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하우스에는 고성능 창호 설치가 필수입니다. 열관류율 0.8W/M^2.K 이하를 사용합니다. 창호는 이외에도 가시광선 투과율, 기밀성능, 재질, 크기, 디자인, 하드웨어 등 여러 요소가 있습니다. 창호는 까다로운 건축요소입니다. 성능 좋은 창호에 멋진 디자인을 선택하면 되는 것일까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창호는 만들기도 어렵지만 설치하는 것도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좋은 창호가 원래의 기대했던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빗물이나 습기를 막는 정도가 아니라 바람한점 통하지 않게 기밀 시공해야 합니다. 그것도 시공자의 하자 보증 기간 정도가 아니라 창호의 수명과 같이 영구적 성능이어야 합니다. 이런 성능은 실리콘 땜방으로는 실현되는 성능이 아닙니다. 이건 패시브하우스를 떠나 모든 주택에서 중대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창호와 골조 틈새를 우레탄 폼으로 철저히 막으면 충분할까요? 사실 이거라도 제대로 한다면 국내 현실에서는 양반축에 든다고 봐야겠지만, 이정도로는 부족합니다. 기본적으로 내부는 투습방수 기능을 가진 기밀시공을 해야하고 외부는 방수기능의 기밀 시공을 해야 합니다. 일층 거실창과 같이 바닥까지 내려오는 창호는 창호 하부의 기밀과 단열과 방수처리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작은 댓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언급한 부분을 패시브하우스급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겠다고 건축주가 결정을 하고 그 댓가를 치뤄도 딜레마는 여전히 남습니다.
다 했는데도 어이없게 비도 새고 바람도 새는 집이 흔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기밀에 사용되는 재료의 문제가 있습니다. 목조주택은 내외부로 용도에 맞는 기밀 테이프를 시공하는데, RC조는 기밀테이프 외에도 여기에 더해 접착제를 같이 시공해야 합니다. 테이프가 콘크리트에 완전하게 부착되지 않기 때문이죠. 의문이 들수 있습니다.
테이프 하나 발랐다고 기밀이 되겠어?
안됩니다. 그러나, 되는 테이프가 있습니다. 성능이 입증된 테이프와 접착제를 사용하면 확실히 됩니다. 시공전에 어떤 테이프를 사용할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시공 사례를 추적해서 문제가 없었는지 알아보면 좋겠죠. 그만큼 이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요거 간과해서 문제가 된 집이 그만큼 많기에 강조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생기는 주택들에서 성능이 입증되지 않은 테이프 사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사는 아파트도 로이삼중알곤 충진 유리로 시공했다고 합니다만, 알곤이 아직까지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 것이니 말해봐야 입만 아픈 일일테고 비 샌다고 외벽에 코킹 시공하는 모습 보면서 그돈 다 떡사먹은 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밀 테이프라는 것은 아예 개념도 없고, 실리콘과 코킹으로 대충 땜방하고 하자 기간만 넘기면 된다가 건설사의 생각인 것이죠. 근원적으로 이를 해결할 생각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떡을 창호 납품업자가 먹었는지 건설사가 먹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떡값을 분양자가 냈다는 것은 확실한 것입니다.
시공에서도 해결해야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방수층과 기밀층은 최우선 선시공 요소임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마감층에 시공했다면 헛 고생한 것입니다. 이미 마감층 아래에서 기밀과 방수가 깨져있는데 그 위에 금칠한다고 성능이 나올리가 없죠. 창호를 튼실하게 고정하고, 틈새에 창호 전용 폼을 충진하고 기밀 테이핑하고 또 본딩하는 것이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입니다만, 비유하자면 특급호텔 주방장의 손맛 같은 성질의 문제가 있습니다. 집착과 프로 정신이 필요한 부분인 것이죠.
테이프나 접착제 충진 폼과 같은 경우 성능이 입증된 재료가 손꼽을 만큼 드물고 그것을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기술자도 아직 부족합니다. 또한,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여기에 더해서 시공자의 가슴속에 내가 하고 있는 이 기밀 작업이 완전하지 안으면 이 창호에 들인 돈은 떡 사먹은 것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실상은 정반대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창호 시공자 자신이 전혀 불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그거 안하고도 돈 받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기도 했고 건축가도 건축주도 행정기관도 그 누구도 챙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HEBEL 창호를 설치하면서 느낀 것이 이것에 철저하게 동의되지 않은 자의 손길로 시공된 창호가 제 성능을 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일반 창호 시공자에게는 이런 문제에 대한 기본 인식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밀 테이핑? 그게 뭔데요? 백이면 백 이렇게 답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판국에 로이삼중이니 뭐니 한다고 될 일이 아닌거죠. 고효율 주택이라는 것이 단열재 열라 붙히는 것으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신축을 계획하시는 분들 중에 패시브하우스 정도는 아니지만 고단열 주택 정도는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또 한편 대단히 위험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국내 패시브하우스의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이런 선택이 가지는 잠재적 위험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선택을 한 패시브하우스는 사람이 살 수가 없는 집이 됩니다. 단열을 위해 돈은 제법 들였는데 상상도 못할 정도의 결로에 시달리는 것이죠. 창호 주변과 하부로 결로수가 폭포를 이루는 것입니다. 차라리 이집에 단열 시공을 하지 안았다면 겪지 안았을 일이죠.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하면 이런 비극을 비켜갈 수 있을까요?
단열을 위해 쓸 돈을 백원을 고려한다면 그돈 중 80원은 좋은 창호와 그 창호의 완벽한 시공을 위해 사용하고 남은 20원으로 외벽 단열하는데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허접하게 된 외단열 벽체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창호보다 단열 성능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창호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창호나 건물의 기밀 성능은 예전 그대로 설치하면서 벽체의 단열만 강화하는 것은 자기돈 들여서 지옥문을 여는 꼴이될 것입니다. 벽체에 단열재 두껍게 붙히는 것은 단열의 마지막 단계일 뿐입니다. 벽체 단열을 강화해도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창호와 건물 전체의 방수, 기밀 성능이 받쳐줘야만 합니다. 사실 이런 건축 요소는 패시브하우스 여부를 떠나 주택에서 기본적으로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다만, 패시브하우스는 이게 확실하지 않으면 아예 단열을 안하니만 못한 처참한 결과를 확실하게 건축주에게 확인시켜 줍니다. 단열과 방수를 대충하는데는 큰돈이 들지 않겠지만 단 한곳의 단열과 방수선도 끊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대충 강화하는데 들인 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듭니다. 시공자는 수많은 건축 장애 때문에 이 선을 끊고 시공하도록 유혹받습니다. 그러나, 둘은 같지 않습니다. 하려면 철저하게 하던지 아니면 말던지 해야지 엇비슷한 흉내만 내면 더 비극적인 결과만 초래하게 됩니다 최근 신규 입주 아파트의 결로하자가 예전에 비해 많은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창호는 무늬뿐인 허접인데 벽체 단열만 강화한 결과입니다.
저 역시도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어렵게 국내 패시브하우스용 시스템 창호 설치 기술자 중 일인자로 알려진 분에게 시공을 의뢰했고요. 아래 그림 중에 있습니다.
첫댓글 국내 건축시공의 현실에대해 격하게 공감합니다. 그래서 더욱 앞으로 지을 집이 걱정입니다. 아는 게 없어 시공사에게 믿고 맡겨야 하는데 시공사가 제대로 된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 결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