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회) 등산일지
사량도 2005. 3. 26(토)
참가자 : 조성식, 황영옥, 강재성, 서종희, 박치용, 이은주, 김세진(7명)
일 정 : 거창출발(7 : 00) - 가오치항 도착(9 : 00) - 사량도 도착(10 : 30) - 지리산 - 볼모산 - 가마봉 - 옥녀봉 - 하산 완료(4 : 00) - 배 승선(5 : 10) - 가오치 항(6 : 00) - 고성 횟집(6 : 30) - 거창 도착(9 : 30)
등산 일지
오늘은 토요일..
주 5일 근무의 첫날이다.
주 5일 근무...
쉬는 날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
무슨 일이든지 한 건 하자는 생각에 사량도를 택했다.
가오치항에 도착을 하니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모여들었다.
배를 탈지 못 탈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우리처럼 토요일 휴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모양이다.
우리나라도 주 5일제 근무가 조만간 정착이 되려나 보다.
사량도는 뱀 사(巳)..
대들보 량(樑)이란다.
뱀이 대들보처럼 쭉 뻗은 형상이라는 얘긴지..
대들보가 뱀처럼 누운 형상이라는 얘긴지..
버스 기사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수우도는 물소처럼 생긴 섬이란다.
그 곳에는 뱀이 많단다.
옛날에는 4가구가 살았는데 지금은 무인도라고 한다.
뱀이 많아서 도무지 살 수가 없었단다.
언젠가 염소를 키우기 위해 50마리쯤 풀었다고 한다.
헌데 몇 달 안가서 그 수가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뱀이 염소를 날름날름 다 주워 먹었다는 얘기다.
뻥이 심하다.
등산 출발하는 마을 이름이 돈지 마을이다.
돼지 형상을 한 마을이란다.
“논개 섬”이 있었다.
논개가 진주 남강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빠졌는데..
사량도 앞바다 작은 무인도에서 발견되었단다.
그래서 “논개 섬”이 되었단다.
사람들은 믿지 않고 웃었다.
버스 기사는
“진짭니다.”
“몇 년 전 지리산 홍수 때도, 그 시체가 사량도 앞에까지 떠밀려 왔습니다.”라고 한다.
사량도에 도착을 했다.
서둘러 버스를 탔다.
먼저 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버스를 놓치면 또, 30분은 지체된다는 생각에..
등산을 시작했다.
등산하는 사람들로 등산로가 꽉 찼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난코스마다 병목 현상이 나타났다.
등산 속도가 지체되었다.
총 등산 시간 중에 1시간 이상 지체가 된 거 같다.
사량도가 섬이니만큼...
능선을 타노라면..
좌측도 바다 우측도 바다다.
사량도 바위산이 모두들 아름다웠지만..
이름 붙은 바위산은 더욱더 멋이 있었다.
지리산..
촛대바위..
달바위..
볼모산..
가마봉..
옥녀봉..
사량도에 지리산이 있는 게 신기했다.
“지리산 봉화산”이다.
왜놈들이 쳐들어 올 때, 여기에서 제일 먼저 발견을 하고..
봉화불을 올리면..
지리산에서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리산 봉화산”이라고 한단다.
저 멀리 아래로...
바닷가에는 양식장 부표가 하얗게 빛났다.
아름다운 그림이다.
작은 배들은 하얀 물살을 가르며 어디론가 급히 떠나고 있다.
등산을 하는 도중.
조대장이 소리 쳤다.
“강선생, 노루귀다.”
노루귀를 만났다.
조대장도 처음이라고 했다.
그 귀하고 귀한 노루귀를 사량도에서 만났다.
노루귀 군락을 두 군데나 만났다.
낙엽 속에 쏙하고 꽃대만 올라와 있다.
보는 사람들마다 감탄을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귀한 꽃인지 설명을 해줬다.
우리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노루귀를 원도 한도 없이 찍었다.
노루귀를 본 것만 해도 사량도 등산은 그 만족감이 최고였다.
그 쾌감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중간쯤에서 점심을 먹었다.
황영옥 선생님이 준비해온 오뎅국은 그 맛이 기가 찼다.
삶은 계란을 넣어서 같이 끓여 먹으니 그 맛이 한껏 고조되었다.
사량도는 바위산이다.
우리 한새미팀들이 탄 산 중에는 바위산으로 가장 으뜸이다.
설악산 용아장성 다음으로 바위 타는 기분이 최고다.
험한 바위산이 그 묘미를 더해준다.
물론 자신 없는 사람들을 위한 우횟길이 있다.
우리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도 하고..
우회하면 그 맛은 확 떨어진다.
김세진 선생님은 내 바로 뒤에서 따라온다.
아무리 험한 산이라도 펄펄 나른다.
여성 특수부대 출신처럼 바위를 타는 데는 귀재다.
중간 중간 난해한 바위산이 기다린다.
밧줄을 타고 대롱대롱 매달려서 올라가기도 하고..
끝이 안 보이는 낭떠러지를 내려가기도 해야 한다.
수직으로 내려 꽂힌 벼랑에 수직으로 된 계단이 공포심을 자아내게 한다.
난해한 코스일수록 중간 중간 정체가 많이 된다.
그 중에는 펄펄 나는 여자들도 있고 발발매는 남자들도 있다.
등산에는 남녀 차이가 별반 없다.
우리는 등산을 하면서 여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직벽을 올라갈 때는 밑에서 커버링을 하고..
낭떠러지를 내려갈 때는 먼저 내려가면서 커버링을 한다.
만일을 위해서 대비를 해야 한다.
총 등산 시간이 5시간 반 걸렸다.
4시간 정도면 될 것을 정체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항에 도착하니 1시간이 남는다.
멍게, 해삼, 게불을 시켜놓고 다시 한잔했다.
싱싱한 회다.
그 맛이 죽여준다.
고성에서 먹은 자연산 회맛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사량도는 좋은 섬이다.
관광지로도 최고다.
하지만..
등산하지 않는 사량도는 그 묘미가 10%로 확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