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행정 엔진 실린더/밸브 수리

[비니.D]

400급의 퍼먹는 연료비용이 무서워서, 다음주부터 있을 출퇴근에는 125cc엔진이 달린 바이크가 적절하겠거니 하고 바이크를 타다보니..

엔진 출력이 웬지 알게모르게 떨어진 듯 해서, 실린더와 헤드를 손볼 작정으로 뜯었습니다.

약식으로 정비하는거다 보니, 엔진을 내리고 크랭크실까지 반으로 쪼개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제대로 할려면 크랭크까지 까내려야하는데, 아쉽게도 자석툴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미션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해서 출력과 관련된 부분만 약식으로 점검하고 조립하게 된거죠.

그래서, 설명 들어갑니다.

일단 밸브 면치기와 엔진 보링작업을 위해 실린더와 헤드를 뜯었습니다.

분해하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엔진을 내려서 작업하는것이 오히려 더 쉬웠을지는 모르겠군요.

전에 갖고있던 예비엔진이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남주긴 했지만..

엔진을 한번도 안뜯어서 그런지, 실린더 하단에도 금속가스켓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일반 양산차량은 단가때문에라도 실린더 아랫쪽에는 종이가스켓을 쓰던데, 희안하게도 금속가스켓을 썼더군요.

그러나, 가스켓이 많이 상해있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버릴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밸브래핑작업은 서진바이크 주인이신 나야형님의 도움 (기술+장비)을 받아 작업했습니다.

우선, 밸브를 밸브작기로 눌러, 밸브가 빠지지 않게 해주는 쐐기(코터핀)를 뽑아냅니다.

맨손으로 누르기 대단히 힘들고, 망치와 소켓렌치로 분해는 가능하지만, 재조립이 상당히 어렵기에 이 공구가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없으면 개고생' 하는 물품인것이죠.

그래서, 밸브를 뜯으면 뭐하냐구요?

밸브에다 밸브콤파운드를 발라 면치기를 합니다.

사포로 따진다면 대략 180방과 300방정도 됩니다.

사진상 왼쪽 아래가 면치기 작업중인 밸브면, 그 위가 작업된 밸브면입니다.

흡기는 그다지 빡세지 않고, 금방 작업이 됩니다.

흡기가 역류하거나 오일이 새지 않는이상, 흡기쪽은 깨끗한게 정상입니다. 

흡기밸브도 마찬가지로, 밸브시트(밸브와 실린더 헤드가 닿는면)부위가 밀착이 되도록 밸브를 끼우고 연마를 합니다.

단, 밸브가 바뀌면 면치기 작업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되니 밸브가 바뀌지 않도록 조심해야 됩니다.

마치, 좌/우 눈의 시력이 달라 안경을 시켰더니, 시킨 안경의  좌우 도수가 뒤집힌꼴이 되거든요.

밸브 연마면의 표준은 45도정도이고, 밸브가 너무 깎여들어간다던가, 닿는면이 너무적거나 많으면

밸브를 교체하거나, 시트링을 새것으로 바꿔야합니다.

그런데, 정말 상태가 막장이거나 밸브가 실린더를 때린 경우가 아닌 한 문제는 없을겁니다.

연마방법은, 수동으로 하는 방법과, 자동으로 하는 방법이 있지만, 여기서는 수동으로 하는방법을 설명합니다.

밸브 면에 콤파운드를 바르고, 화장실 뚜러펑처럼 생긴 밸브래퍼를 붙여 빙글빙글 돌려서 갈아내면 됩니다.

밸브콤파운드의 모래알갱이같은 느낌의 사각거림이 없어질때까지 갈아내면, 콤파운드를 닦아내고, 입자가 고운 콤파운드를 사용합니다.

일단, 메뉴얼 상으로는 한방향으로 갈아내라고 되어있습니다만, 밸브가 깨끗하게만 닦인다면 굳이 한방향으로만 갈아낼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밸브의 면치기가 끝나면, 밸브를 조립합니다.

조립 한 다음, 정상적으로 밸브가 면치기 됐는지, 휘발유를 넣어서 확인합니다.

흡기는 살짝만 갈아도 딱딱 들어맞는데, 배기는 그렇지 못하더군요.

배기 래핑은 훨씬 오래해야했습니다.

밸브가 한칫수쯤 작은데도 되려 비싼 이유는, 배기밸브가 고온에 노출되는거다 보니 훨씬 딱딱하기 때문입니다.

배기밸브를 안샐때까지 갈아내는데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새로 주문한 가스켓을 가조립 하고, 엔진이 틀어져서 조립되는것을 막아 정밀도를 높이는 다월핀을 꽂아줍니다. 

헤드에 쌓인 카본은 캬브클리너로 깨끗히 해결이 가능하지만, 배기구에 덕지덕지 쌓인 카본은 헤드포팅(배기구 연마)없이는 어려울듯 싶더군요.

배기구를 반짝거릴정도로 깨끗하게 깎아내면 엔진 효율이 올라가는건 알고있습니다만, 작업이 상당히 커지기 때문에 패스했습니다.

생활차갖고 레이스 나갈것도 아니니까요.

..하면 좋긴한데, 품이 너무 많이들어요.

크랭크의 유격이나 단차를 확인해 준 다음, 가스켓과 다월핀을 꽂아줍니다.

크랭크는 좌우 유격이 약간 있긴 하지만, 아직 사용범위 내라 나중에 작업을 하기로 합니다.

크랭크 한번 열려면, 헤드만 뜯는것보다 훨 빡센 작업이 기다립니다.

피스톤에 오일을 왕창 발라 실린더와 피스톤에 기스가 안나게 해줍니다.

기스가 나서 압이 새면, 작업하게 물거품이 되니까요.

피스톤 한쪽에 피스톤 핀이 빠지지 않게 클립을 걸어줍니다.

피스톤 핀을 꽂고, 클립을 꽂아줍니다.

클립이 엔진실 안쪽으로 떨어지는것을 막기위해 보루를 아래에 깔도록 되어있습니다만, 스킬만 좀 된다면 안깔고 해도 됩니다.

단, 클립이 떨어지면, 엔진 뜯을각오는 해야겠지요. 

2행정 엔진과는 다르게, 4행정 엔진은 피스톤 핀과 크랭크 사이에 니들베어링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윗동네와 아랫동네가 구분되어있지 않은 형상의 2행정 엔진은 니들베어링이 있어야되지만, 아랫동네가 확실히 구분이 되서 엔진오일을 팍팍 뿌려주는 환경이 되는 4행정 엔진은 굳이 니들베어링을 쓸 필요는 없는것이죠.

이게 2행정 엔진이라면, 실린더에 머플러 얹고 헤드뚜껑 덮으면 끝나지만, 이건 4행정엔진이라 작업이 더 남아있습니다.

캠체인이라던가, 캠체인이라던가, 캠체인이라던가...

캠체인 가이드, 캠체인 텐셔너, 캠 헤드. 등등..

여기다 아까 빡세게 갈아낸 헤드를 얹고, 앞뒤로 캬브레터와 머플러를 조립해주고, 밸브유격을 조절해주면 됩니다.

헤드 사이로 체인이 떨어지면 아주 개고생 합니다.

하필이면 자석툴이나 집게툴도 없는상황에서, 롱드라이버 두개갖고 꼼지락대면서 겨우 체인을 끌어올리느라 개고생 한거 생각하면..

캠체인을 올리고, 여기다 캠을 꽂고, 로커암을 끼우고 헤드를 조립한 다음, 실린더 앞뒤와 좌우의 볼트류를 조립하면..

아직 작업이 더 남아있습니다.

캠체인 텐셔너를 조립해줄 차례입니다.

좌우의 캠체인 가이드를 정상적으로 조립해줬다면, 텐셔너 뒤의 스프링을 빼고, 텐셔너를 완전히 밀어넣은 다음 조립을 하고 스프링을 끼우면됩니다.

간혹가다, 텐셔너가 뒤로 밀려나는 삐꾸같은 놈이 있는데, 그럴경우 텐셔너를 하나 사서 교체하면 됩니다.

이게 고장나면 엔진 타이밍이 틀어지기때문에 가/감속시에 엔진에서 쇠때리는 소리가 나게 됩니다.

캠을 타이밍 맞춰 끼우고, 로커암이 들어가는 캠 커버를 끼운 다음, 엔진의 축이 되는 볼트 네개를 X자 모양으로 돌아가면서 조여줍니다.

이게 풀려버리면 엔진의 분할된 부분 사이사이로 엔진오일이나 배기가스가 팍팍 쏟아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만약, 헤드가 뒤틀렸다면? 아주 생각하기도 싫은 사태가 벌어질 수 는 있는데.. 뭐, 그렇습니다.

이 작업 후, 밸브유격을 잡습니다.

유격조절 사진은 생략합니다.

엔진 아래의 삼각판을 뜯어내고, 거름망을 뜯어내서 청소합니다.

보통 단기통엔진의 경우, 삼각판을 사용하거나, 넓고 큰 모양의 드레인볼트를 사용해서 그 아래에 거름망을 장착해둡니다.

다기통 엔진이라면, 엔진 아랫쪽의 볼트들을 다 풀어서 엔진 안쪽을 드러내야 합니다.

요것이 그 거름망인데, 만약 엔진작업을 면장갑을 끼고 한다거나, 장소선정을 잘 못했다면,

여길 뜯었을때 모래조각이나 장갑부스러기가 잔뜩 끼어있는 모습을 보게 될것입니다.

이 차는 그럭저럭 관리가 되어서 그런건지, 이 거름망에 찌꺼기는 그다지 없었습니다.

새 엔진오일을 집어넣고, 시운전을 해 보았습니다만..

아우. 밸브유격.

결국 집앞 센터에서 밸브유격 잡는 교육(?)을 받고, 정상적으로 탈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더니만,

이번에는 셀 모터가 나가리 나서 이번 토요일에 부품을 사러가게 됐습니다.

하나 고치니 하나 나가는걸 보면, 연식이 오래된 차는 고생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