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닝-크루거 효과 Dunning-Kruger Effect라는 심리학적 용어가 있습니다. 이 용어는 심리학적인 용어지만 경영학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배우고 습득한 지식이란 것이 자신을 객관화하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더닝-크루거효과는 자신의 잘못이나 몰랐던 부분에 대한 인지가 안되기때문에 일이 잘못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운전을 능숙하게 잘하는 사람과 아직 운전이 서툰 사람 둘을 놓고 일정한 구간을 운전하게 한 다음 운전하면서 자신의 잘못한 점을 적어보라는 실험을 놓고보면,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실수 (깜빡이를 켜지않았다 등)를 지적하지만 운전이 서툰 사람은 운전법칙상 실수한 게 많았는데도 자기의 운전은 완벽했다라는 반응을 한답니다.
그래서 던닝-크루거의 그래프를 보면 뭣모르던 시절(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야말로 자신감이 가장 넘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 때가 가장 위험한 단계이기도 합니다. 좌절과 실패를 통한 깨달음과 지식이 쌓여 특정사안에 대해 안정적인 인지 지속성이 생길 때 진정한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는 전문가 경지가 되서 뭘해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던닝-크루거 효과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용되고 자기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소중한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아래는 '창업'이라는 도전을 함에 있어 어떤 자세로 해야되는지를 던닝-크루거 효과 지표를 적절하게 응용한 예입니다.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넘치던 열정이 절망과 좌절의 실패경험을 통해 지식으로 쌓고, 더 나아가 인식지속성이 안정화되는 시기에 창업을 하라는 조언입니다.
제가 많은 자폐스펙트럼과 ADHD단계의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함께 살아보니 던닝-크루거 효과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럴싸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첫단계에서 빨리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활용점이 많아 보입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의 경우에는 양육환경에 따라서 아무것도 모른채 열정만 보여주는 초기단계의 모습이 대다수인데 보여지는 행동은 가지각색입니다. 제주도 일기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완이의 교육에 있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에 인식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행동에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으니 이 행동을 계속해서 아무렇지 않게 반복하게 되는데, 완이의 경우 너무 당당하게 반복하다보니 당당함을 죄의식으로 바꾸어주는 작업이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날 완이와의 생활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인식을 깨닫게 해주는 것을 넘어서 아무렇지 않게 당당하게 재현하는 것과의 전쟁(좌절과 실패의 경험을 주는 피드백)이었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데리고 있던 한 아이는 아빠가 재혼을 해서 새엄마 밑에서 생활하다보니 아무래도 애정어린 보살핌보다는 꾸지람이 일상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데 늘 혼나고 사랑을 받질 못하니 이 아이는 주눅이 많이 들어있고 늘 숨어다니길 좋아했습니다. 특히 변문제가 심각해서 제가 중도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는데 우리 학교를 그만둔 후 어딘가 시설에 일찍 입소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변문제가 있다고 제가 포기하지는 않았을텐데 '집에서 자기가 하면 잘한다'라고 반응을 보이는 새엄마의 태도가 좀 괘씸해서 제가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대하는 부모가 아닌 일반사람들은 자기가 하면 아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그야말로 던닝-크루거 효과 그래프의 첫단계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다시 완이이야기로 돌아와서 잘못한 행동에 대한 아무런 인식이 없는데다 양육환경이 지나치게 허용적이었는지 혹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짓고 양육을 했는지 너무 당당하게 반복되는 것이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었습니다. 비사회적 행동을 수시로 해놓고도 너무 당당하다... 이 점은 우리가 크게 경계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또다른 아이처럼 주눅들고 기죽게 만들어서도 안되지만 당당하게 반복하는 것은 더 큰 문제인 듯 합니다. 너무 굳어진 행동들(바닥에 변보기, 음식 손으로 먹기, 바닥에 떨어진거 주워먹기나 남은 음식 먹기, 양치거부 등)까지 고치지는 못했지만 지금 그래도 많이 잡힌 행동들을 보면 냉장고나 집안 뒤져 먹을 것 찾기, 충동적으로 뛰쳐나가기, 잠자리 옮겨다니기, 홀딱 벗기, 사람에게 치대기, 자면서 이불에 오줌싸기 등은 지속적인 좌절체험을 억지로 주입시켜 거의 잡혀가는 것 같습니다.
오래 굳어진 행동들 모두에 대해 좌절경험까지 보태면 너무 혹독한 것 같아 순위를 매겨 가능성있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 듯 합니다. 집안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감수해 나갈 수 있으니 사회생활에서 일어나면 안되는 행동들이 우선이었을 겁니다.
또한,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인식이 없으니 반복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당당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적어도 미안해하는 태도나 그로 인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꼭 필요할 것입니다. 화장실 바닥에 변보는 건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바닥에 싼 변은 본인이 처리하게 하는 작업은 요즘들어 제가 거의 모를 정도로 잘 하고 있습니다. 묽은 변을 보았을 때가 최악이지만 그래도 치워보려고 노력은 하니 그것만으로도 좌절의 경험 효과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전두엽의 상태와 아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배우고 공부하며 좀더 알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기를 객관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진정한 능력과 겸손의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가 선출한 대통령이란 작자가 얼마나 전두엽 상태가 불량한지 좋은 예인데, 유세 때부터 심하게 보여준 도리도리짓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정치적인 사람이 절대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금은 참을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선 듯 합니다.
그런 것처럼 ADHD단계에 들어선 아이들이 일반학교에 다니면서 반장선거에 엄청 나서려고 하는 것도 던닝-크루거 효과의 표본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에 열정이 더 과해질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전두엽의 원리입니다. 진정한 열정은 철저한 계획과 그 계획을 확장할 수 있는 단계에의 설정지식, 환경의 우호성과 불리성, 사안의 장단점 등에 대한 분석,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서 그 빛을 발하게 되어있습니다.
열정이 제대로 빛을 발하기 위한 중간과정은 모두 전두엽의 역할이기에 전두엽 성장이 어려운 발달장애 영역의 자녀들에게 자의적 타의적 좌절과 실패의 어려운 과정을 겪게 하는 것은 더 크게 성장하는데 필수과정입니다.
괴짜CEO이자 전형적인 ADHD성향의 리차드 샌더슨이 세계적 항공회사 Virgin그룹의 최고경영자로 잘 성장한 것은 그의 엄마의 과감한 양육교육의 힘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리차드 샌더슨의 ADHD적 기질은 그의 기행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그가 하고있는 사업의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의 어린시절, 엄마가 리차드와 형제들을 태우고 운전하고 가다가 말썽을 피우면 달리던 차를 멈춰 내리게 한 후, 알아서 집에 찾아오라고 했던 엄마의 과감한 교육관! 잘못한 것에 대한 좌절의 어려움을 몸소 깨닫게 해주는 것은 전두엽 성장에 기폭제가 됩니다.
계속 유지될런지는 모르지만 완이가 이제 약간의 생각이란 걸 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밥을 주겠구나, 내가 뒤져대지 않아도 다 먹을 수 있구나, 의사표현을 하면 더 빨리 피드백을 받을 수 있구나... 등 아주 희미하지만 아주 간단한 생각을 하는 모습이 요즘 자주 보입니다. 그렇게 전두엽을 자극해 나가는 것은 부모의 실패와 좌절과정 극복도 필요하다는 것을 던닝-크루거 효과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첫댓글 던닝 크루거의 효과를 촉진시키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완이의 발전에 감사하고 안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