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 좋아하세요?
근데 올해(2013년) 추석 때요. 장흥 정남진 한우 육포라고 누가 선물 받은 걸 진짜 맛있는 거라면서 가지고 와서 주는 거에요. 그랬죠. 육포 못 먹는다고 싫다고. 그랬는데.. 육포 공장에서 나온 사람도 아니면서 자존심 팍 상해하더니~ 이 육포가 얼마나 유명한지 알고나 하는 소리냐, 그리고 장흥 지역이 얼마나 청정 한우로 유명한지 아느냐며 성을 내는 거에요. 저처럼 고기 관심 없는 사람도 횡성한우 유명한 건 알죠! 근데 장흥한우가 유명한 건 몰랐거든요. 그런데 남도 쪽에서는 장흥한우가 진짜 유명하다고 하대요? 우리나라에 구제역이 돌았을 때도, 정말 청정한 시골에서 소들이 풀 먹고 자라는 곳이어서 장흥만큼은 구제역-free로, 그런 걱정 없이 누런 한우가 안전하게 지켜졌다고 하더라고요. 장흥엔 사람 수보다 한우 수가 더 많다는 얘기도 있어요. 그만큼 장흥을 대표하는 게 한우라고. 서울에서 그렇게 먼데도 장흥한우 먹겠다고 남도 여행을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면서. 그런 유명한 한우로 만든 육포라고 발끈하길래 그럼 한 봉지만 달라고 먹어보겠다고 그랬거든요. 그리곤.. 마지 못해.. ‘이거 먹다 입맛 버리는 거 아냐?’ 이런 생각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단번에 한 봉지를 홀라당 먹어버렸지 뭐에요. 그냥 평범한 오후였는데 갑자기 맥주가 땡기더라고요. “와~ 이 육포 대박인데요? 완전 알싸하니 중독성 있어요! 와~”이러곤 호들갑을 떨었네요. 그리곤 선물세트에 9봉지인가가 들었는데.. 그 중 8봉지를 제가 다 먹어버렸어요. 2주만에 슬금슬금. 부끄럽더라고요. 육포 안 먹는다고, 못 먹는다고 그래 놓곤.
장흥 정남진 한우 육포는 비첸향이랑은 2가지가 달라요. 일단 여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아무래도 비첸향 쪽이잖아요 야들야들 달달! 거긴 아예 육포 스타일 자체가 진짜 기존 육포랑 아주 다르니까요. 그리고 다양한 맛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죠. 그런데 장흥 정남진 한우 육포는 남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육포에요. 알싸한 감칠맛! 한우 특유의 씹을수록 고소한 질 좋은 단백질맛! 그래서 전 비첸향은 여자육포, 장흥 정남진 한우 육포는 남자육포 이렇게 구분해요. 그게 1번째 다른 점! 2번째는 위생 문제랍니다. 싱가포르나 홍콩 가서 직접 사오는 거 아닌 이상, 이제 불만제로 후론 국내생산 비첸향은 비위 상해서 못 먹겠는 걸요. 장흥 정남진 한우 육포는요 국내 육포 공장 중에선 최고로 위생 관리를 깨끗하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육포 공장은 제조공정상 조금만 게을러도 굉장히 지저분해진대요. 그런데 여긴 그냥 회사에서 만드는 육포가 아니라, 축협에서 만들잖아요. 아무래도 공무원들은 융통성이나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굉장히 원칙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신뢰는 가잖아요. 특히 축협이나 농협 같은 데에서 유통되는 식자재는 그래서 믿을 만한 편이고(다른 데보단). 그리고 이 육포는 HAPPC 인증 받은 위생적인 공장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사진으로 제조공장 사진도 보긴 했는데 뻘건 고기 걸려 있는 걸 보곤 왠지 입맛이 뚝 떨어졌지만.. 깨끗은 하더라고요 정말. 전 또 맛집이라고 해도 위생 부분에 굉장히 민감해서.. ^-^; 먹는 것도 위생에 좀 유난을 떨거든요. 육폰 사실 더 그래야 해요. 불만제로에서도 나왔지만 청소 안 하면 정말 음식이 아닌 쓰레기를 먹는 게 육포인 지라.
얘 비싸요. 50g밖에 안 되는 게 정가는 무려 9,000원쯤 한다고 하니까요. 주로 백화점이나 하나로마트 등으로 납품된대요. 보면 그냥 우육포도 있어요 같은 브랜드로. 걘 더 싸죠. 하지만 전 이왕 먹을 거 한우가 좋더라고요. 거기에 매리트가 있는 거니까. 아~ 그리고 마트 같은 데 가보면요 뭐 코주부 육포라든가 기타 등등 육포 많잖아요? 뒤에 설명을 보면 수입육으로 만든 것도 많고, 한우가 아니라 그냥 육우 이런 걸로 만든 것도 많아요. 거의 일반 육포는 다 그래요. 원가 때문에 비싼 한우로 만들 수가 없어요. 보통 한우 150g을 건조시켜야 육포 50g이 나온다고 하니까요. 여러 가지 제조 공정도 까다롭고 시간 걸리고. 그냥 육포들은 맛도 없고, 원료인 고기도 후지고, 또 제조공장에 대한 불신은 말할 것도 없어서 다 땡~ 정말 줘도 안 먹어요. 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하고 알싸한 장흥 정남진 한우 육포라면.. 한 봉지 뜯으면 그 자리에서 끝을 내야 하는 중독성이 있다는 거! 그래서 소개한다는 거!
저한테 추석 선물로 받았다고 먹어보라고 했던 분요. 알고 보니 이게 없어서 못 먹는 거였더라고요. 그냥 가지고 왔다가 제가 육포 같은 거 안 먹는다니까 오기가 생겨서 다 줬나봐요 저한테. 먹어보고 그런 소리하라는 의도에서. 그렇게 이 투박해보이지만 묘한 육포를 맥주 안주로 찜꽁한 이후에.. 저는 여차저차 갖은 우여곡절 끝에.. 뷰키닷컴에 입고시켰답니다. 축협에서 절대 안 준다고 하는 걸.. 삼고초려가 뭐예요. 인맥 동원한 몇 번의 통사정 끝에.. 겨우 들여놨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하나로마트나 백화점 같은 데에서만 팔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파는 데가 별로 없거든요. 물량이 딸린다고도 하고. 또 G20 정상만찬장에 올려진 귀한 육포라서 잘 나간다는 거에요. 보니까 이 육포 한번 먹으면 다른 육포 안 찾긴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잠깐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어도 괜찮지만, 그냥 상온 보관하다 꺼내서 가위로 얇게 잘라(그래야 턱이 덜 아프죠) 예쁜 접시에 보기 좋게 옮긴 뒤에 거품이 잘 올라탄 맥주와 함께 질겅질겅~! 저도 이제 질겅간식에 이처럼 빠져드나봐요. 힛!
네이버에 ‘한우육포’라고 검색하면 자동검색이 되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이 녀석! 이렇게 또 저는 오늘도 비싼 먹거리 하나를 소개하네요. 비싸고 맛난 거 알려준다고 저 미워하진 마세요. 그리고 주말 행복하게 보내셔요 다들~! (펌)
첫댓글 뒤늦게 알고 구입하려 장흥축협(061-864-8087)에 문의 했드니 장흥축협에 직접 주문만 가능하다는데...
양제하나로마트 등에는 아직 보급이 되지 않았다고 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