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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탑(佛塔) 이야기
2011년 봄, 처음 대만(臺灣)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스리랑카를 둘러본 후 인도를 25일 정도 혼자 배낭여행을 하였는데 인도를 둘러보며 가장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중 한 가지가 불교사찰(寺刹)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던 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불교의 발상지가 인도(印度)인데 인도에 사찰은 물론, 불탑조차 볼 수 없는 것이 신기했다.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로 꼽히는 불교(佛敎)와 불탑(佛塔)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본다.
1. 불교(佛敎:Buddhism)의 기원(起源)
석가모니(釋迦牟尼:BC 563~BC 483)는 석가족(釋迦族)의 성자(聖者)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세존(世尊), 석존(釋尊), 불(佛), 여래(如來) 등 존칭이 10여 개고, 아명(兒名)은 싯다르타(Gautama Siddhartha)라 하며 서양에서는 고타마 붓다(Gautama Buddha)라 부른다고 한다.
인도(印度) 북쪽 국경 부근인 히말라야(Himalaya) 기슭의 카필라성(Kapilavastu:가비라성)을 중심으로 석가족(釋迦族)이 사는 작은 산촌이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부족장(部族長)을 슈도다나(首圖馱那)라고 불렀고, 일반적으로 정반왕(淨飯王), 백정왕(白淨王), 진정왕(眞淨王)이라 불렀는데 불교(佛敎)를 창시(創始)한 석가모니(釋迦牟尼:Siddhartha)는 정반왕(淨飯王)의 왕비 마야부인(摩訶摩耶)에게서 태어났다. 불행하게도 석가모니는 생후 7일 만에 어머니인 마야(Maya)부인이 죽고 이모인 마하파자파티(Mahapajapati)의 손에 자랐다고 한다.
석가탄생(천상천하 유아독존:룸비니) / 수행 중 / 사찰에 모시는 석가모니(불상) / 보제수(菩帝樹:스리랑카)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왕비 마야(Maya/摩耶夫人)는 꿈에 코끼리가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곧 태기(胎氣)가 있었는데 산달(産月)이 가까워지자 풍습에 따라 출산(出産)을 하러 친정(親庭)인 콜리성으로 떠난다.
늦은 봄, 화창한 날씨에 왕비 일행이 카필라성과 콜리성의 중간지점인 히말라야 산록의 꽃이 만발한 룸비니(Lumbinī) 동산이 보이자 그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는데 바로 이 룸비니 동산에서 아들(싯다르타)을 낳는다. 붓다(Buddha:佛陀)는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나자마자 북쪽으로 일곱 걸음을 걷는데 발밑에는 연꽃이 받쳐주고 있었다.
싯다르타는 연꽃 위를 걸어가면서 왼손가락은 땅을, 오른손가락은 하늘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요도중생 생로병사(天上天下 唯我獨尊 要度衆生 生老病死) 이것을 해석하면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 요컨대 나는 중생들을 생로병사에서 건질 것이다.’라는 뜻이다.
붓다(싯타르타)는 16세에 야소다라 공주와 혼인하고 아들 라훌라(Rāhula)를 낳지만 29세에 가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출가(出家)하여 갖은 고통을 이겨내며 동굴 속에서 참선(參禪)에 몰입하여 35세 되던 해 12월 8일 이른 새벽, 동굴 앞 보리수(菩提樹)나무 아래에서 ‘대각(大覺)’을 이루고 생로병사의 본원(本源)을 단멸(斷滅)하는 확신을 얻었으니 곧 해탈(解脫)의 경지에 도달하여 부처(佛)가 된다. 이때 얼마나 참선에 몰입했던지 온몸에는 살이라고는 거의 없는 해골(骸骨) 형상이었다고 한다.
이 해탈의 장소가 인도 북동부 비하르(Vihara)주 부다가야(Buddha Gaya)인데 현재 마하보디사원(Mahabodhi Temple)이 있으며, 불교 성지(聖地)중 첫 번째로 꼽히는 곳이다.
싯다르타는 해탈(解脫)하여 부처(佛)가 된 후 주로 인도 북부 바라나시(Varanasi)에서 설법을 했는데 이곳을 녹야원(鹿野苑)이라고 부르며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Lumbini)동산,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야(Buddha Gaya), 열반(涅槃)에 든 쿠시나가라(Kushinagar)와 함께 불교의 4대 성지(聖地)이다. 싯다르타는 80세가 될 때까지 설법을 그치지 않았는데 말년에 식중독에 걸려 심한 이질을 앓다가 쿠시나가라(Kushinagar)에서 입멸(入滅)하여 일생을 마친다.
2. 불탑(佛塔)에 관하여
불교(佛敎/Buddhism)라면 제일 먼저 사찰(寺刹:절)과 불탑(佛塔), 그리고 삭발(削髮)한 스님이 떠오른다.
불교는 동남아를 비롯하여 중국,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까지 전파되지만, 신기하게도 불탑의 모양이 상당히 다르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한자로는 불탑(佛塔/Pagoda), 스리랑카에서는 다고바(Dagoba)라 했는데 인도에 가니 스투파(Stupa)라 했고 모양도 매우 다르다. 특히 중국과 우리나라는 모(角)가 나고 층층으로 쌓은 모양이지만 스리랑카와 인도는 엄청나게 큰 둥근(사발을 엎어놓은 모습) 모양이다.
나중 알아보니 인도의 스투파(Stupa)는 ‘유골을 매장하는 화장묘(火葬墓)’라는 뜻이고 스리랑카의 다고바(Dagoba)는 세일론(Ceylon)어로 ‘성스런 사리(舍利)를 모시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인도, 스리랑카, 동남아의 불탑(佛塔)들도 형태는 비슷하지만 상층부 모양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딱딱한 사각형의 불탑(Pagoda)과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석가모니를 화장한 후 나왔다는 구슬을 사리(舍利)라고 하는데 ‘부처의 진짜 몸에서 나온 사리’라 하여 진신사리(眞身舍利)라 부른다. 그러나 인도의 고대어 산스크리트어(梵語)로 ‘사리(舍利)’라는 용어는 구슬 같은 결정체가 아니라 시신(Śarīra) 자체를 가리키던 말이라고 한다.
사리는 다시 진신사리(眞身舍利)와 법신사리(法身舍利), 승사리(僧舍利)로 나눈다.
진신사리(眞身舍利)는 석가모니의 실제 유해, 법신사리(法身舍利)는 불법(佛法, 불교의 가르침)이 부처의 또 다른 몸이라 하여 불경(佛經)을 가리키는 말이고, 승사리(僧舍利)는 고승의 시신, 또는 그들을 화장하면 나온다는 돌(玉) 조각을 가리킨다고 한다. 불경(佛經)에 따르면 석가모니를 화장한 후 사리(舍利)가 8섬 4말이나 나왔다고 하는데 사실은 화장(茶毘) 후에 나온 재(灰)와 뼈까지 모두 합친 분량이라고 한다.
스리랑카에서는 부처님의 치아(齒牙/이빨)를 진신사리로 여긴다는데 스리랑카 중부 고대도시 캔디(Kandy)에 있는 불치사(佛齒寺)를 나는 직접 방문했었다. 불경에 의하면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자 제자들과 추종자들은 나무를 모아 전륜성왕(轉輪聖王/전설의 天王)의 예법에 맞춰 화장(火葬)하며 향수를 부어 불을 끈 뒤, 불에 타고 남은 뼈를 인근 8개 나라(부족) 대표들에게 분배하였다고 한다.
부족대표들은 저마다 사리(舍利)를 분배받아 고국으로 돌아가 탑을 하나씩 세우니, 최초로 세운 불탑이라 하여 ‘근본 8탑’이라 하였다. 석가모니가 열반한 후 2~3백 년 지난 후 인도는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Asoka) 왕에 의해 통일된 후 불교에 귀의하자, 근본 8탑 중 한 곳만 제외하고 나머지 탑들을 해체하여 사리를 꺼내 인도 각지에 진신사리를 담은 불탑(佛塔) 8만 4천 기를 세웠다고 한다.
아소카 왕이 해체하지 않은 한 기(基)는 오늘날 네팔 랑그람(Ramgram)에 있는 탑인데, 전설에 따르면 아소카가 탑을 열려고 하자 용왕(龍王)이 나타나 막았다고 한다. 진신사리를 안치한 건물을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 월정사 뒤 중대(中臺) 언덕 위에 있다.
3. 인도 산치(Sanchi) 대탑(大塔)
인도 중서부 마하슈트라(Maharashtra) 주에 있는 산치(Sanchi) 대탑을 불탑의 시초(始初)로 본다고 한다.
인도가 불교의 발상지(發祥地)이니 어찌 보면, 인도를 불교의 성지(聖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어디를 가나 불교사원은 거의 볼 수 없고 대부분 잡신(雜神)을 모시는 힌두교(Hinduism) 사원들이 많다. 마하슈트라 주를 여행하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코끼리신(가네샤/Ganesha)을 모시는 힌두사원들이 가는 곳마다 눈에 띈다.
인도의 종교를 살펴보면 힌두교(81%)와 이슬람교(13%)가 전체의 94%를 차지하고, 그 밖에 기독교, 시크교, 자이나교 등이 있는데 불교는 0.8% 정도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도 산치(Sanchi) 대탑(Stupa) / 동문(東門) / 서문(西門) / 남문(南門) / 북문(北門)
산치(Sanchi) 대탑은 직경 36m, 높이 17m 규모의 둥근 탑으로 상당히 큰 탑(Stupa)인데 원통형 기단 위에 밥그릇을 엎어놓은 모양의 반구형의 탑신이 있고, 꼭대기에 산개(傘蓋), 일산(日傘), 평두(平頭)라고 불리는 사각형 모양이 설치되어 꼭대기에 있는 산개(傘蓋), 일산(日傘)을 받치고 있는 형태이다. 탑에는 원형의 울타리(난간)가 둘려져 있고, 동서남북 사방으로는 엄청나게 큰 탑문(塔門/Torana)이 있는데 이 4개의 탑문 또한 너무나 신기하고 놀랍다.
탑문의 형태를 살펴보면 각 문마다 가로로 건너지르는 횡량(橫樑)이 있는데 횡량 표면은 물론, 사이사이에 너무나 아기자기한 조각들을 정교하게 새겨놓았다.
동문(東門)은 마야부인의 태몽, 부처님의 출가, 부처님의 열반(涅槃) 등이 조각되었고, 서문(西門)은 배불뚝이 난쟁이들이 받치고 있는데 악마의 유혹, 부처님의 7가지 화신(化身), 남문(南門)은 연못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코끼리 무리, 붓다의 탄생, 사리분배 전투 등, 북문(北門)은 원숭이의 꿀 봉양, 부처님의 일생 등을 조각하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북문의 맨 위에 있던 법륜(法輪)이 파손되어 반쪽 테두리만 남아있다. 이 탑문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홍살문(紅箭門) 또는 일주문(一柱門)으로 변모하였고, 일본으로 가서는 도리이(鳥居)로 이어지게 된다.
4. 아시아의 불탑(佛塔)들
①인도 바라나시(鹿野園) 사르나트(Sarnath) 다메크(Dhamekh) 스투파(Stupa)
②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 스투파(Stupa)
③스리랑카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의 제타바나라마(Jetavanarama)사원 다고바(Dagoba)
④중국 쓰촨성(泗川省) 어메이산(峨眉山) 사방십방보현보살(四方十面普賢菩薩像)
①은 인도에서 불교성지로 알려진 바라나시(Varanasi)의 녹야원(鹿野園)의 불탑인데 이곳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싯다르타는 해탈(解脫)의 경지에 오르고 첫 설법을 시작한 곳이다.
지금 이곳에는 옛 보리수나무가 없는데 스리랑카의 고도(古都) 아누라다푸라에 갔을 때 그곳에 보리수가 있고 바로 앞 게시판에 BC 245년, 싯다르타가 해탈한 보리수나무에서 묘목을 가져다 심었다고 기록되어 있었는데... 조금 황당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따라서 원 명칭은 보제수(菩帝樹) 보리수나무의 황제이다.
②는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은 자바(Java)섬에 있는 사원(寺院)인데 기원전에 세워진 사원으로, 이곳의 불탑(佛塔)은 흡사 종을 엎어놓은 모양이다. 명칭은 스투파(Stupa).
표면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데 들여다보면 그 속에 부처님 좌상이 들어있었다. 합장하고 기도를 바친 후 손을 넣어 부처님을 만지면 모든 악이 물러가고 복이 온다고 한다.
③은 불교의 발상지(發祥地)는 인도지만 스리랑카를 여행하면서 불교의 총 본산은 스리랑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도 콜롬보(Colombo)에 있는 강가라마야(Gangaramaya Temple) 사원이 세계 불교의 구심점이라고 하며 전 세계 불교 신자들이 인정한다고 한다.
스리랑카는 불교 69%, 이슬람교 8%, 기타 힌두교, 기독교 등이라고 하니 명실공히 불교국가이다.
스리랑카는 가는 곳마다 불교사원과 유적들이 있는데 불탑의 모양은 인도불탑과 비슷하지만 부르는 명칭이 인도는 스투파(Stupa), 이곳은 다고바(Dagoba)라 부른다. 조금 다른 점을 살펴보면 인도는 둥근 탑 꼭대기에 자그마한 일산(日傘/우산)이 있는데 이곳은 엄청나게 높고 뾰족한 모양으로 되어있다.
아누라다푸라의 제타바나라마(Jetavanarama) 불탑(Dagoba)은 처음 높이가 100m나 되었다는데 지금은 윗부분이 부러져서 높이 60m 정도라고 한다. 현지인들에게 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나? 속에는 무엇이 모셔져 있나 물어봤더니 안은 비어있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④는 중국 내륙지방인 쓰촨성(四川省)에는 불교의 성지로 알려진 어메이산(峨眉山)이 있는데 그 정상에 어마어마한 첨탑이다. 명칭은 사면십방보현보살(四面十方普賢菩薩)로, 아래 둥근 부분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보살을 모시고 있고 중간 부분은 엄청나게 큰 코끼리들이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윗부분은 보현보살의 좌상인데 그 머리 위로 머리만 3층으로 조각해 놓았고, 4면과 10방을 둘러보도록 얼굴 10개를 새겨놓은 형상으로, 금박을 입혀 황금색으로 빛난다. 전체 높이 48m, 중국 4대 불교 성지 중 한 곳이다.
이 좌상을 만드는데 구리 660톤이 사용되었다 하고, 이곳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코끼리 등에 윤회의 수레바퀴를 얹은 조각이 늘어서 있는데 불자들이 삼보일배(三步一拜)로 오르는 모습이 끝없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
⑤미얀마(단마야지카) 불탑 / ⑥태국 불탑 / ⑦티베트 불탑(佛塔) 초르텐(Mchod-rten) / ⑧중국 송대(宋代) 불탑
⑤는 미얀마(Myanmar) 불탑으로, 국명을 예전에는 버마(Burma)라 불렀는데 버마인종이 68%로 제일 많고 다음이 샨(Shan)족 9%, 기타 카렌(Karen)족 등 소수민족도 많은 국가이다.
미얀마의 종교는 불교가 89%, 나머지는 3%의 침례교 등이라니 명실공히 불교국가이다. 미얀마는 가는 곳마다 불교사원과 불탑인데 불탑(佛塔) 모양은 둥글다고 해야하나 뾰족하다고 해야하나..
⑥은 태국 불탑인데 동남아의 불교국가 태국(Thailand)은 불교 95% 나머지는 이슬람이라 하니 불교도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가는 곳마다 불교사원이고 이곳의 불탑은 조금 날씬하게 보인다.
⑦히말라야 산속의 국가 티베트(Tibet)는 불교가 들어오면서 라마교(Lama敎)라 불리는 일명 티베트불교가 생기는데 불교의 한 종파(宗派)로, 인근의 몽골(蒙古), 부탄(Bhutan), 네팔(Nepal) 등지에서 지금도 널리 신봉되는 불교의 한 종파(宗派)이다. 수장(首長)은 달라이라마.
불탑 쵸르텐은 티베트의 수도 라싸(Lassa)의 포탈라궁 앞에 있는 불탑의 모습인데 특이하다.
⑧중국의 불탑도 매우 다양한데 중국 송대(宋代/10세기)의 불탑(佛塔)을 하나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둥근 모습이 아닌 사각 모양의 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