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가 이번 달 29일이면 돌아옵니다.
지금은 한창 여름캠프가 진행 중이고 그곳에서 스텝으로 참여하여
그 날 그 날의 지낸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올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에 피스캠프 홈피에 올라온 사진과 글에는 영주가 늘 없었지요. 당연이 본인이 찍고 올리니까요.
에구~ 처음으로 영주 모습이 올라왔길래 올립니다.
영주가 많이 친하게 지내는 집(피스캠프 교사인 알버트네인데 대가족입니다.) 잔치에 다녀왔다는 군요.
영주가 올린 사진과 글을 옮겨 놓습니다.
예정대로 Yuan(Albert 조카 이름입니다.)의 첫 번째 생일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실내 수업을 빼고, 오전 10 반까지 준비하고 출발했습니다.
명색이 잔치라 우리 모두 일찍이 머리도 감고 새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선풍기에 손가락을 다쳐 무려 5일 동안 씻지 못했던 Angela도 Joe의 도움으로 말끔히 머리를 감았고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정도라 트라이시클이나 지프니를 타지 않았습니다.
파티는 Yuan의 집 마당에서 열렸습니다.
Albert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사돈의 팔촌까지 한 공간에 사는 대가족 구성원이니 또한 Albert의 집이기도 하지요.
파티 장소에 도착해 아이스티만 마시고, Yuan의 유아 세례(기독교인이 아닌 탓에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네요.)를 받기 위해 다시 지프니를 타고 성당으로 갔습니다.
성당에선 유아 세례와 대모(Godmother), 대부(Godfather)와 관련된 어떤 의식을 치르고 기념사진들을 찍었습니다.
저 역시 Yuan의 대모로 부탁 받아 강단에(나눠준 페이퍼가 타갈로그라 따라 읽지는 못했지만요.) 나갔답니다.
세례가 끝나고 단체 사진을 신나게 찍었습니다.
아빠 왼쪽 팔에 쏙 들어가 또랑또랑 쳐다보는 아기가 올해 한 살배기 Yuan이랍니다.
주인공 Yuan과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유난히 Joe를 좋아해 파티가 중에도 유일하게 낯가리지 않고 안겨있었답니다.
지프니로 파티 장소에 돌아와 가족들이 준비해준 푸짐한 생일 밥을 먹었습니다.
초대받은 분이 많아 야외 뿐 아니라 집 안까지 빽빽하게 둘러 앉아야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식사를 할 때는 주인이 여러 번 권해도 적게 먹고 거절하는 것이 예의라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모두 Yuan의 가족들과 카드를 이용한 여러 가지 필리핀 게임을 했습니다.
서로 완벽히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몸짓도 이용하고 각자의 언어를 가르쳐주기도 하며 질리지도 않게 몇 시간을 놀았습니다.
우리끼리 깔깔대며 다섯 여섯 가지 게임을 새로 배우고 플레이 할 동안 Joe와 Michael은 열 명쯤 되는 어린 아이들을 놀아줬습니다.
낯선 이 품에 안기면 쉽게 울음을 터뜨리던 Yuan이 Joe가 안아주자 굉장히 편안해 하더군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서로 이름을 외웠을 때 쯤, Albert가 본격적인 Yuan의 생일 파티를 위해 불렀습니다.
아래층 마당으로 내려가 Yuan을 위해 그야말로 ‘생일 축가’를 불러주었습니다.
초를 키는 짧은 시간동안 한국 ‘생일 축가’를 가르쳐주었더니 쉽게 따라 부르더군요. ^^
초를 끄기 위해 침을 뱉은(?!) Yuan과 그의 엄마입니다.
정말 나이대로 초가 하나뿐이네요.
다들 스파게티 한 접시와 커다란 생일 케이크를 한 조각씩 먹고 야외에서 다른 종류의 필리핀 게임을 했습니다.
모빌처럼 달려있는 과자를 따내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와, 밀가루와 캔디를 담은 작은 도자기를 공중에 매달고 눈을 가린 채 몽둥이로 내려쳐 깨뜨리는 놀이 외에도 두세 가지를 했습니다.
가족들이 거리감 없이 대해주어 축가를 부르고 같이 게임을 하는 순간마다 편하게 그들과 섞일 수 있었습니다.
모든 놀이가 끝나니 거의 저녁 식사 시간이네요.
피스캠프로 갈 준비를 하는데 다들 아쉬운 눈치였습니다.
오늘 만난 친구들과 다음번에 더 신나게 놀자는 약속을 하고야 발을 뗐답니다.
피스 캠프로 돌아와 저녁밥을 먹을 때까지도 오늘 사귄 친구와 오늘 배운 게임, 음식들을 이야기하느라 바쁘네요. ^^
우리와 자라온 환경이나 문화적 배경이 다른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만으로도 좋은 경험이고 실제로 참 즐거운 일입니다.
물론 동전의 양면처럼 불편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적잖아 있겠지만요.
모두 파티에 다녀옴으로서 다시 한 번 배운 게 많은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