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신문 제171호 포덕162(2021)년 5월 6일
“이제 사람 살리는 천덕으로,
만남의 첫걸음을 시작합시다!”
- DMZ통문 앞에서
4.27 판문점 선언 3주년 기념식 개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민족회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7대종교와 시민단체는
2021년 4월 27일(화) 오전 9시 30분부터
서해선 남북출입사무소 북단 DMZ통문 앞에서
‘판문점 선언 3주년 기념식’을 개최하였다.
이날 행사는 4.27 판문점 선언의 실천 의지를 높이고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남북 양 당국에 제안하는
7대 종교와 시민사회단체는 호소문을 발표하였다.
송범두 교령은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고,
만나고 싶을 때 만나는 천명을,
사람 죽이는 전쟁 놀음으로
언제까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 사람 살리는 천덕으로 손에 손잡고
사람답게사는 세상!
위대하고 강한 민족으로 나아가는
만남의 첫걸음을 시작합시다.
우리 스스로가 하여야 합니다.”고 호소하였다.
그리고 시민단체에서는
“남북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만나 대화해야 하며,
대화 분위기를 해하는 언행 자제,
남북 간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협의기구 구성,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협력,
민간 교류협력 지원 확대,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미국•중국 등 관련 국가들은
전폭적 지지 요청”등을 호소하였다.
기념식에는 송범두 천도교 교령을 비롯한
KCRP 대표회장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김희중 한국천주교 대주교,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
7대 종교 대표들과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이기범 대북협혁민간단체협의회 회장,
윤정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김경민 한국YMCA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였다.
기념행사 후에 7대 종교 수장들과 시민단체 대표들은
판문점을 방문하여 3년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만났던 장소를 방문하였다.
한편, 정부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행사가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는 별도로 개최하지 않았고,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흔들리지 않는 평화의 토대가 되어 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등을 추진하여
남북관계의 제도화를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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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3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전문)
오늘 우리는 걱정하는 마음을 한켠에 두고
다시금 작은 희망을 품으면서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이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고
전 세계가 지켜보며 같이 환호했던 그날의 기억은
지워질 수 없고
선언이 표방했던 평화와 번영의 미래 또한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판문점 선언에 이어
최초의 북-미간 정상회담이 이어졌습니다.
이로써 판문점 선언이 약속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회담에서 북미는
관례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비핵화를 합의하게 됩니다.
적대 관계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먼저
변화를 표방하고 평화체제돠 비핵화를 순서에 따라
약속한 싱가포르 회담은 진정성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도 북과 미국이 싱가포르에서 출발하라고
권고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판문점 선언은 그해 가을로 이어진
남북정상회담도 이끌었습니다.
그 날의 회담을 통해 만들어 낸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가 말하고 있듯이,
이 또한 판문점 선언이 약속하고 있는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전쟁위협의 실질적 해소’를 위함입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이젠 전쟁은 없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그에 필요한 세세한 약속들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우리에게는
휴전선을 두고 대치했던 남북의 GP를 제거하고,
DMZ 화살머리 고지 도로 연결 지역에서
남북의 군인들이
악수를 나누던 사진으로 기억되는 장면들입니다.
그러나 판문점 선언 3년을 맞는 우리의 현실은
너무도 창백합니다.
하노이 북미회담의 파탄에게만 짐을 지울 수 없는
명백한 후퇴가 있었습니다.
다시 판문점에서 남,북,미 3자가 만났던 그 순간은
더 놀라운 일이었기에
그것을 만든 노력만큼
남북은 왜 좀 더 나아가지 못했는가,
반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보건협력의 현장이 망실되고
월드컵 남북 축구마저 냉랭하게 되었을 때
남북은 더 책임 있게 움직여야 했던 것입니다.
서로가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채
다시금 비난하는 말을 내 뱉고,
신뢰는 내면에만 감춘 채
주저 하고 있었기에 변화는 없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성찰을 위해서는
2018년의 평화를 만들어 낸 우리의 의지,
모두의 공감이 무엇이었나를
잘 찾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첫 행위가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일체의 군사행동을 중지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제안은
북이 핵과 미사일 등 일체의 군사적 시험행위의
동결을 선언한 것이 배경이 되었기에
빛을 발하였습니다.
이것이 명분입니다.
한미군사훈련의 중지와
북의 군사시험 행위의 중지와 같이,
평화를 따르는
구체적인 행동이 있었기에 명분이 생겼고
여기에 국제사회가 호응했으며
미국은 따라왔던 것입니다.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여전히 냉랭했던 미국 부통령의 태도를 기억합니다
우리를 가장 아쉽게 했던
북미 대화에 대해서도 제대로 직시해야 합니다.
당시 미국은 충분히 준비되지 못했고
북에 대해 신뢰도 높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북과 만나는 트럼프를 응원할 때
미국의 많은 이들이
얼마나 그를 비난했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려는 책략으로만 비쳤던
트럼프 대북행동의 좌초 속에서
우리는 미국 민주주의가 북에 대해
더 많은 신뢰자산을 쌓아야 함을 직시하게 됩니다.
우리는 다시 시작함에 있어
이와 같은 우리의 성찰을 새겨
그 출발점을 삼아야 합니다.
북은 북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각자가 자기 행위의 이유있음만을 설명하고자 할 때
전체를 지탱했던 공감은
조금씩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래의 다섯 가지를 남과 북의 당국
그리고 관련국가에 호소 드립니다.
첫째, 남북의 양 지도자는
4.27 회담 초심으로 돌아가 조건 없이 만나야 합니다.
둘째, 대화분위기를 해하는
어떠한 언행도 자제해야 합니다
셋째, 판문점 선언, 9.19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협의기구를 즉각 구성해야 합니다.
특별히 2032년 남북한 공동올림패 개최와 관련하여
남북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협력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넷째, 남북 당국은
민간차원에서 진행해 온 교류협력을 더 이상 막지 말고
그 빗장을 이제는 풀어야 합니다.
다섯째, 이와 같은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미국, 중국 등 관련 국가들은
전폭적 지지를 보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는 평화의 판문점 선언을 소중히 여기는
온 겨례의 마음으로
이 제안을 드리는 것이니
남북 양 당국에서 깊이 새겨 주기를 바랍니다.
판문점 선언 발표 3주년을 맞아 2021년 4월 27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