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7일 토요일, 맑음.
쓸데없는 것을 찾고 있다는 형의 핀잔을 듣고 누오보 성으로 간다. 도로가 복잡하다. 공사 중에다가 큰 차도로 걷기에 조금 불편하다. 눈에 보이지만 마주하기가 어렵다. 조심스럽게 도로를 찾아 걸어간다.
먼저 청동 말 조각상(Cavalli di Bronzo)을 만났다. 두 명의 마부가 말을 제어하는 모습을 묘사한 이 거대한 청동 조각상은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왕궁 정원 입구에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더해 준다.
러시아 조각가 표트르 야콥 클로트 폰 위르겐스부르크가 제작하고 1846년 러시아의 니콜라이 1세가 페르디난트 2세에게 선물한 두 개의 청동 기마상이다. 이 조각상들은 나폴리 왕궁 정원 문 양쪽에 있다. '러시아의 말'이라고도 불리며, 이 문은 '차르의 문'으로도 알려져 있다. 원본 작품들은 1851년에 제작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니치코프 다리에 서 있다. "말 길들이는 마부들"은 어떻게 나폴리 왕궁을 장식하게 되었을까요?
이야기는 1844년 12월, 차르의 아내가 치료를 위해 도시를 방문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니콜라이 2세 황제가 나폴리의 페르디난도 2세 왕에게 감사 선물을 보낸 것이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니치코프 다리에서 4개의 청동상을 본 기억이 난다.
이 말들을 조각한 조각가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간통을 했는데, 이 사실을 안 조각가는 분노하여 자신의 아내와 간통 한 남자의 얼굴을 네 마리의 말 중 한 마리의 성기부분에 조각했다는 이야기도 생각난다.
왕궁은 숲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누오보 성을 마주한다. 누오보 성(Castel Nuovo, Maschio Angioino)은 5개의 탑, 르네상스 개선문, 미술관, 성당이 있는 중세 요새다. 마스키오 안조이이라 종종 불리는 중세시대의 성이다.
카스텔 누오보는 새로운 성(New Castle)이라는 의미이다. 1279년에 처음 세워진, 경치가 좋은 위치와 커다란 규모를 지닌 이 성은 나폴리의 핵심 건축물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1266년 나폴리 왕국의 수도는 시칠리아 섬의 팔레르모였다.
나폴리로 수도를 천도를 할 때, 카를로1세는 바다에서 너무 멀지 않고, 왕궁으로서 기능을 가진 새로운 성의 건설을 지시했다. 프랑스 건축가들이 맡은 이 작업은 1279년에 시작되어 3년 뒤에 완료됐다. 개선문을 들어선다.
개선문은 문루에 합쳐져 있다. 백색 대리석으로 된 거대한 단면의 개선문은 1443년에 알폰소의 나폴리 입성을 기념하며 1470년에 지어졌다. 코린트 양식 기둥의 조각은 처음에는 알폰소의 개선 행렬이 묘사되어 있다.
가운데 서문에는 아라곤의 상징이 있는 방패가 있다. 두 번째 아치에는 사자들과 알폰스의 힘을 묘사한 조각상들이 있다. 아치의 꼭대기에 있는 세 개의 조각상과 두 개의 누워있는 조각상이 보인다. 내부로 들어서니 썰렁하다.
‘화살에 박힌 심장’이라는 조형물이 공터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성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을 조각조각 모아서 갖고 나왔다. 산 카를로 거리(Via San Carlo)로 들어선다. 웅장한 건물들이 거리를 어둡게 한다.
공공 쇼핑 센토인 움베르토 1세 갤러리(Galleria Umberto I)로 들어선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의 웅장한과 화려함이다. 밀라노에서 만났던 쇼핑센터와 거의 같다. 다만 밀라노의 건축물 내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는데 이곳은 아니다.
좀 더 서민에게 친숙한 매장들이 있다. 사람이 너무 많지도 않고 나폴리라서 그런지 몰라도 좀 더 햇빛이 잘 들어오는 느낌이다. 중앙 바닥에 황도 12궁 모자이크가 있는 것도 재미있다. 맞은편에는 산카를로 극장(Teatro di San Carlo)이 있다.
1737년에 완공된 화려한 말굽 모양의 공연장으로, 천장의 프레스코화가 특징이다. 장내에는 베르디, 로시니, 푸치니 등의 거장들의 조각상이 진열되어 한눈에 지난날의 찬란한 역사를 짐작케 한다.
나폴리 국왕 카를로 7세의 명령으로 세워진 극장답게 14개의 기둥이 즐비한 정면 현관의 구조는 위풍당당하다. 예술과 시를 상징하는 로마신화의 님프들이 조각되어있다.
왕궁에 인접한 이 극장은 호화로운 로열 박스부터 6층에 걸친 넓은 관람석 등 찬란한 건축양식이 장관이며 천장의 아폴로가 미네르바에게 유명시인을 소개하는 그림도 아름답다. 현재는 3,500석을 과시하는 대극장으로서 남유럽에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오페라 극장이다.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를 봐야하는데, 여유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