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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 뉴멕시코(New Mexico) 주
2차 대전 중 원자탄 개발을 목적으로 한 맨해튼 계획(Manhattan Project)에 의해서 로스앨러모스(Los Alamos)연구소가 비밀리에 세워졌고 1945년 7월16일, 뉴멕시코 남쪽 화이트샌즈(White sands) 사막에서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을 하였으며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떨어뜨린 두개의 원자폭탄이 만들어진 곳이 뉴멕시코 주 로스앨러모스라고 알려지면서 뉴멕시코 주는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뉴멕시코 주(빨간색) / 주기(州旗) / 주 문장(紋章)
뉴멕시코 주(State of New Mexico)는 미국 남서부의 주이다. 주를 상징하는 주기(州旗)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에 태양을 상징하는 지아(Zia) 인디언의 원형 무늬이다.
주도(州都)는 1607년에 스페인인들이 건설한 도시인 산타페(Santa Fe)이다. 산타페는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긴 주도이며 두 번째로 역사가 긴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오랫동안 아메리카 원주민의 땅이었는데 에스파냐(스페인)의 총독령으로 누에바에스파냐(영어: New Spain)로 부르다가 뉴멕시코 주(New Mexico)로 불리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콜로라도(Colorado)주, 캔자스(Kansas)주, 오클라호마(Oklahoma)주, 텍사스(Texas)주의 일부도 포함하는 큰 주였다. 그러다가 1848년에 끝난 멕시코전쟁의 결과로 미국의 영토가 되었으며 1912년 1월 미국의 47번째 주로 편입되었다.
이곳은 오랫동안 스페인의 땅이었던 역사적 배경 때문에 미국에서 히스패닉(Hispanic)계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주(44%)이며 아메리카 원주민 역시 10%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따라서 앵글로(Anglo)와 히스패닉, 원주민 인디언의 문화가 섞여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 가장 큰 도시는 앨버커키(Albuquerque)로 주변 위성도시를 포함한 인구는 백만 명 정도로 뉴멕시코 주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이 되는 인구가 앨버커키 지역에 살고 있는 셈이지만 주도(州都)는 인구 10만 정도의 산타페이다.
<1> 앨버커키(Albuquerque)
나는 뉴멕시코의 앨버커키와 산타페를 포함하여 그 인근의 볼거리를 두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첫 번째여행은 미국에 사는 딸 가족과 우리부부의 여행으로 승용차를 이용한 여행이었고, 두 번째는 집사람과 산타페 인근의 천주교 성지인 치마요(Chimayo) 성당을 다녀오려 앨버커키까지 비행기로, 거기에서 승용차를 렌트하여 산타페를 거쳐 치마요의 성스러운 흙(Holy Dirt)과 성수(Holy Water)를 모셔온 여행이다.
산타페에서 2시간 거리인 앨버커키는 인구 60만 정도인데 뉴멕시코 주에서는 제일 큰 도시이다.
첫 번째 여행에서 주변에 특별한 관광꺼리는 없는 듯하여 도시나 구경할 겸 숙소를 산타페에 둔 채 앨버커키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앨버커키는 리오그란데 강줄기가 도시를 끼고 도는데 해발 1.500m 정도로 사막기후여서 메마르기는 하지만 기후가 비교적 온화하여 살기가 좋은 곳으로 친단다. 산타페와 마찬가지로 이곳 건물들도 어도비 양식의 건물들이 많아 산타페와 비슷한 인상이었다. 앨버커키는 10월 초에 열리는 국제 열기구 축제(Balloon Festival)과 산디아 피크(Sandia Peak)가 유명한 것을 방문 후에야 알았다.
산디아(Sandia)는 스페인어로 ‘수박’이라는 의미라는데 도시 바로 옆에 어쩌면 수박 반쪽을 엎어 놓은 듯 우뚝 솟아있는 험준한 산이다. 도시 쪽으로는 절벽을 이루고 반대쪽은 완만하여 여러 코스의 스키 슬로프가 있다. 앨버커키는 대평원이지만 지대가 높고 사막기후라 산디아피크산 밑은 온통 선인장 숲이며 산디아피크(Sandia Peak) 정상은 높이가 3,255m나 된다니 우리나라 백두산(2,744m) 보다도 더 높다.
정상까지는 이곳에 설치된 케이블카(Sandia Peak Tramway)를 타고 올라갔는데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길어 길이가 6km가 넘는다고 한다. 약 20분이 소요되는데 트램을 타고 가며 내려다보는 경치가 장관이었다.
기기묘묘한 봉우리와 절벽은 물론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이 이어졌는데 정상에 오르면 앨버커키 도시가 한눈에 조망됨은 물론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평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 부근은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도 낮았는데 5월 말인데도 산장 계단 밑에 눈이 쌓여 있었다. 절벽 쪽에 있는 산책(Trail) 코스를 잠시 따라가 보았는데 아찔한 절벽 틈새로 작은 소로가 이어져 있어 발이 후들거리는데 이런 길이 1시간 정도 계속된다고 한다. 도시 쪽은 절벽으로 이루어진데 반하여 반대편은 경사가 완만하고 나무가 울창하였는데 나무들 사이로 엄청나게 긴 스키 슬로프가 이어져 있다.
정상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어 이 산에 서식하는 동식물 사진, 옛 인디언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고 따뜻한 차와 간단한 요기꺼리도 판매한다.
산디아 피크 트램웨이 출발점(해발 2.000m) / 산디아 피크 정상부근 / 정상에는 스키 슬로프
산 밑은 선인장 숲 / 광활한 뉴멕시코 평원 / 산디아 피크 트레킹
<2> 미국 최고(最古)의 도시 산타페(Santa Fe)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라는 산타페(Santa Fe)는 미국이 독립하기 훨씬 이전인 1610년, 멕시코(스페인 식민시기) 땅으로 스페인에서 이 지역의 원주민(인디언)들을 통치하기 위하여 총독을 파견하여 건설된 도시라고 한다.
현재 뉴멕시코의 주도(州都)로 인구는 10만 정도인데 2시간 거리의 앨버커키(Albuquerque)가 인구 60만 정도로 훨씬 더 크다. 도시 이름에서 보는 것처럼 히스패닉(Hispanic)계 주민이 많으며 스페인, 멕시코, 인디언의 문화가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이다.
텍사스에서 승용차로 오다보면 주 경계선에 위치한 클로비스(Clovis)에 오기까지 평원에다 목장(Ranch)이나 초지(草地)를 비롯하여 사람의 손길이 간 부분이 간혹 보이지만 뉴멕시코로 들어서면 그야말로 황무지의 연속이다. 다만 제법 높이 솟은 산(로키산맥의 끝자락)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다르다.
러벅(Lubbock)에서 5시간의 운전 끝에 도착한 산타페의 첫 인상은 건물들이 너무도 이색적이고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메마르고 건조한 사막기후를 보이는 이곳은 이 지역에 살던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건축양식이라는 어도비(Adobe)양식의 건물들이 들어차 있는데 진흙으로 벽돌을 쌓고 벽을 바른 붉고 나지막한 흙벽돌 건물이다.
도심도 그렇지만 도시 외곽의 주택들은 모두 어도비 양식이었는데 지붕은 평평한 슬라브 형식으로 짙고 옅은 분홍색 흙으로 지어졌는데 모서리 부분은 모두 둥글게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무슨 용도인지 지붕은 돌아가며 삐죽삐죽 나무토막 같은 것이 일정하게 튀어 나와 있다. 앨버커키도 마찬가지였는데 주법(州法)으로 어도비 양식의 건물을 세우도록 강력히 통제한다든가... 아무튼 무척 이국적이고 신기한 풍경이었다.
산타페와 앨버커키를 돌아보며 뉴멕시코의 별명인 매혹의 땅(The Land of Enchantment)이라는 말이 정말로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되었다.
콘도 씨엘로 그란데 / 내부 모습(손녀) / 산타페 거리와 어도비 건물 모습
우리가 나흘 동안 지냈던 콘도형식의 숙소 씨엘로 그란데(Cielo Grande/넓은 하늘)도 너무나 예쁜 어도비 건물이었는데 실내 벽난로를 비롯한 모든 구조에서부터 세세한 인테리어까지 모두 푸에블로(Pueblo) 및 나바호(Navajo) 인디언의 문양과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또 한 가지 즐거웠던 기억은 백 야드의 처마 밑에 벌새(Humming Bird)의 둥지가 있고 콩만 한 알이 두개 있는데 담배를 피우러 나가서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미가 날아와 알을 품는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새로 긴 부리로 꿀을 빨아먹는 새이다.
또 욕실에는 산타페가 메말라간다.(Santa Fe Drought)는, 물을 아끼자는 문구가 붙어 있었는데 과연 지하수가 말라 가는지 엄살인지 알 수 없었다.
스페인 총독관저 / 미구엘 교회 안내판 / 어도비형식의 미구엘 교회
(1) 더 플라자(The Plaza)
산타페의 중앙 광장(The Plaza)은 온갖 가게가 들어차 있는데 항상 관광객들로 붐빈다. 산타페의 유명한 볼거리는 모두 이곳을 중심으로 2~30분 거리에 밀집해 있어 하루면 충분히 모두 둘러 볼 수 있다.
호텔이나 유명한 건물들은 엄청나게 규모가 컸지만 외관은 어도비 형식으로 매우 아름다웠고,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답게 주위가 온통 15~6세기 유럽풍 건물들도(스페인 영향) 많이 있다.
(2) 스페인 총독관저
이 건물은 스페인 총독이 거주하던 꽤 큰 단층짜리 아름다운 어도비 건물로 긴 회랑이 붙어 있는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회랑에서는 10여 명 인디언 후예들이 자잘구레한 수공예품(목걸이, 팔찌, 니트, 작은 기념품 등)을 펼쳐놓고 팔고 있었는데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3) 성 프란시스 대성당(Cathedral of st. Fransis)
17세기에 건축된 미국에서 제일 오래된 성당으로 정식 명칭은 ‘The Cathedral Basilica of st. Francis of Assisi’로 꽤 길다. 아름답고 웅장한 바로크 형식의 건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 고색창연한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앞뜰을 보수 중이었다.
성 프란시스 성당 / 로레타 성당 입구 / 목재로 지어진 신비의 계단
(4) 로레토 성당(Loretto Chapel)
이 성당은 1873년에 건축되었다는 자그만하고 아름다운 성당인데 이 성당이 특히 유명해 진 것은 성가대석을 오르는 나선형 계단 때문이다.
로레타 성당이 유명세를 타게 된 이 신비의 계단(Miracle Stairway/Miraculous Staircase)은 전혀 기둥을 쓰지 않은 목조 조형물로, 360도 2회전하여 2층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었는데 보존을 위하여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 계단을 보기하기 위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데 입장료가 일인당 2불이다.
이 계단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성 요셉이 만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며 유명해졌다.
자그마한 성당 내부는 무척 아기자기하여 마음에 드는데 문을 나서면 복도로 연결된 매장이 있어 각종 성물이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있어 너무 상업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5) 산 미구엘 교회(San Miguel Church)
1610년에 건축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로 외관은 당시의 건축양식인 어도비 형식으로 지어져 있는 아름답고 소박해 보이는 교회이다.
그 바로 옆에는 또한 미국에서 제일 오래된 집이라는 올드 하우스(Old House)도 있는데 또한 어도비형식의 자그마한 건물로 목재부분은 모두 썩어 볼품이 없어 보였다.
캐년로드 / 캐년로드 일각 / 뮤지엄(박물관)
(6) 캐년 로드(Canyon Road)
산 미구엘 교회에서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가들의 거리인 ‘캐년 로드’가 있다.
왕복 2차선의 구불거리는 도로 양 옆으로 수많은 아뜰리에, 뮤지엄들이 들어차 있고 잘 가꾸어진 정원에는 집집마다 가지각색의 조각 예술품들을 설치하여 무척 아름답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좁은 골목길인데도 차들이 수시로 들락거려 관광객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는 점이었다. 차 없는 거리로 했으면 좋으련만....
<3> 밴델리어 국가지정 유적지(Bandelier National Monument)
밴델리어 원형 유적 / 긴 집(Long House) / 절벽집 유적(Cliff Dwelling)
산타페에서 1시간 정도의 달리면 계곡 속에 숨어있는 옛 인디언들의 주거지가 나타난다. 사막기후를 보이는 황량한 주변 환경과 달리 계곡 속은 그늘도 질 뿐더러 냇물도 흐르고 나무도 울창하여 인디언들이 살았을 만한 환경이었다.
안내소에 물어보니 나바호(Navajo) 인디언, 푸에블로(Pueblo) 인디언들이 살았던 유적이란다.
절벽집(Cliff Dwelling), 긴 집(Long House), 의식을 행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원형 유적(절벽 앞 광장에 있는 직경 7~8m의 원형건물 유적)으로 나누어지는데 깎아지른 절벽을 파내어 주거용으로 사용한 동굴이 수도 없이 많았고 어떤 것은 5~6m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긴 집은 절벽에 지상 3m 정도 되는 높이로 구멍이 2m 쯤 간격으로 10m 정도 쭉 뚫려 있는데 거기에 통나무를 끼우고 절벽에 잇대어 지붕을 덮은 다음 그 밑에서 생활했다고 하니 집의 길이가 10m 정도 되었을 것이고 많은 가족이 함께 살았을 것이었다. 절벽집도 두 군데, 롱 하우스도 두 군데 쯤 형성되어 있었다. 원형 유적도 상당히 크다.
입구에 작은 박물관과 기념품 가게가 함께 있었는데 인디언들의 생활모습을 재현해 놓았고 당시의 생활모습 그림과 유물들을 전시해 놓았으며 기념품 가게에서는 인디언들의 수공예품과 작은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4> 텐트락 공원(Tent Rocks)
오전에 밴델리어 유적지를 구경하고 다시 산타페로 돌아와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다시 1시간 거리의 텐트 락(Tent Rock) 공원을 찾아 갔는데 상상하던 것 보다 의외로 훨씬 멋있었다.
인디언 천막(Tepee)을 닮은 바위 / 이런 좁은 바위 계곡이 끝없이... / 기묘한 바위 틈새
앨버커키 방향으로 가다가 중간쯤에서 오른 쪽으로 빠지면 코치티 인디언 보호구역(Cochiti Indian Reservation)이 나오는데 거대한 댐 아래쪽을 지난다. 이 댐은 콜로라도(Colorado)의 로키산록에서 발원하여 뉴멕시코를 지나 멕시코 만으로 흘러드는 리오그란데(Rio Grande) 강줄기를 막아 생겨난 호수인데 코치티 호수(Cochiti Lake)라고 한다.
자그마한 코치티 인디언마을(Cochiti Pueblo)을 지나 얼마쯤 달리자 한적한 매표소가 나타나고 매표소를 지나니 곧 비포장도로가 나타나고 먼지를 풀풀거리며 달리는데 곧이어 주위로 바위산들이 나타난다.
6.200피트(ft) 라니 해발 2.000m 쯤 되는 모양이다. 절벽 가득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솟았는데 비바람에 의한 침식으로 뾰족뾰족한 모습이 꼭 인디언의 원뿔형 텐트(Tepee)를 닮았다하여 텐트 락(Tent Rocks)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시간 정도 트래킹을 하면 정상에 다다르는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은 정말 기기묘묘한 절경이었다.
2시간 여 올라가는 계곡은 몹시 좁고 구불구불한데 깎아지른 절벽이 머리위에서 맞닿아있어 마치 거대한 바위동굴을 통과하는 듯 이어진다. 빗물의 침식으로 이루어진 모습으로 계곡 바닥은 메말라 있지만 물이 흐른 흔적이 있는데 계곡 넓은 곳에 엄청나게 거대한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계곡의 형성이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기가 막힌 절경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부근에는 편의시설 하나 없고 또 관광객도 열 명도 채 못 만났을 뿐더러 도로 포장도 되지 않았다니..... 이 정도는 미국에서 공원취급도 못 받는 모양이다.
인근에는 인디언 부락도 많고 바위산도 아름다워 우리나라 같았으면 국립공원 지정은 물론 멋진 관광지로 개발되어 사람과 차들이 붐빌텐데....
<5> 칼스배드(Carlsbad) 동굴공원
칼스배드의 악마의 입(Devil's Mouth) / 요정의 나라(Fairy Land) / 사자의 꼬리(Lion's Tail)
뉴멕시코 남동쪽에 위치한 칼스배드(Carlsbad)는 러벅에서 3시간(180 mile) 정도 걸리는데 세계에서 제일 규모가 큰 동굴공원이 있다하여 딸 가족과 함께 관광길에 올랐다.
2억 5천 만 년 전에 형성되기 시작하였다는 이 동굴은 인근지역의 한 소년이 저녁에 박쥐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처음 발견하였다고 한다. 부근에 81개의 동굴이 더 있으며, 미국에서 규모로는 첫 번째, 길이로는 켄터키 주에 있는 지하 동굴공원(Under Ground Nat'l Park)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구불구불 계곡 길을 차로 올라 언덕위에 올라가니 광장이 나타나고 제법 넓은 주차장과 큰 건물이 들어서 있고 길옆에는 이름 모를 선인장들이 사람 키보다도 더 높이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건물은 매표소, 식당, 기념품 가게 등이 함께 들어있었고 동굴로 들어가는 방법은 걸어서 내려가는 방법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깊이가 1.500 피트(ft)라고 하니 어마어마하고 엘리베이터가 가는 곳도 750 피트 지하로 건물로 치면 32층 높이에 해당한다. 걸어 내려가면 구경꺼리야 많겠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이 동굴은 극히 일부분(10% 정도)만 공개 되어 있다고 한다.
티켓을 사러 창구에 갔는데 표를 파는 50대의 백인 남자는 한국인이 아니냐며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한국에서 5년을 살았다는 그 백인은 서툰 우리말로 김치찌개가 맛있고, 불고기도 맛있고, 오이김치는 맵고.... 한국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며 6불(7천 원)짜리 일반표 대신 귀빈표(Vip)를 공짜로 준다.
딸 가족을 포함하여 6명 모두..... 이런 횡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지하 광장은 우선 엄청난 그 규모에 입이 벌어졌는데 거기에도 엄청나게 큰 편의시설(화장실, 기념품가게, 휴식 공간 등)이 있고, 한발작만 나서면 그야말로 조각(Carven)한 듯한 기기묘묘한 종유석(鐘乳石), 석순(石筍), 석주(石柱)들로 눈이 어지럽다.
관람 코스도 여러 코스가 있어 우리는 빅룸(Big Room)코스로 향하였는데 무지 넓고 탐방로 바닥은 푹신푹신한 우레탄으로 깔아 걷기가 아주 편하고 안전하였다.
이 지하공간은 풋볼장 8개를 합친 넓이와 맞먹는다고 하니 놀랍고, 빅룸 만도 가로 세로 200×400m, 천정높이는 84m 정도라고 한다. 구석구석 가지각색의 조명을 밝혀 환상적이었는데 우리나라의 동굴도 여러 곳 가보았지만 우선 크기와 보존상태가 다르다고 할까...어마어마하게 큰 석순, 종유석은 물론 석주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길다.
볼만 한 곳으로 요정의 나라(Fairy Land), 사자의 꼬리(Lion's Tail), 마녀의 손가락(Witch's Finger), 악마의 입(Devil's Mouth).... 붙여 놓은 이름들도 재미있다.
빅룸 코스를 돌아보는데 한 시간 반 쯤 소요되었다. 다른 코스도 있었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밖으로 나왔는데 아까 입장권을 공짜로 주었던 백인이 사람들 틈에 섞여 나오는 우리를 보고 큰 소리의 한국말로 ‘재미있었어요?’ 한다. 너무 고마워서 한국말, 영어를 섞어 감사를 표시했다. 모두들 우리를 쳐다본다.
이 동굴은 다양한 동굴 생물도 많고 또 수만 마리의 박쥐가 서식한다고 하는데 특히 학생들의 수학여행 장소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도 다른 주에서 온 고등학생 수학여행 버스가 4대나 있었다.
♣ <산타페> 로레토 성당(Roretto Chapel) 기적의 계단(Miracle Stairway)
미국 뉴멕시코 주의 주도(州都) 산타페(Santa Fe)는 1610년에 건설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데 명소(名所) 중의 하나로 로레토 성당(Loretto Chapel)이 있다. 1800년대에 세워진 이 성당은 기적의 계단(일명 Miracle Stairway/Miraculous Staircase)으로 유명한데 이 기적의 계단에는 다음과 같은 신기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성당 건축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한 가지 문제가 생겼는데 성당이 너무 비좁아서 성가대석을 바닥에서 22피트(약 6.7m) 위에 다락처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너무 좁아서 사람이 오르내리는 계단을 만들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사다리로 오를 수밖에 없었는데 성당에 사다리를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로레토 성당 수녀님들은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나님께 9일 기도(Novena)를 드렸고 기도가 끝나던 날, 한 초라한 행색의 목수가 나타나서 자기가 만들어보겠다고 했단다. 그 목수는 단지 망치와 톱 같은 기본적인 도구와 뜨거운 물만 가지고 남들이 안 보는 동안에만 작업을 하였다. 약 3개월 후 그 목수는 기적의 계단을 완성하고는 돈도 받지 않고 홀연히 사라졌는데 아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고 어디서 목재를 가지고 왔는지, 계단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현대의 기술로도 7m 높이를 360도를 두 번 돌려서 나선형 계단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또 나선형 계단은 보통 중심에 기둥이 있기 마련인데 이 기적의 계단에는 기둥이 전혀 없을 뿐더러 총 33개의 계단의 높이가 모두 일정하고 특별한 접착제나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나무못만으로 계단이 만들어졌다.
사용한 목재도 뉴멕시코에서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고 하고, 또 어떻게 뜨거운 물만 가지고 나무를 굽혔는지, 측량은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모든 것이 불가사의 하다는...
성당사람들은 수녀님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은 예수님의 아버지 성 요셉이 직접 인간세계에 나타나 계단을 만들어줬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알다시피 성 요셉은 목수였고 예수님도 바로 목수였지 않은가?
♣ 기적의 성당 치마요(Chimayo)
미국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Albuquerque)에서 북쪽으로 2시간 쯤 달리면 뉴멕시코의 주도(州都) 산타페(Santa Fe)가 있다. 여기서 다시 북쪽으로 1시간 쯤 가면 치유의 기적을 낳는 『성스러운 흙(Holy Dirt)』과 『성수(Holy Water)』가 있는 인디언 어도비(Adobe:진흙집) 형식의 200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치마요(Chimayo)』 성당이 있다.
이 아름답고 아담한 성당의 제단 옆 작은 방에는 방 가운데 작은 구덩이가 있는데 이곳에 있는 붉은 흙은 몸의 아픈 부분에 바르고 문지르면 깨끗이 치유되는 기적의 흙으로 알려졌다.
성당 입구의 팻말 / 둥근 진흙 아치의 정문 / 성당 주변 모습
1813년 성주간의 성 금요일, 프란치스코 수도회 아비타(Don Bernardo Abeyta) 수사는 이곳 산타크루즈 강가의 언덕에서 신성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한다. 그는 즉시 달려가 그곳을 파 보았더니 예수의 십자가상이 나왔는데 그는 ‘에스키플라스의 주님(Our Lord of Esquipulas)’이라고 명명하였다.
그 후 알바레즈(Fr. Sebastian Alvarez)라는 이 지역의 신부님이 이 십자가상을 인근의 작은 도시 산타크루즈(Santa Cruz)로 모셔갔는데 세 번씩이나 감쪽같이 사라져서 처음 파냈던 흙구덩이 속으로 돌아오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 이후 사람들은 에스키플라스 주님(El Señor de Esquipulas)께서는 이곳 치마요(Chimayo)에 머물러 계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고 그 곳에 자그마한 예배당을 지어 그 십자가상을 모셨다고 한다.
이 신기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람들이 모여와서 그 흙구덩이의 흙을 만졌더니 모든 병이 낫는 기적이 일어났고, 1816년에 예배당을 더 크고 넓은 지어 현재의 치마요 성당이 되었다고 한다.
아담한 성당 내부 / 기적의 흙 / 흙이 있는 방의 벽면
그 이후, 이 치미요 성당의 흙과 성수를 바르거나 마신 후 장님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일어나 걸어가는 기적이 일어났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치유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이 수도 없이 많았다고 한다.
성당 아래 쪽 별도의 건물에는 치유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의 사진이 기다란 방안의 벽면에 가득 들어차 있으며, 방 한쪽에는 치유의 은총을 받은 후 짚고 왔던 목발과 지팡이를 놓고 가서 수북하게 쌓아놓은 곳도 있다. 또 성당 구석구석의 조형물이나 나무, 심지어 개울건너 나뭇가지까지 주렁주렁 겹겹이 걸어놓은 묵주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은데, 이곳으로 순례를 왔던 순례자들이 걸어놓고 간 묵주들이다. 이곳은 기도와 감사, 영적 치유의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
만삭의 성모님 / 치유자들이 놓고 간 묵주들 / 치유의 은총을 입은 사람들(작은 사진)
성당을 찾아오는 절름발이 / 어린 예수님을 안고 있는 성모님 / 자비의 성모상
성당 뒤뜰에는 만삭의 성모님, 성당 벽면에는 푸른 망토의 과달루페 성모님을 모셔 놓았고, 그 밖에도 성인들과 수사님들의 동상은 물론 소박한 인디오들의 동상들도 많이 눈에 띈다.
1929년까지 개인 소유의 예배당이었던 이 성당은 몇몇 자선가들이 힘을 모아 사서 산타페 대주교구에 헌납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 최고의 가톨릭 성지라고 한다.>
2007년 3월 6일, 집사람과 둘이 미국 댈러스(딸 집)에서 앨버커키까지 비행기로, 앨버커키에서 승용차를 렌트하여 산타페를 지나 치마요 성당까지의 긴 여정 끝에 기적의 흙(Holy Dirt)과 성수(Holy Water)를 받아 모셔왔다.<기적의 흙, 성수는 모두 무료인데 다만 약간의 헌금을 자발적으로 낸다.>
*에피소드
미리 예약해 둔 렌트카를 가지러 갔더니 담당자인 백인 남자는 국제면허증과 함께 한국의 운전면허증도 내놓으라고 한다.
☆국제면허증으로 왜 안 되냐? 한국의 운전면허증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안 된다. 규정이 그렇다.
댈러스에 사는 딸을 연결하여 주었더니 한참 실랑이....
갑자기 자기가 한국을 다녀갔단다.
☆언제 다녀갔냐? ★1988년이다.
☆올림픽 보러갔냐? ★팀스피릿 훈련 참가다. 22살 때다.
☆반갑다. <악수> ☆그럼 너 지금 50이 넘었네? ★51살이다.
☆고맙다. <서로 안고 등을 두드리며....>
★규정상 안되는데 특별히 차를 주겠다. 보험을 들어라.
☆보험이 얼마냐? <옵션이 많은데 비싸다.>
☆보험 안한다. ★차에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모두 책임이다. ☆알았다. 내비가 있냐? ★없다.
미국은 대부분 핸드폰 내비를 사용하니 차에 장착된 내비(Navigation)는 없는 모양이다.
보험 없이, 내비 없이 왕복 6시간의 도심과 시골길을 물어물어 가느라고 숱한 고생을 했다.
그리고 앨버커키에 와서 비행기 시간이 남아 산디아피크를 트레킹 한 것도 좋은 추억으로 기억된다.
자비하신 주님과 성모님의 인도로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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