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살이 되는 손자가
할머니를 붙잡고 떼를 쓴다.
스케이트 타러 가자고......
아빠는 시간이 없다고 한대요.
엄마는 스케이트를 탈 줄 모른대요.
손자가 예쁜데 어쩌랴!
먹을 것을 사갖고 손자와 함께
중계동 동천 실내스케이트장을 찾았다.
손자 거랑 할미 거랑
스케이트를 대여 받았다.
아이고!
스케이트를 타지 않은 지
그러고보니 20년이 훌쩍 지났다.
어머나!
식은 땀이 나고 현기증이 나서
정말로 죽는 줄 알았다.
기도와 기도 속에
안정을 되찾았다.
세상에!
지치지도 않는 손자!
억지로 쉬게 하면
간신히 조금 쉬다가는
이내 빙판 위로 나가 스케이트를 탄다.
피겨 스케이트 신고
바짝 뒤쫓아 가면서
손자 스케이트 강습을 하느라
할미는 목이 다 쉬어버렸다.
" 아래 보지 마라."
"앞을 멀리 봐라'"
"무릎을 구부려라."
" 발목에 힘을 줘라."
" 한 발씩 조금씩 들어봐라."
"쭉쭉 밀고 나가라."
카메라 들고 사진 찍으랴
넘어지지 않으려 안간힘 쓰며 뒤 쫓아가랴
소리쳐가며 손자 가르치랴.......
난생 처음으로
할미한테 배워
스케이트 타는
내 새끼 내 강아지가
얼마나 예쁜지!
*스케이트장의 누나들이 손을 잡아주니까
좋아서 신나게 타기 시작하는 손자
* 빙판에서 자꾸 넘어지니까
잘 타는 형아 누나들을 열심히 바라보더라구요!
*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신이 난다며 저렇듯 웃어대구요!
* 드디어 할머니 적극 공세 강훈련에
서서히 폼을 잡기 시작했지요.
* 난생 처음으로 빙판에서 한 발로 섰습니다.
우리 손자, 만세, 만세 만만세!
* 힘든가봐요. 숨을 헐떡 헐떡 몰아쉬더라구요.
그래도 절대로 지치지 않는 아이......
* 우리 손자 연찬이 아주 잘 하고 있어요.
이쁜 짓 해봐요! 얼마나 예쁜지......
* 누나들 쫓아서 혼자 마구 뛰고 달려가는
손자 뒤를 쫓아가며 할미는......
* 너무 힘들면 몸을 구부리고서 발목을 잡고
숨 좀 쉬라고 했더니,
그대로 하고 있는 멋진 손자!
* 드디어 안 지치고 배기나요?
빙판에 벌렁 드러누어 한동안 못 일어나더라구요!
* 스케이트장 밖으로 간신히 데리고 나가자
한 동안을 의자에 누워 그렇게 있더라구요.
* 배가 고팠는지 바나나 2개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땀에 쩔은 채로 맛있게 먹어치우더라구요.
* 그리고는 또 타잡니다.
벌써 3시간이 지났는데 말입니다.
아이고 할미 힘들어!
스케이트 날이 엉망이라며 보고 있네요.
* 끝내 손자를 이기지 못하고
또 다시 스케이트를 신겨서 빙판 위로
데리고 나가 꼬박 4시간을 탔습니다.
그 날 할미는 케오, 그로기!
출처: 서울사이버사진동호회 원문보기 글쓴이: 박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