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이나 구급, 구조 현장이 아닌 일반 근무 중에 사망했더라도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밤 8시 17분께, 경기도 파주시 파주소방서에 근무하는 지봉학 지방소방교(41)가 야간 근무 중 누적된 과로로 인해 화장실에 갔다 별안간 쓰러져 심장마비로 숨졌다.
동료들은 "지 소방교가 월드컵을 앞두고 대 테러훈련 등 고된 훈련을 받았고 밤에도 자다말고 출동하는 등 항상 긴장 속에서 격무에 시달려 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봉학 소방교는 순직처리는 됐지만 국립묘지로 가지 못하고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 경묘공원에 묻혔다.
소방공무원은 경찰이나 군인과는 달리 화재진압이나 구급, 구조 현장을 제외하고 일반 근무 중 사망하면 보훈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조항 때문이다.
이 법률에는 군인이나 경찰은 훈련 중 또는 출퇴근을 포함 사무실 등에서 직무를 수행하다 일어난 사고에 대해 보훈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지만 소방 공무원은 화재, 구급, 구조 현장에서만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고 훈련 중 사망해도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동료 소방관들은 “불평등한 조항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며 “헌법소원을 내서라도 불평등한 조항을 고쳐 소방관들의 처우를 개선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소방교는 평소 건강한 체력으로 상급자와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으며 나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살신성인 정신으로 재난에 처한 시민들의 구세주 역할을 충실해 와 동료들을 더욱 슬프게 했다.
지봉학 소방교는 62년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향양1리에서 태어나 92년 8월 소방공무원에 임용, 부천소방서 원종파출소와 고양소방서 금촌파출소, 의정부 소방서 광적파출소 등지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0년 8월부터 파주소방서 119 구조대에서 근무해 왔다.
그는 96년과 98년 연속 된 수해복구 현장에서 투철한 봉사정신을 발휘, 경기도지사로 부터 수해복구 유공자 표창을 2회 수상했고 인명구조 유공 서장표창 2회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지봉학 소방교의 영결식은 오늘(11일) 파주소방서에서 소방서장 장으로 치러졌으며 소방장으로 특별 승진, 추서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황옥순 여사와 중학교와 초교에 재학 중인 1남 1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