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파이터는 20세기 최강의 킥복서라고 불리는 '피터 아츠' 입니다. 과거 '앤디 훅'이 96년 이후 K-1의 인기를 상승시켰다면, 초창기 K-1의 성공과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선수는 단연 아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츠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하이킥(상단 돌려차기)입니다. 아츠의 공식적인 닉네임은 네덜란드의 벌목꾼(The Dutch Lumberjack)입니다. 하이킥을 사용하여 상대를 KO 시키는 모습이 마치 마지막 도끼질 한방으로 나무를 쓰러뜨리는 듯하여 붙여졌다 합니다. 아츠가 등장할 때 자세히 보시면 벌목꾼의 이미지를 컨셉트한 도끼가 새겨진 체크무늬 셔츠의 아츠를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킥복싱과 K-1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다
1970년 10월 25일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아츠는 여섯 살 때 축구를 통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83년에는 2년에 걸쳐 태권도를 수련했으며, 복싱을 했었던 할아버지와 삼촌의 영향을 받아 복싱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지만 84년에 Judoka-Kickboxing(Best, Holland)에 입문하면서 킥복서로서 본격적인 격투가의 길을 가게 됩니다. 어느 정도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아츠는 타고난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하여 19세의 어린 나이에 킥복싱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 후 스무 살 때에는 8년간 무패를 자랑하던 최강의 킥복서 였던 미국의 '모리스 스미스'를 꺾으며, 그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모리스 스미스를 이길 자는 아무도 없다는 소문이 있었던 만큼 피터 아츠의 등장은 관객에게 최강의 선수 등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93년도 K-1의 원년 대회가 개최될 당시 우승 후보는 미리부터 피터 아츠가 점쳐질 만큼 일본에서도 큰 명성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93년 대회에서는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어네스트 후스트'라는 복병을 만나게 되어 1회전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참고로 이 대회의 초대 우승자는 아츠의 체육관(차쿠리키 짐) 선배였던 브랑코 시카틱이었습니다.
이때 뼈저린 패배의 아픔을 맛보았을까, 자만심을 버린 아츠는 처음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하여 결국 94, 95년 연속 우승이라는 K-1 2연패의 신화를 창조합니다. 또 한가지 사실은 94년 처음으로 K-1 챔피언에 올랐을 때 대학생의 신분이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교 성적은 좋지 않았다고 전해지지만 당시 학업을 병행하면서 프로 격투기 무대에 매번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열정을 가졌던 선수였음은 틀림없습니다.
[사진] 킥복싱 챔피언 시절의 피터 아츠
피터 아츠가 어느 정도 강했는지는 다음과 같은 에프소드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마이너 킥복싱 경기에도 자주 출전했던 아츠는 경기가 잡힌 어느 날 술에 취한 상태로 링에 올라서 상대를 케이오 시켰다고 합니다. 운동 선수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될 짓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아츠의 실력이 당시에는 최고였고 또 그런 사실이 아츠를 자만에 빠지게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그러한 자만심과 나태함이 아츠를 조금씩 파멸의 길로 이끌어 갔습니다.
두 번의 시련과 극복, 새로운 변신
96년 남아프리카의 킥복서 '마이크 베르나르도'에게 2번의 KO패를 포함하여 3연패를 당하게 되며, 그 여파로 인해 깊은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술과 마약에 빠져 하루 하루를 보내던 아츠, 인생의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는 그에게 갑자기 행운의 여신이 찾아오게 됩니다. 정말로 이젠 끝이라고 생각했던 아츠에게, 이제는 부인이 된 에스더(Esther)가 나타나 사랑으로 그를 설득시킵니다.
한편의 영화처럼 아츠는 98년 결혼과 함께 술과 마약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오로지 훈련에만 매진하여 예전의 기량을 찾게 됩니다. 오랜기간 함께했던 차쿠리키 짐의 톰 해링크 관장의 곁을 떠나 새롭게 이적한 메지로 짐에서 안드레 마나트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도전한 그 해 12월의 월드그랑프리 대회, 6만 5천 8백명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토너먼트로 치뤄진 3번의 경기에서 상대 모두를 1라운드에 녹아웃 시키며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8강전 상대였던 일본의 사다케 마사아키를 무릎공격으로 누르고, 준결승에서 만난 K-1의 하드 펀처인 베르나르도를 라이트 스트레이트로, 이어 결승전에서 만난 킥의 테크니션 앤디를 레프트 하이킥으로 차례차례 무너뜨리며 98년 K-1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마침내 통산 세 번째의 K-1 우승이라는 대기록은 달성되었고, "20세기 최강의 킥복서 = 피터 아츠"라는 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진] 상대에게 하이킥을 적중시키는 경기 장면
하지만 아츠에게 또 다시 시련이 찾아옵니다. 당시 프랑스의 무명 선수인 시릴 아비디에게 2연패를 당해 버린 것입니다. 당시에 아무도 아비디가 아츠를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그 충격은 실로 엄청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마이크 베르나르도가 첫 출전에서 앤디 훅을 케이오 시켰던 것과 필적할 정도의 쇼크였습니다. 아츠는 격투 폼이 약간은 어정쩡한게 사실이지만 킥복서로서는 정석의 스타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비디는 어디까지나 변칙 파이터였고 무명 선수라는 점이 아츠를 자만에 빠지게 했다고 봅니다. 아비디에게 첫 번째 패배 후 허리 부상을 당한 아츠는 재 경기를 하게 되지만 역시 허리 부상 때문에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아츠는 세번째 대전이 된 2000년 GP 결승전 첫 경기에서 판정으로 아비디를 이기지만, 아비디의 반칙에 의한 부상으로 인해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되고 맙니다. 당시 패자부활이라는 K-1 룰(12조 3항)에 의거하여 아비디가 대신 준결승에 올라가게 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아비디와의 3연속 시합이 이렇게 불운했던 걸로 봐서는 둘의 관계는 확실한 천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계속된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른 피터 아츠는 2004년 월드그랑프리에 참전함으로써 3번의 K-1 챔피언 타이틀 외에 총 11번의 그랑프리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됩니다. 급격하게 불어오는 세대 교체의 바람 속에서 과거 전성기 시절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K-1의 수많은 팬들은 다시 한번 그가 하이킥을 날리며 화려하게 부활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츠는 현재 메지로 짐을 떠나있는 상태로 팀 아츠(Team Aerts)를 결성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스모 출신의 강자 '야스다 타다오'를 두 번이나 꺾었던 과거 메지로 짐의 K-1 파이터 '르네 루즈'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3월 14일에 개최되는 K-1 MMA 대회를 대비하여 다카다 도장에서 중점적으로 종합룰의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UFC 파이터인 페드로 히조에게 그라운드 기술에 대한 특훈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MMA 파이터로 변신하여 첫 데뷔전을 치루게 되는 아츠의 새롭게 달라져있는 모습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미리 상상해 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2003년 GP 결승전에 참전한 피터 아츠와 인터뷰 후 (KBS SKY 취재진)
피터 아츠가 팬들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
Hello everybody,
First of all I want to wish all my fans a happy new year; all the best for 2004!
About last year: it was a very good year for me. Only in the final on December 6th,
the judge did a very bad thing to me; they were not honest. Even people who know nothing about martial arts can do a better job.
Everybody knows I won, but still they let me loose on points. This is not fair, you know. And it's always the same. I hope they will be correct in 2004.
My next fight will be in March and I think it will be M.M.A. For the people in Europe, Monday the 19th of January, there will be an interview with me in the "Fight Club" on EuroSport at 20:30h.; there you can also see my own Dojo.
I'll keep you informed for my next fight in march.

피터 아츠 (Peter Aerts)
K-1 GRAND PRIX 1993 베스트 8
K-1 GRAND PRIX 94,95 챔피언
K-1 GRAND PRIX 1996 베스트 8
K-1 GRAND PRIX 1997 베스트 4
K-1 GRAND PRIX 1998 챔피언
K-1 GRAND PRIX 99-01 베스트 8
K-1 GRAND PRIX 02-03 베스트 8
WKA 킥복싱 유럽 헤비급 챔피언
WMTA 무에타이 세계 헤비급 챔피언
IKBF 킥복싱 세계 헤비급 챔피언
정의진의 이종격투기
첫댓글 대단한 피터아츠~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좋은성적 거두길~~ 홧팅!!!~
피터 아츠... 하이킥은 옛말이 되었습니다만 이젠 경험과 기술로 노련미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후스트처럼 엄청난 스피드의 컴비네이션이 아닐지라도... 레 반나처럼 넘치는 파워가 아니더라도 챔피언의 기술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아츠 파이팅!!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