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家와 作品
문학, 음악, 미술, 사진, 무용, 건축들의 모든 예술의 창조작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작가라고 하고 그들이 만들어낸 것을 作品이라고 일컫는다.
예술 영역뿐만 아니라 목공이 나무를 다듬어 생활에 편리한 가구를 만들어낸다면 목공이 곧 작가요, 가구가 바로 작품이다. 오늘날과 같은 산업사회에선 생산직 근로자들도 작가와 작품의 관계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항상 연구하며 정성들여 새로운 창의력을 발휘할 때 공원도 작가인 것이며 그가 빚어낸 제품은 곧 작품인 것이다.
이러한 견해로 본다면 정치, 경제, 사회, 교육등 전분야에서 훌륭한 작가, 뛰어난 작품을 찾아볼 수가 있겠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지만 그러나 누구나 쉽게 作家가 될 수는 없다.
돌을 다듬는 석공은 평생도록 정성을 쏟은 끝에 하나의 작품다운 작품을 겨우 창조해낼 수도 있고 도자기를 굽는 도예가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내놓는 것이 수십년의 세월을 필요로 할 수가 있다.
예술부분이든 산업 부분이든 작가가 되기 위해선 남보다 한걸음 앞서고 시대감각이나 인생관 철학이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의 감동으로 표출되는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 때문에 작품은 값지지만 작품을 창조해야 하는 작가는 형극의 길을 걷게 마련이다. 하나의 걸작품을 내놓기까지 하나의 작품을 위해 몇 달 몇 년 심지어 평생동안을 괴로운 작업을 되풀이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법학이나 정치학을 전공했다고 누구나 훌륭한 法官이나 정치가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미학이나 예술학을 전공했다고 그것만으로 예술가가 될 수는 없다. 작가라면 전공부문 이외의 영역에도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다. 그 때문에 작가는 다른 사람 보다 몇십배․백배의 고통을 겪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부 제조업체에서 불량상품을 내놓아 말썽을 빚는 일이 있듯이 예술작가들도 적당하게 작품을 양산하여 버젓이 내걸고 있는 현상도 가끔씩 볼 수 있다.
이 경우 작가 이전에 그외 도덕적 양심이 의심스럽고, 그 작품이란 것도 예술품이 아니라 불량상품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고, 작품을 창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아무나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며, 작품다운 작품도 아무나 만드는 것은 아니다.
1982. 부산일보 계재
작 가 오 세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