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아들의 인생 2막을 응원하며 ♧
결혼은 흔히들 인륜지대사 (人倫之大事)라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은 저희 집안에 경사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30년전에 제가 결혼은 했던 모습과 흡사하게 제 아들이 요즘의 결혼 풍습과 관례를 과감히 깨고 생각보다 일찍 결혼을 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이 점차 늦어지는 추세라 30년전의 제 나이와 같은 나이에 결혼을 했음에도 아들의 결혼을 조혼이라 생각하는 하객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많은 지인들께서 축하 하객들로 오셔서 축복 속에 결혼식을 잘 마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일전에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이번 아들의 결혼에 즈음하여 새로운 삶의 시작을 여는 출발을 축복하는 아비의 마음을 담아 작은 이야기 한 권을 집필해 보았습니다. 오늘 글은 그 이야기의 머리글 중에서 일부를 꺼내서 아침편지로 담았습니다.
부모 된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제가 먼저 용기 내서 해보게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가 이제 탈고되어 출판사에 넘겨졌으니 곧 세상에 나올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은 책 머리글의 일부입니다.
지금껏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닫게 된 중요한 삶의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은 누구나 귀한 존재이며 사람은 누구나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과 무엇보다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제 나이도 이제 50대 후반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미 이 나이쯤 되면 인생의 희로애락을 한 번쯤은 다 겪어보았고 사람마다 이야기는 다르지만 누구나 그 삶 속에 적어도 책 한 권 이상 분량의 기막힌 삶의 이야기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쓰게 된 책의 이야기도 어쩌면 다른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에 비해 턱없이 보잘것없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제가 용기를 내서 기억을 더듬어 제 이야기를 정리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단 한 번 주어지는 인생에서 누구나 살면서 겪게 되는 삶의 오류와 그 성찰을 통해 중간 점검을 하고자 함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들과 공유하여 삶의 지혜의 편린들을 나누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잘 알지도 못한 채, 한편 손에는 아무 것도 든 것이 없었고, 굳이 가진 것이라고는 다만 용기와 배짱 하나 가지고 생소한 결혼이란 인생의 선택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언 한 세대가 흘렀습니다.
‘국제시장’이란 영화를 보게 되면 주인공이 어려서 6.25동란 당시 흥남 부두의 피난 길에서 아버지로부터 운명처럼 한마디 말을 건네 받게 됩니다. 그 한마디 말이 자신의 평생의 삶에 족쇄가 되어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정체성과 책임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한평생의 삶이 그려집니다.
저 또한 인생 여정의 총 4막 중에서 지금까지 2막을 살아오면서 순간순간 어린 나를 먼저 이 세상에 남겨두고 떠나신 부모님을 상기하며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때론 그 그리움과 외로움이 사무쳐서 보이지 않게 돌아서서 울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의 대견스러운 성장과 세상을 놀라게 하는 기쁜 소식을 만들어 냈을 때 세상을 향해 자랑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어른들께서 살아계셨다면 정말 기뻐하고 함께 즐거워하셨을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 세대의 세월이 지나 결혼이라는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새롭게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저는 30년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조언하며 그가 새롭게 달려갈 길을 축복하는 시간 앞에 서있습니다.
30년전 제가 결혼할 때는 부모님들께서 이미 세상을 떠나신 상태라 그분들의 축복을 받지 못하는 쓸쓸한 결혼식을 올렸다면 오늘의 아들은 제가 비록 물려줄 물질적 재산은 없지만 아직까지 우리 부부가 건강하게 살아서 두 사람의 새 출발을 축복해 줄 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기쁨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가 한 가정을 이루고 앞으로 살아가는 길에 옆에서 함께 기뻐하고 응원도 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그런 지원군이 될 수 있음이 30년전의 저의 상황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감사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영재성을 지니고 태어난 아들의 인생 매니저를 자처하며 열정적이었지만 크나큰 시행착오를 경험했던 이야기를 책에서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부족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고 아들의 행복한 미래를 축복하고 싶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아직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고 시작에 불과한 시간이기에 다행입니다. 그리고 아들은 지금 이 시간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며 마음의 참 평안을 얻은 가운데 기쁨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 행복한 생각이 만들어 내는 살아 있는 에너지는 아직 폭발하지 않은 아들의 가장 의욕적인 삶의 도전에 큰 힘의 원천이 될 것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세상의 편견과 상식을 깨고 함께 동행할 가장 편안하고 아름다운 동반자를 만나 결혼하는 아들과 지혜로운 제 며느리는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을 기대합니다.
이것이 제가 아들의 결혼에 즈음하여 부족하지만 용기를 내어 책을 쓰게 된 동기입니다.
아들과 같이 이 땅에서 새로움으로 출발하는 많은 사람들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http://evergreenhill.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