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45구간(대관령-진고개)
1.산행코스 : 대관령 ←(3.5km)→ 새봉 ←(2.5km)→ 나즈목이 ←(1.8km)→ 곤신봉
←(4.0km) → 매봉 ←(4.6km)→ 소황병산 ←(3.7km)→ 노인봉 ←(4.0km)→ 진고개
대관령 - 1시간 - 1.051m봉 - 40분 - 새봉 - 1시간 - 선자령 - 30분 - 곤신봉
- 40분 - 매봉 - 1시간40분 - 소황병산 - 1시간10분 - 노인봉 - 1시간 - 진고개
2.거리 및 시간 : 24.1km , 10시간
3.산행안내 :
0.출입금지-매봉-카메라주의-늪지돌길통과-1차목책통과-2차출입금지(급경사)-3차출입금지-
4차출입금지목책 우회-카메라 옆으로 돌아 초지길-(b7)-소황병산표지-감시초소-출입금지
통과-b6-b2-b1-감시카메라 주의-우회-화장실 보임-대피소-노인봉
0.서울남부- 횡계버스 06:30 출발-대관령휴게소 09시 출발, 진고개휴게소 119:00.도착
0.진고개노인봉민박 033-332-6650. 010-9770-6650.(식사, 차)
대관령-진고개
이번 구간은 대관령-진고개, 진고개-만월봉, 만월봉-갈전곡봉 3구간을 하기 위해 서울남부터미널에서 06:30.버스로 횡계까지 와서 대관령까지 택시 15,000원으로 갔다.
휴게소에서 조금 오르니 대관령국사성황당 표지석에서 우측 비포장도로로 오르면 세봉, 선자령으로 이어진다.
국사성황신의 재미있는 전설을 음미하며 선자령 정상까지 5.5km라는 이정표를 보며 대관령~진고개 구간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넓고 편안한 길을 따라 선자령으로 오르다 뒤 돌아 보면 대관령의 풍력발전기와 지난 구간 나를 힘들게 했던 능경봉과 오른쪽으로 고루포기산이 아침의 초록으로 인해 더욱 싱그럽게 해 준다.
하루가 다르게 나뭇잎에는 초록이 더욱 민감하게 진해지고 있어 멀리 보이는 풍경은 더욱 더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편안한 발걸음을 이어가다 선자령 4.7km지점 전 부터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한동안 따른다. 길옆에는 마지막으로 가는 철쭉과 함께 벌써 햇살이 열기를 가중시키기 시작한다.
KT대관령중계소를 지나 이제 열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포장도로를 버리고 왼쪽 숲으로 들어간다.
숲은 태양으로 부터는 자유롭게는 했으나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열기로 인해 산행이 힘들게 할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내 선자령으로 가는 두 갈래 길을 만난다. 새봉전망대를 보기위해 오른쪽 등로를 택해 오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봉전망대에서 서니 경포대와 동해 바닷가를 조망할 수 있고, 속초 시내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저절로 발걸음이 멎을 수밖에 없다.
멀리 지난번 구간에 혼자서 이어왔던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이 아는 체를 하며 고개를 내민다. 나 또한 반갑기는 매 한가지라 한참동안 눈길을 떼지 못한 채 바라본다.
안다는 것은 이렇게 큰 기쁨인 것이다. 무선표지소와 멀리 용평리조트도 보며 햇살이 뜨거워지고 있는 전망대를 벗어나 숲속에서 과일을 먹으며 한참을 쉰다.
산행이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삶의 여유가 있어야 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간식을 먹고 잠시 고도를 낮추며 숲은 짙어지고 또한 등로 옆으로 핀 야생화들의 천국을 이룬다.
갖가지 야생화를 만나고 햇살이 밝은 곳으로 나오면 또 다른 수줍은 철쭉들이 펼치는 신천지를 만난다. 고도가 높으니 이제야 제 세상을 만난 듯 철쭉이 만개를 했다.
수줍은 철쭉이 부끄러운 듯 연분홍의 비단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이며 우리들을 맞는다.
이렇듯 선자령으로 가는 길은 꿈길과도 같다. 단지 흠이라면 햇볕을 오롯이 맞으며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곧이어 광활한 대지에 서면 수십 기의 선자령 풍력발전기가 춤을 춘다. 초원위로 수많은 야생화가 꽃을 피우고 있고, 하늘에서는 게으른 황소가 하품을 하 듯 풍력발전기는 느리게 돌아가는 모습에서 새삼스럽게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바람에 하늘거리며 춤을 추고 있는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초원위에 둘러앉아서 아내와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여유롭게 산행했으면 좋으련만 왜 이리 바쁜지 모르겠다.
선자령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 광활한 광야에 초지가 형성된 삼양목장지라 햇볕을 받으며 산행을 해야 한다.
바람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마치 민족 시인인 이육사의 광야(曠野)를 연상시키듯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린 것 같다.
모든 산마루가 산그리메를 그리며 동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리고 있고, 풍력발전기에 가까워지면서 그의 굉음은 나를 놀라게 한다.
끊임없는 광음(光陰) 앞에서도 게으른 계절은 다른 곳 보다 한 발 늦게 꽃을 피우며 산객을 맞는다. 육사의 싯구를 빌리지 않더라도 광활한 초록의 대지 앞에서면 충분히 시인되고, 수필가가 되어 무엇인가 창공을 향해 외치고 싶은 욕구가 발산된다.
어쩌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 할 수 있음은 이런 이국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음이 아니겠는가?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신선처럼 느껴졌지만 곧이어 선자령을 내려서면서 또다시 임도와 만난다.
물론 산악마라톤 하시는 분들을 앞세우느라 우리 산행은 엉망이 되어 산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너른 임도를 만나며 각자의 길을 따라 가지만 동해전망대까지는 마라토너들과 함께하는 길이다.
대간은 삼양목장의 도로를 따르다 출입금지 표지판으로 나있는 산길로 갔다가 목장 초지 가장자리를 따라 길이 나있는가 싶더니 또 임도를 만나는 반복된 산행이 계속된다.
오른쪽으로는 동해바다 경포호가 조망되기도 한다.
하지만 큼지막한 소똥이 굴러다니는 넓은 초원의 오른쪽 가장자리를 따르는 등로는 봄의 태양이라고는 믿지 못할 만큼 뜨거움으로 무장하고 있어 곤신봉까지 가는 내내 곤욕스럽게 한다. 임도 초지를 따르기 싫으면 삼양목장의 임도를 따라도 산행은 무방할 듯하다.
삼양목장과 풍력발전기들이 펼치는 이곳은 목가적인 모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유독 대간을 하시는 분들을 목장에서 자꾸 통제를 하는 모양이었다.
첫째로 비탐구역인 소황병산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의 걱정과 목장직원을 만나면 입장권을 끊고 들어왔다고 하라고 당부하며 지나간다.
다행스럽게 직원은 만나지 않았지만 씁쓸한 생각이 든다. 바람으로 동력을 얻는 풍력발전기가 대관령 능선 따라 펼쳐져 있는 이곳이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느낌을 받으며 곤신봉에 닿았다.
이제부터 매봉과 소황병산, 노인봉을 거쳐 진고개로 간다.
그늘이라고는 한 점도 없고 바람마저도 게으르게 부는 오늘 삼양목장 임도를 따라 가는 뜨거운 길이 고행의 길과도 같다.
득도를 위한 수행자도 아닌데 말이다. 뜨거움으로 힘겹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의 촬영지에 도착하고 바람의 언덕을 지나 동해전망대에 섰다.
말 그대로 동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가야할 황병산과 소황병산을 바라보며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매봉으로 향한다.
한동안 뜨거운 비포장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출입금지라는 입간판이 서있다. 출금판 뒤로 대간길이 열려있고 그 뒤에 매봉정상이다.
잠시 후에 매봉에 올랐지만 백두대간에 있는 이름 있는 산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정상석도 못생긴 돌에 매직으로 “매봉”이라고 쓰여있다.
이것도 정상석이라고 대간꾼들은 애지중지하지만 "매봉"이라는 글씨마저 탈색되어 처연함이 묻어난다.
아무리 비탐구역에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등줄기인 대간 상에 있는 산을 이렇게 홀대를 하다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매봉을 내려서니 다시 임도를 만났다.
임도 끝에 대간 출입을 단속하는 무인카메라를 피해 소황병산 방향으로 지루하게 나있는 길을 따라 고도를 낮춘다.
이제 황병산과 소황병산이 바로 눈앞에 있다.
소황병산 구간은 알프스의 목장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풍경과 조망이 탁월한 곳으로 멀리 황병산도 조망이 되고...... 직사열을 피할 수 있는 그늘 너른 소나무 아래에서 삼양목장을 바라 보며 간식을 먹고 쉬어간다.
보면 볼수록 알프스 목장처럼 기분이 참 좋다 출금판을 건너 녹음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며 고도를 완만하게 높이다 보면 왼쪽으로 소황병산의 초지에 있는 녹음 사이로 소황병산의 정상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출금판에서 약 30분 정도 진행하면 또다시 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길 옆에 있다.
오른쪽으로 선녀탕계곡으로 연결된 길이 보였다. 그 길로 가면 구곡담과 구룡폭포를 지나 소금강 계곡으로 빠지는 길 같다.
고지대라 이제야 수줍은 철쭉들이 향연을 펼치고 있는 등로를 지나 감시 카메라 옆으로 소황병산의 너른 초지에 들어섰다.
알프스가 연상되는 곳인 이곳에서 조망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알프스의 목장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풍경과 탁월한 조망은 잠시지만 여기에 통제초소가 있다는 현실을 망각하게 했다.
멀리 선자령의 풍력발전기와 앞으로는 황병산, 북으로는 노인봉이 조망되는 곳이라 어쩌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뛰어 놀았던 장소로 착각이 들 만큼 아름답다.
통제구간에 혼자서 이리저리 놀다가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목장의 전경을 느끼며 초소의 그늘에 기대어 과일과 물을 먹고 한참을 쉬어간다. 이곳이 비탐지역이라 불법산행을 통제하는 곳이 라는 것을 잠시 잊어버리고......
그토록 가고 싶었던 소황병산의 넓고 너른 광활한 초지를 떠나 마지막 봉우리인 노인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길은 그지없이 편안하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비탐구역이라 시그널도 거의 없고, 이정표는 더욱 없는 곳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라는 간판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고도를 높여 무명봉의 전망바위에 서니 산정에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는 노인봉이 조망된다.
고도를 낮추어 감시카메라를 우회하여 노인봉을 바라보니 마치 백발 노인처럼 보인다고 해서 노인봉이라 하더니 틀리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몇 발을 옮겨 노인봉무인관리사무소에 닿는다. 드디어 오대산 소금강지구 비탐구역을 지나 합법적인 등로에 들어섰다.
오대산은 비로봉(1,563m) · 동대산(1,434m) · 두로봉(1,422m) · 상왕봉(1,493m) · 호령봉(1,561m)의 오대산지구와 노인봉 · 황병산(1,407m) · 매봉산(1,173m)의 소금강지구로 나눌 수 있다.
오늘 바로 소금강지구를 탐사했으니 내일은 오대산지구를 산행하면 될 것 같다. 잠시 후에 철쭉들의 환호를 받으며 노인봉에 오른다.
노인봉 정상에는 부부산객이 있어 인증을 하고 지나온 대간 능선을 바라보니 감개무량하다. 용평리조트, 황병산과 소황병산 그리고 매봉, 삼양목장 풍력발전기가 잘 조망이 된다. 북으로는 내일 가야할 동대산을 비롯한 대간 능선이 시원한 모습을 하고 멋진 풍경을 만든다.
긴장하며 산행을 해서일까 아니면 더운 날에 태양과 친구삼아 산행을 해서인지 갑자기 긴장감이 풀어지니 산행이 힘들어 진다.
내림 길인데도 불구하고...... 안전쉼터에서 한참을 쉬었다가 진고개에 내려서면서 산행은 끝이 났다.
내일 구간 들머리를 확인하고 진고개 노인봉산장 주인장에게 전화해서 산장으로 내려가 가정 집에 여러 방을 꾸민 민박집에서 여장을 풀고 하루를 숙박하게 되었다.
대관령국사서낭신의 전설
유명한 강릉단오제에서 모시는 主神
즉, 성황당에는 대관령국사서낭신이 모셔져 있는데 서낭신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양기가 가장 왕성한 때인 음력 5월 5일 단옷날을 전후하여 서낭신에게 지내는 제례가 바로 단오제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된 단오제는 강릉에서 전해온다.
강릉단오제는 200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단오제에서 모시는 주신(主神)은 바로 대관령국사서낭신과 대관령국사여서낭신이다.
그리고 대관령 산신(山神)도 중요한 신격으로 모신다.대관령국사서낭신은 신라 말의 범일국사(810~889)를 가리키고, 국사여서낭신은 강릉의 정씨집안 처녀를 가리킨다.
山神은 신라 때 강릉지방에 와서 말갈족을 물리치고 사후에 대관령산신이 되었다는 김유신장군이다. 국사서낭신이 된 범일국사의 전설은 신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양가집 규수가 현재의 학산에 살고 있었는데 나이가 들도록 시집을 가지 못한 처녀가
어느 날 이른 아침에 우물에서 물을 긷기 위해 바가지로 물을 뜨니 물속에 해가 들어차 있었다.
처녀는 그 물을 버리고 다시 한 바가지 떴으나 여전히 해는 그곳에 있었다.
처녀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그 물을 들이켰다. 그 뒤 처녀는 태기가 있었고 열 달 뒤에 아기를 낳았다.
그러나 처녀의 집안에서는 지아비 없는 자식이라 하여 얼음위에다 버리니 학이 날아와 아기를 덮어 감쌌으며 산짐승들이 앞 다투어 젖을 먹였고, 밤이 되자 하늘에서 상서로운 빛이 비쳤다.
그때서야 처녀의 집안에서 아기를 도로 거두어 길렀는데 아기가 자라서 나라의 큰 스승이 되었으니 바로 신라 말 굴산사와 신복사를 창건한 범일국사라고 한다.
보호대 아랫길
소황병산 표지판 가지 않고 우측 숲속으로 지킴터로 가도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