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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암기과목이라는 말이 있다. 공식을 외우고 문제 패턴을 익히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수학은 학부모가 생각하듯 더 이상 암기과목이 아니다.
학력고사를 치렀던 과거에는 암기로도 수학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수 있었다. 수학이 암기과목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 당시 수학을 공부했던 기성세대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능은 다르다. 단순히 공식을 외우고 문제 패턴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수능 수학 문제를 풀어내기 어렵다. 왜냐하면 수능 수학은 학력고사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유형으로 출제되기 때문이다.
수능 수학은 단순한 암기력이나 문제풀이 능력이 아니라 고도의 이해력과 사고력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 개념을 숙지하고 탄탄한 개념 이해의 토대 위에서 높은 추론 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발휘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오답 노트를 만들어 틀린 문제를 풀고 또 풀면서 문제 자체를 달달 외우곤 한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나왔을 때 틀리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공부법은 시간낭비다. 수능에서는 한 번 나온 문제 유형은 다시 출제되지 않는다. 수능 수학은 암기력이 아니라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능 수학이 학력고사 시절과 완전히 달라진 이유는 대학이 수험생의 현재 학력을 측정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수험생이 대학에 진학해 전공 학문을 탐구하는 데 필요한 수학능력이 있는가를 대학이 알고자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문제를 얼마나 많이 반복해 풀었느냐가 아니라 문제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이해력, 추론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키워야 한다.
2018학년도 대입부터 영어가 절대평가제로 전환된다. 따라서 많은 대학들이 수학에서 변별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학을 포기해서는 성공적인 진학이 불가능해진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많은 학부모들이 7~9등급 정도는 돼야 수포자라고 생각하지만, 5등급만 돼도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수학은 올바른 학습방법으로 시간을 투자해 공부한다면 투자한 만큼 오래지 않아 효과를 볼 수 있는 과목이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 올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훌쩍 성장한 학습 능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 학습의 기본인 이해력과 추론능력,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기본은 개념정리다.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수학 공부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선행학습이다. 단계마다 제시되는 기본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선행학습을 하게 되면 충분한 이해 없이 ‘주마간산’식의 학습을 할 수밖에 없다.
학생 스스로 개념을 정립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나 강사의 문제풀이를 수동적으로 반복하고 외워서는 수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은 수학에 대한 흥미와 창의적 문제해결력까지 잃게 된다.
개념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 EBS 교재를 반드시 숙지하자. EBS 연계 교재에서 수능 문제의 70% 정도가 출제되므로 EBS 교재를 활용해 기초를 세우고 심화단계까지 나아가자. 만약 특정 단원에서 계속 틀리는 문제가 나온다면 그 단원이 가장 취약한 단원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집중 공략하자. 개념과 공식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익히고 기초단계 문제부터 심화 문제까지 차근차근 격파해 나가자.
개념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기출문제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보면서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자. 문제를 풀 때는 잘 풀리지 않는다고 성급하게 해설지를 봐서는 안 된다. 어려운 문제는 서두르지 말고 끈기 있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자. 문제에서 제기된 개념을 정리하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자. 그리고 어떻게 응용해 풀어야 하는지를 생각하자. 이 세 가지를 놓치지 않고 문제 풀이에 적용한다면 문제해결능력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된다.
■ 학업성취도 수준에 따른 학습 방법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기본 개념이 확실히 정립돼 있으므로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최고난도 문항에 대비한 학습이 효과적이다. 최근 경향은 A형은 수학I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단원에서, B형은 수학II의 ‘미분법’과 ‘적분법’ 등에서 최고난도 문항이 출제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단원에서 사용된 개념과 문제 해결 전략, 출제자의 출제 의도 등을 스스로 파악하고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중위권 학생들은 기출문제집과 EBS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초 개념을 정리하면서 연계 교재에 나오는 모든 문제를 꼼꼼히 풀어보자. 문제집을 여러 권 푸는 것보다 기출문제집과 EBS 교재를 반복해 여러 번 풀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위권 학생이라면 EBS 연계 교재 가운데 대표유형부터 숙지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각 단원에서 제시하는 기본 개념을 확실히 세우자. ‘EBS 수능특강’의 예제와 유제, 대표 기출 문제, 레벨 1의 기초 연습 문제를, ‘EBS 수능완성’에서는 각 유형의 필수 유형을 반드시 공부하자. 오답 노트는 버려라. 그 시간에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보고 수능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