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글]
목사님의 마지막 카톡
강원구 목사
“5월31일(수) 오전10:22”. JTBC의 팬텀싱어 4R 첫 4중창 팀, 화룡점정(이승민 임규형 서영택 김수인)이 부른 노래 ‘나 하나 꽃피어‘의 동영상’.
내 스마트폰에 남아있는 고 김종수 목사님의 마지막 카톡이다. 이때만 해도 곧 회복하고 퇴원할 줄 알았기에 동영상 열어보는 것을 잠시 미루고 내 일에 매달렸다.
삼호 경동교회 설교 임무가 끝날 때쯤 서울의 초원교회와 산돌교회 두 주일 설교가 다시 주어졌다. 아내의 치료를 위해 서울 성모병원에도 다녀왔다. 그렇게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목사님의 병이 호전(好轉)되기를 기도하면서도 이때까지 그 카톡의 동영상을 열어보지 못했다.
6월28일(수) 오전 11:45, 김성수 장로님으로부터 목사님이 방금 운명(殞命)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산돌교회 교우들과 함께 경황(驚惶) 중에 장례를 치르고 7월 2일 ‘추모주일’까지 또 시간이 흘렀다.
7월3일(월) 비로소 내 폰을 정리하다가 불과 5일 전 고인이 된 목사님의 카톡을 찾아보았다. “5월31일” 자에 멈춘 마지막 톡, 그 동영상을 열어보았다.
노래도 감동이었지만 그 노랫말을 듣고서야 뒤늦게 그 영상을 보낸 목사님의 뜻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지둔(遲鈍)함에 후회와 죄책감이 일었다. 미루지 않고 그 영상을 열어보았더라면, 그리고 이 한마디 “목사님 마음과 뜻을 알아요”라는 응답을 바로 보냈더라면, 조금은 힘을 얻으셨을 텐데. 가벼운 마음으로 가셨을 텐데. 이런 회한(悔恨)이 서린다.
늦은 깨달음이지만 ‘팬텀싱어 4중창 팀-화룡점정’이 부른 노래, 나 하나 꽃피어의 노랫말을 소개한다. 이 노랫말로 대신한 고 김종수 목사님의 마음을 함께 깨닫고 실천하기를 바라며.
나 하나 꽃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https://youtu.be/xKw7Eo_s4t8