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교회와 경당을 나와 모세 기념 회당(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데리고 가나안땅을 찾아 떠나기 전 기도를 올린 장소 )을 잠시 들린후 국립박물관에 들렀다. 몇 십 개의 박물관 중에 규모가 제일 크고 10만점의 유물이 전시되어있는 카이로 시내에 있는 이집트 박물관이란다.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가 통일될 시대의 북부지방의 상징인 파피루스(후에 종이 재료로 사용)와 남쪽지방의 상징인 연꽃이 박물관 입구 중앙 연못에서 나란히 자라고 있는것이 퍽 인상적이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그 좋은 것 머리에 담느라 바쁘게 설쳤는데 벌써 가물가물하다. 고왕조부터 그리스로마시대까지의 유물들이 1층에, 2층에는 투탄카멘 왕의 무덤(고분)을 영국 사학자가 1922년에 발굴했다는 유물인데 온통 금이다. 황금마스크와 여러 인물들, 갖가지 침구에다 의자, 전차와 항아리, 기물들, 칼과 병거, 집기 모두가 금이다. 그뿐이랴 왕의 시신을 감쌌던 미이라 집이 여덟 겹 이었으니 마지막 여덟 번째 집은 얼마나 크겠는가? 그 여덟 번째 집 전체가 온통 순금이다. 그 넓은 박물관 이층 전체에 전시되어있는 그 많은 소장품 3,000여점들이 옥의 비율은 조금이고 온통 금이다. 그 규모는 물론이고 세공술에 정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순례 3일째. 오늘은 모세의 탈출기를 따라 홍해를 건너고 시나이반도를 가는 날, 기대가 크다.
카이로를 떠나 수에즈운하 쪽으로 버스가 달린다. 가자지구로 가는 지름길이 교통과 군사적 전략 요충이라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눈은 계속 창밖을 응시한다. 광야를 눈여겨보기 위해서다. 군데군데 군 초소가 보이고 인공으로 만든 스프링쿨라 덕택에 채소나 나무의 재배지가 가끔씩 보이기도 한다.
땅은 모래 같기도 하고 흙 같기도 한 것이 평평하다가도 작은 구릉도 보인다. 한참을 달리다 삼거리에서 잠시 시간을 얻었다. 내리자마자 여기저기에서 “대~한민국!” 하며 2002년 월드컵대회 때 소리치든 응원가가 매점 직원들의 입에서 연신 나온다. 또 “빨리빨리,” “깎아 줘 깎아줘” 하는 소리도 그들 입에서 웃음과 함께 계속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의 습성을 정확히 예기해 주는 듯하다. 이것저것 구경에 쇼핑들이다. 여기저기서 깎는 흥정을 하는 것이 잠시나마 우리나라의 재래시장 분위기를 연출한다. 안내판을 보니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건너는 데는 다리가 두 개, 지하터널이 한 개이다. 다리위로는 군사전략상 통과하지 못한다는 설명이고 우리는 모세 할아버지가 하느님의 도움으로 바다를 맨땅으로 건너던 홍해를 우리는 머리에 이고 지하 터널로 건너게 되었다. “자, 이제 홍해를 건넘니다. 다 건넜습니다. 건넜지요?” 불과 몇 초 만에 바뀌는 멘트에 정말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 터널의 설명이 끝날 즈음에는 터널입구 양쪽 방벽도 사라지고 시나이광야가 눈앞에 펼쳐지고 조금 달리다보니 염전이라기엔 소금이 너무 적은 바닷물이 말라 자연적으로 생긴 소금이 군데군데 하얗게 보이는가 싶드니만 오른쪽으로 홍해가 보이는데 아! 물색깔이 어찌나 고운지.... 푸른색깔이 무어라 해야 하나 연하늘색? 순수청색? 연청색? 정말 너무 곱다. 저 아름답고 푸른 물이 너무 맑고 고와서 붉은 산호초가 많이 살고 있고 그 아름다운 산호초 부근에는 물이 붉게 보여 홍해라고 한다나.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 산호초 자라는 곳에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한참을 달리다가 차를 세우는 가이드, 마라의 샘(우물)이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마시던 샘 12개중에 현재다섯개가 있고 물이 있는 곳은 3개? 이곳저곳 우물을 구경하는 헤레나는 어느새 천(차도르?)으로 머리와 얼굴과 목을 감고 강한 광야의 햇살을 피하고 있다.
처음 성경을 한두번 읽을때 광야생활 40년, 그것이 바로 내 생애인줄 모른채 이스라엘 백성의 참을성 없음과 배신의 행위들을 욕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던 때를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지금 나에게는 40년이 아니라 4일만이라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하심만을 생각하며 다리로 온몸으로 얼굴로 숨쉬는 코로 확확 달아 오르는 이 지열을 견딜수 있을까?
성경에는 나뭇가지(종려나무)를 물에 던졌더니 단물로 변했다고 했는데 이 종려나무가 짠물을 쓴물로 또 단물로 바뀌게 하는 효능이 있다니 하느님이 주신 자연의 조화를 또다시 느끼게 한다. 그중 나무가 많은 곳에서 미사를 봉헌 하는데 바람이 얼마나 센지 임시 제대위의 촛불을 다 끄고도 모자라 돌로 눌러놓은 미사 책이 견디지 못해 손으로 잡아 드려야 할 형편이었다.
하느님이 주신 만나를 처음으로 받았다는 광야를 지나면서 만나 나무에 관한 설명도 듣고 (현지인들은 축복의 나무라고 한단다) 메추라기를 내려 주셨다는 광야도 지났다.
유전지대라 신도시가 형성되었다는 MARINA CEDR 마을을 막 지나 마을 식당에서 한식으로 준비해온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다. 바다는 보이지만 삭막한 광야를 가이드의 한가락 노래와 안나 시리즈와 같은 소화제를 들으며 웃으며 달리다가 하맘 파라모(고대 목욕탕) 라는 온천지대에 다다랐다. 석회암 굴속에서 흘러나와 바닷가 모래 밑에서 솟아올라 바로 홍해로 흘러 들어가는 노천 온천수로 수온이 85도C 나 된다네요. 피부가 데이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잠시 휴식할 시간이 허용 되어 맨발로 바닷가를 첨버덩 거리는 모습들이 철부지 어린아이들 같았다. 자연의 아름다움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모두가 어린아이의 순진함 인가 봅니다. 약 10여 미터 모래바닥을 흘러 바로 바다에 들어가는 물이 정말 그 온도 인가 싶어 조심스레 발을 갖다 대는 도마의 장난기가 발동을 했지요. 앗! 뜨거워! 정말 뜨거웠습니다. 바다 물과 합쳐지는 지점의 물 온도도 따끔따끔하여 몇 발작 뛰었다가는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푸른 바다와 광야의 구릉이 맞닿는 풍경을 헤레나와 나란히 한 포즈잡고 돌맹이 하나를 기념으로 취득하고 "시나이순례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무어냐고 물으면 이 온천이라 할 것“이라는 가이드의 농담을 들으며 다시 순례의 길에 나섰습니다. -계속-
썼던글 줄이고 또 줄여도 그래도 넘치네요. 시나이 산부터는 더 줄여 볼께요.
이집트 카이로에있는 국립박물관- 오른쪽 아랫부분이 파피루스와 연꽃이 자라는 연못이다
군데군데 하얀 소금이 신기해서 차창으로 찍었는데 글쎄 ~ 소금은 보이지 않네
마라의 샘 중에 하나 - 바닥은 얕지만 물이 보인다
시나이 광야에서 드리는 미사성제다
만나대신 우리는 성체를 받아 모셨다.
마라의 샘 중에 깊은 곳 - 물이 있었지만 사진에는 보이지 않네요
미사드린 광야에서 멀리 홍해가 아름다워 안 캇
이 부드러운 광야가 남쪽으로 갈수록, 또 반도 동쪽으로 갈수록 구릉으로 험한 산으로 변했다.
차가 서자 젭싸게 펼쳐놓는 토산품 가게와 어린이
목각 낙타 2마리만 골랐는데 저 구슬 목걸이를 싸지 못한것을 헤레나는 아직도 후회중
반도 서쪽 광야의 구릉과 온천물이 흘러들어가는 바다가 잘도 어울린다.
온천물이 뜨거워 모두가 발을 동동 -순례중에 이렿게 한가함을 즐기는 기쁨도 있었다
남부지방 그러니까 시나이 산이 가까워 지니까 구릉이 어느새 산모양으로 변하고 있었다
첫댓글 회장님 너무너무 자세하게 설명도 하시고 군데 군데 이름까지 말씀해 주시니 꼭 현지에서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잘 보고 갑니다 다음에는 시나이 산을 기데하면서 고맙습니다.
글을따라 성지 순례를 하고 돌아온 기분입니다, 이렇게 상세하게 기록할려면 얼마나 신경을쓰셨을까, 글 내용과 성경구절구절을 점목시켜 설명하니 더욱더 실감납니다, 다음을또 기대 할께요 ,수고하셨습니다,
부럽다. 멋있다. 좋겠다. 나도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