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탔냐구요????.....아녜요.....산에 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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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맘에 맞는 친구가 있어서......
찰떡궁합처럼 붙어다녀도 지치지 않고 수다를 떨수 있는 그런 삶이라면....
좋겠다는거죠 머~~~
오늘.....아침 식사 든든히 마치고.....(혼자...쓸쓸히) 배낭을 둘러맸습니다.
아파트 단지내 경로당에서 있는 투표소에 들러 간단히 한표 던지고....종종 걸음으로 7호선 전철을 탔습니다.
(울집은 주민등록지가 서로 달라서 투표를 각자 멀리서 따루합니다.)
아하~~ 7호선은 등산열차였습니다.
수락산과 도봉산을 지나는 이 노선에는 울긋불긋 등산객이 많았습니다.
그....틈에 이 북파간첩, 일명 수락산 돼지도 끼었습니다.
히야~~ 첨 가보는 곳인데 ....역쉬...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답게....입구부터 현란합니다.
등산장비를 파는 노점상들이 길거리에 가득하고........먹거리도 다양했습니다.
수락산 역쪽에서 올라가는 등산로는 돌계단식이었습니다.
약간은 가파라서 쉴자리가 별로 없더구욤...
혼자....깊은 생각에 잠겨 산을 올랐습니다.
이 미모에......혼자서 산행을 한다는 것이 다소 무모한 발상이긴 하겠지만.......수락산 돼지가 먼일인들 못하겠습니까요????
하지만.....배낭안에.....은장도를 비롯한 각종....무기가 들어있긴 하니까....응급상황에선 나비처럼 날아서....벌같이 응수를 할 것이리라...우헤헤
형편이 피게되면 등산장비 보다 우선 가스총을 하나 사야겠어욤
근데 말이죠.....혼자 산행을 하면 외로운 것도 있지만....좋은 점도 많아요.....그 중에 하나가 자기 페이스에 맞게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이죠....
가다가 쉬고 싶으면 쉬고.....다시 오르고 싶으면 오르고.....
그런데 637m.....수락산 정상까지 한번도 안쉬고 올랐어요....
중간에 깔딱고개에.....
히히히.....막걸리 파는 천막이 있었어요..???
이 높은 곳까정 장사를 하겠다고 무건 짐들을 지고 올라오셨을 분들을 생각하니 안팔아 줄 수가 없었어욤
한사발 쭈욱~~ 들이키고 싶었지만.......기냥..그 옆에서 비비빅...하나를 사먹는 것으로 대신했어요...
어렸을 때 할머니랑 용주사 근처에 있는 고모님댁에 가는데.......한없이 걸었거덩요??
기것두 할머니는 머리에 쌀까지 한말 이고 가셨어요...
지금도 가끔 그 일을 생각하면....웃음이 나와요...
왜 그리도 먼길에 쌀자루를 이고 다녔는지...
머...시골서 특별히 딸네집에 가지고 갈 선물이 마땅치 않은 탓이겠지요
그래도 그렇지....그 쌀을 팔아서 차라리 돈으로 가져 갈 것이지....고모님댁도 농사를 지었는데 왜 그 무거운 쌀을.......
암튼....그렇게 지루하게....고모님댁을 향해 뚜벅뚜벅 걷다가....주막이 나타나면........할머니께서는 어김없이 들어가셔서 막걸리를 한사발 들이키시는고야염....
그 시간이 어린 맹구에겐 어찌나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던지.....
군것질거리라도 같이 파는 주막은 그래도 좋았지염.....하다못해 누깔사탕이라도 하나 얻어먹을 수 있었으니까....
맹탕 주막은 너무나 싫었어라.....
울 할머니는 참 멋있었지라......철종때 태어나서.....이승만 대통령시절에 시집을 오셨는데......먼일인지 소박을 맞으셨대요.....
몇년만에 돌아오셔서....글공부에 열중하셨다는데.....암튼 어렸을때 동네에서 울할머니가 젤루 인텔리였으니께....헤헤헤
지금도 할머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은 길다란 곰방대에 불을 붙이시는 모습과........수시로 다락문을 열고 소주를 나팔부시는 모습....그것이지라...
그래도 무쟈게 건강하셔서 여든 여섯까지 무병장수하셨습니다..
에구야.....막걸리 얘기하다가 할머니 얘기로 빠져버렸는데염......우좌지간 시원한 막걸리에 대한 흠모를 접어두고 정상을 향해 걸었습니다.
이 산은 바위가 많고 가파른데도 등산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배어있는 그런 산이었스므니다.
계속해서 난간과 밧줄 등 등산을 돕는 장치가 잘 만들어져 있었어염...
아하....정상 표지판!
그런데...
꼭대기에 꼭대기
커다란 바위가 하나 덩그마니 놓여져 있었고.....몇몇은 그 위에 올라 여유롭게 세월을 낚고 있더군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오를 수 없었습니다....
흑흑!!!
앞선 사람들을 보니 남정네가 먼저 올라가서 손을 잡아주더군요.....
ㅆㅂ!
팽~ 돌아서서 바위주변을 맴돌며 산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상계동...의정부....남양주.....
그런데 저건 뭐랴????
수평선도 아닌 것이......지평선도 아닌 것이.....
파아란 하늘과 땅을 가르는 하나으 선이 있었으니
색은 먹빛이요.....느낌은 암울하여라...
그기그기....바루 스모그지라????
공중권세 웅켜 쥔 저 스모그에 굴복하고 사는, 저 산아래 중생들이 어찌나 불쌍하던지......내게 힘이 있다면 자비와 긍휼을 베풀텐데......
이제 왔던 길로 도로 내려가느냐.......의정부 쪽으로 하산하느냐....아니면....남양주 쪽으로 폴짝폴짝 뛰느냐 고것이 문제인디.......
올라 온 길로 내려가는 것은 시시하고....(사실은 무서웠음...바위....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무서워라...)
거리상으로 보면 남양주로 내려가는 것이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 같은데....잔머리를 굴려보니....그래도 의정부 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택시를 잡아타도 전철역까지 갈 수 있으니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에.....과감히 좌회전!!
이런 저런.....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장암역에 내려왔더군요...
다땃한 전철 안에서 사정없이 졸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날날 나의 이런 기행을 두고 여기저기 말이 많은지라.....특히 집에 있는 남자..
"나 내년에 머리깍구 산으루 들어갈꼬야..."하니까
"어느 산으루 갈 꼰데??"
"어느 산으로 갈까 물색하러 댕기는 중이여....글구 결정돼두 안갈쳐줄꼬얌"
기랬어염....헤헤헤
가만있자.....오늘으 주제가 머었더라???
이야기으 중심을 잃어버렸네요....
낄낄낄......
지금 선거 개표방송을 보며 이 글을 쓰는데.......조마조마하네요....
1번 오빠가 되던, 2번 오빠가 되던 ....나랑은 별 상관도 없는데....
저는 1번 찍었습니다.....과감히 밝힐 수 있습니다.
왜냐구염??
킬킬...울 집 남자가 그랬거덩요..
"1번 찍으면 이혼이야!"
그래서, 그리하여, 결국은........
1번을 꾸욱 눌러줬습니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