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구간 경주구간(10코스~12코스) 45.8km
신라의 고도 경주는 박혁거세가 서라벌을 세우고 경순왕이 왕건에게 항복한 뒤에 경주라는 이름을 얻었다. 대소가야국을 차지하고 당나라와 연합으로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멸하며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세계사에서도 보기 힘든 천년왕국을 이루었다, 천 년 전에 살았던 신라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역사의 도시로 불국사와 석굴암, 반월성, 포석정, 괘릉 등 수많은 문화유산이 도처에 있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도시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해파랑길 3구간인 경주구간은 정자항에서 양포항까지 10코스-12코스 45.8km이다, 10코스는 울산의 강동화암 주상절리와 경주의 양남주상절리를 둘러보며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고 읍천항 벽화마을에서 미술적 그림을 감상하고 나아해변에 이르는 길이다. 11코스는 월성원자력발전소를 피해 내륙으로 들어갔다가 문무대왕 수중릉과 감은사지에서 신라 천년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감포항에 이른다, 12코스는 포항의 양포항으로 가는 단조로운 해안길로 ‘감포깍지길’을 따라 절반정도 함께 걷는다.
10코스(정자항~나아해변) 13.9km
정자항-강동화암주상절리-관성해변-읍천항-나아해변으로 이어지는 해파랑길 10코스는 정자항에서 시작하여 몽돌해변과 울산의 강동화암주상절리, 그리고 경주의 양남주상절 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해안절경을 감상하고 읍천항에서 다양한 벽화를 감상하면서 나아해변에서 마무리하는 13,9km의 길이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검염병은 가을이 되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독감과 같은 일상의 전염병으로 남을 것 같다는 의료당국의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감염을 유발시키고 있다, 모든 경제활동이 원활하지 못하여 이곳저곳에서 경제가 돌아가지 않으니 정부는 긴급처방으로 지원금이란 명목으로 자금을 쏟아내고 있다, ‘워킹여행클럽’도 여려가지 여건을 감안하여 시작부터 여행사로 등록하고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사업자로 출발하였기에 지원금을 받아서 겨우 사무실 운영비로 일부를 충당하고 있다, 여행사로 등록한 특권(?)을 누리며 일반 산악회 팀들이 산행을 나가지 못하는 코로나정국에도 철저한 방역관리를 해가면서 전구간의 1/5지점이 되는 정자항의 얼큰한 물회를 기대하면서 2020년 10월11일 정자항에 도착한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해파랑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준 ‘워킹여행클럽’, 오늘은 ‘워킹여행클럽’이 창립한지 10주년이 되는 날로 실로 나에게는 감회가 깊은 날이다,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느끼고 이곳저곳 병원을 다니다 의사의 권유로 걷기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 지역에서도 여러 개의 산악회를 조직하여 국내 명산을 포함하여 1000봉을 누비고 백두대간을 다녔던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치유를 목적으로 본격적인 걷기 지도자의 길을 밟고 산행에 빠져버렸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어느새 ‘인간은 반드시 걷기를 열중해야 한다’는 걷기 애찬론자가 되어 가까운 집에서부터 평소 가보지 않았던 이 동네 저 동네를 돌아보고 산행보다 싱거웠던 작은 등성이를 넘어 다니다 보니 어느새 건강도 좋아지다 보니 함께 산행을 하던 산우 몇 명과 뜻을 같이하고 ‘노년에 여행과 함께 걷기를 할 수 있는 클럽’을 만들자 고 몇 개월의 준비 끝에 2010년 10월 10일을 창립일로 하는 “‘워킹여행클럽’을 창립하였던 것이다, 10월10일 가장 가까운 주말을 창립일로 하고 매년 창립행사를 하면서 회원님들과 성과를 나누는 클럽으로 성장하였으나 그동안 메르스 사태와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함게 해주신 2천여명의 회원님과 주변 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벌지 못하는 일에 뛰어들어 본업을 뒤로하고 경제적으로 빵점인 사내를 믿고 밀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모두 10년동안 너무 고생했다고! 감사하다고!’....
장자는 ‘길은 사람이 다니므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만물은 그렇게 불러줌으로 그렇게 되는 것’ 이라고 말했다 한다, ‘도는 행하여짐으로 이루어지고 만물은 그렇게 되게 되어 있음으로 그렇게 된다, 태초에 길은 없었다, 누군가가 다니면서 길이 되었고 길이 없다면 내가 가는 모든 곳이 길이요, 내가 가는 모든 걸음걸음이 길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말씀처럼....
오늘은 회원님게 감사를 보답하는 일정으로 최소의 비용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정자항으로 내려오는 차안에서 그동안 클럽에서 공동구매하여 회원들께 제공하고 남아있는 물품에 몇 가지 상품을 더 하고 보물찾기 형식으로 각자 필요한 물품을 골라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고 정부에서 지원한 지원금으로 기념타올과 함께 점심식사 시 활어회를 준비하여 식사와 곁들이도록 준비하였다.
옛날 옛적 수십 그루의 느티나무 사이에 정자가 있어 정자마을이 되었다는 정자항을 출발하여 강동화암주상절리로 향한다, 1개월 전에 맛있는 물 회를 먹었던 식당 앞을 지나고 대게를 파는 음식점들이 즐비한 길을 걸어 귀신고래 형상의 고래등대 한 쌍을 바라보면서 해변을 지나 얼마 안가서 강동화암주상절리가 나타났다, 동해안에 있는 용암주상절리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주상은 기둥을, 절리는 돌에 생긴 금을 뜻한다, 뜨거운 현무암 마그마가 지표면에서 빠르게 냉각되어 수축하면서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균열이 되어 일정한 절리들이 생기고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마치 큰 돌기둥들을 정교하게 층층이 쌓아놓은 것처럼 변한 모양이 주상절리다.
화암주상절리는 주상체 횡단면에 꽃무늬 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 주상절리는 약 2천 만 년 전에 분출한 용암이 냉각하면서 수축작용으로 생성된 냉각절리라고 하니 자연의 손길이 시간을 빌려 만들어 낸 작품에 놀라울 따름이다,
주상절리를 지나서 신명교를 건너간다, 예쁜 소공원에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이라는 대형 표지석이 서 있고 메뚜기 2마리의 조각상이 피리를 불며 나그네를 반겨준다, 드디어 경상북도 경주시에 들어선 것이다, 신라시대 별을 관측해서 시감을 측정하는 첨성대 같은 시설이 이 지역에 있었다는데서 ‘관성’이라고 불렀다는 관성해변을 지나간다, 몽돌과 백사장이 함께 어우러진 해변에 무심한 듯 갈매기 떼가 지나가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1983년 참투하는 무장공비 5명을 사살했다는 ‘무장공비격멸전적비’를 지나서 하서해안공원으로 들어간다, 하서항에 다다르니 해파랑길 이정표와 파도소리길 안내판이 함께 서있고 “주상절리 가는길”이란 표시가 도로바닥에 표시되어 있다, 하서항에서 읍천항까지 이어지는 길을 ‘파도소리길’이라 부른다.
우수에 젖은 청동인어상이 풍만한 젖가슴을 드러내고 바위에 앉아있다, 인어상은 왜 항상 예쁜 여인일까? 생각하며 하서항을 지나니 ‘양남주상절리 파도소리길’로 들어선다, 흙길과 데크 계단을 번갈아가며 걸어 오랜 세월과 파도를 맞으며 자리를 지키는 갖가지 주상절리를 감상한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기울어진 주상절리를 시작으로 ‘누어있는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부채꼴 주상절리’로 자연이 빚은 예술조각품을 선보인다, 부채꼴주상절리는 꽃송이처럼 둥글게 펼쳐진 모양이 꽃을 닮았다 하여 “화형주상절리”라고 불렀으며 바람이 부풀어 오른 주름치마 또는 백두산 천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쉽게도 우리가 걷던 시간에는 만조와 세찬 바람으로 망ㅎ은 주상절리들이 파도속에 묻혀 아쉬움이 크게 느낀 감상이었다.
드라마 ‘대왕의 꿈’ 촬영지인 주상절리 조망공원에서 주상절리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를 보고, 듣고, 느끼고 싶었으나 점심시간이 밀어지는 바람에 모처럼의 주상절리 파도소리는 다음을 기약하고 길을 간다, 작은 출렁다리를 지나 읍천마을로 들어선다, 이곳 마을의 공동어류 판매장에서 활어를 공급받기로 예약해 놓았다 벌써 차량이 방문해 점심식사 예정지로 보냈음을 확인하고 길을 재촉한다,
평소 같으면 실내에서 식사가 가능하겠지만 코로나 감염병으로 취식이 금지되어 월성원자력 공원에서 즐기기로 했다, ‘그림이 있는 주상절리 어촌마을 읍천항’ 이라는 대형안내판이 반겨주고 읍천항의 상진인 새하연 등대와 새빨간 등대, 다양한 벽화가 시야에 들어온다, 벽화마을 읍천항 갤러리에 걸맞게 마을 담장이 온통 벽화로 덮여있다, 벽화마을을 벗어나자 10코스의 종점인 나아해변에 이르니 차박들이 자리를 차지한 덕분에 텐트 줄이 성가시게 걸려든다, 해변에는 몽돌의 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또르륵, 또르륵....
텐트와 텐트 사이를 비집고 인증 스템프를 확인하고 다음 11코스에 있는 원자력공원으로 들어간다, 정문 주변에는 녹색의 푸른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빌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모두가 가족끼리 코로나를 피해서 찾아 온 것이다. 이들이 차지하고 그나마 남은 그늘을 찾아 차량기사께서 미리 도착하여 자리를 준비를 해 놓은 덕분에 ‘시장이 반찬이라’ 늦은 점심이 반찬이 없어도 싱싱한 활어 덕분에 알콜도 겯 들이며 모처럼의 피로를 녹여가며 창립 10주년을 자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