다 어옹이 그려져 있더라.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네 계절의 흥이 한가지로 비슷하나 그 중에서도 가을철의 강물이 자아내는 흥이 으뜸이라.
[2] 바다에 둘러싸인 곳에 가을이 찾아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닻을 들어라, 닻을 들어라.> 아득히 넓고 맑은 바닷물결에 맘껏 흡족하게 노닐자꾸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아, 속세를 뒤돌아보니 멀리 떨어질수록 더욱 좋다.
[4] 기러기가 날아가는 저 멀리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산이 새삼스레 드러나 보이는구나.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낚시질도 즐기려니와 자연에 마음 쏠리는 바는 이 흥이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석양이 눈부시게 빛나니 단풍으로 수놓은 모든 산이 수놓은 비단같이 아름답도다. [9] 옷 위에 서리 내리되, 추운 줄을 모르겠도다. <닻을 내려라, 닻을 내려라. > 낚싯배가 좁다 하나 딴 세상과 견주어 어떠하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내일도 이렇게 하고 모레도 이렇게 지내자.
[1] '어부사시사' 중 가을철을 노래한 '추사(秋詞)'의 첫째 수로, 추강(秋江)에서의 물외 한정(物外閑情)인 어부 생활(漁父生活)의 흥취를 노래했다.
[4] '추사(秋詞)' 가운데 넷째 수로,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배 위에서 바라보는 먼 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그렸다.
[9] '추사(秋詞)'의 아흡 번째 수로, 가을 서리를 맞으며 배 위에서 밤을 새는 감회를 노래했다.
◁ 제재 : [1] 어부 생애, 추강 [4] 기러기, 천산 [9] 서리 ◁ 주제 : [1] 추강에 배를 띄우는 흥취 [4] 배에서 바라본 원산(遠山)의 가경(佳景) [9] 찬 서리 맞으며 배 위에서 밤을 새는 감회
◁ 작자 : 윤선도 ◁ 출전 : <고산유고> ◁ 종류 : 단가 ◁ 성격 : 한정가(閑情歌) ◁ 제재 : 어부(漁父)의 생활 ◁ 주제 : 강호의 한정(閑情). 철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경치와 어부(漁父) 생활의 흥취 |
어부사시사-동사 |
<1>
<3>
<4>
[1] 구름이 걷히고 나니 햇볕이 두텁게 내리쬐인다.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천지가 온통 얼음으로 덮혀 생기를 잃었으되 바다는 옛과 다름이 없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끝없이 아득한 물결이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3] 물이 얕은 갯가의 고기들이 먼 소로 몰려갔으니(겨울이라 수온이 낮아 깊은 곳으로 갔다) <돛을 달아라, 돛을 달아라.> 잠깐 동안 날씨가 좋을 때에 일터(어장)에 나가 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 > 낚싯밥이 좋으면 큰 고기가 물린다 한다.
[4] 간 밤에 눈 갠 뒤에 경치가 달라졌구나!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앞 체는 유리처럼 잔잔한 넓은 바다, 뒤에는 겹겹이 둘러싸인 백옥 같은 산이로다. <찌그덩 찌그덩 어야차!> 아, 여기는 신선이 사는 선경인가? 부처가 사는 정토인가? 인간 속세는 아니로다.
[1] '어부사시사' 중 겨울을 노래한 '동사(冬詞)'의 첫째 수로, 눈 갠 겨울 바다에 배를 띄우는 정경을 노래했다.
[3] '동사(冬詞)'의 셋째 수로, 겨울날의 고기잡이의 요도(要道)가 잘 나타나 있는 노래이다.
[4} 눈 내린 뒤의 아름다운 정경을 노래하였다.
◁ 제재 : [1] 겨울 바다 [3] 고기 ◁ 주제 : [1] 눈 갠 겨울 바다의 배 띄우는 정경 [3] 겨울날의 고기잡이 [4] 눈 내린 뒤의 아름다운 정경
◁ 작자 : 윤선도 ◁ 출전 : <고산유고> ◁ 종류 : 단가 ◁ 성격 : 한정가(閑情歌) ◁ 제재 : 어부(漁父)의 생활 ◁ 주제 : 강호의 한정(閑情). 철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경치와 어부(漁父) 생활의 흥취 |
어리고 성긴 가지(매화사) |
이 시조들은 일명 '영매가( 梅歌)'라고도 하는데, 모두 8수로 된 연시조이다. 작자가 헌종 6년(1840) 겨울, 스승인 박효관의 산방(山房)에서 벗과 더불어 금가(琴歌)로 놀 때,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책상 위에 잇는 것을 보고 지은 것으로, 작자의 작품 중 가장 운치 있는 것으로 그의 대표작이다.
◁ 작자 : 안민영(1816∼ ?) ◁ 출전 : <가곡원류> ◁ 종류 : 연시조 ◁ 성격 : 영매가 ◁ 제재 : 매화 ◁ 주제 : 매화 예찬 |
어부가(이현보) |
[1] 이러한 생활(어부 생활) 속에 근심 걱정할 것 없으니 어부의 생활이 최고로다. 조그마한 쪽배를 끝없이 넓은 바다 위에 띄워 두고 인간 세사를 잊었거니 세월 가는 줄을 알랴.
[2] 아래로 굽어보니 천 길이나 되는 깊고 푸른 물이며, 돌아보니 겹겹이 쌓인 푸른 산이로다. 열 길이나 되는 붉은 먼지(어수선한 세상사)는 얼마나 가려 있는고, 강호에 밝은 달이 비치니 더욱 무심하구나.
[3] 푸른 연잎에다 밥을 싸고 푸른 버들가지에 잡은 물고기를 꿰어, 갈대꽃이 우거진 떨기에 배를 매어두니, 이런 일반적인 맑은 재미를 어느 사람이 알 것인가.
[4] 산머리에는 한가로운 구름이 일고 물 위에는 갈매기가 날고 있네. 아무런 사심없이 다정한 것으로는 이 두 가지뿐이로다. 한평생의 근심 걱정을 잊어 버리고 너희들과 더불어 놀리라.
[5] 멀리 서울을 돌아보니 경복궁이 천 리로구나. 고깃배에 누워 있은들 (나랏일을) 잊을 새가 있으랴. 두어라, 나의 걱정이 아닌들 세상을 건져낼 위인이 없겠느냐?
漁父歌(어부가)는 일찍이 고려 때부터 12장으로 된 장가와 10 장으로 된 단가로 전해져 왔는데, 이현보가 이를 개작하여 9장의 장가, 5장의 단가로 만들었다. 농암의 어부가는 한자어가 많고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결점을 지녔으며, 정경의 묘사도 관념적이다. 후에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에 영향을 준다. 생업을 떠나 자연을 벗하며 고기잡이하는 풍류객으로서 漁父[가어옹(假漁翁)]의 생활을 그린 이 작품은, 우리 선인들이 옛부터 요산 요수(樂山樂水)의 운치 있는 생활을 즐겼음을 알 수 있다.
◁ 작자 : 이현보(李賢輔 ; 1467∼1555) ◁ 출전 : <농암집> ◁ 종류 : 연시조[5수로 됨] ◁ 제재 : 어부(漁父)의 생활 ◁ 주제 : 강호에 묻혀 사는 어부(漁父)의 한정(閑情) ◁ 내용 : 멀리 속세를 떠나 유유자적하며 자연에 흥취를 즐기는 어부의 생활 |
어이 얼어 잘이 |
어찌 얼어 자겠는가? 무슨 일로 얼어 자겠는가? 원앙새 수놓은 베개와 비취색 이불을 어디다 버려 두고서, 이 밤을 얼어 자려 하시나이까? 오늘은 (그대가) 찬 비를 맞고 오셨으니 덥게 몸을 녹여 가며 자려 하나이다
조선 선조대(宣祖代) 평양의 명기(名妓)인 한우(寒雨)를 임제가 찾아가 부른 '한우가(寒雨歌)'에 대한 화답시(和答時)이다. 임제의 '한우가'에서와 같이 '비'는 寒雨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찬비를 맞았다'는 것은 기녀인 '寒雨'를 만났다는 뜻으로, '한우가'가 구애가(求愛歌)라면 이 노래는 그에 대한 허락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 작자 : 한우(寒雨) ◁ 성격 : 연정가(戀情歌), 애련(愛戀)의 노래 ◁ 출전 : <해동가요> ◁ 제재 : 임제의 한우가 ◁ 주제 : 임제의 한우가에 대한 화답시. 구애(求愛)를 허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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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전에 실언하고 |
임금 앞에서 한 말이 잘못되어 물러가라고 내치시니, 이 몸이 갈 곳이 없어 자연을 찾아갔다. 밤중쯤 닻 드는 소리를 들으니, 임금을 그리는 심정이 새로워지누나
◁ 작자 : 구인후(具仁 ; 1578∼1658) ◁ 출전 : <악부> ◁ 종류 : 평시조 ◁ 성격 : 연군가 ◁ 제재 : 닻 소리 ◁ 주제 : 연군의 정 |
어져 내 일이야 |
아! 내가 한 일이 후회스럽구나. 이렇게도 사무치게 그리울 줄을 미처 몰랐더냐? 있으라 했더라면 임이 굳이 떠나시려 했겠느냐마는 내가 굳이 보내 좋고는 이에 와서 새삼 그리워하는 마음을 나 자신도 모르겠구나.
이 작품은 시간이나 애정의 정서를 참신한 표현 기법으로 형상화하여, 여성 특유의 시세계를 보여 주고 있으며, 고려 속요인 '가시리', '서경별곡'과 현대의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매개하는 이별시의 절조라고 평가된다.
◁ 작자 : 황진이(선조 때) ◁ 출전 : <청구영언> ◁ 종류 : 평시조 ◁ 성격 : 감상적, 여성 편향적, 연정가, 이별가 ◁ 제재 :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 ◁ 주제 :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 |
어화 아해들아 |
아! 얘들아 세상의 번거로운 일 다 팽개치고 가자꾸나. 논밭과 동산이 임자를 잃고 텅 비었으니 아니 가고 어쩔 것인가? 도천강 위의 밖은 달과 맑은 바람이 날 기다린 지 오래 되었도다 !
이 시조는 노주 유거(蘆州幽居)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곧 작자가 속세의 번잡한 일을 다 버리고, 노주로 들어가서 한가하게 살고자 한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 작자 : 박인로(朴仁老 ; 1561∼1642) ◁ 출전 : <노계가사> ◁ 종류 : 평시조 ◁ 성격 : 전원한정가 ◁ 제재 : 청풍명월 ◁ 주제 : 자연 귀의 |
이런들 엇더하며 |
이렇게 산들 어떻고 저렇게 산들 어떠하리오. 만수산에 마구 뻗어난 칡덩굴이 서로 얽혀진 것처럼 산들 그것이 어떠하리오. 우리도 이와 같이 어울려져 오래오래 살아가리라.
혁명 전야(前夜)에 고려의 중추적인 충신 정몽주(鄭夢周)를 회유하기 위해 지었다는 이 노래는 일명 하여가(何如歌)라고도 한다. 결국 단심가(丹心歌)로서 굳은 절개를 회답했던 정몽주는 이방원의 심복 조영규에게 선죽교에서 살해되고 만다.
◁ 작자 : 이방원(1367∼1422) ◁ 출전 : <병와가곡집>, <청구영언> ◁ 종류 : 평시조, 화답시조 ◁ 성격 : 하여가(何如歌), 회유가 ◁ 제재 : 드렁츩 ◁ 주제 : 회유(懷柔) |
이 몸 허러내여 |
이 몸을 (산의 흙을 헐어내듯) 헐어 가지고 냇물에 띄워보내고 싶구나. 이 물이 소리내며 흘러가서 (님이 계시는 서울의) 한강의 여울목이 된다면, 그제야 님을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의 병이 조금쯤은 나을 수도 있으리라
이 몸이 헐려 가지고 한강의 여울이 되어 어지러운 급류를 잘 수습하여 나라를 위한 티끌의 구실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바로 송강 자신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 작자 : 정철 ◁ 출전 : <송강가사 이선본> ◁ 성격 : 연군가 ◁ 제재 : 연군(戀君) ◁ 주제 : 연군의 정 |
이 몸이 죽어가셔 |
이 몸이 죽어서는 무엇이 될 것인가 하면, 저 신선이 살고 있다는 봉래산 가장 높은 봉우리에 싱싱하게 자라난 큰 소나무가 되었다가, 흰 눈이 온 누리를 덮어서 만물이 죽거나 기동을 못할 적에라도 나만은 푸르디푸른 빛을 보여 주리라
단종에 대한 굳은 절의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굽힐 수 없다는 지은이의 정신적 자세와, 비록 외로운 길이지만 의로운 길이므로 정신적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작자 : 성삼문 ◁ 출전 : ◁ 종류 : 평시조 ◁ 성격 : 충절의 노래 ◁ 제재 : 낙락장송 ◁ 주제 : 일편단심. 임금에 대한 충절 |
이 몸이 죽어죽어 |
이 몸이 죽고 또 죽어 백 번이나 다시 죽어 백골(白骨)이 흙과 먼지가 되어 넋이야 있건 없건 임금님께 바치는 충성심이야 변할 리가 있으랴
이 노래는 이방원이 정몽주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지어 부른 <하여가>의 화답시로 '단심가(丹心歌)'라 한다. 정몽주는 이 단심가로 굳은 절의(節義)를 보임으로써, 끝내 이방원의 무리에게 무참하게 죽음을 당하고 만다.
◁ 작자 : 정몽주 ◁ 출전 : <청구영언> ◁ 종류 : 평시조, 화답시조 ◁ 성격 : 단심가(丹心歌), 충의적 ◁ 제재 : 절개, 지도 ◁ 주제 : 고려에 대한 충절, 충성심(忠誠心) |
이별하든 날애 |
(임금님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떠나던 날 (하도 어수선하여) 눈물이 났는지 안 났는지는 잘 모르지만, 압록강에 흘러내리는 물도 푸른빛이란 전혀 없고 온통 핏빛이로구나! 배 위의 백발이 된 사공이 그런 슬픈 일은 처음 본다고 하더라.
이 시조는 병자호란을 겪은 뒤 소현세자, 봉림대군 등이 볼모로 심양으로 잡혀가는 처지에서 그 슬픈 민족적 심경을 노래한 것이다
◁ 작자 : 홍서봉(洪瑞鳳 ; 1572∼1645) ◁ 출전 : <병와가곡집> ◁ 종류 : 평시조 ◁ 성격 : 비분가 ◁ 제재 : 병자호란의 비극 ◁ 주제 : 고국을 떠나는 슬픔과 의분 |
이시렴 브듸 갈따 |
있으려무나. 부디 (꼭) 가겠느냐? 아니 가지는 못하겠느냐? 공연히 (내가) 싫어졌느냐? 남의 권하는 말을 들었느냐? 그래도 (오히려) 너무 애타는구나. 가는 뜻이나 분명히 말해 보려무나
유호인이란 신하가 고향[善山]에 계신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벼슬을 사퇴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니[歸省老母(귀성 노모)], 성종이 여러 번 만류하다가 할 수 없어 친히 주연을 베풀어 술을 권하며 읊은 노래이다.
◁ 작자 : 조선 성종(成宗 ; 1457∼1494 ) ◁ 출전 : <해동가요> ◁ 성격 : 별한가(別恨歌), 회유적, 유교적, ◁ 제재 : 신하의 사임 ◁ 주제 : 사랑하는 신하를 떠나 보내는 애타는 심정 |
이화에 월백하고 |
하얗게 핀 배꽃에 달은 환히 비치고 은하수는 돌아서 자정을 알리는 때에, 배꽃 한 가지에 어린 봄날의 정서를 자규가 알고 저리 우는 것일까마는 다정 다감(多情多感)한 나는 그것이 병인 양, 잠을 이루지 못하여 하노라.
'다정가(多情歌)'라고도 부르는 이 노래는, 그 표현 기법이나 정서면에서 그려 시조 가운데 문학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작품이다.
◁ 작자 : 이조년(고려 말엽) ◁ 출전 : <병와가곡집>, <청구영언> ◁ 종류 : 평시조, 단시조 ◁ 성격 : 다정가(多情歌) ◁ 주제 : 봄밤의 애상적인 정감
梨花月白三更天(이화월백삼경천) 啼血聲聲怨杜鵑(제혈성성원두견) 진覺多情原是病(진각다정원시병) 不關人事不成眠(불관인사불성면) |
이화우 흣뿌릴 제 |
배꽃이 흩날리던 무렵에 손잡고 울며불며 하다가 헤어진 임, 가을 바람에 낙엽 지는 가을이 되었으니, 그 임이 나를 생각하여 주실까? 천 리 길 머나먼 곳에 외로운 굼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화사하던 그 배꽃이 봄날 내리는 비처럼 어지러이 날릴 때, 서로 손잡고 못내 이별을 아쉬워했던 임이건만, 벌써 계절은 바뀌어 낙엽 지는 가을이 되어도 소식 한번 전하지 않고 있구나. 기녀이기에 겪어야 했던 인고(忍苦)의 나날도 헛되이 무너지는 듯한 가슴 아픔에 외로운 꿈만 임을 좇을 뿐이다.
◁ 작자 : 계랑(1513∼1550) ◁ 출전 : <진본 청구영언> ◁ 종류 : 평시조 ◁ 성격 : 기녀 연정가, 애상적 ◁ 제재 : 이별과 그리움 ◁ 주제 : 고독과 그리움 ◁ 특징 : 시간적, 공간적 거리감의 적절한 표현 ◁ 정서 : 슬픔과 외로움 |
언충신 행독경하고 |
하는 말이 충성스럽고 믿음성이 있으며 행실이 돈독하고 조심스러워서 술과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다면 우선 내 몸에 병이 들지 않아 좋고 남을 미워하지 않아 좋으니, 이를 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힘써 글을 배우리라
이 작품은 군자의 행할 바 언행과 교양의 지침서(指針書)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학문에 앞서 인격 수양을 강조하고 있다
◁ 작자 : 성석린(成石璘 ; 1338∼1423) ◁ 출전 : 詩歌 朴氏本 ◁ 종류 : 평시조 ◁ 성격 : 교훈적 ◁ 주제 : 군자의 언행과 인격 수양 |
엊그제 버힌 솔이 |
엊그제 잘린 소나무는 우뚝우뚝 솟은 가지가 축축 늘어진 큰 소나무가 아니었던가. 잠시 동안만 두었던들 큰 대들보감이 되었을 터인데. (아깝게도 베어 버렸구나) 아! 궁전이 기울면 어느 나무로 대들보를 삼아서 쓸 것인가?
이 시조에서의 묘사 인물이 된 임형수(林亭秀)는, 자(字)는 사수(士遂), 호(號)는 금호(錦湖)로 작자와는 두터운 교분이 있는 친구 사이였다. 친구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죽은 친구가 장차 나라의 기둥이 될만한 자질을 가진 인재였기 때문에 또한 그 죽음을 더욱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 작자 : 김인후(1510∼1560) ◁ 출전 : <가곡원류> ◁ 성격 : 애도시 ◁ 제재 : 낙락장송 ◁ 주제 : 임형수의 죽음을 애도함 |
오동에 듯는 빗발 |
오동나무 잎에 떨어지는 빗발을 무심히 듣건마는, 내가 근심이 많으니 오동잎 하나하나마다 근심스러운 소리로구나. 이 후에는 잎이 넓은 나무는 심어 무엇하리오.
지은이는 비오는 날에서 오는 수심(愁心)을 본래 시름이 많은 자신 때문이라 했고, 그것도 오동잎에 떨어지는 빗발 소리에서 더욱 슬퍼진다고 했다. 오동(梧桐)과 나와 비가 수심의 정감으로 일치되고 있다
◁ 작자 : 김상용(金尙容 ; 1561∼1637) ◁ 출전 : <청구영언> ◁ 종류 : 평시조 , 우국시 ◁ 제재 : 시름 ◁ 주제 : 비오는 날의 심회(心懷) |
오면 가랴하고 |
오면 가려 하고 가면 아니 오네. 왔다가는 곧 가버리니 만나볼 날이 전혀 없구나. 오늘도 또 (그대가) 가려고 하니, 그것을 슬퍼하노라
1572년(선조 5년) 노진(盧色)이 벼슬을 사양하고 돌아갈 때 한강을 건너자 선조가 이 노래를 지어 은쟁반에 담아 중사(中使)를 보내어 전했다고 한다.
◁ 작자 : 선조(宣祖 ; 1552∼1608) ◁ 출전 : <역대시조선> ◁ 종류 : 평시조 ◁ 성격 : 別離歌(별리가) ◁ 제재 : 이별 ◁ 주제 : 사랑하는 신하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함 |
오백 년 도읍지를 |
오백 년이나 이어온 고려의 옛 서울(松都-開城)에 한 필의 말을 타고 들어가니, 산천의 모습은 예나 다름없으나, 인걸은 간 데 없다. 아, 슬프다. 고려의 태평한 시절이 한낱 꿈처럼 허무하도다.
고려 유신(遺臣)으로서의 망국의 한을 노래한 회고가(懷古歌)로, 초, 중장의 구상적 표현과 종장의 추상적인 표현은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필마'에는 벼슬하지 않은 외로 운 신세, '태평 연월'에는 고려조의 흥성했던 시절, '꿈이런가'에는 무상감이 비유적으로 나타나 있다.
◁ 작자 : 길재(1353∼1419) ◁ 출전 : <병와가곡집> ◁ 성격 : 회고적, 감상적 ◁ 제재 : 고려의 멸망 ◁ 주제 : 망국의 한과 회고의 정, 고려 왕조 회고 |
옥을 돌이라 하니 |
옥을 돌이라고 고집하니 그것이 또한 애달프구나. 모든 것을 널리 잘 아는 어진 사람이라면 알 법도 하건마는, 알고도 짐짓 모른 체하니 그것을 슬퍼하노라.
이 시조는 옥을 옥이라 하지 않고 돌을 돌이라 하지 않는 세상, 옥과 돌의 정체가 자기들의 이익에 따라 돌변하는 세상, 진실이 왜곡되고 악이 선으로 둔갑하는 세상의 인심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 작자 : 홍섬(1504∼1585) ◁ 출전 : <해동가요> ◁ 종류 : 평시조 ◁ 성격 : 풍자시 ◁ 제재 : 옥 ◁ 주제 : 진실이 왜곡된 현실 개탄 |
올해 댤은 다리 |
오리의 짧은 다리가 학의 다리처럼 길어지고, 검은 까마귀가 백로처럼 희게 될 때까지 복을 누리며 억만년까지 오래도록 사시옵소서.
이 시조는 중종께서 달밤에 김구의 글 읽는 소리를 들으시고, 노래도 잘 할 것 같으니 한번 부르라고 술까지 내리면서 명하므로 즉석에서 부른 것이다.
짧은 오리의 다리가 학의 다리같이 될 수는 없는 것이며 검은 까마귀가 흰 백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조는 불가능한 것, 비현실적인 것을 가능한 것, 현실적인 것으로 표현하여 영원한 복(福)을 축수(祝壽)하고 있다.
◁ 작자 : 김구(金絿 ; 1488∼1533) ◁ 출전 : <자암집(自菴集> ◁ 성격 : 축수가 ◁ 주제 : 임금님이 향복 무강하기를 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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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들에 동난지 사오 |
여러 사람들이여 동난젓 사오. 저 장수야 네 물건 그 무엇이라 외치느냐, 사자. 밖은 단단하고 안은 물렁하며 두 눈은 위로 솟아 하늘을 향하고, 앞뒤로 기는 작은 발 여덟 개, 큰 발 두 개, 푸른 장이 아스슥하는 동난젓 사오. 장수야 하 거북하게 말하지 말고 게젓이라 하려므나.
서민적 감정이 여과 없이 표출되어 있는 이 노래는 게 장수와의 대화를 통한 상거래의 내용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중장에서 '게'를 묘사한 대목은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표현으로 사설 시조의 미의식인 해학미(諧謔美) 내지는 희극미(戱劇美)를 느끼게 하며, '아스슥'과 같은 감각적 표현은 한결 현실감을 더해 준다.
◁ 작자 : 미상(未詳) ◁ 출전 : <청구영언> ◁ 종류 : 사설 시조 ◁ 성격 : 해학가 ◁ 제재 : 동난지(게젓) ◁ 주제 : 서민들의 상거래 장면 | |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어 넘는 고개, 산진이, 수진이, 해동청, 보라매도 다 쉬어 넘는 높은 장성령 고개, 그 너머에 임이 왔다고 하면 나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넘으리라
강렬한 사랑의 의지를 노래한 것으로, 가식이나 허세를 부림이 없이 솔직하게 그렸다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이라도 쉬어 넘을 높은 고개, 모든 매들까지도 다 쉬어 넘을, 아니 태산보다도 더 높은 고개라 할지라도 그 너머 임이 계시다면, 나는 단숨에 넘겠다는 그 정열과 의지는 통쾌한 사랑의 강렬성을 보이고 있다.
◁ 작자 : 미상(未詳) ◁ 출전 : <청구영언>, <악학습령> ◁ 종류 : 사설 시조, 연모가(戀母歌) ◁ 제재 : 연모(戀慕) ◁ 주제 : 임을 기다리는 마음 |
바람도 휘엿노라 |
바람에 휘었노라, 그러니 굽은 솔이라고 하여 비웃지는 말아라. 봄 바람에 핀 꽃이 늘 고울 수 있으랴. 바람이 세차게 불고 눈이 어지러이 흩날릴 때면 너야말로 나를 부러워하리라
이 시조는 소나무가 지닌 생태를 인간의 윤리 적인 규범에 조응시켜 관념적으로 읊어내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높은 절개와 굳은 지조의 상징으로 파악된 소나무에 관한 작품이라는 뜻 이 되겠다. 꽃은 일시적으로 화려할 뿐이지만 솔은 언제나 변함이 없음을 찬양하고 있다. 더욱 바람 불고 눈보라 칠 때엔 꽃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지마는 솔은 변함없이 청청한 것이다
◁ 작자 : 인평대군(麟坪大君 ; 1622∼1658) ◁ 출전 : <진본 청구영언> ◁ 성격 : 영물가 ◁ 제재 : 소나무 ◁ 주제 : 소나무의 절개 예찬 |
바람이 눈을 모라(매화사-안민영) |
바람이 눈을 몰아쳐서 (눈이) 산창에 부딪치니, 찬 기운이 (문틈 사이로) 새어 들어 잠든 매화를 침노한다. 아무리 얼리려 한들 봄 뜻이야 앗겠는가.
이 시조들은 일명 '영매가( 梅歌)'라고도 하는데, 모두 8수로 된 연시조이다. 작자가 헌종 6년(1840) 겨울, 스승인 박효관의 산방(山房)에서 벗과 더불어 금가(琴歌)로 놀 때,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책상 위에 잇는 것을 보고 지은 것으로, 작자의 작품 중 가장 운치 있는 것으로 그의 대표작이다
◁ 작자 : 안민영(1816∼ ?) ◁ 출전 : <가곡원류> ◁ 종류 : 연시조 ◁ 성격 : 영매가 ◁ 제재 : 매화 ◁ 주제 : 매화 예찬 |
발가버슨 아해들이 |
발가벗은 아이들이 거미줄 테를 들고 개천으로 내왕하며, "발가숭아 발가숭아, 저리 가면 죽는다. 이리 오면 산다."고 부르는 것이 발가숭이로다. 아마도 세상일이 다 이런 것인가 하노라.
어린이들이 잠자리를 잡으려고 자기에게로 와야 산다고 부르듯이, 세상일이 아마도 다 그러하리라는 것을 소박하고 풍자적인 표현으로 나타내고 있다. 원래, 해학이나 풍자 및 패러독스(paradox)는 그 속에 인생의 오묘한 진리나 생활 철학이 담겨 있다. 이 노래도 이러한 면을 안으로 간직하면서 이 세상의 일을 풍자한 것이다.
◁ 작자 : 이정신(李廷藎 ; 연대 미상) ◁ 출전 : <청구영언> ◁ 종류 : 사설 시조, 풍자시 ◁ 성격 : 풍자가 ◁ 제재 : 발가벗은 아이들[아이들과 잠자리] ◁ 주제 : 서로 모해(模楷)하는 세상사 |
바회예 섯는 솔이 |
바위에 서 있는 소나무가 위엄이 있고 의젓한 것이 매우 반갑구나. 바람과 서리를 무수히 겪어도 여위는 일이 전혀 없이 꿋꿋하구나. 어찌하여 봄비를 가져 고칠 줄을 모르는가
작자가 폐모론(廢母論)을 반대하다가 회령으로 유배되고 다시 흥양(興陽)으로 이배(移配)되어 있던 5년간의 중에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 시조는 송(松), 죽(竹), 국(菊), 매(梅)의 네 가지를 읊은 사우가(四友歌) 중 송(松)을 노래한 것이다. 절개와 지조의 상징으로 흔히 옛 시가에 등장하는 소나무이지만 초장의 표현은 뛰어난 바 있다. 중장의 풍상(風霜)은 정치 기상(政治氣象)을 상징한 것으로 당쟁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 옛선비들은 흔히 자신을 소나무로 보았고, 반대파들은 이 나무를 쓰러뜨리는 바람이나, 나무꾼의 도끼, 심지어 나무를 파먹는 벌레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대단히 수동적으로 정치 풍토를 바라보았다는 말도 된다. 왜냐하면 나무는 도망가지 못하고 그대로 당할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바람은 예상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치를 기상적으로 보았다는 것은 역사를 숙명적인 것으로 간주했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비, 바람이 아니라 벌레 같은 해충(害蟲)으로 정치악을 보았더라면 좀더 적극적인 역사관이 생겼을 터인데, 하늘에서 생기는 기상으로 보았으니 참고 견더거나 숨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세상일이 대해서 도전하고 개혁하려는 자세보다는 불가지(不可知)의 것으로 덮어버리는 패자(敗者)의 미학(美學)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리라.
◁ 작자 : 이신의(李愼儀 ; 1551∼1628) ◁ 출전 : <石灘集(석탄집)> ◁ 종류 : 평시조 ◁ 성격 : 영물가 ◁ 제재 : 소나무 ◁ 주제 : 소나무의 의연함 찬미 |
반중 조홍감이 |
소반 위에 놓인 홍시가 매우 곱게도 보인다. 유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몸에 품고 돌아갈 만도 하다마는, (품속에) 품어 가도 반가워해 주실 분이 없으므로 그것으로 인하여 서러워합니다
'早紅枾歌(조홍시가)'라 이름하는 이 노래는, 지은이가 선조 34년 9월에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을 찾아가 조흥시의 대접을 받았을 매, 회귤(懷橘) 고사(故事)를 생각하고 돌아가신 어버이를 슬퍼하여 지은 효도의 노래이다.
☆ 회귤(懷橘)의 고사(故事)
삼국 시대 오군(吳郡) 사람 육적(陸績)이 여섯 살 때에 원술(袁術)을 찾아갔더니, 원술이 귤 세 개를 먹으라고 주었는데, 육적이 그것을 품속에 품었다가 일어설 때에 품었던 귤이 방바닥에 떨어졌다. 원술이 그 연유를 물은즉, 어머님께 드리려고 품었다고 대답하더라는 고사인데, 회귤의 고사는 곧 효도를 뜻한다.
◁ 작자 : 박인로(1561∼ 1642) ◁ 출전 : <노계집> ◁ 종류 : 평시조 ◁ 성격 : 사친가(思親歌) ◁ 제재 : 조홍(早紅)감 ◁ 주제 : 효심(孝心) |
방안에 혓는 촛불 |
방안에 켜 있는(놓은) 촛불은 누구와 이별을 하였기에, 겉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속이 타 들어가는 줄을 모르는가. 저 촛불도 나와 같아서(슬피 눈물만 흘릴 뿐) 속이 타는 줄을 깨닫지 못하는구나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로 유배되자, 단종과의 이별을 촛불에 이입시켜 그 슬픔을 노래한 시조이다. 초장과 중장은 인과 관계로 연결되었으며, 종장은 주제장으로 지은이의 감정이 이입된 구절이다
◁ 작자 : 이 개(1417∼1456) ◁ 출전 : <병와가곡집>, <청구영언> ◁ 성격 : 사육신(死六臣)의 절의가(節義歌) ◁ 제재 : 촛불 ◁ 주제 : 단종(端宗)과의 이별의 슬픔 |
방초를 바라보며 |
*고시조(가)의 '어부사시사(윤선도)-춘사' 참조 |
배호고 닛디마애 |
배우고 잊지를 마세. 먼 데서 벗이 찾아오면 즐거우니. 나만 충실하면 그만이지 남에게 알리려 할 게 없지 않나. 부귀를 뜬구름같이 여겨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즐거움은 있는 법이라오
학이가(學而歌) 중의 한 편의 시조. 작자 자신의 창작이라기보다는 「논어(論語)」의 부분부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데 불과하여 상당히 현학적인 맛을 풍기고 있다
◁ 작자 : 주세붕(周世鵬 ; 1495∼1554) ◁ 출전 : <竹溪舊志(죽계구지> ◁ 성격 : 교훈적 ◁ 제재 : 논어 ◁ 주제 : 가난함 속에서도 배우고 자신에게 충실해야 함 |
백구야 말 물어 보자 |
갈매기야 말 물어보자 놀라지 말려무나 산수 경치 좋기로 이름난 곳을 어디 보았느냐. 나에게 자세히 말해 주면 너와 거기 가 같이 놀리라
갈매기에게 산수 경치 좋은 곳을 묻는 작자의 심경은, 자연 속에서 자연의 경관을 완상하며 유유자적하려는, 자연과의 화합과 몰입을 희구하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작자 : 김천택(숙종 때) ◁ 성격 : 한정가(閑情歌) ◁ 제재 : 백구, 명구승지 ◁ 주제 : 자연에의 몰입 |
백설이 자자진 골에 |
흰 눈이 잦아진 골짜기에 구름이 험하구나 (나를) 반겨 줄 매화는 어느 곳에 피어 있는가? 날이 저물어 가는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고려의 유신(遺臣)으로 기울어 가는 나라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석양(夕陽)에 홀로 서 이셔 갈 곳 몰라 ?搭遺?' 하는 탄식 소리는 그래도 어디선가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매화[우국지사(憂國之士)]와 연결되어 그 정을 더해 주고 있다. '백설→ 고려 유신, 구름→ 신흥 세력인 이성계 일파, 매화→우국지사, 석양→기울어져 가는 고려' 등을 상징한다
◁ 작자 : 이색(1328 ∼ 1396) 고려 말 삼은(三隱) 중의 한 사람 ◁ 출전 : <청구영언> ◁ 성격 : 우국시 ◁ 제재 : 매화(우국지사 상징) ◁ 주제 : 우국 충정(憂國衷情), 또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 |
백일은 서산에 지고 |
해는 늘 서산으로 넘어가고, 황하의 물은 항상 동쪽 바다로 흘러들고 있네. 이렇듯 예와 지금의 영웅들이 다 죽음의 길을 밟아 북망(北邙)으로 간다는 말이냐? 두어라, 모든 만물이 성(盛)하면 쇠(衰)할 때가 있는 법이니 이를 슬퍼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주 대자연에 대한 이치 앞에서 한 가닥 무상감(無常感)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 작자 : 최충(崔忠 ; 944∼1068) ◁ 출전 : <해동가요> ◁ 제재 : 영웅 ◁ 주제 : 자연 순응적 삶과 인생 무상 |
보리밥 픗나물에 (윤선도- 만흥) |
보리밥과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뒤에, 바위 끝 물가에서 실컷 노니노라. 그 나머지 다른 일이야 부러워할 것이 있으랴
만흥(漫興)은 작자가 병자호란 때(1642년, 56세) , 왕을 호종(扈從)하지 않았다 하여 영덕에 유배되었다가 풀려나 해남 금쇄동에 은거하고 있을 때 지은 것인데, 산중 신곡(山中新曲) 속에 있는 전 6수로 된 연시조로서, 귀양살이에서 풀려나 산중생활을 흐뭇하게 즐기는 심정을 읊었다.
** 각 연의 주제 [1] 안분지족의 삶 [2] 안빈 낙도의 삶 [3] 산과의 혼연 일체 [4] 강호 한정의 삶 [5] 자연 귀의의 삶 [6] 임금의 은혜 찬양
◁ 작자 : 윤선도 ◁ 출전 : <고산유고> 중 <산중신곡> ◁ 종류 : 연시조 ◁ 성격 : 한정가 ◁ 제재 : 자연을 벗하는 생활 ◁ 주제 : 자연에 묻혀 사는 은사(隱士)의 한정(閑情 |
북창이 맑다커늘 |
북녘 창으로 보이는 하늘이 맑다고 하기에 우장도 안 가지고 길을 떠났더니, 가는 도중에 날씨가 나빠져서 산에서는 눈이 어리고, 들에서는 찬비가 내리는 구나. 이래저래 오늘은 찬비를 맞았으니, 할 수 없이 언 몸으로 잘까 하노라
임제가 평양의 명기(명기(名妓))인 한우(寒雨)를 찾아가서 부른 노래인데, '寒雨[찬비]'라는 이름에 빗대어 이렇듯 읊었다
◁ 작자 : 임제(1549∼1587) ◁ 출전 : <해동가요> ◁ 성격 : 연정가(戀情歌), 애련(愛戀)의 노래 ◁ 제재 : 기녀(妓女) 한우(寒雨) ◁ 주제 : 사랑의 호소(呼訴) |
비 오는데 들에 가랴(윤선도-하우요) |
비가 떨어지는데 (구태여) 들에 나가겠느냐, 사립문을 닫고 소에게 여물이나 먹여라. 장마가 언제나 이렇듯 계속되겠느냐, 쟁기와 연장들이나 손질하여라. (장마가 질 때) 쉬다가 날씨가 맑아지는 날 보아서 이랑이 긴 큰 밭을 갈아라
인조 20년(1642) 유배지 영덕에서 풀려나, 해남 금쇄동에 은거하고 있을 때 지은 <山中新曲> 속에 있는 작품으로 하우요(夏雨謠)라 제(題)한 연시조 2수 중의 첫째 수이다. 여름 장마철의 농가와 산중에서 비오는 날의 한가함을 읊은 내용인데, 궂은 날씨와 같은 현실을 참고 견디어 때가 오면 조정에 나아가 일해 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 작자 : 윤선도 ◁ 출전 : 《고산유고(孤山遺稿)》 ◁ 성격 : 교훈적 ◁ 제재 : 여름철의 장마 ◁ 주제 : 여름 장마철의 농촌 생활 |
빈천을 팔냐하고 |
가난하고 천하게 사는 일이 지긋지긋하여, 그것을 팔고자 권세 있는 집을 찾아갔더니, 이익이 없는 흥정을 누가 먼저 하겠다고 하리요! 강산과 풍월을 달라고 하니 그것만은 절대로 안될 노릇이로다
비록 가난하지만 강산과 풍월을 벗하여 사는 풍요한 마음, 이것은 어떤 권세나 황금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 하여 현실을 부정하고 자연에 귀의하여 사는 즐거움을 풍자적(諷刺的)으로 나타낸 시조다
◁ 작자 : 조찬한 (趙纘韓 ; 1572∼1631) ◁ 출전 : <병와가곡집> ◁ 성격 : 풍자적 ◁ 제재 : 자연애 ◁ 주제 : 강산 풍월을 벗삼아 살고자 함. 자연애 |
빙자옥질이여 (안민영-매화사) |
맑고 깨끗한 바탕이여! 바로 눈 속에 피어난 매화 너로구나. 그윽한 향기를 풍기며 저녁달을 기약하니, 아마도 맑은 운치와 높은 절개를 지닌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 시조들은 일명 '영매가( 梅歌)'라고도 하는데, 모두 8수로 된 연시조이다. 작자가 헌종 6년(1840) 겨울, 스승인 박효관의 산방(山房)에서 벗과 더불어 금가(琴歌)로 놀 때,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책상 위에 잇는 것을 보고 지은 것으로, 작자의 작품 중 가장 운치 있는 것으로 그의 대표작이다
◁ 작자 : 안민영(1816∼ ?) ◁ 출전 : <가곡원류> ◁ 종류 : 연시조 ◁ 성격 : 영매가 ◁ 제재 : 매화 ◁ 주제 : 매화 예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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