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첫 방학, 대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대학생들의 로망인 내일로 기차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사실 여행의 시작부터가 직관적 경험이었다. 초중고 시절 어딘가를 여행가게 된다면 학교에서 계획을 짜주거나 부모님의 계획 아래에 여행을 갔는데 친구들끼리 며칠 동안 여행을 가본적은 없기 때문 이여서 무언가를 계획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였고 결국은 갈 곳만 정한 뒤 나머지는 가서 정하기로 하고 떠난 여행이었다. 이 여행 이후 우리는 매 방학마다 심지어 군대에서 휴가를 맞춰서 까지 내일로 여행을 3번을 더 갔다. 항상 3명이서 같이 여행을 떠났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자주 싸우기도 했고 즐거운 추억도 많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언 컨데 번지점프를 했던 것이다. 나는 높은 곳을 무서워했다. 어렸을 때 월미도에서 바이킹을 타다가 안전대가 풀려서 떨어질 뻔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학교, 고등학교 때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 가도 즐겁게 타지 못하고 억지로 억지로 탔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기억은 잘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기회가 첫 내일로 여행에서 찾아왔다. 충북 제천에 있는 청풍랜드를 갔는데 그 곳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놀이 시설이 있었다. 그리고 청풍호의 넓고 아름다운 모습도 한 눈에 들어왔다. (혹시 아직 가보지 못 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번 방학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중에서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높은 높이의 번지점프대 였다. 그리고 그 순간 속에서 무언가 끓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고소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언제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친구들에게 저것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친구와 함께 번지점프를 하기로 결정을 하고 안전장비를 착용한 후에 위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비슷한 것을 타고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많이 좁고 큰 소리가 많이 그 순간부터 엄청 무서웠다. 괜히 하겠다고 해서 돈만 쓰고 뛰지도 못하고 내려오는 건 아닐지 뛰어 내리다 기절하는 건 아닌지 등 여러 잡생각들이 들었다. 나는 같이 올라온 사람 중 마지막 차례로 하게 되었는데 앞에 대기 줄이 한 사람 한 사람 줄어들 때 마다 심장 뛰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역시 매는 빨리 맞아야 좋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게 되는 경험이었다. 어느 순간 내 차례가 왔고 나는 점프하는 곳 까지 천천히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옆에서 안전요원 분께서 뭐라 뭐라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들으려 했지만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카운트다운 숫자 3, 2, 1.... 하고 나는 앞으로 아주 조금 갔다. 그리고 내 몸은 수직낙하를 시작했다. 처음 느껴보는 새로운 느낌이었다. 공기 덩어리가 내 몸을 강타했고 공기의 존재를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물리에서 배운 중력의 힘이 얼마나 큰 힘인지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저 때 당시 약 20년 살아오면서 가장 충격적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남는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이런 체험을 비싼 돈 주고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 번지점프 이후로 완벽히 고소공포증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전보다는 괜찮아 졌다고 말할 수 있다. 만약 내가 여행을 가기 전에 번지점프를 하겠다고 계획을 했다면 내가 과연 할 수 있었을 까? 어떻게 해서든 그 지역을 피해갔을 것이다. 이와 같이 직관적 선택이 나에게 주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고 중요하다. 지난 한 학기 동안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고 대학교에서 마지막으로 듣는 교직과목이었는데 수강신청을 하기를 너무 잘했다. 후회 없는 한 학기를 보내서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