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때 비가 그치고 하늘이 환해지면 ‘날이 개였다’라 하지요?
그러나 날이 ‘개인’ 것이 아니라 날이 ‘갠’ 것이고, ‘개인’ 하늘이 아니라 ‘갠’ 하늘’입니다.
‘흐리거나 궂은 날씨가 맑아지다.’는 말은 ‘개다’입니다.
또, 견디기 힘든 큰 슬픔을 두고 ‘가슴을 에이는 슬픔’이라고들 합니다.
이 또한 가슴을 ‘에는’ 슬픔이 맞습니다.
'에다'는 ‘칼 따위로 도려내듯 베다’,
곧, 예리한 연장으로 도려낸다는 뜻입니다.
‘설레다, 개다, 에다’에 ‘이’가 들어갈 아무런 까닭이 없습니다.
‘체중이 불면’, ‘국수가 불기 전에’
대개들 이렇게 말하지요?
이는 ‘붇다’와 ‘불다’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붇다(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는 '(휘파람을) ‘불다’와는 다릅니다.
‘체중이 불으면’, ‘국수가 붇기 전에’로 써야 합니다.
이 ‘붇다’의 쓰임은 ‘싣다’와 같습니다. ‘짐을 실기 시작했다.’가 아니라 ‘짐을 싣기 시작했다.’로, ‘짐을 실면’이 아니라 ‘짐을 실으면’으로 쓰지요.
방송에서조차 장마 뉴스를 전하며 ‘계곡물이 불기 시작했다.’로 말하네요. 이것도 ‘계곡물이 붇기 시작했다.’로 해야 맞습니다.
슬픈 현장을 보고 “눈물이 ’겉잡을‘ 수 없이 흐른다.”고들 합니다.
겉잡다(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하여 헤아리다)는 말이 있다 보니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이런 때는 ‘걷잡을 수 없다’로 써야 합니다.
걷-잡다
동사 「…을」(주로 ‘없다’와 함께 쓰여)
1. 한 방향으로 치우쳐 흘러가는 형세 따위를 붙들어 잡다.
ㆍ걷잡을 수 없는 사태
ㆍ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다.
2. 마음을 진정하거나 억제하다.
ㆍ걷잡을 수 없이 흐르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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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 에는, 불으면, 걷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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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시원하고 확실하게 그리고 빈틈없이 긁어 주시는 등~~
만혜님 화이팅입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