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기 일본 본인방전 본선리그 1993-09-02 제한시간 각자 5시간 흑 린하이펑 9p/ 백 고마쯔 히데키 8p
이 바둑에 사용되는 수법들도 보기 어려운 장면이 많다. 좋은 공부재료일 듯 하다.
지금까지 공식대국에서 유일하게 한번 출현했다는 장생(長生). 끊임없이 같은 모양을 이뤄내므로 영원히 산다는 뜻으로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잘 지었다는 생각이든다.
장생이 출현한 곳은 일본이다. 정확하게는 1993년 9월 2일 제49기 본인방전 본선리그 고마쓰(小松英壽) 8단과 린하이펑(林海峰) 9단과의 대국에서 공식적인 장생의 형태가 나타난 것이다.
93년 월간바둑지에서는 특집으로 두어번 이 장생을 다뤘고, 또 앞으로도 가끔씩 나오는 희귀한 형태의 바둑 특집 기획이라면 항상 약방의 감초 처럼 이 장생을 다루곤 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진짜 희귀해서 그런건지 이 기보의 수순이 장난이 아니게 길다. 반집승부의 와중에서 팻감을 쓰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93년도 월간바둑 10월호와 12월호 송년특집을 인용해서 소개한다. 관련기보의 총보를 보면 254수째에서 반집승부가 걸린 반집 승부패가 시작이 되었는데 318수에 와서 흑은 더이상 팻감이 없어 일단 패를 이었다. 그리고 백이 320으로 놓으니 장생이 출현한 것이다. 이미 형세는 반집승부이므로 이 장생의 형태에서 누군가 양보하던가 하면 그대로 승부가 갈린다. 당연히 양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장생(長生)이 승부가 거의 끝나가던 시점에서 반집 패싸움의 긴 과정을 거쳐 탄생을 한 것을 보면 사실 정말 신기하기도 하다. 이렇게 긴 수순인데 필연이라는 설명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
그림을 보면 ABCDE등의 과정이 계속 끊임없이 이어진다. 우리와 일본의 바둑룰은 패의 형태에서만 팻감을 쓰는 것이므로 이런 형태에서는 승부의 판정을 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다. 해결을 하자면 룰을 개정해야 할것이다. -만약 장생 자체를 패의 개념으로 이해해서 장생도 팻감을 써야, 동형의 곳을 둘 수 있게 한다면 아마도 해결이 될 것이다.-응씨룰은 장생의 경우에 팻감을 써야 한다.
사실 장생의 개념을 몰라도 바둑두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 두어봤자 나오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그런가. 살아있는 기성(棋聖)으로 추앙받는 우칭위엔 선생은 '장생은 백만판을 두어도 한번 생긴일이 없다. 만일 생긴다면 경사스런 일이므로 팥밥을 지어 축하해야 한다. 마작에서 천화(天和)를 세번경험한 것보다 힘들 것'이라며 자신의 회고록에서 장생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93년 월간바둑 101p)
우리로 따지면 정말 나오기 힘든 희한한 경우이니, 무승부로 판정하고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칭위엔 선생의 말씀이 맞는 것이라면 화투와 포커에서 삼팔 광땡과 스티플을 수십번 경험하는 것보다도 희귀한 것일 것이니까.
첫댓글 ㅋ ㅣ ㅎ ㅑ ㅇ ㅏ ~
^^ 기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