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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안개 걷히니 천상의 화원이 눈앞에
곰배령 출입초소~강선마을~곰배령~강선마을~곰배령 출입초소
남설악의 바람이 지나는 길목. 바람이 몰고 온 습기는 수시로 안개로 변해 이 고원(高原)을 두텁게 덮는다. 이곳은 설악산과 등을 맞대고 있는 점봉산의 동쪽 봉우리로 곰이 배를 보이고 누운 형상이라고 해서 곰배령이라 불린다. 졸방제비꽃, 양지꽃, 금강제비꽃, 한계령풀, 홀아비바람꽃, 노랑무늬붓꽃, 난쟁이붓꽃…, 온갖 야생화들이 피고 져 천상(天上)의 화원(花園)이란 별칭도 가졌다. 가는 길도 크게 어렵지 않아 산책과 등산 사이쯤 된다. 강선계곡 따라 곰배령으로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겨 보자.
【곰배령 출입초소-강선마을】지도 1~3
불법과 편법을 통해서라도 가고팠던 길
곰배령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것은 최근의 일이다. 곰배령의 야생화와 점봉산의 원시림을 보호하기 위해 1987년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다가 22년 만인 2009년 7월에 개방되었다. 하지만 그전부터 산림청에 소위 ‘빽’이 있거나, 곰배령 가는 길의 강선마을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드나들 수 있던 불법과 편법의 길이기도 했다. 곰배령과 그곳으로 가는 길은 그런 식으로라도 ‘통행의 욕망’을 채워야만 했을 만큼 아름답다.
이런 통행의 욕망이 대중적으로 퍼져나간 계기는 공중파 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야생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곰배령의 사계절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소박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아는 사람만 찾던 곰배령을 모든 사람이 찾기 시작했다.
나의 경우는 조금 색달랐다. ‘곰이 배를 깔고 누운 형상이라…’. 이 말을 듣고 연상된 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토토로의 동그랗고 볼록한 ‘배’였다. 그리고 그 위에 알록달록 피었을 야생화를 상상하자 곰배령을 향한 갈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갔다.
곰배령이 정식으로 개방됐다고 하나 출입절차는 꽤 까다롭다. 1일 출입인원 제한(50명-2009년 12월 기준)이 있어 인제국유림관리소로 미리 입산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지 출입초소(1)에 도착해서도 일일이 명단 확인을 거친 후 받아든 노란색 조끼를 입고서, 탐방객들과 함께 출입초소 직원의 일장연설을 듣고 난 후에야 곰배령으로 향할 수 있다.
출입차단기가 열리자 마치 마라톤 경주의 스타트를 끊듯이 사람들이 걷기 시작한다. 짙다 못해 어둑한 여름의 숲으로 이어진 곰배령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숲속 산책로다. 길 왼쪽에 시원하게 흐르는 강선계곡이 흥을 돋운다.
이 길에서 그저 걷기만 하는 사람은 없다. 감탄할 만한 이곳의 풍경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쉴 새 없이 카메라로 풍경과 일행을 담는다.
요란스런 분위기가 싫어 난 일부러 걸음을 늦춰본다. 먼발치로 사람들이 멀어져가자 길엔 숲의 소리만 남는다. ‘쏴~’ 강선계곡의 물소리, ‘춥춥, 쪼로로록’ 보이지는 않지만 선명하게 들리는 산새소리, ‘졸졸졸’ 길섶 약수터의 물소리. ‘샤르르~샤르르~’ 바람결에 나뭇잎이 서로 몸을 비비는 소리. 어떤 잡음도 섞이지 않은 온전한 자연의 소리다.
자연을 벗 삼아 여유자적 걷던 길에서 반으로 자른 통나무에 강선마을 1.3㎞라고 쓰인 이정표(2)를 만난다. 고개를 들어보니 마을로 향하는 전깃줄이 길 위로 이어져 있다. 하긴 요즘 세상에 아무리 오지라도 전기 안 들어오는 오지마을은 없을 거다. 그리고 곧 사람의 흔적을 만난다. 숲과 계곡만 있던 길에 대나무울타리와 조립식 건물이 보이면 강선마을(3)이다.
【강선마을-계곡쉼터】 지도 4~6
자연인들이 살아가는 숲속 마을
놀랍다. ‘월든호수’에 살던 소로우의 삶도 이와 비슷했을까? 비록 전기, 자동차 같은 문명의 흔적이 곳곳에 있지만 강선마을에서의 삶은 겨울철 눈이라도 한번 내리면 길이 막혀 걷는 것 말고는 세상과 통행할 수 없는, 문명의 혜택이 극도로 제한된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필요한 것을 얻고, 그래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야 되는 삶. 그야말로 문명의 이기(利器)에 길들여진 도시인의 눈에는 꿈 같은 생활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곳 주민들 대부분은 도시의 삶을 버리고 온 도시인이었다고 한다. 오지생활을 택하게 된 사연이야 다양하겠지만, 지금 내 눈에 비친 그들의 생활은 현실에서 동떨어진 여느 영화나 소설 속의 삶처럼 보인다. 자신들의 지붕을 보수하거나, 마당에서 목공예를 하는 등 마을을 지나면서 본 그들의 삶이 평화롭다.
마을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몇 분 걷자 Y자로 길이 나뉜다(4). 그러면 주민들이 세워놓은 듯한 분홍색의 아담한 이정표가 점봉산·곰배령 방향을 알려준다. 키 큰 잣나무 숲을 지나자 이 길의 마지막 민가가 나오고 정면의 얕은 계곡엔 징검다리라고 하기엔 너무 넓고 판판한 돌이 깔려 있다(5).
계곡을 건너면 산책로가 산길로 바뀐다. 울창한 활엽수림 사이로 지금까지 넓었던 길과 달리 한명만 지나갈 만한 조붓한 길이 그어져 있다. 경사가 점차 생겨 걸음도 조금씩 느려진다. 출입초소에서 같이 출발했던 탐방객들은 이 좁은 길에서 출퇴근길의 자동차처럼 줄을 서서 곰배령으로 향하고 있다. 무리에 섞여 30~40분 가량 꾸준히 길을 오르자 많은 탐방객들이 뿔뿔이 흩어져 간식을 먹거나 바위에 앉아 쉬고 있다. 계곡 옆을 지나치는 길에 잠시 나오는 평지로, 한숨 돌려가는 쉼터(6)역할을 한다.
【곰배령-곰배령 출입초소】 지도 7~8
해발 1108m, 야생화의 천국
마을 끝에서 쉼터까지 온 거리만큼 다시 길을 걷는다. 길섶 풀밭 사이에 알록달록한 야생화 한 두 포기가 드문드문 섞이기 시작하더니 숲 안으로 뽀얀 안개가 스며든다. 그러다 어느새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숲은 온데간데없고, 앞서 가던 사람들은 낮은 탄성을 내며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얼굴에 닿는 물 입자가 느껴질 만큼 짙은 안개 속에 가만히 서서 시력이 익숙해지기를 기다린다. 능선 너머로 불어온 바람결에 안개는 깊고 고요한 강물처럼 서서히 흐르고 있다.
고개를 숙여 발아래를 보니 이슬 몇 방울 맺힌 하얀색 꽃잎에 보라색 줄무늬가 선명한 금강제비꽃. 풀밭으로 그어진 듯 좁은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걸어가자 이 평원에는 보라, 분홍, 노랑, 주황색의 물감을 뿌려놓은 듯이 엄지손톱만 한 야생화가 빼곡히 피었다. 자연스레 이곳이 곰배령(7)임을 깨닫는다.
점봉산으로 넘어가는 길목(백두대간)엔 출입금지 표지판이 서 있다. 산림대장군, 산림여장군이라고 각각 적힌 두 개의 장승과 헬기장도 눈에 띈다. 이미 도착한 사람들은 바닥이나 바위에 앉아 쉬거나 야생화 사진을 찍고 있다. 뒤처졌던 사람들도 야생화 밭 사이의 좁은 길로 줄을 이어 도착한다. 이곳에선 안개와 천연색의 야생화에 몸과 마음이 물들어간다.
갈 수 있는 길은 여기까지. 출발했던 곰배령 출입초소(8)로 걸음을 돌린다. 아쉬운 마음에 뒤를 돌아보자 안개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 ‘점봉산 가는 길’이 더 신비롭다.
[ 워킹 팁 ]
출입허가는 미리미리, 교통편은 승용차로
곰배령을 찾기 위해선 이래저래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인제국유림관리사무소(033-463-8166~7)로 신청자의 주소와 이름 그리고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와 뒷자리의 첫 번째 자리(예 : 100101-1*****)를 통보해야 한다. 1일 입산인원이 제한되어 있어 선착순으로 허가가 난다. 특히 휴가철의 경우엔 신청 인원이 많으므로 여유 있게 신청해야 곰배령 탐방이 가능하다. 대중교통편은 매우 불편하다. 가급적 승용차를 이용해 곰배령으로 가길 권한다.
코스 가이드
▶걷는 거리 : 총 10㎞(단축 없음)
▶걷는 시간 : 2시간30분~3시간(단축 없음)
▶난이도 : 무난
▶대중교통
인제읍(인제터미널)에서 설피밭(곰배령)행 직행버스는 없다. 인제읍에서 현리(아랫길)행 버스로 이동한 뒤, 현리에서 다시 설피밭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설피밭 정류장에서 곰배령 출입초소까지도 다시 3㎞를 걸어야 하는 불편이 있으므로 가급적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서울→인제터미널
동서울터미널 06:15~19:50(22회 운행)
상봉터미널 06:05~18:00(16회 운행)
인제터미널→현리(아랫길)
08:00 09:20 12:40 14:00 15:30 16:40 17:30 18:30 19:40
현리→설피밭(곰배령)
06:20 09:30 17:30
▶승용차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해 동홍천IC까지 간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인제·신남 방향으로 우회전 후, 44번 국도를 타고 5㎞ 가량 이동하면 철정교차로다. 내촌·철정 방면으로 우회전, 451번 지방도를 따라 45㎞를 더 가면 기린면의 진방삼거리에 도착한다. 우회전해 15분 정도를 이동, 조침령 터널을 지나기 전의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면 진동분교를 지나 곰배령 출입초소에 도착한다. 내비게이션 검색어 - 진동분교.
주차 - 곰배령 출입초소 앞의 주차장(N38。 02´ 10.9˝ E128。 28´ 18.5˝ )을 이용한다. 유료(3,000원)
▶숙식(지역번호 033)
*숙박-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민박 한뫼마루(463-1110), 방동리에 마당바위쉼터(463-5703), 밤나무쉼터(462-9039) 등이 있다.
*식당-진동리에 진동막국수(463-7342), 두무대송어양식장(463-1020), 방동리에 오류동막국수(461-1948) 등이 있다.
*매점-코스 내 없음
*식수-코스 내(지도 1~2번 지점)
*화장실-곰배령 출입초소
한탄강 강변길
북한강~의암호 호반 길
홍천 용소계곡 트레킹
원시계곡과 숲으로 떠나는 여행
군유동 입구~연순행씨 농가~금산이터 와폭~괘석리 3층석탑~두촌면소재지
홍천 용소계곡은 철저하게 보존된 원시자연 상태로 걷기꾼들을 맞는다. 그야말로 인공적인 손때가 묻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좁은 길이 희미하게 물길을 따라 이어진다. 홍천에서 꼭 가봐야 할 명승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냥 내버려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지치고 상처받은 도심의 영혼을 치유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병원은 없을 성싶다.
【군유동 입구~군유동 마을~연순행씨 농가】 지도 1~6
아직도 개울에서 빨래하는 풍경이
그 품을 벗어나면 더 선연해지고 간절해지는 길들이 있다. 흔히 만날 수 없는 그런 길들을 필자는 ‘지나치게(?) 아름다운 길’이라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상사병이 되고, 우울증으로 번지는 세속적인 그리움이 아니기에 그저 생각나면 그곳으로 훌쩍 떠나 그 품에 안기면 그만이다. 용소계곡을 다녀오고 난 후 한동안 그 길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다시 가봐야지. 그때는 카메라도 버리고 GPS도 두고 오롯이 그 길을 느끼며 걸어봐야지’라는 생각에 겨울을 나며 다가올 봄날을 기대했다.
길의 시작은 버스가 하루 두 번 들렀다 돌아가는 괘석리 군넘이 입구 구멍가게 앞(1)이다. 따로 버스정류장도 없고, 그저 괘석리 군넘이 입구 담뱃가게 앞에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가정용 냉장고에 음료수 몇 병 놓고 담배를 팔고 있는 작은 가게 건너편을 보면 어지럽게 이정표가 붙은 나무 기둥이 있다.
여기서 군넘이 푯말을 따라 언덕 아래로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내려가면 갈수기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 계곡이 시원스레 열린다. 이렇게 멋들어진 풍광을 내려볼 때마다 늘 아쉬운 것은 얼키설키 시야를 금그어놓는 전봇대와 전깃줄이다. 하지만 이런 전깃줄마저 반갑게 느껴지게 하는 오지가 잠시 후 시작된다. 포장도로 큰길을 따라 직진하듯 약 25분 정도 지나면 작은 언덕을 넘어서면서 아담한 산촌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군유동이라는 이 마을에 들어서고 약 5분 정도 걸으면 오른쪽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4)이 나온다. 아무런 이정표가 없지만 길 옆으로 ‘용소계곡 펜션’을 가리키는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으니 그걸 따라 오른쪽으로 가자. 다시 5분 남짓 내리막을 가면 아까 길 초입에서 보았던 이정표 막대가 다시 길을 일러준다(5). 가야 할 길은 ‘너래소’ 이정표가 가리키는 왼쪽이다. 만약 직진 방향인 ‘갬벌’로 가면 용소계곡 건너 갬벌마을에서 길이 끊겨버리니 꼭 ‘너래소’ 쪽으로 가야한다.
이후로는 계속해서 용소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외길이나 다름없는 길을 가게 된다. 약 10분 정도 지나면 포장길이 끝나고 초록색 양철지붕을 씌운 용소계곡 마지막 민가(6) 한 채가 나온다. 여기서는 민가 본채와 외양간 사이로 난 길을 지나 집을 통과해야 길을 이을 수 있다. 불가피하게 남의 집 앞마당을 가로질러야 하니 조심스럽게 지나자.
답사할 때는 외양간과 앞뜰에 매어놓은 소가 큰 눈을 꿈벅거리며 낯선 나그네를 주시할 뿐 집주인 부부는 어디 출타라도 했는지 보이질 않았다. 집을 지나자 곧바로 나오는 작은 개울에서 빨래를 하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집주인인 듯하여 인사를 건네고 “낯선 사람들이 집 앞마당으로 다니는 것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많이 지나다니지도 않고, 조용히 지나가면 상관없다” 한다. 용소계곡 마지막 농가 여주인인 연순행씨는 울산에서 살다 남편 황병익씨와 이곳으로 이주해 들어왔다. 원래 친척이 갖고 있던 땅이었는데, 한눈에 보고 반해 그대로 눌러 앉아 산 게 13년째 접어든단다. 도시 생활에 비해 불편한 게 많아 보였지만 ‘전기가 들어오고 차가 들어오니 도시나 매한가지’라며 무심하게 판판한 돌 위에 빨래를 연신 비벼댄다.
【연순행씨 농가-금산이터 와폭】 지도 7~8
몰래 몰래 드나들 비밀 바캉스터
작은 개울을 지나 5분 정도 더 가니 길이 급격히 좁아지고(7), 사락거리는 발소리 외에는 오른쪽으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만이 우렁차다. 박새와 동고비 같은 산새가 간혹 눈에 띄었지만 새소리는 흐르는 물소리에 자취를 감춰버리고 만다.
길이 좁아지고, 10분 정도 더 걸으면 물소리가 커지면서 작은 와폭이 나온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이 와폭 부근에는 예전에 금광이 있었다는 ‘금산이터’가 있다. 거대한 너럭바위 중앙을 파고 흐르는 물길은 그 밑에 널찍한 소를 이루며 자연스레 지나는 길손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발휘한다. 여름 피서철, 발품 팔기를 두려워 않는 사람이라면 쉬쉬하며 몰래몰래 드나들 비밀 바캉스터로 적격인 곳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무거운 짐을 지고 이곳까지 찾아드는 극성스런 행락객은 별로 없는 듯 주변은 평화롭고 깨끗하기만 하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산길이 끊긴 듯 계곡 쪽으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흐른다(8). 잠시 계곡가에 쌓인 돌을 밟고 걸으면 또 왼쪽 산기슭을 따라 난 오솔길이 눈에 들어온다. 용소계곡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는 이렇게 산길과 계곡 트레킹을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오솔길과 계곡길의 비율을 따지자면 오솔길이 8대2 정도로 많다. 그래서 걷는 데는 별다른 무리가 없다.
차가 못 가고, 핸드폰 안 터지는 곳을 오지라고 한다면 용소계곡은 오지 중의 오지다. 이곳은 차와 핸드폰은 물론이고 사람이 지나는 길마저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코스로 이곳을 소개하는 것은 ‘물길만 따라가면 틀림없다’는 비교적 단순한 공식이 들어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곡과 떨어지는 산길 구간이라도 물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계곡과 멀어지면 다시 계곡 쪽으로 길을 찾는 것이 좋다. 그래서 조금만 주의하면 길을 잘못 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가끔 보이는 산악회 리본 표식도 길찾기에 큰 도움이 되지만 드물게 계곡 남쪽인 백우산으로 향하는 표식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적 드문 산길과 물길이기에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여러 모로 든든한 길이다.
【금산이터 와폭-너래소-괘석리 3층석탑 】 지도8~11
조릿대 숲 사이로 사람 하나 간신히 비집고 지날 틈
금산이터 와폭을 지나 다시 10분 정도 더 가면 소나무와 당단풍나무 가지 너머로 용소계곡의 얼굴마담인 ‘너래소’가 슬며시 자태를 드러낸다. 따로 이름표가 없어도 그저 한눈에 넓은 물웅덩이가 너래소임을 알 수 있다. 용이나 호랑이가 등장하는 옛이야기를 여럿 품었을 법한 산수(山水)의 조화지만 이름을 알리는 안내표지조차 없다. 덕분에 우리는 너래소에서 그 흔한 전설 하나 건져 올리지 못하고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만 기억으로 새겼다.
이후론 푸릇한 돌이끼를 가득 품은 돌이 듬성듬성 박힌 길이다. 다소 거칠긴 하지만 언덕이 아닌 평지이기에 발 디딜 곳만 신경 쓰면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진 않는다. 오히려 적당히 거친 길은 오지에 발을 들여놓는 걷기꾼의 호기심을 끌어낸다. 다시 10분 정도 걸으면 멀리 계곡 물줄기가 좌우로 갈라지면서 그 사이에 생긴 소나무섬이 보이는 곳이 나타난다(9).
소나무섬 부근까지는 산길 위주로 많이 걷다 이 섬 부근에서 다시 계곡 트레킹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산길로 들어서면 허리춤에서 넘실대는 조릿대 숲 사이로 사람 하나 간신히 비집고 지날 듯한 공간이 벌어져 있다. S라인으로 굽은 조릿대숲길은 조릿대 잎을 허리에 끼고 걷게 되어 왠지 이 길만 걸으면 S라인 몸매가 될 것 같은 희한한 착각마저 든다.
시누대 숲을 지나면 이제는 계곡 연안을 지탱하는 넓은 너럭바위를 밟고 지나는 구간이다. 이 부근에서 자리 펴고 잠시 쉬었다 가기 좋으므로 흐르는 물소리를 음악 삼아 오수를 즐겨도 좋으리라. 다만 어두워지기 전에 반드시 도착해야 하는 비포장길 종점까지는 약 1시간30분에서 2시간이 걸리므로 그걸 염두에 두고 자리를 펼지 말지를 결정하자.
그 후로도 길인 듯 아닌 듯한 좁은 길과 계곡을 넘나들며 40분 정도 가면 길이 넓어지고, 신기루처럼 낡은 3층석탑이 나타난다. 인적 없는 곳에서 뜬금없이 나타난 고려시대 석탑은 이곳도 예전에는 사람이 자주 드나들던 곳이었음을 말해준다. 공작산에 있는 수타사에서 건립한 것이라고 전해지는 이 석탑은 한때 관청에서 옮겨 세우려 했으나 호랑이가 나타나 방해하는 바람에 지금처럼 덩그러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괘석리 3층석탑-두촌면소재지】 지도 12~18
바윗덩이들 딛고 계곡 건너로
바람같이 나타난 전설의 3층석탑을 뒤로하고 지금까지와 다른 정돈된 길을 가다보면 오랜만에 현대인의 손때가 묻은 인공구조물이 나타난다. 바로 이 길을 처음 시작할 때 멋진 경치에 사정없이 금을 그어대던 전봇대와 전깃줄이 그것이다. 그런데 인적 없는 오지를 몇 시간 동안 뚫고 나온 지금은 그것마저 살갑기 그지없다. 전봇대와 전깃줄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듯 그 옆으로 폐가도 눈에 띈다. 아무튼 얼마 전까지 사람이 살며 드나들던 곳이기에 이제부터는 길이 좋겠구나 싶었지만 얼마 못 가 계곡 하류로 갈수록 길이 점점 투박하고 거칠어진다.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이 꽤 불편하게 느껴질 즈음 계곡 건너 언덕 위로 아이보리색 가건물이 눈에 들어온다(12). 여기서 그 가건물 밑쪽 모래톱으로 계곡을 건너야 한다. 지금껏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오다가 물길을 처음 건너는 것이다. 따로 다리 같은 것은 없으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너럭바위와 큰 바위들을 건너뛰면 어느새 계곡 건너편이다. 수심이 깊지 않아 수량이 적을 때는 아쿠아 슈즈를 신고 첨벙첨벙 건널 수도 있다.
계곡을 건너면 곧 임도같이 넓은 길과 오른쪽에 창고 같은 건물 몇 동이 나온다(13). 직진하듯 오른쪽 길을 택해서 가면 5분 만에 길은 포장도로로 바뀐다. 그리고 용소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아스팔트 도로로 우회전(14)하면 이제부턴 줄곧 큰 길을 따라 직진이다. 어쩌다 차가 한 대씩 지나가는 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이번에는 나지막한 언덕길 좌우로 멋들어진 기암절벽과 절벽에서 떨어진 바위와 어우러진 물길이 열두 폭 병풍처럼 화끈하게 펼쳐진다.
용소계곡의 절경은 그렇게 넘치도록 다 퍼주고도 ‘뭔가 모자란 것은 없느냐’고 마지막까지 묻는다. 이후로 용소계곡은 경수천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논과 밭 사이를 흘러 두촌을 거쳐 홍천강과 합쳐진다.
용소계곡의 피날레를 보고 30분 정도 더 걸으면 비로소 44번 국도를 만난다(15). 자동차가 쌩쌩거리며 무섭게 달리는 4차선 차도와 달리 국도 굴다리를 지나면 소담스런 두촌면소재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면소재지 큰길까지 찻길을 따라 400m 정도 가다 시가지 큰길(16)에서 오른쪽으로 100m만 더 가면 두촌시외터미널 격인 금강슈퍼마켓 앞 자은 버스정류장(17)이 나온다. 터미널이란 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나 버스정류장 뒤편에 서울, 홍천, 속초, 인제 방면 버스 시간표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버스표는 금강슈퍼마켓에서 구할 수 있다.
코스 가이드
▶걷는 거리 : 총 13.2㎞
▶걷는 시간 : 총 4시간30분~5시간30분
▶출발점 :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 괘석길 27번지(군넘이 입구 담뱃가게)
▶종착점 :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 자은 버스정류장(금강슈퍼 앞)
▶난이도 : 어려움
▶대중교통
홍천터미널까지 간 후 광암리 혹은 괘석리행 군내버스를 타고 종점 부근인 군넘이 입구 담뱃가게에 내려달라고 한다.
서울→홍천터미널
서울 동서울터미널 06:15~22:20 (10~20분 간격)
서울 상봉터미널 06:05~21:10 (15회 운행)
홍천→군넘이 입구
내촌 경유 군내버스 06:00 17:10 (2회 운행)
두촌 경유 군내버스 06:30 18:15 (2회 운행)
▶승용차
춘천고속도로 동홍천IC를 나와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 방면으로 6㎞ 정도 가다 내촌 방면 451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한다. 약 11㎞ 정도 가면 나오는 내촌면소재지에서 용소계곡 408번 지방도로 방면으로 좌회전해 약 4㎞ 정도 가면 백우산 등산로 입구인 가족고개다. 여기서 2㎞ 정도 더 길을 따라가면 오른쪽에 하늘색 양철지붕을 한 담뱃가게가 나온다.
주차는 담뱃가게 앞(N37 。51´ 30.7˝ E128 。06´ 04.1˝)에 조심스레 하면 된다.
▶돌아가기
*대중교통 - 내촌 자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이용해 서울 혹은 홍천으로 간다.
*승용차 - 도착지인 두촌면소재지 자은 버스정류장에서 저녁 6시40분경 지나가는 괘석리행 군내버스(금강고속 033-432-7891)를 이용해 출발지까지 간다.
▶숙식
*숙박-용소계곡 펜션(5번 지점 부근 갬벌마을 033-435-3110). 미리 예약하면 내촌이나 두촌부터 픽업이 가능하다.
*식당-두촌면소재지
*매점-군넘이 입구(1번 지점), 두촌면소재지
*식수-없음
*화장실-군넘이 입구(1번 지점), 용소계곡 간이화장실(7~8번 구간)
화천 낭천산림욕장~붕어섬
물안개 자욱한 북한강변 길
낭천산림욕장 입구~낭천루~화천천~북한강~붕어섬~화천터미널
안개를 좋아하는가? 안개 자욱한 강변길을 좋아하는가? 화천은 거의 매일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안개로 인해 신비롭게 변한다. 북한강과 화천천이 시가지를 두면으로 감아 흐르고 있고, 다시 그 둘레를 산들이 둘러싸 안개를 피어오르게 한다. 화천의 ‘걷기 좋은 길’은 화천의 이런 자연환경을 걷는 길이다. 시가지에서 멀지 않은 낭천산림욕장을 가볍게 올랐다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화천천(華川川)과 안개 자욱한 북한강변을 이어 걷는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엔 언덕이었으나 섬이 된 ‘붕어섬’이 있다.
【낭천산림욕장 입구-낭천루】 지도 1~7
화천읍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산림욕장
화천이 화천(華川)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1896년(고종 6년). 고구려 때는 생천군, 야시매로 기록되었으며, <삼국사기>를 보면 통일신라 때 낭천(狼川)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기록이 남아 있다.
코스의 시작은 그 낭천이라는 이름이 붙은 낭천산림욕장이다. 산림욕장 입구(1)는 화천읍내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화천청소년수련관 바로 뒤편에 있다.
화천은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하다. 낭천산림욕장 역시 해발 90m인 입구에서 시작해 고도가 가장 높은 낭천루(327m)까지 표고차가 217m에 불과하지만 ‘편하다’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능선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꽤 가파른 길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입구는 ‘낭천산림욕장’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비석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초반의 포장된 가파른 길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면 정자쉼터(2)가 나온다. 처음부터 힘든 길을 걷는 ‘산책객’을 위한 배려처럼 느껴진다.
길은 여전히 올려다봐야 한다. 쉬엄쉬엄 오르자 곧 ㅏ자 삼거리(3)다. 이정표에 따르면 직진은 ‘등산로’이며, 오른쪽 계단이 심어진 길은 ‘산책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려 계단을 오르자 주위를 울창한 잡목 숲이 에워싼다. 가파른 계단이 끝나자 길은 사람들의 흔적으로 만들어진 오솔길. 한숨 돌리게 하는 편한 길이 서서히 시작된다.
나사처럼 산 둘레를 휘감아 오르다보면 ‘낭천루’를 알리는 이정표(4)가 나온다. 이 ㅏ자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조그만 쉼터(5). 작은 놀이터만 한 공터에 나무를 찬양하는 시 한편이 쓰여진 안내판과 앉아 쉴 수 있도록 벤치와 평상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소나무 기둥에 붙은 ‘낭천루’ 이정표를 따라 2~3분만 가면 왼쪽으로 이층정자가 보이는 능선(6)이다. 정자 쪽으로 가자 한글로 ‘낭천루’라고 새겨진 현판이 확실하게 보인다. 정자의 이층에 올라보자 전망이 기대만큼 좋지는 않다. 나뭇가지 사이로 파로호 하류에서 이어지는 북한강 물줄기가 조각난 듯이 보인다.
【능선-북한강변-붕어섬 입구】 지도 8~18
매년 겨울 산천어축제 열리는 화천천
낭천루 뒤로는 ‘상덕봉’과 ‘아5리·건강샘터’까지 이어지는 길이 있기는 하나 북한강변 길을 걸으려면 지나온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6번 지점을 지나치면 약수터와 낭천루를 알리는 이정표(8)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능선을 따라 계속 내려간다. 길 왼쪽으로 키 큰 잣나무가 숲을 이뤘고, 아늑하게 보이는 숲 안엔 간단한 체육기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얼마 안 가 끝나는 능선 길엔 대붕정(10)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있다. 낭천루처럼 나뭇가지가 시야를 많이 가려 이곳에서도 역시 시원한 북한강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대붕정 오른쪽에 나 있는 조붓한 오솔길을 따라 간다. 곧 나무계단이 있는 T자 삼거리(11). 왼쪽 아래로 보이는 금용사로 내려가면 지나온 이정표에 등장했던 ‘약수터’(12)다. 콸콸 쏟아내는 약수는 아니지만, 돌 받침대에 고인 물이 맑고 차다. 옆에 세워진 수질 검사판에도 ‘음용적합’으로 나와 있다.
금용사 옆으로 난 돌계단을 밞으면 계단이 끝나는 곳에 차도와 그 뒤로 하천(화천천)이 보인다. 차도(13)로 나오면 낭천산림욕장 길도 끝난다. 이곳까지 산림욕장을 걸은 길은 불과 2㎞지만 꽤 힘든 고갯길을 걸은 탓에 그리 싱겁게 느껴지진 않는다.
차도로 나오면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몇 걸음 떼지 않아 화천천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하천으로 내려가자 붉은색 자전거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서울의 한강변이라면 끊임없이 자전거와 산책객들이 오갈 테지만 이곳에선 한적한 천변과 아주 가끔 지나치는 산책객들이 전부다.
화천천이 꽁꽁 얼면 구멍을 뚫고 군(郡)에서 미리 풀어두었던 산천어를 낚는 얼음낚시와 별도로 마련된 행사장에서 벌어지는 맨손으로 산천어 잡기, 그 외 ‘눈성쌓기’ ‘눈조각대회’ 등 많은 행사가 열린단다. 이 한적한 천변길에 수없이 몰려든 인파가 언뜻 그려지진 않는다. 그러나 매년 열흘 동안 열리는 산천어축제 덕에 화천을 찾는 관광객은 무려 연간 1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화천의 대표적인 관광 아이템인 이 산천어가 정작 지역의 고유어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화천천이 북한강으로 합수되는 부근에 이르면 천변길이 끊긴다. 그러면 오른쪽에 있는 보행전용 목교(14)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제 거의 매일 화천을 신비로운 도시로 만드는 북한강이 바로 코앞이다. 흐르는지 마는지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고요한 북한강이 옅어지는 안개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북한강변을 따라 붕어섬까지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둑 위로 오르지 말고 북한강을 왼쪽에 두고서 걸으면 된다. 걷다보면 강가에는 재난구조대 선박(16)도 떠 있고,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비행기는 퇴역한 F4팬텀전투기를 전시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전방으론 한 폭의 수묵화처럼 자신의 모습을 강물 위에 반영한 ‘붕어섬’이 보인다.
강변길을 따라 가면 곧 붕어섬으로 들어가는 붕어섬 다리(18)에 도착한다. 다리의 양 교각엔 소위 ‘대물’크기인 붕어 동상이 물 위로 뛰어오르는 형상으로 얹혀 있다.
【붕어섬-화천터미널】 지도 19~23
물에 잠겨 섬이 된 언덕
붕어섬은 원래 섬이 아니었다. 늪으로 둘러진 언덕이었는데, 춘천댐이 생기면서 북한강 상류 수위가 높아져 언덕의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고 결국 ‘섬’이 되었다. ‘붕어’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는 유달리 이곳에서 붕어가 잘 잡혔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하늘에서 바라본 섬의 모습이 붕어를 닮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붕어섬은 ‘작은 남이섬’쯤 되겠다. 2인용, 1인용 자전거를 대여해 1.5㎞가량 되는 섬 둘레를 돌아볼 수 있고, 섬의 서쪽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 볼 수도 있다. 그 외 간이매점과 주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천연잔디구장, 테니스장이 있다.
다리를 건너 섬으로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포장된 도로, 오른쪽은 산책로가 보인다. 산책로로 방향을 잡아(19) 시계 반대방향으로 붕어섬을 한 바퀴 돌아보면 된다. 길을 끝까지 걸어가면 천연잔디구장(20)과 테니스장이 나온다. 테니스장 너머로 붕어섬의 남쪽부분이 더 있으나 안전문제로 이곳까지만 개방되어 있다. 섬을 한 바퀴 돌아 산책로와 포장도로로 나뉘었던 19번 지점(21)으로 돌아온다. 다리를 건너면 붕어섬 일주와 함께 실질적인 ‘걷기’도 끝을 맺는다.
화천터미널이나 코스의 출발지였던 낭천산림욕장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화천터미널(23)은 강변길에서 둑 위로 올라, 차도 맞은편 시가지로 들어선 뒤 5분 가량 더 걸으면 나온다. 낭천산림욕장으로 가려면 화천터미널을 지나서 읍내를 벗어난 뒤 ‘출렁다리’를 통해 화천천을 건너면 된다. 낭천산림욕장 입구는 화천청소년수련관 바로 뒤에 있다.
코스 가이드
▶걷는 거리 : 총 6.1㎞(단축 없음)
▶걷는 시간 : 1시간30분~2시간(단축 없음)
▶난이도 : 무난
▶대중교통
코스의 출발지인 낭천산림욕장은 화천터미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따로 교통편을 이용할 만큼 멀지 않다. 터미널에서 ‘청소년수련관’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방향을 알려준다.
*서울→화천터미널
동서울터미널 06:20~19:25(15회 운행)
상봉터미널 06:00~18:20(13회 운행)
▶승용차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춘천JC까지 간 뒤 원주·춘천·조양 방면인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26㎞를 더 달리다 소양강댐 방면으로 빠져 고속도로를 벗어난다. 배후령을 넘어 파로호 하류를 지나치면 약 5㎞거리에 낭천산림욕장 입구가 나온다.
주차-낭천산림욕장 입구에 있는 주차장(N38。 06´ 31.3˝ E127。 42´ 44.4˝)과 맞은편 화천 청소년수련관 주차장(N38。 06´ 31.3˝ E127。 42´ 43.1˝)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숙식(지역번호 033)
*숙박-화천읍내에 파로호펜션(441-1488), 덕성파크모텔(442-2204),다래민박(442-8577) 등이 있다.
*식당-화천읍내에 구이구이(442-9295), 초항의시(산채비빔밥·442-4628) 등의 업소가 있다.
*매점-화천읍내 다수
*식수-낭천산림욕장 약수터(지도 12번 지점)
*화장실-화천청소년수련관, 붕어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