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의 수난

자동차의 발명은 여럿이 대두되나 그중에서 자동차 왕, 헨리 포드를 아니 들 수 없다. 어린 포드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농장에서 힘들게 일만 하시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처음에는 농사일을 돕는 트랙터에서 출발하여 열두 살 되던 해 의사 선생님을 빨리 모셔오지 못해서 어머니가 숨을 거두고 말았단다. 이런 일이 있은 후 그는 기차처럼 빠르고, 말처럼 아무 데나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결심하여 자동차회사 경영자에 이르렀다는 기록도 있다.
포드는 자동차회사 광고술에도 남다른 안목이 있어 현대 광고의 마케팅에 비교해도 독보적이다. 어느 날 포드가 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아무도 살지 않는 산모퉁이를 돌아 내려가는데 어두컴컴한 산길에서 누군가가 자동차의 본네트를 열어 놓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고치고 있었다.
포드는 그냥 갈 수 없어서 도로가에 주차 후 고장 난 차를 살펴보니 포드회사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아니지만 원리는 동일하여 쉽게 고장 난 부분을 발견하고 고쳐주었더니 밤길에서 고장 난 자동차 주인은 더 없이 고마워서 ‘어떻게 그렇게 자동차를 잘 고치십니까?’ 그리고 답례를 하고 싶어서 이름을 물으니 포드는 이름은 밝히지 않고, 대답 왈 제가 자동차를 잘 고치는 것이 아니고 댁이 자동차를 잘못 구입 하셨어요! 차후엔 꼭 ‘포드 자동차’회사 제품을 반드시 구입하시면 이런 고장은 없이 잘 타 실수 있습니다. 라고 자기 회사 자동차 광고만 하였으며,
언제인가는 뉴욕 신문에 신(新)차 자동차 광고가 나왔는데 제목은 『포드 회사 신차 출시』라는 문구 아래 커다란 물음표(?)만 연일 7일 넘게 광고되어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 지역 자동차 구매자들은 궁금증만 계속 목마르게 했다.
그래서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가격은 얼마일까 모델은 어떻게 생겼을까 그리고 성능은 어떨까 등이 미국인들의 궁금증이 입에서 입으로 증폭하기 시작하여 결국 결정적 시기에 가격, 모델, 성능 등의 사양(仕樣)을 물음표(?)란에 광고하여 미국 전역에서 구매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포드식 광고’가 성공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가끔은 눈에 띄는 광고이다.
독일에서는 세계대전 패전 후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자동차 사업에 주력하여 독일의 전후 복구 경제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유명한 벤츠, 아우디, BMW 그리고 폭스바겐(VOLKS―WAGEN)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폭스바겐은 일화도 많다.
1934년 히틀러는 독일 국민들에게 뮌헨에서 유명한 연설을 한다.
"사랑하는 독일 국민여러분 5 년 안으로 모든 국민이 속도제한 없이 쌩쌩 달릴 수 있는 국민을 위한 국민자동차를 만들겠으며 또한 아우토반(autobahn)을 만들어 위대한 독일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습니다."
그해 가을 베를린 히틀러 사무실에는 히틀러 친필의 메모가 적혀 있었단다.
1. 어른 두 명 어린이 세 명 한 가족이 탈 수 있는 자동차
2. 650 kg이상 나가지 않게끔 작고 탄탄한 자동차
3. 연료 1 리터당 최소 10 KM 이상 달릴 수 있는 자동차
4. 최고 시속 100 KM 정도 달릴 수 있는 자동차
5. 자동차 가격은 천 마르크 미만의 비싸지 않은 자동차
히틀러의 모든 지원을 국가적 사업차원에서 강력한 지원을 받은 끝에 1939 년 히틀러에게 우스꽝스런 차를 선보였단다. 무게를 줄이고 속도를 내기 위해서 자동차를 깎고 깎고 하다보니 무당벌레 비슷하게 디자인이 탄생한 것이다.
어떤 미국의 기자가 이 자동차를 보고 BEETLE ( 영어로 풍뎅이 / 딱정벌레 ) 이라고 기사화하면서 이름은 비틀로 부르기 시작했단다.
그러나 이름은 이미 히틀러가 대중연설에서 약속한 대로 자동적으로 Volkswagen (폭스바겐 : 독일어로 국민차)으로 명명 되었다. 히틀러는 유태인 말살에도 광기를 부렸지만 독일인의 힘을 자부하기 위해 국민차 생산에도 광기를 부린 것은 확실했다. 이 국민차 폭스바겐의 개발은 독일을 짧은 시간에 경제대국을 일으켰고 이젠 나치도 가고, 히틀러도 가고, 아픈 역사도 사라졌지만 오늘까지 그 강력한 국가 힘은 이 조그만 자동차 폭스바겐(VOLKS―WAGEN)의 덕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십수년 전 나의 소년 시절에 아담하고 예쁜 모양의 딱정벌레의 형 자동차가 그 당시는 포장(鋪裝)되지 않은 신작로(新作路)를 뽀얀 먼지를 품으면서 귀엽게 도망가던 모습이 이국소녀의 뒷모습처럼 떠오른다.
약 30여 전인가 국내 모신문에서 특이한 기사를 읽은 것이 기억된다.
독일 본사의 Volkswagen (폭스바겐)사장이 자기회사를 물려줄 경영인을 물색하던 중 우리나라처럼 자기 직계후손을 법적 절차를 거쳐 후계자를 정하는 것이 아니고, 폭스바겐 사장은 어떻게 하면 자기회사를 가장 잘 알고 경영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던 중 폭스바겐에서 40여년을 한결같이 회사 정문에서 수위(守衛)직을 수행하면서, 출퇴근하는 종업원들 모두는 물론 방문 고객들도 기억 할 수 있고 자동차 생산 재료의 종류와 매입량 그리고 시기 및 제품 출시의 수량까지 모두 다 기록하면서 기억하고 있는 수위(守衛)를 기업 경영 후계자로 임명했다는 기사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원래 기업의 설립목적과 사회적 기여성에 부합하는 정신이 남의 나라 남의 기업이지만 가슴이 뿌듯했다.
이렇게 출발하고 번창하던 딱정벌레가 최근에는 세계 곳곳에서 과학을 가장한 도덕적 해이인 배출가스 조작 등으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전인류의 공공의 적이었던 폭스바겐의 창시자 히틀러도 인내력의 한계를 드러내게 하고 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다하지만 인류공영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어긋나는 이윤추구는 자멸을 재촉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