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통신비에서 해방되는 기쁨 맛보자!
- 세상을 바꾸는 힘 IT- ‘통신비 절감 효자’ 알뜰폰
통신료 기존 통신사보다 30~40% 저렴 단말기 공동 지원·우체국 판매도 추진
유심만 갈아 끼워 이용… 가입절차 개선
알뜰폰이 가계 통신비 절감의 효자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판매장에서 판매원과 고객이 알뜰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필자제공 |
의무부가서비스 약정 가입비
한 달 가계 휴대전화 요금으로 15만 원을 훌쩍 넘게 지출하는 직장인 박영권(53) 씨.
스마트폰이 대세라는 사회 분위기 탓에 자신은 물론 아내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까지 스마트폰을 차례로 구입하면서
가계 통신비가 1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월 7만 원대에 가족 모두 피처폰을 이용하던 1년 전에 비해 통화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닌데다
기본 제공되는 문자메시지와 데이터는 절반도 사용하지 못해 이만저만 아까운 것이 아니다.
이런 박씨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가 서민경제를 옥죄는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며 ‘알뜰폰’을 선봉에 내세운 것.
도대체 알뜰폰이 뭐길래 ‘통신비 절감 효자’로 각광받는 걸까.
알뜰폰이란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가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망 구축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사로부터 망을 도매가로 빌리기 때문에
통신료가 기존 통신사보다 30~40% 정도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들과는 달리 약정, 가입비, 의무부가서비스 등도 없다.
짧은 기간 가입했다 다른 단말기나 서비스 사업자로 갈아탈 때 부담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현재 알뜰폰을 서비스하는 업체는 SKT망을 이용하는 8개(아이즈비전, KCT, SK텔링크 등),
KT망 9개(에넥스텔레콤, KT파워텔, CJ헬로비전, 온세텔레콤 등),
LG유플러스망 9개(몬티스타텔레콤, 씨엔엠브이엔오, 인터파크 등) 등 총 26개 업체다.
실제로 알뜰폰을 사용하면 통신비가 절감될까.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알뜰폰 서비스 이용자 3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존 휴대전화의 통신요금(4만5600원)보다 알뜰폰 요금(2만6800원)이 평균 41.3% 덜 나왔다.
특히 기존에 4G(LTE) 정액요금제를 사용한 경우는 요금이 52.1%(5만7500원→2만7500원),
3G스마트폰 정액요금제를 사용했던 경우는 46.7%(5만1200원→2만7300원) 줄었다.
혹시나 통화품질이 나쁘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알뜰폰 이용자의 94%가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와 품질이 동일하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알뜰폰 가입자가 지난 3월 말 기준 157만여 명, 점유율은 3%에 불과한 이유는 뭘까.
가입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현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판매점은 2만여 개에 달하는 반면 알뜰폰 판매점은
400여 곳에 불과하다.
이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우체국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는 9월부터 전국 3600여 곳에 달하는 우체국에서도 알뜰폰을 판매해 보다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체국은 농촌·어촌 등 알뜰폰 수요가 많은 지역에도 골고루 분포돼 있어
기존 이통3사와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가입 절차도 손쉽게 바꿀 방침이다.
이통3사의 LTE 단말기에서 유심(USIM)칩만 갈아 끼워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것도 올해 내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갤럭시나 아이폰 등의 유심을 알뜰폰에 끼우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 정부는 알뜰폰의 ‘필살기’인 저렴한 요금에도 날개를 달아주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서 망을 빌려오는 도매 대가를 기존 가격에서 음성은 22%,
데이터 48% 각각 인하하고 이통3사의 망내외 음성 무제한 통화 요금제도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로 제공해
더욱 저렴한 요금제 구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보다 50% 이상 저렴한 요금도 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 단말기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뜰폰 단말기 공동조달 체계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알뜰폰이 진정한 통신비 할인의 효자로 거듭나는 셈이다.
특히 알뜰폰에 가입하면 ‘노예계약’처럼 짓누르던 약정, 가입비, 의무부가서비스에서 해방된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기까지 한다.
1년 이상 남은 기존 약정기간이 빨리 지나가 과도한 통신비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