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조건 ( 64회 )

추천은 글쓴 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id="A_2732F933526D3B7E03C067" class="txc-image" border="0" hspace="1" vspace="1"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732F933526D3B7E03" width="269" exif="{}" actualwidth="269" id="A_2732F933526D3B7E03C067"/> 제 64장, 양가는 이제 결혼이 취소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황우혁의 어머니 오민영은 이 또한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인정을 하면서도 서로 인연이 아니었다고 굳이 변명을 한다. 그러나 황우혁은 그 모든 것들이 궁금해진다. 아직도 이진희가 무엇 때문에 마음이 돌아선 것인지 확연치가 않은 황우혁은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지만 이진희를 믿는 마음이 크고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명확한 이유를 알고 싶은 황우혁의 마음이다. 황우혁은 박유찬과 만나기로 한다. 박유찬 역시 처형의 입단속으로 자세한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아무래도 황선배를 생각해서라도 모든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작은 술집에 마주 앉는다. 삼겹살에 소주를 주문한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던지 황선배의 얼굴은 해쓱해져 있다. “자, 내 잔을 받게!” “네!” 박유찬은 한 잔 받고 나서 선배의 잔에 술을 채워준다. 그들은 그렇게 말없이 서너 잔을 거푸 마신다. “이보시게!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자네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일세! 차라리 명확한 이유라도 안다면 마음 편안하게 나도 포기를 하고 싶다네!“ ”선배님! 그 이유를 아시고 나서 어머니와 불화가 생기면 안 된다고 처형이 말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허지만 이것은 선배님도 아셔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을 위해서라도 명확한 이유를 아셔야만 하실 것입니다.“ 박유찬은 아내가 가지고 있던 오민영의 예단품목들을 황우혁의 앞에 놓는다. 황우혁은 말없이 안의 내용물을 꺼내어 읽으면서 얼굴색이 점점 더 파랗게 질려가고 있다. “그리고 또한 처형에게 레스토랑을 하지 못한다는 말씀과 아파트에 모든 가구들을 수입품으로 채우라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음!” 황우혁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한다. 생각하지도 못한 어머니의 트집인 것이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이던가? 이런 혼수품을 받을 정도로 갑부도 아닌 것이다. 어머니의 심술이라고 생각하는 황우혁은 화가 치솟는다. 이제 어떤 변명으로도 이진희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하든 완전하게 돌아선 이진희의 마음이다. 황우혁은 절망을 느낀다. 또한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자신을 지탱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황우혁은 술을 마시고 또 마신다. 맨 정신으로는 견딜 수 없다는 생각뿐이다. 박유찬은 그런 황선배를 집까지 데리고 간다. 황우혁은 거의 인사불성인 채로 박유찬에 의해서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대로 골아떨어진다. 오민영은 아들이 그 정도로 힘들어 할 줄을 몰랐다는 듯 놀란다. 그냥 한동안 마음을 아파하면서 그런대로 견디어 나갈 줄 알았던 것이다. 오민영은 여자가 그렇게 포기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곳 한군데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들 앞에서는 아무런 내색을 할 수 없지만 그렇게 하면 그 누구도 감히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이제 아들은 가만히 두면 훌훌 털고 일어날 것이다. 아플 만큼 아프고 나면 다시 또 아무 일 없다는 듯 자신의 길을 갈 것이다. 오민영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을 한다. 다음 날 아침잠에서 깬 황우혁은 침대에서 일어나질 않는다. 더 이상 움직이기조차 싫다는 생각이다. 이제 모든 것이 흥미가 없다. 황우혁이 그렇게 잠에서 깨어났음에도 일어나지 않고 있자 오민영이 아들의 방문을 노크하며 살며시 방문을 연다. “출근해야 하지 않겠니?” “...........................” 대답을 하지 않는다. “잠에서 깬 것을 알고 있다.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일어나 내려오너라!“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 말을 하고 아들의 방에서 나간다. 황우혁은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힌다. 감정대로 한다면 엄마에게 폭언이라도 서슴치 않을 것이다. 황우혁은 한참 시간을 보내다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그대로 집을 나설 생각이다. “밥도 먹지 않고 어디를 가려고?" 오민영이 아들의 외출복차림을 보며 말을 한다. “술을 잔뜩 마시고 왔으니 그 속인들 오죽하겠니? 술국을 끓여놓았으니 어서 와서 먹고 나가거라!” “괜찮습니다.” “그까짓 계집년 하나 때문에 네 인생을 망칠 생각이냐?” “어머니! 지금 계집년이라고 하셨습니까? 어떻게 그런 저속한 언어를 어머니 입에서 나올 수가 있습니까?“ ”왜? 내가 못할 말이라도 했니? 여자들 수두룩하게 널려 있다. 설마 여자가 없어 결혼을 하지 못할까 그러는 것이냐?“ 황우혁은 한심하다는 듯 엄마를 바라본다. “왜? 엄마가 네 눈에는 그렇게 한심하게 보이는 것이냐?” “아침부터 웬 소란이야?” 황사장이 방에서 나오면서 모자가 실랑이를 벌이는 것으로 보며 역정을 낸다. “글쎄 여자하나 때문에 우혁이가 하는 것 좀 보세요. 잘 마시지 않는 술을 취하도록 마시지 않나 아침도 먹지 않고 그대로 나가려고 하는 것을 간신히 잡고 있답니다.“ ”우혁아! 잠시 나하고 얘기 좀 하자.“ 황사장은 소파에 앉으며 우혁이가 안기를 기다린다. 황우혁은 아버지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는다. “너희들 결혼이 왜 그렇게 된 것이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 ”문제는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서로 연분이 아니면 살다가도 이혼을 하는 세상인데 그것보다는 낫지요.“ 오민영의 말이다. “아무 일도 없이 결혼이 파탄이 나질 않는다. 문제가 무엇인지 말을 해 보아라!“ “.................제가 직접 말씀을 드리기가 싫습니다. 어머니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니까요.“ ”이것은 또 무슨 소리야? 당신이 뭘 어떻게 했다는 거야?“ “내가 뭘요? 왜? 이 엄마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냐? 내가 어땠다고 가만히 있는 나를 걸고 들어가니? 그 애가 뭐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엄마보다 더 낫더냐?“ 오민영은 오히려 화를 낸다. “네! 제가 처음으로 사랑하고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었고 아끼며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의 반족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어머니만 아니었다면 저는 평생을 참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바보 같은 자식아! 사람 보는 눈이 그리도 없더냐?“ ”그러시는 어머닌 아들을 얼마나 받고 하셔야 속이 후련하십니까? 그리고 제가 결혼을 하는데 온 집안사람들에게 영국제 양복은 무엇이며 한복에 고급스러운 노리개가 무엇이고 어머니가 밍크코트가 없어서 명품으로 요구를 하십니까?“ ”왜? 그 정도도 능력이 없다더냐? 그래서 그것을 해 올 수 없어서 결혼을 포기한 것이더냐?“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당신이 그 모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말이야?“ 황사장이 노발대발을 한다. “어머니! 이것은 결코 혼수예단으로 요구를 하실 수 없는 것들입니다. 온 집안을 수입 제 가구로 채워라 모든 물건들을 명품으로 준비하라고 하시는 말씀은 어느 재벌집이라고 해도 감당이 되지 않는 것들입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억지를 부리시는 것은 또 한 번의 상처를 아들에게 주는 것임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 “아들의 행복을 방해 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원하신다면 제 평생을 불행하고 쓸쓸하게 살아가는 것을 어머니 눈으로 보시면서 살아 가시게 될 것입니다.“ 오민영은 아들의 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남편은 혹독하게 오민영을 몰아세운다.오민영은 남편이 노발대발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말을 하지 못한다. “이제 전 이 집을 나갑니다. 더 이상은 어머니의 아들로 살아가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전 두 번 다시 결혼을 할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혹여 마음이 변해서 결혼을 한다고 해도 절대로 부모님께는 알리지 않겠습니다. 이제 제 인생에서 어머닌 들어서실 자리가 없음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황우혁은 그대로 집을 나온다. 잡으려고 해도 그럴 사이도 없이 그대로 집을 나오는 황우혁이다. 오민영은 남편으로부터 심한 꾸중을 듣고 이진희를 찾아가 깊은 사죄를 하더라도 마음을 돌려놓으라는 엄명을 받는다. 오민영의 자존심으로서는 죽었다 깨어난다고 해도 하지 못할 일이다. 아들의 마음이 그토록 완고할 줄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잠시의 바람이 지나가도록 기다리고 있으면 그대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오민영은 그제야 자신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남편의 명이 아무리 추상같다고 해도 이진희를 찾아가 사죄를 하는 일은 하지 못하고 있는 오민영이다.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오늘도 그대로 집에 있었던 것이오?” 저녁에 집으로 들어오는 남편의 첫마디다. “.............................” “아들 하나를 기어이 버리겠다는 거요? 지금 우혁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봤어? 당신 자존심 따위가 그다지 중요해? 이 길로 당장 그 아이에게 가서 마음을 돌려놓고 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다시는 이 집안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도 하지 마!“ 황사장은 아내를 문 밖으로 끌어낸다. 졸지에 집에서 쫓겨난 오민영은 대문 밖에서 한참을 망연자실 넋을 잃는다. 자신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남편이 이렇게 자신을 쫓아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들이다. 잠시 후 대문이 열리며 남편의 모습이 보인다. “여보! 집안으로 들어가게 해 줘요.“ “안 돼! 자, 여기 옷과 신발 차 키가 있으니 가서 할 일을 끝내고 와! 그러기 전에는 절대로 대문을 열어줄 수 없고 그 누구도 내 허락이 없이 당신을 집안으로 들여놓지 못하게 했으니 그리 알아!“ 모든 것을 대문 밖으로 내 놓고 황사장은 그대로 대문을 닫고 들어가 버린다. 오민영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리고 모든 것을 주워들고 차키를 가지고 차에 오른다. 차에 올라타고서는 한참을 생각을 한다. 이대로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을 남편임을 잘 안다. 한 번 마음을 닫으면 좀처럼 용서를 할 줄 모르는 남편의 성품이다. 오민영은 일단 친정으로 가기로 하고 차의 시동을 건다. 친정은 그다지 멀지 않은 양평에 있다. 그곳으로 가서 다시금 모든 것을 차근차근 생각해 볼 것이다. 황사장 또한 아내가 쉽사리 그 아이를 찾아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들이 우혁이를 만나 집으로 들어오기를 설득해 보았지만 완강한 태도를 보인다. 또한 아들의 말에 그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는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황사장은 아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그 아이의 마음을 돌려서 아들의 결혼식을 성사를 시켜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내의 사치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큰 며느리를 보았을 때에도 혼수예단 문제로 잡음이 일어났지만 황사장이 나서서 무마를 했고 그로 인해서 큰 며느리를 평소에는 시댁의 대문을 넘지 않으려고 한다. 시어머니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큰며느리다. 며느리를 따뜻하게 감싸 안을 줄 모르는 아내의 성품이라는 걸 잘 안다. 그러기에 이런 강한 행동이 아니고서는 아내는 절대로 찾아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는 황사장은 아내가 이 밤중에 친정으로 갈 것임도 예측을 한다. 우혁은 심각하게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도 잘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이 큰 것이다. 엄마로부터 받은 타격이 우혁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아버지의 설득으로도 우혁의 마음을 달랠 수가 없다. 황사장은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내의 이기심에 더욱 화가 난다.남을 이해할 줄도 모르고 사랑할 줄을 더욱 모르는 아내의 이기심이 결국은 자식을 망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다. 아내가 진심으로 사과 하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아이의 마음이 돌아 설 것이라고 믿고 있는 황사장은 그렇게라도 아내가 그곳을 찾아가 주어 진솔한 마음으로 사과를 하며 그 아이의 마음을 돌려세워주기를 기다린다. 그것은 아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민영은 그런 남편의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친정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버티고 있으면 남편이 데리러 와 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오민영이다. 아직도 아들 우혁이의 심각성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혼자만의 자만심에 빠져 들어 사과를 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조금 도가 지나치기는 했지만 시댁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을 하는 오민영이다. 누구나 다 그 정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한다. 그런 오민영이 이진희를 찾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