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치성 태을도인 도훈
"완벽한 설계와 감리, 천지공사와 신정공사"
2018. 11. 22 (음 10. 15)
안녕하십니까?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소설 대설-. 동지 소한...’하는 절후주의 마지막에서 두 번째 절기인 소설을 맞았습니다. 11월 하순이면서 2018년 막바지이지요. 정말 올해도 거의 다 갔네요. 어제 서울에 비가 내렸는데, 첫눈이 왔다는 얘기도 살짝 들립니다. 기온도 떨어지고 꽤 쌀쌀해서 이제 정말 겨울이다 싶습니다.
오늘 5주 일정으로 한국에 나와있던 오빠 내외분이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그저께 마지막으로 만나서 저녁식사도 하고 또 차도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더랬습니다.
사실 오빠를 생각하면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3살 애기 때에도 음악에 맞춰 춤추는 걸 좋아했다고 합니다. 제 기억에도 노래와 하모니카 연주를 좋아하던 여리고 착한 오빠였습니다. 저랑 열 살 터울이라 좀 엄한 구석도 있었지만요. 그런 오빠가, 누가 봐도 기골이 장대한 아버지에게 치이며 성장했더랬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일제시대 때 일본 본토에서 현립 소학교, 고등중학교에서 공부면 공부, 운동, 그림, 서예 등 못하는 게 없었던, 그래서 학급회장과 전교회장을 줄곧 하셨던 아주 전형적인 사나이라고 할까, 독립운동까지 하셨으니까요. 그래서 참 오빠와 여러 모로 대조적인 아버지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리고 착하고 하모니카 불기를 좋아했던, 물론 아버지도 하모니카를 잘 부셨지만, 그런 음악적 감성이 풍부한 오빠를 아버지는 사내답지 못하다 내심 못마땅해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에게 치이고, 아버지 그늘에서 있다보니까, 오빠는 아마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서 다니던 교회 집사인 장모님의 소개로, 그분 따님인 독일에 살던 간호사와 결혼해서 독일로 건너갔지요. 독일에서 택시기사를 하면서 컴퓨터 전문가와 성악에 대한 꿈을 꾸며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연이어 닥친 여러 가지 병과 대형 교통사고 등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되었습니다. 꿈은 커녕 제 한 몸 추스르기도 어려워서, 올케언니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그리고 글씨를 멋지게 잘 썼던 오빠였지만, 지금은 교통사고 후유증도 있고 해서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고 단정하던 글씨도 더 이상 구경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참 누가 봐도 불쌍하고 한스러운 인생이라 할 것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오빠를 생각할 때마다 안쓰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본인은 더욱 절망스러웠을 것입니다. 지금도 그 마음속에 분노가, 본인의 삶에 대한 의문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입니다. 당연히 신앙에 대한 회의나 하느님에 대한 원망도 한때 가졌을 것입니다. 그런 오빠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얘기가 무엇이었을까요?
그래서 저는 하느님에 대해서, 하느님은 완벽한 역사를 이 세상에 이루시는 분이라 말씀드렸습니다. 하느님은 삼라만상을 주재하는 전지전능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주재하시는 우주를 ‘코스모스(질서, 조화로움)’라 부릅니다. 그런 하느님에게 있어 인간의 미래라고 하는 것은, 이미 다 이루어졌거나 틀림없이 이루어질 부분일 것입니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영화를 찍는 영화감독에게 완성된 영화는 이미 과거이지요. 그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그 영화의 내용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개봉되어 영화를 보러간 관객 입장에서는, 아직 상영되지 않은 부분은 미래인 것이지요. 예전에 어느 유튜브에서 ‘시간이란 장면의 연속’이라는 설명을 본 적이 있습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장면이지만 예정되어있다는 것이지요. 그 장면들이 ‘현재’라는 이름으로 드러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결혼하고 첫째 아이를 배었을 때, 태몽을 꾸었더랬습니다. 제가 아이가 셋인데요. 셋의 태몽을 첫째 아이 배었을 때 한꺼번에 꾸는 바람에 전 그때 그것이 태몽인 줄 몰랐더랬습니다. 워낙 장면이 총천연색으로 생생해서 그 꿈을 잊어버릴 수 없었던 저는, 나중에 아이 셋을 낳고는 ‘아, 태몽이었구나.’ 했지요. 꿈을 통해 아이 셋의 성별을 감지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 태몽이 아이 셋을 낳을 것이고, 2녀1남이고, 만 암시하는 게 아니고 그 아이들의 성향과 미래까지도 그 꿈들이 다 설명하고 있다고 뒤늦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다 그 당시의 저에게는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였는데, 그 미래를 저는 태몽이란 이름으로 다 봤던 겁니다. 그때부터 저에게 ‘미래는 정말 이루어지지 않은 걸 의미할까? 어떻게 해서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걸까? 사실 하늘의 입장에서는 그 미래는 이미 다 예정되어있는 게 아닐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께서 천지공사와 신정공사를 하고 가셨지요. 물샐틈없이 짜놓으셨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갖고 태어난 상황들, 우리의 신체조건, 또 우리가 살면서 겪는 고통, 그 모두가 사실은 하느님이 예비하신 것일 것입니다. 우리가 불만이었던 조건, 그것이 나의 신체조건이든 아니면 부모님 같은 가족상황이든 또 내가 살면서 겪는 고통들이든, 이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서양식으로 말하면 당신의 자녀로, 그리고 우리식으로 말하면 당신을 닮은 완전한 인간으로 중생(重生)·재생신(再生身), 거듭나도록 정말 사랑으로 예비하신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인 것이지요.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매 순간순간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증산상제님께서 ‘물샐틈없이 도수를 굳게 짜놓았다. 그래서 제 도수에 돌아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릴 것이니 일심으로 믿으라.’고 우리한테 말씀하셨지요. 「강증산과 태을도」 213쪽에 있는 상제님 관련구절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마치신 뒤에 '포교 오십년 공부 종필(布敎五十年工夫終筆)'이라 써서 불사르시고,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옛사람이 오십 살에 사십구 년 동안 그름을 깨달았다 하나니, 이제 그 도수를 썼노라. 내가 천지운로를 뜯어고쳐 물샐틈없이 도수를 굳게 짜놓았으니, 제 도수에 돌아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너희들은 삼가 타락치 말고 오직 일심으로 믿어 나가라. 이제 구 년 동안 보아온 개벽공사의 확증을 천지에 질정하리니, 너희들도 참관하여 믿음을 굳게 하라. 오직 천지는 말이 없으니 뇌성과 지진으로 표징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문득 천동과 지진이 아울러 크게 일어나더라. (『대순전경』 p.295)
천지공사를 마치시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보고 ‘일심으로 믿어나가라. 삼가 타락치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개벽공사의 확증을 천지에 질정, 딱 박아놓는다는 얘기이지요. 틀림없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지켜보는 종도들에게 믿음을 굳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고수부님 관련구절을 살펴보겠습니다. 「강증산과 태을도」 268쪽에 첫 번째로 나오는 구절입니다. 구절 중반이후에 나오는 고수부님 말씀만 읽겠습니다.
@ "이제 도인대중은 들으라. 너희들은 오직 일심으로 신봉하라. 내가 너희들의 신세를 그르치지는 않으리라. 오직 증산과 내가 합성하여 심리한 일이니 안심할 지니라. 너희들은 복 많은 자이니, 팔 짚고 헤엄치기니라." (「선도신정경」 p.137)
이렇게 틀림없이 이루어지도록 증산상제님께서 천지공사로 밑그림을 그리시고 고수부님께서 또 신정공사로 감리를 하셨기에, 틀림없이 그렇게 이루어진다는 거지요. 물론 개인의 자유의지도 중요합니다. 스스로 마음을 내어 이루어가야 진정성이 있는 것이고, 앞으로 맞이할 인존시대에 부합하는 인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 한 개인의 운명은 시대의 큰 흐름인 대운을 거스를 수는 없기에, 선후천교차기이자 후천개벽기라는 이 시대의 큰 흐름에 순천하는 자유의지여야 인간 완성을 제대로 이룰 것입니다.
앞에서 제 오빠 얘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증산신앙인들이 즐겨 쓰는 구절에 ‘동심인성(動心忍性)’이란 구절이 있지요.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우리들은, 우리들이 소원해서 태어났고 또 그것에 대해서 천지부모님께서 사랑으로 인가하시고 사랑으로 우리에게 시련을 주어 단련시켜서 우리를 완성시켜주시는 천지부모님의 역사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오빠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했기에, 그 생각을 오빠에게 그대로 얘기했었습니다.
우리 증산신앙인들 역시 틀림없이 그대로 이루어질 천지공사와 신정공사를 믿고, 지금의 나와 이 상황이 최선임을 믿고, 타락하지 말고, 감사하며, 변함없이 상제님신앙의 길을 걸어가야겠다 하는 당부의 말씀으로 소설치성 태을도인 도훈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우리들은, 우리들이 소원해서 태어났고 또 그것에 대해서 천지부모님께서 사랑으로 인가하시고 사랑으로 우리에게 시련을 주어 단련시켜서 우리를 완성시켜주시는 천지부모님의 역사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