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9일 전법도량 우리절에서 현파 수상 스님의 집전으로 봉행한 어머니 49재일에 낭송한 고별문입니다.
어머니를 선처에 천도해 주신 현파 수상 스님과 세 분 스님, 우리절 주지 스님과 하담 스님께 삼가 머리 숙여 감사 인사 드립니다.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해 주신 우리절 신도님들과 저와 인연 있는 친구들, 가족, 친지들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모두 함께 해 주셔서 어머니를 잘 모실 수 있었습니다.
무량 공덕 지은 인연으로 가내 두루 평안하시고, 하시는 일이 모두 만사형통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49재 회향 고별문
돌아보면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갑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어느덧 49일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49재 회향날입니다.
지난 2월 24일 황량하고 차가운 들판에 어머니를 두고 내려오려니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머니가 마지막 가시는 장례일에 추적추적 비는 왜 그리도 오는지... ... 장사 지낼 그날마저 좋은 날이라는 천지팔양신주경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보기 위해서 일가 친척들과 형제들이 다 모였으니 말입니다. 비로소 늘상 듣던 천지팔양신주경의 깊은 뜻을 헤아려 봅니다. 지금도 문득 생각나서 불러보는 그 이름...... 어머니......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기에 사무치는 그리움만이 가득합니다.
어느 누구도 채울 수 없는 오직 한 사람,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부처님이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제자 아난에게 길가 숲속에 뼈 무더기를 여자의 뼈와 남자의 뼈로 나누라고 명하셨습니다. 아난이 난색을 표하자 부처님은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남자의 뼈는 희고 무겁지만 여자는 아기를 한번 낳을 때마다 서 말, 서 되의 피를 흘리고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먹여야 하므로 뼈가 검고 가벼우니라” 이어 부처님은 어머니의 은혜로 10가지를 꼽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머니 살아 생전에 효도를 다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 병마에 시달릴 때에도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더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것을 참회합니다. 후회는 항상 뒤에 찾아오는 것이기에 뒤늦게 뉘우칩니다.
마지막으로 요양원에 찾아가서 면회를 할 때 어머니께 ‘누가 보고 싶으세요. 다음에는 누구를 데리고 올까요?’ 라고 여쭤봤을 때 어머니께서 여느 때와는 다르게 ‘다 보고 싶다. 다 데리고 오너라’ 하셨는데 그게 마지막 유언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당신 스스로 마지막 갈 길을 재촉하고 계신다는 것을 몰라본 제가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살아 생전에도 면회를 가면 아직도 저희들의 얼굴을 알아보시고 이름을 불러주시는 게 마냥 좋아서 우리 어머니 대단하시다고 ‘엄지 척’을 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할 수 없고 영정 사진으로밖에 뵐 수 없다는 것이 정말 후회스럽고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적어도 1~2년은 더 사시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머님의 마지막을 알아차리지 못한 그 한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정말 제가 밉습니다. 어머니는 분명 당신의 마지막을 예언하셨는데 그걸 몰라본 제 자신의 무지함과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우리 형제들과 손자, 손녀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큰 품 안에서 건강한 몸을 얻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가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셨던 소중한 우리 어머니...... 할머니...... 우리들을 그동안 키워 주신 그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당신 가슴에 묻었던 큰 아들도 실컷 보시고, 먼저 가신 아버지에게 뭐가 그렇게 급해 일찍 가셔서 나를 이리도 고생시켰느냐고 푸념도 늘어 놓으시고 그동안 못 나눴던 부부의 정도 두 손 마주 잡고 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시길 기원 드립니다.
장례일이 정월 대보름 회향날인지라 장례를 마치고 반혼제를 모시기 위해서 법당 안에 들어섰을 때 주지 스님을 비롯한 많은 신도님들께서 함께 자리하시어 어머니의 영혼을 맞아주신 크나큰 은혜에 우리 가족을 대표하여 감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어머니 49재 안에 출가재일과 열반재일이 들어 있어, 부처님의 큰 자비에 경탄하고 또 경탄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조석으로 금강경 독송을 들으시고 부처님의 한량 없는 큰 지혜로 마지막 가시는 길이 무명을 거두고 진리의 빛으로 거듭나길 기원드립니다. 새벽 기도를 올 때마다 법당 안팎을 환하게 밝혀주는 연등이 있기에 어머니가 그간의 고달팠던 삶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영혼이나마 외롭지 않게 되리란 생각에 부처님께 너무나도 감사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어머니가 이젠 고통 없는 세상, 질병 없는 세상, 배고픔 없는 세상에서 평안히 영면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어머니가 우릴 떠나셔도 항상 우리들 마음 속에는 영원히 남아 있을겁니다.
어머니께서 입관을 하는 날 두 눈 감은 모습을 보니 어머니의 표정이 지극히도 편안해 보여서 그나마 다행이였습니다. “어머니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어머니께 배운 게 많은 삶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우리 형제들과 손주들에게 너무나도 많을 걸 채워주고 떠나셨습니다.
자식들과 손주들이 어머니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이겠습니까?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늘 이렇게 말해 왔었습니다.
‘너희들만 잘 살면 된다.’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어머니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선물이라면 어머니의 바람을 항상 명심하고 그 바람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 자식으로서 어머니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우리 모두 그리 행동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올곧게 , 바르게,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오늘 49재를 보내면서 조용히 불러봅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대원본존 지장보살님이시여!
부디 우리 어머니에게 가피를 내리시어 49재 공덕으로 어머니가 전생에서 지은 업장을 녹여 주시고 이승의 짐 훌훌 벗고 고이 가시도록 해 주시옵소서! 지난 날의 고통과 이승에 맺힌 한은 바람결에 흩날리고, 지장보살 영접 받아 서방정토 왕생하여 부디 천상에서는 아미타불 친히 뵙고, 부디 성불하여지기를 바라나이다.
오늘 49재를 맞아 어머니를 비롯한 아버지와 선망 조상, 유주무주 영가의 천도, 그리고 일체 중생의 행복을 위해 기도 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_()()()_
불기 2568년 4월 9일 49재를 회향하며
불효녀 000 올립니다.
첫댓글 사십구재날에 올려드린 고별문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써 내려간 어머님을 행한 절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가족들의 지극한 정성으로 올린 사십구재 공덕으로 생전의 모든 미련 애착 정한이랑 훌훌 털어 버리시고 좋은 인연 간직하고
지장보살 영접 받아 아미타불 친견하고 서방정토 완생극락 하시어 연화대에 태어 나소서
사바인연 다해가신 어머님의 극락왕생을 기원 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인로왕보살 나무지장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