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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Brief Encounter, 1945) 1946년 첫 칸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로맨스 영화
중산층 가정의 주부 로라와 다른 가정의 가장인 알렉은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알렉이 로라의 눈에 들어간 먼지를 빼내 준 것을 계기로 두사람은 역 부근 찻집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둘은 서로에게 적지 않은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되고 매주 목요일 저녁에 찻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각자 가정에 대한 책임감에 번민하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두사람은 목요일마다 만남을 갖는다. 그리고 은밀한 만남을 통해 사랑에 빠진다. 극작가, 노엘 카워드(Sir. Noel Coward. 1899-1973. 영국) 경이 1935년에 초연을 한 30분짜리 단막 극 <조용한 삶. Still Life>이 이 영화의 원작인데, 감독인 데이비드 린(David Lean. 1908-1991. 영국)도 직접 참여한 시나리오 작업에는 로라의 집이나 알렉의 친구네 아파트, 밀포드 환승역, 그리고 공원 등이 영화에 맞게끔 배경장소로 추가가 되었다. 배우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1918년), 작가로, 또는 영화음악가로, 그리고 제작자로도 활동을 하던 노엘 카워드는 1942년에 자신이 각본을 쓰고 출연까지 하였던 <토린 호의 운명/ 우리가 봉사하는 것/ In Which We Serve>이라는 작품에 편집기사 출신의 데이비드 린을 공동 연출자로 참여시키면서 린에게 감독 데뷔를 시켜준 장본인이기도 한데, 이 <밀회>의 제작자로서 1944년부터의 초기 기획에서부터 영화음악까지 모든 분야에 관여를 한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20세기 중반에 영국 영화의 위상을 높인 최고의 공로자로 아직 까지도 인정을 받고 있다. <밀회(Brief Encounter, 1945)>는 1946년 첫 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는 로맨스 영화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평범한 주부와 유부남 알렉이 매주 기차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아주 단순한 내용이다. 그러나 섬세한 심리묘사와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그리고 흑백의 화면이 어우러져 영화팬들에게 최고의 로맨스 영화로 남아있다. 기차역 근처 카페에서 로라의 집 거실까지 영화에서 흘러가는 시간은 매우 짧지만, 로라와 알렉의 밀회를 로라의 솔직한 회상으로 이야기해준다. 특히 셀리아 존슨의 커다랗고 표현력이 풍부한 눈과 갑자기 나타난 사랑의 감정에 괴로워하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그녀의 절제된 내레이션이 볼 만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평범한 주부인 로라 제슨(Celia Johnson 분)과 또한 한 가정의 가장인 의사 알렉 하비(Trevor Howard 분)는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알렉이 로라의 눈에 들어간 먼지를 빼내 준 일을 계기로 역 부근의 찻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둘은 서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고, 매주 목요일 역 부근의 찻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각자의 가정에 대한 책임감에 번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이끌리는 두 사람은 매주 목요일의 만남을 가지면서 더욱더 가까워지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들의 관계가 더 이상 발전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로라와 알렉은 더 이상 만나지 않기로 하고 각자 반대 방향의 기차를 타고 떠나면서 작별을 고한다.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1945>의 감독은 데이비드 린(David Lean)이다. 그는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1962> <콰이강의 다리.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1957>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 1965> 등의 대작을 만든영화계의 거장으로, 40년대와 50년대 영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그는 스튜디오 잡역부로 영화계에 입문, 30년대에는 꽤 촉망받는 편집기사로 이름을 날리다가 전쟁드라마 <우리가 복무하는 곳. In Which We Serve,1942>으로 감독 데뷔했다. 그 후 <밀회. Brief Encounter, 1945>,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 1946>,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1948> 등의 세련된 영화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50년대 중반 그는 할리우드의 자본을 바탕으로 <여정.Summertime,1955> <콰이강의 다리> <아라비아의 로렌스> <닥터 지바고> <라이언의 딸.Ryan's Daughter, 1970>로 이어지는 대작을 연출했으며, 편집기사 출신답게 그는 매 영화마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영화의 화면을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닥터 지바고> 이후 그의 후기 작품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라이언의 딸>이 영국에서 1년간 장기 상영됐을 만큼 관객의 사랑을 받았지만 평단의 집요한 비판에 의욕을 잃은 그는 1984년 <인도로 가는 길.A Passage To India, 1984 >을 내놓을 때까지 무려 14년간을 칩거상태로 보냈고, 조셉 콘라드(Joseph Conrad)의 소설 <노스트로모.Nostromo>를 기획하는 도중에 세상을 떠났다. 린은 많은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스크린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영화의 장인이다.
이 영화에서의 음악은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의 “피아노 협주곡 2번, C 마이너, Op. 18” 이다. 1917년 공산 혁명이후, 소련(USSR)에서 가장 위대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 1943년에 미국시민권 획득)가 1900년 가을에서 부터 1901년 봄 사이에 작곡을 하였고, 1901년 10월에 자신이 직접 초연을 하였다는 그의 “피아노 협주곡 2번, C 마이너, Op. 18(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 18)”은 이 작품에서 너무 나도 훌륭하게 영화 음악의 역할을 대신하였다. 주인공, 로라의 집 거실의 라디오를 통해서 들려오던 이 곡은 그 유명한 오프닝 크레디츠 장면은 말 할 것도 없고, 열 번 정도 등장을 하는 로라의 모든 독백의 배경 음악으로 나오면서 분위기를 슬프고 심각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알렉 과의 이별을 회상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특히 인상적으로 들려온다.
유성 영화 시대가 갓 열린 1930년대 초반서부터, 많은 클래식 음악이 영화 음악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932년의 <그랜드 호텔.Grand Hotel>에서는 요한 스트라우스(Johann Strauss)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An Der Schonen, Blauen Donau)’을 비롯하여 10여 곡 정도의 많은 곡들이 호텔 로비의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으로 설정이 되면서, 끊임없이 등장을 하는가 하면, 또 슈베르트의 일생을 다룬 <미완성 교향곡.Leise Flehn Meine Lieber. 1933>같이 작곡가나 연주자의 전기 영화들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들이 만든 음악을 접할 수가 있었는데, 그런데 이 영화는 경우가 좀 다르다. 대사만 나오기가 뭣해서 배경 음악정도로만 클래식 음악을 활용하던 과거와는 달리,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미 어느 특정 곡(전곡)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하였다. 그래서 영화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손꼽히고 있다. 이는 1960년대에 미국의 인디펜던트 영화제작에서부터 그 유행이 급격히 시작이 된 “외부 음악 도입 방식(주로 팝송 삽입곡들/Non Original Music)”과 어떤 면에서 일맥상통 하긴 하지만, 제작자인 노엘 카워드 자신이 개인적으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 1873-1943. 러시아)를 너무나도 좋아하였을 뿐이라고 하는데, 결국 노엘 카워드의 이런 발상은 훗날,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Stanley Cubric) 같은 이들에게 크나 큰 영향을 주어서, <에디의 애련.Eddy Duchin Story. 1956)> <이수:굿바이 어게인. Aimez-Vous Brahms.1961> <엘비라 마디건.Elvira Madigan. 1967>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Space Oddesey. 1968>같이 다양한 클래식 음악이 활용된 작품들의 탄생에 큰 일조를 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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