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달, 2월의 시작~
바깥은 여전히 한파주의보에 눈발이 날리지만
실내 정원에서는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우리 곁으로 다가 온 봄의 기운을 느낄 수가 있어요.
가드너들의 마음이 들뜨고 부지런한 손놀림이 시작되는 이 때 시장에 나가 마음에 드는 화분을 찾기에 눈길이 바빠지기도 합니다.
화초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이런 경우가 있지요.
정원을 가꾸는 일에 몰두하다가 어느 순간, 애지중지하던 화분을 실수로 깨뜨리는 일 말이에요. 아, 그 순간의 자기 학대는 어느 누구도 말릴 수가 없을 정도로 극에 달합니다.
'아, 이 일을 정말 어쩌면 좋을까???'하고 자신이 하염없이 미워지는 순간.
화분을 구입했던 당시의 돈 생각으로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이런 경우, 어쩔 수 없다며 빨리 치워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헝그리정신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가드닝을 해 온 저로서는
어떻게든지 재활용할 방법을 찾느라 머리를 굴리지요.
어떤 방법이 있냐고요?
자, 깨진 화분이라고 무조건 버리지 마세요.
개성있는 가드닝 소품으로 부활시키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방법 1. 깨진 모습 그대로 즐긴다.
위험한 모양으로 생긴 것만 아니라면 깨진 모습 그대로 한 곳에 모아두고 눈으로 즐깁니다.
적절한 장소에 놓아두고 멋지게 배치하면 그대로 개성있는 오브제의 역할을 하는 거지요.
유명한 가드너들은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하다 못쓰게 된 물뿌리개나, 꽃삽, 버킷 등의 가드닝 도구와 깨진 화분들을 전리품처럼 모아두고 자신의 가드닝 역사를 흐뭇하게 바라본다고 해요.
방법 2. 깨진 조각을 붙여 다시 쓴다.
너무 작은 조각조각으로 부서진 것만 아니라면 깨진 화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어 붙여 다시 사용할 수가 있어요.
토분(테라코타 팟)이나 도자기 화분, 나무 화분 등 대부분의 화분은 다용도 본드로 쉽게 접착이 된답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본드를 바를 부분이 반드시 말라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본드만으로도 충분히 잘 붙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철사줄로 화분을 한 두 번 빙 돌려 단단히 감아주면 좋아요.
방법 3. 화분 장식으로 쓴다.
깨진 화분 조각은 화분의 흙 위를 장식하는 여러 가지 소재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어요.
화분의 지저분한 흙 위를 덮은 마사토나 장식돌, 이끼에 못지않은 특별한 질감을 즐길 수 있답니다.
방법 4. 식물의 이름표로 만들어 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
일부러 만들거나 돈을 주고 구입한 이름표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멋이 있지요.
지인에게 선물할 때 이렇게 해서 보냈더니 독특하다며 너무 좋아하던걸요.
깨진 화분 받침도 깨진 모양 그대로 식물의 이름표로 이용했어요.
어때요, 나름대로의 멋이 있지요?
알고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처음부터 생각하지는 못하는 것.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얻게 된 아이디어를 이렇게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항상 저의 손발을 바삐 움직이게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