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5일 (화) >
7시에 모스크바 시 경계선에 이르게 되었다. 김 목사님이 9시에 치과병원에 가야 하기에 이렇게 서둘러서 왔는데, 시내에 들어가는 길에 차가 꽉 막혀서 도무지 나가지 않는다. 한 시간이 걸렸어도 아직 외곽지역에 있다. 할 수 없이 김 목사님은 지하철로 가기로 하시고 내리셨다.
우리 둘은 목사님이 가신 치과에 찾아가야 하는데 왈도자가 도무지 길을 찾지 못한다. 이 사람들은 지하철만 타고 다녀서 지상에 나오면 길을 모른다고 한다. 목사님이 치료를 다 받은 후에 차라리 그냥 집으로 오리고 해서 우리는 차로 가고 목사님은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셨다. 11시가 가까이 되어서야 같이 아침식사를 하고 왈로자 목사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피곤하기는 했지만 좋은 여행이었다. 지켜주시고 은혜 중에 인도해 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또한 러시아를 다시 보게 되었고, 김 목사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하다. 차를 가지고 가니까 짐도 많이 가지고 갈 수 있고, 그곳에 가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신세 지지 않고 다닐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또 자유롭게 쉬면서 오니 버스로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더 좋았다. 그러나 또 이렇게 가라고 한다면 선뜻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김 목사님은 천사합창단원을 그곳 음악대학생들 중에서 선발하여 훈련시키려는 목적과,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는 목적과, 그곳에서의 선교활동을 돕고자 하는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가신 것인데,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하셨다고 하겠다. 음악대학 학생들 중에서 합창단원을 모집하는 일도 잘 협력을 받을 것이고, 콘스탄틴 집사님이 지금은 1인당 3,000불씩 들어야 영주권을 낼 수 있다고 하였는데 비록 돈이 들어도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된다.
오랜만에 장거리 여행을 하였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좋은 자연과 무진장한 자원을 가지고도 백성들을 잘 살게 만들지 못한 과거 공산주의 지도자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사람들이었던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라를 발전시키고 백성들이 잘 살게 되려면 무엇보다도 지도자를 잘 만나야 하고, 건전한 사상을 가져야 한다.
선진 구미(歐美) 여러 나라로부터 기술이나 자본의 지원을 받아서 진작부터 개발했다면 지금쯤 러시아가 얼마나 부강한 나라가 되었겠는가? 그러나 과거에 공산주의를 하면서 자유주의 세계의 국가들을 적대 관계로만 하고 살아왔기에 이렇게 개발이 늦어졌다. 지금도 정유(精油)시설이 없어서, 원유를 다른 나라에 보내서 정유하여 재수입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폐쇄적인 공산주의 사회의 결과는 이렇게 빈곤과 무지와 부패를 가져왔을 뿐이었다. 그 실패의 길을 북한은 지금껏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들의 온갖 거짓과 부정과 부패가 다 드러나는 것이 두렵고, 자기들이 권력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 가장 두려운 것이다. 진실을 두려워하고 거짓으로 진실을 덮으려고 하니 그것이 덮어지겠는가? 권력은 물론이고 재물도 명예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붙잡으려고 하면 오히려 그것들에게 붙잡혀 그것들의 노예가 되는 것이고, 그것들을 과감히 버리면 오히려 그것들이 나에게 찾아와 나를 높여준다.
이는 한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방적인 사람, 나보다 나은 사람으로부터 부지런히 배우려고 힘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보수주의적이라고 하는 교회일수록 영적인 일에 무지하게 될 뿐 아니라, 심지어 박해하게도 되는 것은 이렇게 자기의 의가 강하기 때문이다. 자기는 의롭고 자기와 다른 것은 다 잘못되었다는 인식은 결국 자기를 무지와 파멸로 이끌고 간다.
북한에서는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식대로 살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지만, 이것처럼 어리석은 구호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대원군 시대의 쇄국정책으로 충분하다. 이제는 그런 어리석은 정책을 끝장내야 한다.
이번 4.9 국회의원 선거에서 좌파들이 참패를 맛보았다. 짝짜기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어리석은 자들이 어찌 나라를 바르게 이끌겠는가?
허발렌틴 목사님의 전화가 왔다. 오늘은 피곤하실 터이니 쉬고 내일 저녁에 강의를 해 달라고 하신다. 내일 낮에는 올가의 집에 심방을 하고, 새로 사우나를 만들었다고 하니 그곳에서 목욕도 하고, 돌아오면서 이소영 목사님 선교센타에 들러서 저녁에 강의를 해야 하겠다.
일주일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보지 못했는데, 이메일도 가득 찼고, 뉴스도 궁금하였는데, 한동안 인터넷을 보았다. 오후에 잠깐 눈을 붙이고 저녁 식사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