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교회사를 연구하는가?
교회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는 그것을 연구하고 해석함(Doing History)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Making History) 우리가 만들어가는 역사는 미래 세대에게 과거의 역사로 연구 대상이 되지만,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연구함으로써 많은 유익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 기독교가 역사적 신앙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하여 그분의 계시를 드러내신다는 사실을 믿는다. 하나님께서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드러내 주신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종살이를 한 것이나 그들이 출애굽한 사건이나 그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간 일이나 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고, 출애굽하게 되고, 율법을 받았는지 그 자손들이 물을 때 이를 잘 가르쳐주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신6:20-25) 지나 간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발견하게 될 때 신앙이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는 유익을 얻게 된다.
기독교 교회와 신학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이나, 십자가 사전,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 등은 과거 역사에 있었던 실제적인 사건들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천 년 전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고난을 겪으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사흘 만에 부활하신 사건은 구원교리에서 본질적인 사건이 된다. 이것은 기독교가 역사적인 사실 위에 세워진 종교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 준다.
2) 과거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한 올바른 해석 때문이다.
5세기 로마교황의 명령으로 라틴어 성경번역 책임을 진 제롬(Jerome)이 성경번역 과정에서 천주교 교리를 의식한 나머지 여러 가지 오류를 범하였다. 예를 들면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전한 수태고지 가운데 '은혜를 받은 자여"(눅1:28)라고 한 것은 "하나님의 긍휼을 입은자"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성을 담은 자"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번역하여 성모 마리아의 무구수태 교리를 천주교에 자리잡헤 해주었다.
또한 마태복음 4:17의 경우에도 원문에는 우리말 번역과 같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고 되어 있지만 제롬은 "고해성사 하라(Do Penance)"로 번역하여 가톨릭교회의 고해성사 제도에 대한 성경적인 근거를 삼게 해주었고, 나아가서 가톨릭의 성례제도를 인위적으로 뒷바침하게 해 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제롬은 요한일서 5:8 역시 원문에 없는 구절을 덧붙이는 번역을 했다. 원문은 "증거하는 이가 셋이니 성령과 물과 피라 또한 이 셋이 합하여 하나이니라"라고 되어 있다. 제롬은 삼위일체 교리가 성경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음을 주목하고 이 구절을 라틴어로 번역하기를 "증거하는 이가 셋이니 하늘어세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시라 이 셋은 하나이니라 그리고 땅에서는 이 셋이 증거하시느니라" 성경원문에 없는 구절을 첨가하여 삼위일체 교리의 성경적인 근거 구절로 삼으려고 했던 제롬의 <벌겟잇 성경>을 1611년에 나온 영국의 흠정번역이 그대로 따랐다.
제롬이 라틴어로 번역한 <벌게잇 성경>에서 오역을 발견하게 된 것은 1516년 에라스무스가 헬라어 라틴어 대조판 <헬라어 신약성경>을 출간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기독교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는 헬라어 번역본을 제롬역과 대조하여 가톨릭 교회가 천 년 동안 사용해오던 라틴어 역(Vulgate)의 오류를 입증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기독교 역사를 연구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보여준다. 기독교 역사를 연구함으로써 과거 역사적인 이슈들을 바르게 교정하고, 수정하고, 확인하여 올바른 해석 작업이 가능하게 된다.
3) 교육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역사를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잘 이해하고 과거의 사건들을 잘 해석하는데 있지 않고 현재에 주는 유익을 찾는 데 있다.
우리가 교회사를 연구할 때 과거 풍부한 기독교의 역사적인 유산을 접할 수 있는 유익을 얻게 되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과거의 풍부한 기독교 역사유산 연구는 다른 학문연구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그 가치가 크다. 또한 다른 학문연구 분야에 비평적인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가치도 크다. 게다가 학문연구 방법론에서도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풍부한 역사 유산은 가르치는 일에 도움을 주는 교육적인 가치가 크기에 교회사 연구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2. 교회사 연구의 유익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의 역사를 연구할 때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유익을 얻게 될 것이다.
1)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인류 역사의 수레바퀴를 붙들고 계시는 분이시다. 교회사를 연구할 때에도 역사의 연장마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권자가 되심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교회사 연구를 통해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사상을 확인할 수 있고 교회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 신앙은 역사적인 신앙고백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교회가 올바른 신앙고백을 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교회의 역사를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인도해오셨다.
2) 정통교리가 수호되고 정립되는 과정을 발견하게 된다.
일지기 역사가 토인비는 인류 역사를 연구 분석하여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정의하였다.
교회사를 연구하면서 기독교 교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정립됐는가를 발견하게 된다. 기독교 교리와 신학이 정립되기까지 교회가 어떻게 환난과 핍박 속에서 믿음을 지켜왔고, 수많은 이단이 일어나서 정통교리를 공격해 왔을 때 교회는 어떻게 이단들의 공격에 대처해오면서 교리와 신학의 정통성을 수호하고 정립해왔는가를 발견하게 된다.
특별히 교회사를 통해서 종교개혁자들이 세운 성경적인 개혁주의 신앙노선을 따라갈 수 있는 유익을 얻을 수 있다.
3) 교회사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영적인 교훈을 얻게 된다.
역사적 사건들의 원인과 배경과 결과와 영향 등을 연구하면서 그 사건에 분명한 영적 교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미 역사의 성격을 윤리적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교회사 연구를 통해서 모든 일이 단순히 사필귀정으로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우리에게 가르쳐주시고자 하시는 뜻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교회사 연구는 단순히 역사연구에 머물지 않고 개인적인 영적 성장에도 유익을 준다.
4) 미래 예측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과거 역사를 통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된다. 일찍이 솔로몬은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할지라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라고 말했다(전도서1:9).
역사는 반복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교회사 연구를 통해서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들을 찾아서 미래에 대한 예측과 나아가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유익이 있다.
5) 교회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믿음의 본이 되는 많은 분을 찾을 수 있다.
교회사를 보면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은 분들의 이야기가 많다. 많은 이단과 사설의 공격 속에서도 교회를 지키고 정통교리를 끝까지 지켜낸 많은 분의 이야기가 많다.
교회사에 나타나는 역사적인 인물들의 이야기와 가건들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들과 유사한 삶의 정황에 처하게 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간접적으로 가르쳐주는 역할을 해주고, 본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준다.
6) 교회사느느 제9계명이 이루어지는 증거의 현장이다.
십계명 제9계명은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말라"는 계명이다.
역사적 사건들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에 대한 역사적 증거들이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의 목격자들이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요일1:1). 교회사적인 증거들은 역사적인 사실들이다.
거짓된 증거는 역사연구룰 통해서 반드시 그 잘못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역사 속에서 행하신 일들을 있는 그대로 세상에 증거 해야지 거짓으로 증거할 수는 없다.
7) 교회사 연구를 통해서 이웃사랑에 대한 가르침을 실천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 율법사에게 율법과 선지자의 대강령을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
그것은 곧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 역사를 보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대강령을 지키며 살려고 힘쓴 자들이 있지만 그 가르침대로 살지 못한 자들이 많이 있다.
교회사를 통해서 율법과 선지자의 대강령을 실천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게 되는 유익을 얻게 된다.
교회사에 나타난 많은 믿음의 선진들의 선행을 통해서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도 "선한 일에 열심히 하는 하나님의 친 백성"이 되도록 많은 도전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