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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록 개인전
그리움, 아름답게 기억되다
성영록은 직접 배접한 냉금지(금박이 박힌 얇은 종이) 위에 엷은 채색물감의 겹침을 통해
은은한 배경색조들의 깊이를 만들어낸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마치 설중매를 연상하는 것 같이
매화 위에 눈이 날리거나, 밤하늘에 흩날리는 유성의 모습으로 환성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글 : 김서연 기자
[2013. 4. 17 – 4. 30 갤러리그림손]
[그림손 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64-17 T.02-733-1045~6
홈페이지로 가기 http://www.grimson.co.kr/
꽃은 만개했을 때보다, 몽우리를 맺어 하나 둘씩 피려 할 때 쯤 마음을 더 설레게 한다. 여행가기 전,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것만큼 설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가장 아름답거나 진행형일 때가 지나고 끝물이 되면, 시작하기 전보다 더욱더 진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성영록이 매화 향에 취해 ‘매화작가’로서 작품을 시작한 계기도 이와 같다. 매화는 3주간 처절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울 때를 지나면 이 역시 ‘그리움’으로 남기 마련이다. 이처럼 ‘슬픈 그리움’으로 남겨지기보다는, 같은 것을 봐도 ‘아름답게’ 남기고 싶은 치유의 목적을 갖고자 이번 전시는 기획되었다.
지난 작가세월을 돌이켜 보면 그는 늘 완벽에 가까운 강박을 갖고 작품에 임해왔고 또한 그것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전시는 작가로서, 조금은 내려놓고 다소 여유 있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하고자 노력했다. 그렇기에 ‘나의 그림을 통해 관객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라는 그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더 매진할 수 있었던 동기를 부여했다. 특히, 이번전시는 지난 1년간 여행을 다니면서, 공백 기간 동안 보여주지 못한 스토리를 작품에 덧붙임으로써 지난 작품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몇 년 전, 전업 작가를 위한 본인과의 다짐이 지켜짐으로써 ‘성영록’ 이라는 이름 앞에 ‘프로’ 라는 수식이 붙기에 주저함이 없을 정도의 성장을 보여준 그가, 이번 전시. 그리고 그 다음 전시를 기대케 하는 관객의 ‘미술 치료사’로서의 면모. 그리고 지난 산청여행에서 본 그 매화를 기억하며 나만의 색깔로 ‘가슴은 아프지만 아름답게..’ 보내 주리라 다짐하는, 그의 이번 전시는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성숙’된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매화도원경
글 : 성관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성영록은 바다(물)를 배경으로 한 풍경을 잔잔하게 안긴다. 수평의 물이 화면 가득 차오르고 저 멀리 원경으로 섬이 고독하게 자리하고 있다. 화면 밑에서 차오르다가 저 안으로 사라지는 묘한 상실감을 안기는 화면이다. 더러 비나 눈이 내리는 적막하고 쓸쓸한 느낌을 사뭇 감상적으로 화면의 하단에는 매화나무가 피어오르고 있다. 물리적인 화면의 모서리, 가장자리에서 그림의 중심으로 밀고 들어오는 매화나무/그림은 원경으로 자리한 풍경과 동떨어진 단호한 자태로 강렬한 존재감을 지시한다. 그것은 순간 그림의 중심적 이미지가 되었고 상징적 존재를 은유한다.
그의 그림은 무척 감성적인 그림이다. 보는 이의 감정을 자극하고 그 감정의 공유를 파장으로 만들어놓는 그림이다. 그는 자신의 여행에서 경험한 자연풍경을 통해 느낀 감정의 편린들을 수렴해서 이를 이미지화했다. 마치 여행지에서 홀로 남겨진 고독한 여행자가 그리운 이를 향해 쓴 엽서를 닮았다. 이 깔끔하고 미니멀하며 감각적인 색채로 고요하게 적셔진 화면을 보노라면 이 풍경 앞에 자리한 나라는 고독한 인간을 경험하게 된다. 아니 나의 자리를 대신해 매화나무가 의인화된다.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풍경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 유토피아는 산수화가 그랬듯이 인간의 생의 조건인 자연의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황홀하게 안겨준다. 그래서 그림을 보는 이들은 저 자연 속을 와유하고 기거하고자 하는 꿈을 꾼다. 작가의 고백처럼 그는 사람들에게 매화를 선사하고 그 또한 매화와 같은 이가 되고자 한다.
“겨울을 제일 먼저 뚫고 나의 이른 봄을 고고한 향으로 따뜻함을 전해주는 매화처럼 누군가 아파할 때 제일 먼저 달려가 맘속에 꽃을 피워 그 향으로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매화처럼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고고한 화가의 모습으로 누군가의 맘속에 기억된다면 작품 또한 은은히 향을 뿜어 천리를 날아갈 것이다.” -성영록 작가노트-
성영록의 매화, 시적(詩的) 이미지의 풍경
글 : 박옥생(미술평론가, 박옥생미술연구소장)
1. 新 梅花圖에 매혹되다.
댁의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 수묵 빛깔로 퇴색해 버린 장지(壯紙) 도배에 어쩌면 그렇게도 소담스런, 희멀건 꽃송이들이 소복한 부인네처럼 그렇게도 고요하게 필 수가 있습니까. 근원(近園) 김용준(金瑢俊)의 수필(隨筆) 매화 가운데 하나이다. 봄이 되면 으레 매화이야기로 가득하다. 얼어붙은 겨울 끝자락에서 피어올린 작은 꽃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눈 속에 피어난 꽃(雪中開花)에 정서적 아련함이 묻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겨울과 꽃, 눈(雪)과 향기 같은 매화의 극적인 미학은 회화로서 고전양식으로 전한다. 추운 겨울 날 매화를 찾아 깊은 산속으로 나섰다는 맹호연(孟浩然, 唐)의 고사에서 그린 탐매도(探梅圖)나 심매도(尋梅圖), 매화를 아내삼아 은거했다는 임포(林逋, 宋)의 이야기를 그린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는 유명하다. 성영록은 이러한 고전적 사유의 향기가 가득한 매화를 새롭게 풀어내는 화가이다. 작가의 매화는 매화와 강과 바다 같은 풍경이 결합되어 있다. 클로즈업된 매화의 가지와 꽃의 본질적인 조형성이 구체화되어 있으며, 그 뒤로 펼쳐지는 산천의 풍경들은 넓고 아련한 수평과 능선으로 희미하게 처리되어 있다. 그는 금박이 붙어 화려하고 섬세한 얇은 냉금지(冷金紙)를 사용한다. 작가는 몇 번의 배접과 아교포수를 통해 고운 바탕을 만든다. 그 위에 봉채를 갈아 모노톤의 수면이 겹쳐지고 번짐이 있는 풍경을 만들고 그 위에 먹과 금분을 사용하여 매화를 그려 넣는다. 그리고 봄이 오는 새벽녘의 날선 푸른 풍경과 저녁 황혼의 붉은 풍경으로 완성된다. 그 풍경들은 조용하고 아련하여 마치 구도자가 절대자를 만나는 멈추어진 순간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반짝이고 깨어있는 시인의 정신처럼 빛나는 시선을 닮아 있다. 이렇듯 작가의 작품제작방식은 전통의 기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배접의 단계와 깨끗하고 담담한, 풍부한 생명으로 가득한 수면의 겹침은 작품완성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사실 이러한 겹의 미학은 물질에서 정신으로 나아가게 되는 전통회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성영록은 겸재나 김홍도가 실경을 체험하고 그 사실에 입각한 우리의 산천의 모습들을 화면에 담았듯이, 지리산이나 하동, 광양과 같은 매화 군락지의 매화들을 실제로 체험하고, 그 실재의 모습과 감동들을 화면에 녹여내고 있다. 매화꽃을 찾으러 남해안의 섬과 바다와 강을 여행하고, 정당매, 원정매, 남명매와 같은 산청 3매와 같은 한국역사와 함께한 매화들을 찾아 화면에 옮긴다. 그래서 그의 화면에는 봄이 오기 직전 매화가 피어나는 시기의 신선한 봄의 기운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그의 매화는 슬픈 기억보다는 청신하고 건강한 기억과 정제되고 숙성된 정신의 정화를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그의 작화 태도는 많은 작가들에게는 모범이 될 수 있다.
2. 고요함(靜), 니르바나(Nirvana)에서 휴식(Anima)으로
매화는 연정과 그리움의 대상(美人), 지조와 절개의 상징(君子), 은일적 삶을 지향하는 선각자적인 이미지(仙人)으로서 상징되어 왔다. 성영록의 매화는 실경을 체험한 후 실재의 매화의 형태와 향기 그 꽃을 피워내는 산천의 토양과 풍경들에 관한 통찰이후에 다시 피어나는 꽃이다. 즉, 사물에 대한 주지적(主知的) 통찰에서 이념적 가치를 제거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덧입혀져 대상과 합일(主情的)되어 새롭게 태어난 꽃이다. 그 봄날의 언저리에 강과 산에 피어있는 매화는 작가 성영록이며, 작가의 모든 삶의 내용들이 투영된 성숙한 자아인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겹겹이 펼쳐진 강물처럼 번지는 오롯한 그리움들이 스민다. 작가는 매화에 관한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사실 작가가 보여주었던 <슬픔이 아름답다> 시리즈(2010)에서 근작인 <그리움, 아름답게 기억되다> 시리즈들은 모두 기억과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근작에서는 꽃과 풍경 그 위로 금선을 이용한 봄비가 내리고 있다. 금분의 세필(細筆)로 그어내려 간 빗줄기 사이사이로 저 멀리 꽃과 강과 바다가 펼쳐져있다. 축축한 그리움, 봄의 기운과 감각적이고 탐미적인 매혹의 풍경이 더해져 있다. 작가의 오랜 여행과 그 여행들이 가능케 했던 화작들의 근저에는 화가의 고독과 만나게 된다. 어느 철학가에 의하면 고독은 인간의 존재로 가장 직접적으로 귀착시키며 화가의 시선에 맞닿은 세계들을 소유하게 만든다고 한다. 이때의 고독은 인간존재를 세계의 존재와 연결하고, 세계로의 확장된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화가의 고독은 삶의 고독이며 인간으로서의 필연적 고독이며 창작과 몽상과 시를 가능케하고 우주와 교감하게 만든다. 곧, 고독은 상상으로 나아가게 한다. 상상의 궁극성이 안온함과 평화로움에 있다고 하듯이, 작가의 고독은 휴식의 세계와 만나는 것이다. 성영록의 단색의 화면에서 번지는 사유의 세계는 고요함(靜)이다. 이 고요함은 일종의 종교적 깨달음, 니르바나(Nirvana)와 같은 시간과 공간이 초월된 순간이다. 『대학(大學)』에는 고요함(靜)에 관하여 머뭄(止)을 안 뒤에야 정함(定)이 있고, 정하여 진 뒤에야 고요(靜)할 수 있으며, 고요한 뒤에야 편안(安)할 수 있고, 편안한 뒤에야 생각(慮)할 수 있고, 생각한 뒤에야 얻을(得)수 있다고 한다. 즉, 고요함 뒤에 휴식과 안락이 뒤따르는 것이다. 이러한 휴식은 작가의 작품에서 드넓게 펼쳐진 수면의 변주들에서 일관되게 포착된다. 매화의 그리움은 강과 바다의 풍경에서 확장되고 깊어지는 것이다. 이는 고요함이 니르바나의 순간으로 드러나고, 다시 생명과 모성(母性)의 원초적 그리움의 아니마(Anima)로 나아가는 것이다. 성영록의 작품은 이렇듯 고전의 주제들이 실제의 사생을 거치고 다시 객체와 합일된 주관성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붉은 혹은 푸른 풍경들은 금선(金線)의 정교하고 우아한 미학을 보여준다. 이는 고려불화나 오가타 코린(Ogata Korin, 尾形光琳)의 금선묘 병풍, 카츠시카 호쿠사이(Katsushika Hokusai, 北齋葛飾) 작품 같은 우끼요에의 그라데이션이나 깨끗한 미감과 닮아있다. 이는 정서를 이완시키고 완성도 높은 작품성에 근접하는 것이다. 고요한 듯 잠자는 매화는 풍부한 시적 이미지들로 깨어있다. 작가는 시(詩)를 쓰듯 매화를 그려나가고 있다. 굵고 늙은 가지를 뻗고 그 속에 소담한 꽃을 피워내는 매화를 바라보며, 인간이기에 고독하지만 찬란하고 유한한 우리의 모습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 속에서 우리의 실존적 모습들을 사유하게 된다.
<참고문헌>
가스통 바슐라르, 김웅권 옮김, 『몽상의 시학』, 동문선, 2007.
도올 김용옥, 『石濤畵論』, 통나무, 2004.
박동주, 「18세기 향촌재지사족의 매화(梅花)의 기억과 사유 -존재 위백규의 「연어(然語)」의 경우」,
大東文化硏究,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Vol.77 , 2012.
溫肇桐 著, 姜寬植 譯, 『中國繪畫批評史』, 미진사, 1989.
하얗게 피어나다-60x60-냉금지+먹+담채+금분+은분-2013
봄날-60X60-냉금지+먹+담채+금분+은분-2013
사랑은 봄비처럼-120X90-냉금지+먹+담채+금분+은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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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하얀 꽃이다-100X40-냉금지+먹+담채+금분+은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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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하얀 꽃이다-100X40-냉금지+먹+담채+금분+은분-2013
어둠이 내리다 -하얗게 피어나다-120x120cm-냉금지+먹+담채+금분+은분-2011
성영록 sung, young rok
개인전
2013 “그리움...아름답게 기억되다.”
기획초대(그림손 갤러리,서울)
2010 “슬픔이 아름답다”백운갤러리개관전
(백운갤러리,서울)
2008 “장무상망-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기를”
기획초대(갤러리 현, 서울)
2007 “그 시간 그 자리에 (Cette huer la cette place la)
기획초대 (갤러리 현, 서울)
2006 “너를 그리워하듯 비는 내리고...” 기획초대
(갤러리 피프틴, 서울)
아트페어
2012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2011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그랜드 하얏트 호텔, 서울)
Art Osaka 2011 (Hotel Granvia Osaka,일본)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홍콩)
화랑미술제 (코엑스,서울)
2010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신라호텔,서울)
대구 아트페어 (대구컨벤션센터 EXCO,대구)
Doors Art Fair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서울)
특별전
2012 롯데백화점 본점 MVG 라운지
2011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First 라운지
2009 이탈리안 레스토랑 Buonasera
기획전 및 그룹전(외 다수)
2013 솔개처럼 비상하는 2013 연 기획전
(롯데갤러리, 중동점, 영등포점,서울)
2012 The Comtemporary Tradition 특별전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달-心中月 기획전 (슈페리어 갤러리, 서울)
다색다감 기획전 (갤러리 이즈, 서울)
하하호호-부채전
(롯데갤러리,영등포점, 부산 광복점)
매화 꽃을 피우다, 신춘기획
(롯데갤러리 안양점, 안양)
R.E.D(Reality. Equals. Dream) 기획전
(ION art gallery,싱가폴)
2011 Art in life,Life in art Korean Contemporary
Exhibition(Scupture Square, The Chapel, 싱가폴)
Collaborated Exhibition, Art of oncology,
Sanofi-aventis Korea(코엑스,서울)
꽃이 희망이다 사단법인 봄, 금산갤러리 기획
(금산갤러리,헤이리)
화류춘풍전 현대백화점 기획
(현대백화점-목동,신촌,킨텍스,서울)
Color Series-Ⅲ 붉은방 개관전(갤러리거락,서울)
강의경력
한국경제 TV, 하나은행 WM, 웨스틴 조선호텔,
워커힐 호텔, 신세계 백화점 트리니티, 발트하우스,
연세대학교 MBA 원우회 등
작품소장
성남아트센터, (주)삼성TESCO 홈플러스, ETRO Korea,
KT&G, 제일건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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