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제목 : 셜록 홈즈의 모험(셜록 홈즈 전집 5)
2.저자 : 아서 코난 도일
3.역자 : 강영미
4.출판사 : 황금가지 2002년판
학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니 책을 읽을 여유가 어지간해서는 나지 않았다. 일 년간 기숙을 같이 하던 아이들이 대입 수능을 치르기 위해 모두 떠나가고 난 후 그들이 지내던 강의실을 정리하던 중 몇 권의 책을 발견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우리 반 아이중 포항에 살던 규민이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수험 공부 중 지루했던지 책을 한 권 구입해달라고 했던 책이다. 다 읽은 후 반 아이들과 돌려읽던 중 미처 찾지를 못하고 돌아갈 때 빠뜨리고 간 모양이다. 아이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난 후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허탈해하던 차에 때마침 발견한 책이라 아이들을 생각하며 한편으로 반가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읽었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이미 내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 거의 다 섭렵했던 책으로 내용상 별반 다를게 없지만, 원래 이 책이 출판되던 당시의 사회에서는 성인을 위한 책이었으므로 내가 읽던 당시의 청소년용에서는 삭제된 내용이 많았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홈즈가 즐겨 코카인을 흡입했다던지, 사건을 다루지 않는 날에는 우울해하고 침울했던 또 다른 몽상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퍽 흥미로웠다. 대개의 영웅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서로 상반되는 성격이 교차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기억 속에서 장점만 부각되었던 내 어린 날의 우상 셜록 홈즈 탐정에게도 열정적인 활동가이면에 이런 인간적인 연민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세상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균형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서상이나 논리적 사고 함양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이다.
물론 재미있게 읽었다. 추리 소설은 읽는 동안 책이 손에서 놓여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설혹 일상생활 중 중요한 일로 손에서 잠시 내려놓는다 하더라도 다음 장면이 어떻게 진행될 지 여부에 다소 설레이는 기대감을 갖게해야 한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얼른 책으로 다시 돌아오게끔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셜록 홈즈 시리즈물은 대개가 성공작이라고 평을 받을 만하다. 방금 언급한 내용들에서 나 자신도 예외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환경의 설정이 두 세번에 걸쳐 다시 반복됨으로서, 물론 사건 발생이나 전개 과정은 다르고, 조금은 실망감과 식상함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즐거움과 재미를 안겨주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이 정도는 애교로 그냥 넘어가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사건 중 범인과 피해자의 관계가 영국의 과거 지리역사상과 관련하여 식민지 정책상 해외의 해양이나 식민지에서 생활하던 중 일어난 반란을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들)
이번의 '작품집 5'에는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 '빨간 머리 연맹', '신랑의 정체', '보스콤 계곡 사건' 등을 비롯하여 모두 1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방금 언급한 제목들의 작품이 추리 소설물로서 비교적 읽을만한 꺼리가 된다면 언급하지 않은 나머지 작품들은 추리 소설로서 격을 갖추긴 했지만, 긴장감이나 소설 전개과정에서 소품으로 다루어질 정도의 분량 수준이었다. 여유로운 시간이 나지만 딱히 뭘 하고싶은 생각이 들지않거나 짜투리 시간이 많이 날 때 곁에 두고 읽어봄직한 특히, 추리 소설 특유의 긴장감을 즐기고 싶거든 스산한 감정이 잘 드는 늦은 가을이나 겨울에 읽으면 적격이다. 가끔 책을 읽던 도중 머리를 식히러 밖으로 나가 산책도 즐기면서 말이다. (2007. 11. 24)
첫댓글 그 책 지루할 때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