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등산 시리즈(4편)
2004. 5. 26
“방구”
“방귀”를 거창에서는 “방구”라고 한다.
방구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누구나 뀌는 방구다.
생리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빵하고...!
크게 뀌면 더욱 시원한 것이 좋다.
등산을 하면...
한 줄로 졸졸이 줄을 서서 산을 오른다.
우리는 등산을 하면서 방구를 자주 뀐다.
앞 사람이 방구를 뀌면 바로 뒤에 따라가는 사람이 냄새를 맡게 된다.
직접적으로 바로 코 앞에서 맡을 수밖에 없다.
앞사람 히프 높이가 뒷사람 코 높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앞 사람 엉덩이 바로 뒤에 뒷사람 코가 위치한다.
등산을 하면서 뀌는 방구는 지독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하다.
지독한 이유가 있다.
등산을 하면서 중간중간 간식을 먹게 된다.
술도 홀짝 홀짝 마신다.
술기운으로 산을 오르게 된다.
그 외에..
과자도 먹고..
과일도 먹고..
빵도 먹고..
사탕도 먹고..
육포도 먹고..
쑥떡도 먹고..
현미 떡도 먹는다.
먹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등산은 에너지 소모가 워낙 많기 때문에..
많이 먹어야 한다.
소화도 잘 된다.
금방 금방 배가 고파진다.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은 먹는다.
그것들이 소화가 되면서..
장은 짬뽕이 된다.
그렇게 먹어 제끼니...
방구 냄새가 독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엄청나게 독한 방구가 나오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앞 사람의 방구 냄새가 진동을 한다.
위기 상황이다.
이때는 뒤로 축 쳐지는 수밖에 없다.
등산을 하면, 뒤를 책임지는 나는..
방구냄새를 자주 맡게 된다.
내가 제일 불리하다.
등산을 하면서 방구를 뀌게 되면..
뀐 사람도 민망하고..
맡는 사람도 민망하다.
그래서..
그럴 때는 적극적으로...
호탕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자수하는 게 최고다..
방구다...!
피해라...!
위기상황이 발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