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야건님의 글을 퍼왔어요.
처음 호흡수행에 들오는 초심자는 단전의 위치를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선배수행자들이 설해 놓은 단전의 위치와 한의학에서 말하는 단전의 위치를 생각하면서 수행을 하게 됩니다. 초심자는 일단 배꼽아래의 아랫배를 관하면서 수행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수행이 익어지면 수시로 열감이 다른 위치로 이동합니다. 때로는 대맥을 타고 돌기도 하나, 대체적으로 하복부에서 위치를 변경하며 움직입니다. 이때 억지로 위치를 잡으려 말고, 열감이 움직여 있는 자리를 관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또렷하게 열감이 자리를 잡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도 단전의 자리는 아닙니다. 우뢰가 울리면서 불성이 드러날 때야 비로소 단전이 현관으로 변합니다. 그 자리가 진정한 의지처, 회귀처입니다. 이렇게 현관이 열리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열감이 이동하는 곳을 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단전의 자리를 수행자가 만들려고 하면 몸이 상할 수 있고, 기가 정체되어 탁기로 변해서 몸이 차가워지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내호흡은 대맥, 충맥이 열려야 발현됩니다. 특히 충맥은 용천혈과 백회혈이 중요혈입니다. 어떤 분들은 억지로 백회혈을 열려는 분들이 계신데, 잘못하면 음신을 불러들여서 다시는 정법수행을 못하게 되니 유념해야 합니다. 기초수행을 꾸준히 하다보면 백회와 용천에서 자극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백회는 머리에 탁기가 쌓여있으면 열리지 않습니다. 탁기가 녹아지면 저절로 열립니다. 용천혈은 발바닥에 지압을 계속, 꾸준히 하면 빨리 열립니다. 용천혈이 따끔거리면서 발바닥이 둥글게 말아지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마치 막혔던 물길이 툭 터지듯이 열립니다.
충맥이 열리면 들이쉬는 숨을 쉴때 용천혈을 통해서 지기(地氣)가 독맥을 타고 백회로 올라가고, 날숨시에 백회를 통하여 천기(天氣)가 단전으로 들어옵니다. 즉, 백회에서 지기와 천기가 만나서, 단전에서 용광로에서 철을 제련하듯 만나서 융화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께서 단전을 용광로라고 칭하신 것입니다. 여기에서 양기가 발생하게 됩니다.
충맥이 열리면 단전을 관조하면서 동시에 내호흡의 기운도 관조해야 합니다. 이때 억지로 호흡의 기운을 돌려서는 안됩니다. 호흡을 지켜보는 마음으로만 해야 합니다. 한 호흡을 할때마다 부드럽게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몸안의 탁기(음기)는 발생하는 양기의 가운에 타서 없어집니다. 그리고 내호흡의 가장 중요한 공덕인 삼매의 경지에 편안히 들어갈 수 있습니다. 좌선시간이 보통 2~3시간 아니 원한다면 며칠이라도 이어지니까요. 이 경지면 아무리 오래 좌선해도 다리나 몸은 아프지 않습니다.
이렇게 계속 관조호흡을 하는 것을 옛 조사께서는 "얼마나 많은 하거를 돌렸던가"라고 표현하신 것입니다. 임독주천은 주천이되, 가짜 주천입니다. 이렇게 도는 것을 소주천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사실 소주천은 거의 神의 경지에 가깝습니다. 함부로 말할 경지가 아닙니다. 내호흡만 발현되어도 어마어마한 경지입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기는 인위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닙니다.
대주천은 소주천시에 평안하게 제위혈에서 기가 자동으로 멈출 때, 그자리에서 각 경맥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이 유가심인 정법수행의 대주천의 시작입니다. 유가심인 수행은 기를 강제적으로 돌려서 각 경맥을 뚫는 수행이 아닙니다. 소주천이 이루어지고 법식에 맞게 소주천을 진행하다 보면 저절로 대주천이 이루어 집니다. 이때도 진정한 대주천은 아니지만요...
수행자 동지 여러분은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도는 자연입니다. 자연은 거스리지 않고 순응합니다. 모든 수행은 자연적으로 편안하게 해야 합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십시요. 마음을 비우십시요. 수행을 해서 무슨 능력을 얻으려 하지 마십시요. 욕념으로 수행한다면 절대로 부처님은 발현하지 않습니다. 하늘이 정도(正道)를 주지 않습니다. 오직 무심(無心)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행자는 무엇보다도 공덕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수행이 익어지면 필히 산으로 들어가서 집중수행을 할 시기가 오는데, 엄청난 시험이 옵니다. 그 시험은 자신의 마음이 변하여 나오는 것입니다. 계율을 지키지 않고, 덕을 쌓지 않고, 무엇을 얻으려고 수행하는 수행자는 그 시험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저 그런 도를 팔아먹는 사기꾼이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소소한 능력도 오래 유지하지 못합니다.
수행을 하다보면 경전에 나와있는 수행법은 참으로 큰 나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많은 경계가 나오니 부디 믿음을 바로 세우고 유기심인 정법수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 경계가 바로 나무의 가지입니다. 그 가지가 수행자의 체득입니다.
여기에 들어오는 수행자 동지분들 중에서 단 한 분 만이라도 저의 말을 알아 듣는다면 저의 이런 고통스러운 손가락 운동에 보람이 있겠습니다. 부디 내호흡을 찾아 삼매에 들어가 위대한 스승이신 석가세존과 개운조사님의 유지를 있는 제자가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